무병장수 조화신선 도통 수행법 | 한국은 선 문명의 종주국 - 지화지기至化至氣, 지어지성至於至聖
[이제는 삼랑선 문명 시대]
지화지기至化至氣, 지어지성至於至聖
상제님이 수운을 통해 성취하고자 한 가르침의 궁극, 곧 동학의 이상은 무엇이었을까? 우선 수운으로 하여금 사람을 교화토록 한다. 무엇을 가르치라고 하는 것인가? ‘이 법’을 가르치게 한다. 그 법이란? 영부로써 사람을 질병에서 건지고 주문으로써 상제를 위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랬을 때 수운 역시 장생하여 덕을 천하에 펴리라고 한다. 이에 따라 상제와 수운 사이에 이뤄진 천명의 수수授受(주고 받음)는 하느님의 ‘언약’이거나 혹은 일종의 ‘쌍무적 계약 맺음’ 같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네가 나를 위해 혹은 나를 대신해 이러저러한다면 나는 너에게 무엇을 약속할 것이다.’라는 방식이다.
여기서 사람을 질병에서 건진다는 것은 무병장수토록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병장생은 선仙의 핵심이다. 그렇다면 상제가 내린 법 혹은 그의 ‘언약’은 시천주와 선, 풀어 말하면 시천주로써 인간의 이상인 선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경천애인敬天愛人 혹은 홍익인간弘益人間이 그의 법인 셈이다.
이로써 하늘로부터 받은 수운의 도에서 핵심을 이루는 것은 선仙이라고 잠정적으로 규정할 수 있다. 그리고 그만큼 수운은 신교神敎의 도맥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보다 구체적인 확증이 필요하다. 신교에서는 ‘일신강충一神降衷 성통광명性通光明 … ’이라는 선의 길이 제시되고 있음을 앞에서 밝혔다. 수운에게서도 이와 관련된 구체적 설명을 발견할 수 있을까? 우리는 그가 내려 받은 주문을 통해 그 가능성을 따져 묻는다.
앞에서 하늘의 상제가 수운에게 내린 법이 시천주와 선, 다시 말해 선을 통한 시천주와 시천주를 통한 선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수운이 하늘의 가르침을 받아 적은 주문이 시천주주侍天主呪다.
조화정 만사지의 경계에 이르러 인간은 인간이 아닌 다른 무엇으로 변화하는 것이 아니다. 비로소 제 본성을 찾아 제 자신이 된다. 씨앗이 이윽고 열매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제 본성이란 천지 생명인 신령한 기운에서 비롯한다. 그러기에 그것은 신성을 회복하는 것이며 근본을 찾아, 유래를 향해서 새롭게 되돌아가는 것이다. 바로 그러한 도통의 경지에 이르렀을 때, 인간 완성, 인간 성숙이 일어나는 것이다. 수운이 말하는 ‘지상신선’, ‘성인’, ‘군자’, ‘무궁한 나’는 바로 그런 이상적 인간, 열매 인간을 일컫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 새로운 인간 성숙의 경계에는 환골탈태換骨奪胎하여 선풍도골仙風道骨이 되고 무병장수하는 몸의 거듭남, 몸의 개벽이 전제됨은 물론이다.
“아름답도다, 우리 도의 행함이여 …… 용모가 환태된 것은 마치 선풍仙風이 불어온 듯하고, 오랜 병이 저절로 낫는 것은 편작의 어진 이름도 잊어버릴 만하더라(美哉라 吾道之行이여 …… 容貌之幻態는 意仙風之吹臨이오 宿病之自效는 忘盧醫之良名이라).”
- 『동경대전東經大全』 「수덕문修德文」
- 『동경대전東經大全』 「수덕문修德文」
사실 수운이 천주와 접하는 최초의 시천주 이래 가장 먼저 겪은 놀라운 체험은 몸의 변화다.
수운은 상제님의 가르침대로 직접 부符를 다시 그려 불에 사르고 그 재를 냉수에 타서 마셨다. 그러기를 칠팔 삭 지내니 정말로 병이 낫고 가는 몸이 굵어지고 검은 낯이 희어졌다. 수운은 감격하여 이렇게 말한다.
“어화세상 사람들아 선풍도골 내아닌가 좋을시고 좋을시고 이내신명 좋을시고 불로불사 하단말가.“
- 『용담유사龍潭遺詞』 「안심가安心歌」
- 『용담유사龍潭遺詞』 「안심가安心歌」
수운은 무병장생과 천지조화의 새로운 인간 삶인 선仙을 지향하며 자신의 시천주 풀이를 다음과 같이 매듭짓는다. “그러므로 그 덕을 밝고 밝게 하여 늘 생각하여 잊지 아니하면 지극히 지기에 화하여 지극한 성인에 이르느니라(至化至氣 至於至聖).” (5편에 계속)
〈출처〉
* 『한민족 문화의 원형 신교』, 황경선, 2010, 상생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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