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멕시코, 한류 천년의 흔적을 찾아서〉 2부

[진리코드로 문화 읽기]


〈멕시코, 한류 천년의 흔적을 찾아서〉 다큐멘터리(이하 ‘다큐’)는 먼 바다를 건너 멕시코 땅에 들어간 우리 민족이 멕시코 원주민들과 어떤 방식으로 더불어 살아갔는지에 대해 다루고 있다. 멕시코 원주민들의 삶에 남아 있는 우리 문화의 흔적들을 소개하는 내용이며, 『환단고기桓檀古記』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는 다큐라 할 수 있다. 이번 호에서는 다큐 2부작 중 제2부 ‘멕시코 태극의 비밀’의 내용을 정리해 보자.

태극 문양과 고리족



제가 보기에 이것(태극 문양)은 바로 우리 민족이 고리족이라는 것을 나타내기 위한 기호라고 봅니다.
- 배제대 중남미학과 손성태 교수


손성태 교수는 우리 민족의 옛 유적 곳곳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태극太極 문양을 고리 기호라고 부르며 우리 선조들이 이 기호를 통해서 후손들에게 뭔가 전하고자 하는 의미가 있었다고 말한다.
다큐는 복기대 교수의 설명으로 고리족을 부여와 일치시킨다.

고구려가 탄생되는 과정을 보면, 기원전 4세기 무렵에 고조선古朝鮮과 연燕나라가 전쟁을 벌입니다. 고조선이 서쪽 이천 리 땅을 빼앗기고, 이 이천 리에 있었던 여러 사람들이 북방으로 올라가는데, 이 사람들이 훗날 부여夫餘이고 자체적으로는 고리槀離라고 불렀던 거 같아요. 이 고리족 중의 일부가 이탈을 해서 동남쪽으로 내려오면서 고구려高句麗가 형성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결국은 부여와 고구려는 같은 뿌리죠. 원뿌리로 올라가면 고조선이 되는 거고.
- 인하대학교 고고학과 복기대 교수


이에 대해 『환단고기』를 살펴보면 고리국稾離國은 고조선古朝鮮의 제후국이라고 되어 있다. 북부여北夫餘를 건국한 해모수解慕漱가 바로 이 고리국 출신이고, 고조선(대부여大夫餘)의 정통을 계승하여 북부여를 열었다. 그리고 고구려高句麗를 건국한 주몽朱蒙은 해모수의 4세손이고, 주몽의 증조부 고진高辰은 고리군왕으로 불렸다. 북부여 5세 고두막高豆莫 단군도 고리국(고구려) 출신이다.
결국 주몽은 자신의 원뿌리인 고구려를 나라 이름으로 삼은 것이다. 다큐에서 찾으려고 애쓰는 고리족, 고리국은 이렇게 환단고기에서 정확히 알 수 있다. 이 다큐는 이 ‘고리’라는 단어를 태극 문양과 연결하고 다시 이 문양들을 멕시코의 유적과 연결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해모수는 고리국 출신

고조선 말기에 한민족의 새 역사가 개창되었다. 바로 해모수가 북부여를 건국한 것이다. 해모수는 요하 상류에 위치한 고조선의 제후국인 ‘고리’국 출신으로 단기 2095년 (환기 6959, 신시개천 3659, BCE 239)에 웅심산(지금의 길림성 서란)에서 기두하였다(『삼성기』 상, 『북부여기』).
- 『환단고기桓檀古記 역주본』(상생출판) 해제


주몽朱蒙은 북부여 시조 해모수의 4세손으로, 해모수의 둘째 아들 고진高辰의 손자인 불리지弗離支(고모수高慕漱)와 유화부인柳花夫人 사이에서 태어났다. 주몽은 나라 이름을 북부여에서 고구려로 바꾸었다. 주몽의 증조부 고진은 북부여의 제후로서 고구려후高句麗侯였다. 또한 고진은 또한 ‘고리’군왕稾離郡王으로도 불린다. 해모수와 5세 고두막 단군도 모두 ‘고리’국(고구려) 출신이다. 그렇게 주몽은 자신의 원 뿌리인 고구려(고리)를 나라 이름으로 삼은 것이다.

이 다큐는 삼국 시대의 유물들에 고리 문양들을 소개하며 태극 문양이 우리 민족의 상징이라는 논리를 편다. 『환단고기』를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런 논리는 상식적인 것인데 이 다큐는 유물들을 소개하며 태극이 중국이 원조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려 노력한다. 배달국 5세 태우의太虞儀 환웅의 막내아들이신 태호복희씨太昊伏羲氏께서 처음으로 태극팔괘를 제작하신 것을 소개하지 않는 점이 아쉽다.

용 문화의 유사성



멕시코 테오티우아칸Teotihuacan 유적은 ‘신들이 창조한 도시’라는 뜻이다. 티오티우아칸 유적은 고대 아즈텍인들에게 발견되었는데 그들은 엄청난 규모에 놀라 이곳을 전설 속에 존재했던 신들의 도시라고 생각했다. 이 거대한 도시에는 당시 2천여 개가 넘는 주거 시설이 있었다고 한다. 손성태 교수는 이곳 유적에서 아주 손쉽게 고리 문양으로 볼 수 있는 그림들과 유물들을 찾는 장면이 나온다.

여기 보시면 이렇게 외곽으로 고리 문양을 장식으로 쭉 그려 놨는데, 이런 것들이 우리 선조들의 그 특징적인 장식 문양 중의 하나였습니다.
- 손성태 교수


손 교수는 이런 장식을 모두 고리 문양으로 이야기하지만, 필자가 보기엔 ‘아亞’ 자 문양에 더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종도사님께서는 〈환단고기 북콘서트〉에서 “아亞 자가 태을太乙을 상징하는 문양이고, 인류 황금 시절에 깨쳤던 인간과 신, 자연과 우주에 대한 깨달음이 숨어 있다.”라고 하셨다. 그런데 이런 문양들은 테오티우아칸 유적지 곳곳에서 관찰되고 있었다. 특히 아즈텍인들이 숭배하던 신의 형상에 뚜렷이 나타난다고 한다.

이곳 유적지에 케찰코아틀Quetzalcoatl 신전과 신을 형상화한 석상이 있다. 현지 안내인은 케찰코아틀의 얼굴에 매우 특징적인 부분으로 달팽이처럼 보이는 장식이 있다고 말한다. 손 교수는 이 장식도 고리 문양으로 본다. 아즈텍 마야 문명의 신화 속에 나오는 신神 케찰코아틀은 남미에 서식하는 희귀새 케찰과 뱀을 뜻하는 코아틀의 합성어로 날개 달린 뱀이라는 뜻이다. 이 신은 외지에서 와서 마야인에게 문명을 전파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한국과 유사한 것은 우리 앞에 보이는 저 케찰코아틀의 머리입니다. 한국의 것과 매우 비슷합니다. 특히 귀 근처의 고리 모양 조각이 매우 닮았습니다. 이빨도 크고 튼튼한 것이 똑같습니다.
- 이스마엘 세르반떼스 갈리시아 테오티우아칸 문화재관리위원


이렇게 신전 안내인은 케찰코아틀 석상과 우리의 전통 용龍 석상이 매우 닮았다고 했다. 다큐는 우리나라 용의 형태가 이곳으로 전파됐다고 보고 있다.


케찰코아틀 문화의 뿌리

전 지구에서 나타나는 음양 문화의 뿌리이며 나라를 다스리는 천자天子를 상징하는 용봉龍鳳 문화의 원류는 과연 어디일까? 용봉 토템 연구의 대가인 중국의 왕다유王大有는 『용봉문화원류』에서 고전과 고고학 발굴을 통해 용봉 문화의 원류를 태호복희太昊伏羲(太皞伏羲)와 염제신농炎帝神農에서 찾는다.

태호복희는 성이 ‘풍風’씨이다. 그런데 풍과 ‘봉鳳’은 글자가 유사하다. 풍의 원래 글자가 바로 봉이기 때문이다. 갑골문에서는 풍을 봉으로, 봉을 풍으로도 썼다. 태호의 ‘호昊’ 자는 ‘하늘 호’로서 태양의 광명을 나타낸다. 태호라는 글자 자체가 태양의 광명을 상징하는 봉황의 특성을 보여 준다. 그리고 태호복희는 천하天河에서 하도河圖를 받았으며, 용으로 관직명을 삼았다. 이것은 물을 다스리고 치수治水를 담당하는 지배자의 성격을 보여 준다. 태호복희는 용봉 토템의 원류인 것이다.

염제신농에게서도 용봉 문화의 성격이 나타난다. 양사오仰韶 문화(중국 허난성河南省 황허강黃河江 중류 지역에서 BCE 4500~3000년경에 존속했던 신석기 문화)는 신농씨 문화의 중심지인데, 양사오 문화 토기에서 봉 토템의 원류 격인 삼족오三足烏가 최초로 발견되었다. 그리고 신농의 탄생 설화에 용이 등장한다. 신농씨의 어머니(여등女登)는 신비로운 용을 본 후 임신하여 신농을 낳았다고 한다. 왕다유의 주장 그대로, 태호복희와 염제신농은 과연 용봉 문화의 원류인 것이다.

그런데 태호복희와 염제신농은 모두 배달倍達 시대 동이족의 제왕이다. 배달 시대의 유적인 홍산紅山 문화 유적지에서 BCE 5600년경의 석소룡石塑龍을 비롯하여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용과 봉황 유물이 발굴되었다. 왕다유는 용 토템이 북미 대륙으로 건너가서 마야 문명에까지 전해졌다고 한다. 이 다큐에서 같은 관점으로 이야기하는 것처럼 올메카Olmeca⋅마야Maya 문화 속에 나타나는 용의 형상이 동방 문명의 용과 흡사하다는 것이다. 아즈텍 문명의 대표적 신인 케찰코아틀도 용신龍神이다.


멕시코에 나타나는 태극(고리) 문양



중남미 최대 규모인 멕시코 인류학 박물관에서 운영하는 도서관의 관장 발타사르 브리토 과다라마는 고리 문양을 잘 알고 있었고, 전시물 중에서도 그런 기호가 새겨진 유물이 다수 존재한다고 했다. 박물관의 중심에 ‘태양의 신상’ 토토나카판Totonacapan(1~8세기)에는 정확하게 태극의 형상이 선명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다른 유물에도 고리 문양 장식들이 있었다.


정말 매우 흥미롭습니다. 한국의 태극 문양과 멕시코 문양들이 매우 유사한 형태를 보이고 있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발타사르 브리토 과다라마(멕시코 국립 인류학 박물관 도서관장)


메소아메리카Meso-America는 오늘날의 멕시코, 과테말라 등 중앙아메리카 일원을 통칭하는 문화권을 말한다. 이 지대에서 생성된 고대와 중세의 문명을 메소아메리카 문명이라고 하는데 아즈텍과 마야 문명이 포함된다. 당시 메소아메리카는 태양신을 섬겼고 이 고리 기호가 바로 태양신을 상징하는 의미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유적 중에 지하 신상에서 나타난 고리 문양에서는 동양의 고태극도에서 보이는 태양 문양도 다수 발견된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고리 기호는 아즈텍 시대 이전에 마야 유물에서도 드러난다고 했다.


토끼 신상 토치틀리



고리 문양 이외에도 주목할 만한 유물이 있는데 토끼 문양이다. 이 박물관의 ‘토끼 신상’인 토치틀리Tochtli(14~16세기)이다.

손 교수 : 이건 토치틀리라고 부르는 거죠? 한국어로 토끼 또는 한국 옛말로 토치라고 부릅니다. 한국의 선조들은 이 동물을 토치라고 불렀습니다.
관장 : 여기 멕시코에서도 한국 고대어와 비슷하게 토끼를 토친이라고 부릅니다. 토치틀리 또는 토친.
손 교수 : 그 경우의 친은 옛날에 신분이 높은 사람을 가리켰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달에 토끼가 산다고 믿었습니다.
관장 : 네, 여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원주민들이 토끼신을 믿었다는 기록이 있고, 멕시코 만화나 민간 이야기에 달 속의 토끼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고 한다. 떡방아를 찧는 우리의 토끼 설화와 멕시코의 달토끼 설화 그림은 아주 비슷하게 일치한다. 과다라마 관장은 이런 유사점이 매우 흥미롭고, 앞으로 연구가 많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마야 달력의 팔괘



손 교수는 현지 박물관에서 제공하는 책에서 마야 달력 그림 속에 동양의 고태극도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그림을 발견한다. 마야 달력 속에 복희팔괘가 둘레에 있고, 그 중심에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태극이 정확히 박혀 있다. 멕시코 역사의 최고 권위자 멕시코 국립대학교 루이스 교수를 만나서 마야 달력 속에 있는 8개의 팔괘 문양을 보여 주고 한국의 태극기 속에 담긴 태극과 4괘를 설명하며 의견을 묻는다.

중남이 인디언들의 시초가 아시아라는 설은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미 대륙에서의 이동 경로는 북쪽에서 남쪽입니다. 태극의 모양과 8개 문양(팔괘)의 순서도 정말 똑같군요.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루이스 움베르토 마르티네스(멕시코 국립대학교 역사연구소 소장)



아즈텍의 전통문화와 우리 민속놀이



아즈텍의 전통문화 중 우리에게 꽤 친숙한 놀이들이 등장한다. 공기놀이를 비롯해 팽이치기까지, 과연 이것들은 어떻게 아즈텍의 전통문화로 자리를 잡았을까? 가장 멕시코다운 도시이자 멕시코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불리는 오아하카 시티Oaxaca City는 멕시코 원주민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곳으로 원주민 고유의 전통과 풍습이 살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손성태 교수는 오아하카주 관광청에서 민속학자를 만난다. 오아하카에 전해지는 전통놀이는 우리나라와 비교해서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흡사했고, 심지어 놀이의 명칭도 대부분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슬치기는 오아하카에서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저도 이런 놀이를 했습니다. 굴렁쇠, 팽이치기, 줄넘기 등인데요. 학교에서 시합하기도 하면서 모두 그렇게 놀았습니다. 두 나라의 놀이가 닮은 부분이 매우 흥미로워 보이네요. 사실 이런 놀이가 어느 곳에서 왔는지 연구된 적이 없었습니다.
- 하비에르 곤잘레스(오아하카주 민속놀이 보존협회 회장)


곤잘레스 교수의 설명에 의하면 놀이의 방법도 같았다. 이 다큐를 보면서 가장 재밌고 놀랐던 부분 중 하나는 곤잘레스 교수가 사무실에서 사방치기와 똑같은 규칙으로 게임 규칙을 설명하는 장면이었다. 서로 규칙을 설명하지 않았는데도 같은 규칙으로 한 번 만에 두 나라 교수가 이 게임을 할 수 있었다.

정말로 이 놀이들은 우리 선조들에 의해 이곳에 전파돼 멕시코의 한 문화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일지에 대해 다큐에 등장하는 멕시코 학자들은 많은 의견을 제시한다.

역사상 여러 차례 인구 유입이 있었습니다. 그중에 한국 사람들도 그렇게 와서 멕시코의 이전 문화와 상호 교류가 발생했을 것입니다.
- 데어 시사르(오아하카주 관광청 놀이 문화 담당)


곤잘레스 교수는 이런 놀이 도구들을 시장에서 아주 쉽게 살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시장에는 구슬, 죽마 놀이 도구, 팽이 등 많은 기구들이 있는데, 특히 팽이를 한국과 똑같은 방식으로 실을 감아 익숙하게 돌리는 모습을 보여 준다. 곤잘레스 교수는 손 교수가 팽이 돌리는 방법을 모를까 봐 친절히 설명해 주었는데, 오히려 자신들의 전통놀이를 손 교수가 더 능숙하게 다루는 모습을 보고 의아해했다.

취재진은 더 나아가서 아직도 아즈텍인들이 하던 민속놀이가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오아하카주 케찰테펙 원주민 마을을 찾아간다. 이 마을의 아이들이 가장 즐겨 하는 놀이가 ‘아니끌라’라는 구슬치기인데, 아버지의 아버지 때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놀이여서 놀이 방법조차 그대로 전수되어 내려오고 있다고 하니 아즈텍인들이 하던 그대로의 모습일 것이다. 일정 간격으로 구멍을 파서 구슬을 넣고 상대방의 구슬을 맞혀 점수를 얻는 방법이 우리의 그것과 다를 게 없다.

아이들에게 한국의 말타기 놀이 그림을 보여 줬더니 ‘피라미드 놀이’라고 부르고 이 놀이도 한다고 말했다. 놀이를 보여 달라고 하자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우리와 똑같은 규칙의 말타기 놀이를 바로 보여 줬다. 이곳 아이들의 놀이 모습은 마치 한국에 있는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우리와 많은 것이 닮아 있었다.

멕시코 원주민어와 얼마나 비슷한가



원주민어의 ‘달’은 한국어의 ‘달’입니다. 한국어입니다. 원주민어 ‘집’은 한국어로 그대로 ‘집’입니다. 보세요, 달, 집(카사), 놀이. 원주민어의 ‘짓’은 한국어로 무슨 짓을 하다의 ‘짓’입니다. 그래서 달집 놀이는 달의 집과 노는 행위(짓)라는 뜻입니다. 누가 이 그림을 남겼습니까? 바로 여러분의 조상들입니다. 이 놀이는 한국의 매우 오래된 전통 민속놀이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똑같을 수가 있을까요? 그것도 13세기 멕시코 민속놀이에서 말입니다. 신대륙 발견 이전 시대입니다. 그 시대에는 유럽에서도 아메리카 대륙이 있다는 것을 전혀 몰랐습니다. 그런데도 이 시대에 이미 여러분의 선조들과 우리들의 선조들은 한데 어울렸습니다. 이러한 일치는 절대로 우연히 일어날 수가 없습니다.
- 손성태 교수


손성태 교수는 역사의 흔적을 찾는 대신 멕시코의 한국문화원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하는 멕시코 학생들을 상대로 한국과 멕시코에서 나타나는 문화의 유사성에 대해 강의를 한 것이다. ‘달집 놀이’는 한국의 전통적인 정월 대보름(음력 1월 15일) 풍속 중 하나로, 새해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며 한 해 동안의 액운을 태워 버리는 의미를 지닌 불놀이다. 그런데 13세기에 멕시코인 조상들이 남긴 ‘달집 놀이’ 그림이 한국의 오래된 전통 민속놀이와 똑같다는 것을 설명하며 이러한 일치는 절대로 우연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특히 언어학자인 그는 멕시코 원주민의 말과 우리말에서 나타나는 발음의 유사성에 관심을 가졌고, 그것을 통해 천 년 전 한국과 멕시코 교류의 가능성을 학생들과 함께 고민해 보고자 했다. 우리말과 멕시코 원주민의 말이 어떻게 비슷할 수 있는 것인가? 발음의 유사성은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그 의미까지 일치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다. 이것은 손성태 교수뿐만 아니라 멕시코인들에게도 신선한 충격이었다.

한국과 멕시코 천 년의 인연



역사에서 우리는 아시아에서 왔다는 말은 있지만 (아시아 중) 어디에서 왔다는 말은 없습니다. 그것을 아는 것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많은 유사점들을 보고 나서 느낀 점은 모든 말씀에 논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
- 멕시코 학생 까를로스


2부로 구성된 이 다큐에서 보여 주는 것은 멕시코와 한국이 같은 문화라 할 정도로 유사한 수많은 유물과 언어, 놀이문화 등등의 모습이고, 이는 천 년 전 고구려인들이 남긴 흔적들이라 보고 있다. 그런데, 그것이 진실이라면 천 년이 넘는 지금까지 이를 발견하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스페인은 아즈텍을 침략한 이후 아즈텍 문명을 파괴하는 데 온 힘을 쏟았다. 인종, 언어, 문화, 종교 등 아즈텍의 흔적을 역사해서 지우려 했던 것이다. 300년간 스페인의 식민지 시대가 계속되는 동안 스페인어와 가톨릭교가 보급되고 인디오와 스페인인 사이에 혼혈이 진행됐다. 마치 일제 치하에서 한민족의 정신을 말살하기 위해 진행된 역사 왜곡의 모습과 비슷하다.

우리는 독립운동가들과 순국선열들, 그리고 『환단고기』를 통해 원형을 찾을 수 있게 됐지만, 멕시코에서는 말 없는 유물과 생활 문화로만 남아 있게 된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던 한국과 멕시코 선조들의 역사를 찾는 대신, 지금은 한류韓流라는 새로운 문화 교류에 열광하고 있다. 이는 역사의 뿌리와 진리의 근원으로 돌아가야 산다는 원시반본原始返本의 이치에 따른 아주 자연스러운 결과일 것이다.

이 다큐는 환국 이후 아메리카 대륙으로의 동이족 이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좋은 자료이니 꼭 보실 것을 추천드린다. ■


멕시코 케찰코아틀Quetzalcoatl 신神의 머리 모습이 한국의 용龍과 매우 비슷합니다.

올메카Olmeca⋅마야Maya 문화 속에 나타나는 용의 형상도 동방 문명의 용과 흡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