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시간 여행 - 오늘의 우리말 [먹거리]

[STB하이라이트]
※ 말 속에 담긴 시간과 이야기를 찾아 떠나는 우리말 시간 여행



MC 오승미 여러분, 오늘 아침은 뭘 드셨나요? 저녁엔 또 어떤 맛있는 먹거리를 드실 예정이신가요?

‘먹거리’, ‘들을 거리’, ‘읽을거리’, ‘쓸거리’, ‘말할 거리’


우리는 일상에서 ‘거리’라는 말을 종종 쓰는데요. 그런데 이 ‘거리’가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또 언제부터 이렇게 다양하게 쓰이기 시작했는지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오늘의 단어는 바로 ‘먹거리’입니다.


먼저 ‘먹거리’의 구조를 살펴볼까요? 이 말은 동사 ‘먹다’의 어간 ‘먹-’에 접미사 ‘-거리’가 결합된 형태입니다. ‘-거리’는 ‘그 행위의 대상이나 재료가 되는 것’을 나타내는 접미사인데요. 즉 ‘먹거리’는 ‘먹을 대상’, ‘먹을 재료’, ‘먹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거리’라는 접미사가 다른 동사들과도 활발하게 결합한다는 점입니다.


‘거리’가 붙은 말들을 자세히 보면 재미있는 특징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단순히 ‘먹을 것’이라고 하면 딱딱하고 건조하게 들리지만, ‘먹거리’라고 표현한다면 왠지 더 친근하고, 풍성하게 느껴집니다. 이는 ‘-거리’라는 접미사가 단순한 대상을 나타내는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활동과 관련된 ‘풍부함’이나 ‘다양함’의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흥미롭게도 ‘-거리’라는 표현 자체는 오래전부터 우리말에 있었습니다. 다만 지금처럼 ‘먹거리’라고 줄여서 쓰는 건 비교적 최근의 일이고, 전통적으로는 ‘먹을거리’라고 표현했습니다. 실제로 2011년까지만 해도 ‘먹을거리’만 표준어였었지만 언중들이 ‘먹거리’를 더 많이 쓰게 되면서 표준어로 추가 인정되었습니다.


이 ‘먹거리’는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는데요. 단순히 ‘음식’이나 ‘식품’이라고 하면 공식적이고 딱딱한 느낌이지만, ‘먹거리’라고 하면 훨씬 친근하고 정감 있게 들리는 것이죠. “오늘 중앙시장에서 맛있는 먹거리 좀 사 왔어.”, “이 동네 먹거리가 정말 유명해.”, 이런 표현들 들어 보셨죠?

여기엔 음식에 대한 우리네 보통 사람들의 특별한 정서가 담겨 있습니다. 특히 ‘먹거리’는 단순한 영양 공급을 넘어서 즐거움과 문화, 추억과 정서까지 포함하는 종합적인 개념입니다. 그래서 ‘먹거리 축제’, ‘먹거리 골목’ 같은 표현들이 자연스럽게 쓰이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