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 있는 한 그릇, 떡볶이 이야기가 있는 한국의 맛 2회
[STB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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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 있는 한 그릇, 떡볶이
이야기가 있는 한국의 맛 2회

떡볶이의 다른 이름
▶ MC 김병훈 지금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대중 음식, 떡볶이!
과연 언제부터 시작된 걸까요?


이 책은 1460년, 왕실 어의 전순의全循義가 펴낸 한국 최고의 식이요법서이자 의서인데요. 여기에서는 한자어 ‘병자餠炙’라는 기록이 보입니다. ‘병자餠炙’는, 떡 병餠, 구을 자炙로 떡을 구워서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 GUEST MZ대표 강보라 병자라고 부르니 마치 다른 음식 같네요. 그만큼 떡볶이의 역사가 오래됐다는 게 느껴지는데요, 다른 이름도 있었나요?
▶ 조리기능장 한명순 네, 아마 이 이름도 생소하실 거예요. 떡볶이는 ‘오병熬餠’이라는 다른 이름으로도 불렀는데요. 한국학사전에서는 오병을 ‘떡볶이. 흰떡을 토막토막 자른 것에 쇠고기와 나물을 섞고, 여러 가지 양념과 고명을 얹어 볶은 음식’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고추장떡볶이의 원조
▶ MC 그런데, 현대인에게 익숙한 건 고추장 양념이 베이스인 떡볶이잖아요? 왜 초기의 떡볶이는 간장으로 맛을 냈을까요?
▶ 이주란 아무래도 첫째 이유는 우리의 장醬 문화와 연관이 있습니다. 고추장이 양념으로 사용되기 이전에는 된장과 간장이 사용되었고, 볶음 요리에는 주로 간장으로 간을 맞추거나 풍미를 북돋게 했죠. 실제로, 궁중 음식의 조리법을 기록한 문헌 『이조궁정요리통고李朝宮庭料理通攷』(1957)에는 떡볶이를 만들 때, 간장을 기본 양념으로 조리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소고기를 보드랍게 다져서
양념(간장, 설탕, 후춧가루, 깨소금, 참기름, 파, 마늘)에 잰다.
흰떡은 4cm 길이로 자르고 다시 사절四切하여 끓는 물에 삶는다.
양념(간장, 설탕, 후춧가루, 깨소금, 참기름, 파, 마늘)에 잰다.
흰떡은 4cm 길이로 자르고 다시 사절四切하여 끓는 물에 삶는다.
다음 이유로, 궁중 음식은 전통을 잇되 자연의 맛을 살리는 데 초점을 두었다는 사실이에요. 예로부터 왕과 왕비의 식사는 건강과 소화를 고려해 자극적인 맛을 배제하고, 감칠맛을 살린 은은한 풍미가 특징이었습니다.
궁중떡볶이의 시작
▶ MC 보통 떡볶이라고 하면 길거리에서 간단히 먹는 분식 정도로만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떡볶이에 반전 매력이 숨어 있다면서요?
▶ 조리기능장 한명순 맞아요. 지금은 분식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간식이지만, 궁중떡볶이의 출발점은 바로 왕실王室이었습니다. 궁중떡볶이는 조선 시대 왕실에서 중요한 연회나 귀빈 접대 등에 오르던 고급 음식으로, 처음부터 서민들의 음식은 아니었습니다, 이는 문헌 속 조리법을 통해 알 수 있죠. 예를 들어 『주식시의酒食是儀』에는 상세한 조리법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떡볶이 : 흰떡을 5푼 길이씩 잘라 4쪽씩 내어 솥이나 퉁노구를 달구어 기름을 많이 두르고 소고기를 가늘게 두드려 떡 썬 것과 같이 넣어 볶는다. 송이와 도라지를 납작납작하게 썰고, 석이도 채를 썬다. 계란을 부쳐 채 치고, 숙주나물을 유장에 주물러 한데 넣고 질지도 되지도 않게 소금과 장을 맞춘다. 생강, 파, 후추, 잣가루를 넣고, 김을 구워 부수어 넣고, 애호박, 오이, 갖은 양념을 다 넣는다.
여기서 유장油醬은 참기름 3, 간장 1의 비율로 만든 기름장이에요. 이 방식이 현대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죠.

▶ MC 당시에 귀하던 송이버섯이나 잣 같은 재료를 이렇게 풍성하게 사용했다는 건, 왕실 음식의 품격을 잘 보여 주는 상징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의례 음식으로서의 떡볶이
▶ 이주란 네, 그렇습니다. 떡볶이[병자]가 왕실 음식뿐 아니라 의례와 격식을 갖춰야 하는 자리에서도 중요한 음식으로 여겨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한 예로, 1742년 간행된 조선 중기 유운룡柳雲龍의 시문집 『겸암집謙菴集』에는 ‘병자’가 제례상祭禮床에 올려진 음식으로서, 국수⋅고기구이⋅생선과 같은 주요 음식들과 함께 차려졌다고 전합니다.

▶ MC 우리는 쉽게 즐기는 떡볶이가 궁중에서 의례와 제례, 시제나 왕의 상차림에도 올라가는 품격 있는 요리였다는 사실을 확인했는데요. 평소 친근하게 즐기던 떡볶이의 반전 매력이 흥미롭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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