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실의 여의주, 신선 문화 선려화 수행의 첫걸음, 상생라이프 37회

[STB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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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실의 여의주, 신선 문화
선려화 수행의 첫걸음, 상생라이프 37회




용오름과 여의주



여러분, 용龍오름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용오름이란 구름이 발달한 가운데 불안정한 대기에서 발생하는 상승 운동으로, 아래에서 위를 향해 바다와 구름 사이에 긴 소용돌이가 솟구쳐 파이프가 연결된 듯 보입니다. 이를 두고 마치 용龍이 하늘로 승천하는 모습을 연상케 하여 용오름이라고 이름 붙여졌습니다.

용이라고 하면 상상 속의 동물 또는 신화 속 동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용은 상상 속 동물이 아니라 자연계 이면에 깃들어 있는 망량魍魎님입니다. 또한 전래해 오는 전설 속에서는 비를 내려 주는 고마운 자연신입니다. 그런데 대지를 적시는 빗물은 어디서 끌어올까요? 하늘에서 ‘짠!’ 하고 갑자기 나타날까요?


용이 땅에 비를 내릴 때는 바다나 하천, 호수에서 물을 끌어 올려 비를 내려 준다고 합니다. 용오름이란 이렇게 비를 내려 주기 전에 필요한 물을 끌어 올리는 방법이 아닐지 추측해 봅니다. 이렇게 물을 끌어 올려 비를 내리는 기적을 여의주를 통해 일으킨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부산 지역 해동용궁사海東龍宮寺에 설치된 조형물에는 용이 붉은색 여의주를 손에 쥐고 있습니다.


조선 궁궐의 상징, 여의주



조선 시대의 궁궐, 경복궁景福宮의 근정전勤政殿에는 임금이 정치를 하던 정전正殿이 있습니다. 정전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사람이 걸어 오를 수 없는 계단 영역이 있습니다. 이를 두고 ‘답도踏道’라고 합니다. 답도란 오직 임금만이 가마를 타고 그 위를 지나갈 수 있게끔 만들어진 구조물입니다. 답도에는 상징적인 그림이 새겨져 있습니다. 경복궁의 근정전, 창덕궁昌德宮의 인정전仁政殿 답도를 보면 봉황鳳凰 두 마리가 서로 마주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답도 한가운데에는 여의주如意珠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창덕궁에 장식되었던 〈봉황각보개鳳凰刻寶蓋〉의 사진을 볼까요?


궁궐의 정전이나 편전便殿 등 왕이 머무는 건물에 설치되었던 장식입니다. 답도처럼 봉황과 여의주가 배치되어 답도의 원형을 미루어 볼 수 있습니다. 정전으로 오르는 임금님의 길, 계단 답도에 봉황이 여의주를 마주 보고 그려져 있다면, 임금님이 앉는 어좌御座, 천장天障에는 두 마리의 용과 여의주를 볼 수가 있습니다.


경복궁 근정전에서는 큰 향로香爐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 향로의 양 끝에 손잡이처럼 돌출된 부분에 여의주가 상서로운 기운을 뿜어내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사진 속에는 도깨비 망량 머리 모양의 향로 뚜껑이 보이지만 현재는 분실되어 몸체만 만날 수 있습니다.

경복궁을 방문할 때면 항상 지나가게 되는 광화문光化門에도 여의주가 그려져 있습니다. 또한 광화문 어간문御間門 천장에 복원된 그림에 주작朱雀과 여의주가 있고, 광화문 협문夾門 천장에 복원된 기린도麒麟圖에도 여의주가 장식되어 있습니다.
궁궐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여의주 장식을 몇 가지 소개해 드렸습니다. 경복궁이나 창덕궁 등 조선 궁궐을 방문하실 때, 보물찾기를 하듯이 여의주를 찾아보면 궁궐 나들이의 소소한 재미가 될 것입니다.

여의주 장식은 궁궐뿐만 아니라 임금님이 입는 옷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조선 임금님의 투구와 갑옷에는 용과 봉황, 그리고 백호白虎가 장식되어 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용과 봉, 그리고 백호는 여의주와 쌍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투구 앞면과 뒷면을 보면 용과 봉황 머리 앞쪽에 사방으로 기운을 뿜어내는 여의주가 자리합니다. 시선을 갑옷으로 옮기면 갑옷 앞면에는 용과 기운을 뿜어내는 여의주, 뒷면에는 백호와 원형으로 기운을 뿜어내는 여의주와 함께합니다. 마지막으로 어깨 보호대에는 어깨 곡선에 맞춰 굽힐 수 있는 외뿔 용과 옥으로 만든 여의주가 장식되었습니다.

임금님이 정치하시는 정전의 계단, 임금님의 가마가 지나는 답도, 정전의 천장부터 향로까지 여의주가 배치되었고 임금님이 입는 갑옷에서 여의주를 볼 수 있습니다. 전북 전주시 풍남동에 있는 경기전慶基殿에는 조선의 건국 시조인 태조 대왕의 어진御眞이 보관되어 왔습니다. 1872년에 그려진 어진의 흉배胸背와 어깨에서 여의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볼 때 조선 왕실에서는 용과 봉황뿐만 아니라 여의주도 임금님 가까이에 즐겨 사용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여의주의 의미



여의주는 어떤 의미를 가졌기에 임금님 가까이에 장식했을까요? 용과 봉황이라는 신성한 망량님들은 예로부터 임금님을 상징했습니다. 또한 고래로부터 용 하면 여의주를 떠올립니다. 그런 맥락에서 여의주를 쥔 용은 곧 임금님의 통치권을 상징하지 않았을까요?

그렇다면 여의주如意珠는 무엇일까요? 여의주의 의미부터 짚어 보겠습니다. 여의주의 세 번째 글자 ‘주珠’는 구슬이란 의미입니다. 앞의 두 글자 ‘여의如意’의 의미를 헤아려 보면 모든 일을 뜻대로, 모든 일을 막힘없이 이룬다는 뜻입니다. 소원을 이루어 주는 구슬이라고 할까요? 소원을 이루어 주는 물건이라면 애니메이션 〈드래곤볼 Z〉를 한 번쯤 보셨을 텐데요.

중국 소설 『서유기西遊記』에서 가져온 손오공孫悟空을 주인공으로 삼고 소원을 들어주는 신비한 구슬, 드래곤볼 일곱 개를 모으는 기본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의주가 그저 소원이나 실현해 주고 욕망을 충족시켜 주는 그런 물건은 아닙니다. 잘 알려진 여의주에 대한 옛이야기를 통해서 여의주의 진정한 가치와 효능을 살펴보겠습니다. 3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인도의 여의주, 신타마니



고대 인도에는 사밧티舍衛城(쉬라바스티)라는 나라가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이 가르침을 설파할 때 신타마니Cintamani(Chintamani)의 위대한 덕을 이야기합니다. 신타마니는 여의주를 가리켰던 말입니다. 이 때문인지 우리 고대 기록에서 여의주를 ‘마니摩尼’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내용은 『대반야경大般若經』에 실려 있습니다. 『대반야경』에 실린 여의주의 위대한 덕 일곱 가지 중 첫 번째는 항마降魔입니다. 신통한 여의주가 있는 곳에는 악마나 마물이 접근할 수 없다고 합니다. 마를 제압하는 덕성입니다.
둘째 치병治病 또는 치유治癒의 덕성입니다. 열병, 풍열, 냉병이나 문둥병, 등창 같은 난치병을 앓아도 여의주로 금방 완쾌가 된다고 합니다.
셋째 광명光明의 덕성입니다. 어두운 곳에 있어도 여의주가 있으면 밝아진다고 합니다.
넷째, 항온恒溫의 덕성입니다. 더울 때는 서늘하게, 추울 때는 따뜻하게 함으로써 더위와 추위를 조화시켜 편안하게 해 준다고 합니다.
다섯째 제독除毒의 덕성입니다. 여의주 있는 곳에는 독충이 접근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사람이 독사에 물렸다 하더라도 여의주를 상처에 가져가면 그 독이 자연히 없어진다고 합니다.
여섯째 정화淨化의 덕성입니다. 더러운 물속에 여의주를 넣으면 금방 맑은 물이 됩니다. 인류의 절반 이상이 지금까지도 맑은 물을 구하지 못해 생존이 위협받고 있는데, 3천 년 전에도 정화의 덕성은 너무나도 중요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일곱째 색조화色造化의 덕성입니다. 청색 천으로 여의주를 싸서 물에다 넣어 두면 물의 색깔이 모두 청색이 되고, 홍색 천에 싸서 물에 넣으면 물빛이 홍색으로 변화한다고 합니다.
반야경에 실린 일화를 자세히 살펴보면, 그 법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이미 여의주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고 보입니다. 또한 여의주는 석가모니께서 불법을 전하기 이전부터 있어 왔던 존재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인도부터 동남아시아에 이르는 지역의 사람들은 전설 속의 나가Naga라는 큰 용 혹은 큰 뱀이나 마카라Makara라는 신성한 동물의 머리 속에 신타마니가 있다고 믿었습니다.


장자의 여의주



2,300여 년 전 중원에 장자莊子라는 사람이 살았습니다. 그는 위대한 철학자이자 제자백가 중 도가의 대표 인물입니다. 장자 이야기에도 여의주가 등장합니다. 『장자莊子』의 「열어구列御寇」 편을 보면, 옛날 강변에 가난한 어부가 살았는데 그 아들이 어느 날 물속에서 귀한 구슬을 가져옵니다. 그러자 그 어부는 그 구슬을 부숴 버리라고 다그칩니다.

그 구슬은 깊은 물속 흑룡의 턱 밑에 있는 물건인데, 흑룡에게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고 아들을 혼내는 일화입니다. 이 이야기에서 여의주가 천금의 가치를 지닌 물건이며, 그 여의주는 용의 턱 밑에 자리한다는 사람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습니다.
이상으로 조선 왕실이 사랑한 여의주 문화와 옛 고전을 통해 여의주의 가치를 같이 살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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