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야말로 우주의 가능성이며 꿈이며 열매입니다”
[『이것이 개벽이다 상上』 강독]
김창현 / 부산광안도장 상임수호사
2장은 “상제님이 주재하시는 우주의 변화 세계 : 생장염장 우주론”입니다. 『이것이 개벽이다』 상권 481쪽을 보면, 우주의 변화는 곧 시간의 변화이기에 2장 앞부분에서 먼저 시간에 대한 정리를 해 두었습니다.
러시아(구舊소련) 천체물리학자 니콜라이 코지레프Nikolai Kozyrev 박사는 “시간은 가장 중요하고 가장 불가사의한 자연의 속성이며, 우리와 존재계의 모든 사물을 결부시키고 있다.”라고 말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시간이 직선적으로 흘러간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간은 직선이 아니라 일정한 변화 원리를 따라 ‘주기週期’를 가지고 순환循環합니다. 극미의 원자 세계를 보아도 원자핵을 중심으로 전자가 돌고, 극대의 천체 운동에서도 은하계 중심을 은하에 속한 수많은 별들이 돌고 있죠. 낮과 밤이 주기적으로 교차하고, 봄⦁여름⦁가을⦁겨울 사계가 주기적으로 바뀌며, 인간의 생명도 혈관을 타고 도는 피, 들숨과 날숨의 호흡처럼 끊임없는 순환 리듬 위에서 유지됩니다. 우리의 생명은 이 음양 순환의 리듬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전문가들의 견해를 빌리면 생명의 순환 주기에서 전반기는 창조의 과정, 곧 양陽의 과정이고, 후반기는 성숙과 재창조를 위한 파괴의 과정이 끊임없이 되풀이됩니다. 생성과 수렴이 맞물려 돌아가는 이 순환이 바로 시간의 숨결입니다.
“시간이란 우주의 변화 정신이 현상계에 자기 자신을 그대로 노출시켜 놓은, 조화신造化神의 자기 얼굴이다.” 참 멋있는 말씀이지요. 이때의 ‘우주의 신神’은 무형의 신입니다. 우주의 조화 생명이 스스로 지니고 있는 변화 원리의 흐름이 바로 ‘시간時間’으로 나타난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우주 변화의 원리를 알려면 먼저 시간의 법칙을 알아야 합니다. 천지 시간의 수수께끼를 풀어내는 것이 곧 우주의 개벽 정신과 변화성을 이해하는 제1의 관건입니다.
현실적인 측면에서 시간의 흐름은 천지 일월의 순환 운동을 통해 비로소 우리에게 인식됩니다. 그러므로 시간의 속성과 시간의 흐름에 관련된 우주 법칙을 알려면 반드시 천지天地, 곧 해[日]와 달[月]의 운행 법도를 깨쳐야 합니다. 천지를 대행해 우주 만물을 실제로 기르는 주체가 해와 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달력(캘린더)을 통해 음력과 양력의 날짜를 알고, 매일 아침 ‘오늘이 몇 월 며칠인가, 내일은 무엇을 할 것인가, 일주일이나 한 달 뒤에는 어떤 계획을 세울 것인가.’ 등을 확인하며 살아갑니다. 그래서 시간의 속성과 시간의 흐름에 관련된 우주 법칙을 알려면 반드시 천지일월의 운행 법도를 깨쳐야만 하는 것입니다.
우주론을 제대로 알려면 먼저 ‘체體와 용用’을 알아야 합니다. 체와 용은 구체적으로 말해 우주 변화의 ‘본체本體’와 ‘작용作用’을 뜻합니다. 우주의 모든 변화—현실의 작용—은 그것을 일으키는 근원적인 몸, 즉 본체로부터 이루어집니다.
가장 쉽게는 우리 몸을 보면 됩니다. 근취저신近取諸身 원취저물遠取諸物이라 했듯이, 멀리는 삼라만상을 통해 우주의 법도를 깨치지만 가까이는 내 몸을 통해서도 그 법도를 볼 수 있습니다. 오장육부五臟六腑가 들어 있는 몸통이 변화의 중심체, 본체라면 이 몸을 현실에서 움직이게 하는 것은 팔과 다리, 곧 사지四肢입니다. 또 하나의 ‘팔’이 본체라면, 그 팔이 현실적으로 작용하도록 하는 것은 ‘손’입니다. 이 손이 바로 작용입니다. 그래서 체와 용은 일체 관계이면서도 현실에서는 분명히 구분되어 존재한다는 사실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손과 그것이 붙어 있는 팔은 이어진 일체로 작용하지만, 엄연히 손은 손이고 팔은 팔입니다.
우주를 마음에 그릴 때는 항상 이러한 ‘체와 용’의 관계를 동시에 인식하면서, 일체와 분리의 양면으로 존재하는 생명의 창조 원리를 파악해야 합니다. 말은 간단해 보여도, 중요한 것은 이것을 ‘있는 그대로’ 보고 받아들이는 트인 마음입니다. 심허즉수도心虛則受道, 우주의 대도를 받아들일 때는 기존의 관념을 내려놓고 비움으로써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체와 용의 관계는 고정된 것이 아닙니다. 우주의 진리는 음양이기에 어디에 기준을 두느냐에 따라 체와 용이 달리 보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국가 조직에서 중심 자리에 있는 ‘핵’, 곧 ‘체’는 대통령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지도 역량을 현실에서 펼쳐 작용하는 것은 공무원과 국민입니다. 또 일을 성사시키는 현실적⦁주체적 입장에서 보면 국민이 국가의 주체가 되고, 대통령은 국민에게 선출되어 이들을 이끌어가는 사역자, 중심 일꾼의 역할을 합니다.
가정도 같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한 가정의 중심, 본체 자리에 있고, 자식은 부모의 교육 방침과 가훈을 따르며 부모의 이상을 실현시키려 노력하는 삶의 여건으로 작용합니다. 그러나 자식의 현실적 입장에서 보면, 자기 인생의 주체는 자식인 자신이고 부모님은 그 삶을 뒷바라지하는 밑거름 역할을 합니다.
건곤乾坤과 천지天地⦁일월日月은 조금 어려운 내용이지만, 본문을 따라 정리해 보겠습니다. 순수 음양의 조화 기운 자체—형체가 없는 무형의 ‘천지의 정신’—이 곧 ‘건곤’입니다. 건곤은 조화의 핵심체이고, ‘천지’는 구체적 형상을 갖춘 우주의 생명, 역사 무대로서 현실 세계에서 만물을 생성하고 이상을 실현시켜 가는 ‘창조의 작용체’ 역할을 합니다. 다시 말해, 건곤은 핵심체이고 천지는 그 건곤의 정신을 받아 실제 역사 무대에서 만물을 생성시켜 나가는 작용체입니다.
천지는 음양의 본체이며, 이 천지를 대행代行해 실질적으로 만물을 생성⦁변화시키는 구체적 음양 운동은 ‘일월’이 수행합니다. 태양은 천지를 대행해 양기陽氣를 지구에 던져 주고, 그 양기는 달의 음기陰氣와 조화되어 음양의 태극 운동을 이룸으로써 지상의 만물을 길러 냅니다. 그래서 태양과 달의 작용으로 하루가 낮과 밤으로 구성되고, 우리는 그 기운을 받아 실제로 살아갑니다.
천지가 서로 음양으로 한 짝을 이룬 뒤에, 일월과 다시 한 몸을 이루어 ‘천지일월天地日月’이 됩니다. 상제님께서도 “나는 천지일월天地日月이니라.”(도전道典 4:111:14)라고 하셨지요. 인간과 만물을 화생시켜 길러내시는 것입니다.
천지일월은 대자연의 순수 객관 세계로서 만물을 빚어내는 조화의 바탕이 됩니다. 바탕(음陰)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형체를 쓰고 드러나 작용하는 것은 양陽입니다. 그러므로 천지일월이 조화의 바탕(음)이 되고, 인간은 그 기운을 받아 현실의 역사 무대를 꾸려 나가는 주체(양)가 됩니다. 인간을 자신의 짝으로 생성하여 비로소 완전한 우주의 주객 운동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이는 ‘우주의 한 소식’을 듣는 가장 기본 문제이므로, 가슴으로 확연히 느껴질 때까지 반복하여 깨쳐야 합니다.
상제님 말씀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천지는 일월이 없으면 빈껍데기이고, 일월은 그 뜻을 아는 지인至人, 곧 성인이 없으면 빈 그림자라는 뜻입니다. 이 말씀을 바탕으로, 건곤과 천지⦁일월의 관계를 깊이 생각하고 깨달아야 합니다.
천지일월은 우주의 시간대를 형성하는 변화와 조화의 주체입니다. 이에 비해 인간은 그 이상을 현실 세계에 직접 실현시키는 사역자, 작용의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천지일월도 그 이상을 실현하는 주인공인 ‘인간’이 있음으로써 비로소 의미를 갖습니다. 그래서 앞서의 말씀이 다시 살아납니다. “천지는 무일월이면 공각이요, 일월은 무지인이면 허령이니라.” 천지일월도 인간이 없으면 빈껍데기요, 빈 그림자입니다.
인간과 천지일월은 한 몸으로 맺어져 동일한 우주 변화 원리의 흐름을 타고 변화합니다. 그러므로 천지일월의 운행 도수가 바뀔 때, 곧 인류 역사에서 후천개벽이 올 때 인간 문명과 세계사의 시운도 똑같이 변혁의 물결을 타며 요동하게 됩니다.
체와 용의 관계를 ‘주체적 입장’에서 생각하면, 우주의 주체는 우주 그 자체가 아니라 ‘인간’이 됩니다. 대우주의 궁극적 이상은 인간을 통해서만 실현되므로, 인간이야말로 우주의 가능성이며 꿈이며 열매입니다.
결론적으로, 대우주의 궁극적 이상은 인간을 통해서만 실현되므로 인간이 우주의 열매입니다. 태모님께서도 『도전道典』 11편 118장에서 분명히 밝혀 주셨습니다. ‘인생의 근본 원리’에 대한 말씀입니다.
이는 우리가 사람으로 태어나 살아가며 반드시 알아야 할 가장 근본의 원리라는 말씀입니다. 이어지는 태모님 말씀을 함께 읽어 보겠습니다.
참으로 큰 깨달음을 주시는, 우주론의 결론이 되는 말씀입니다.
그러니 인생을 위해 천지일월이 돌아가고, 음양이 생성되고, 사시 질서가 변화하고, 만물이 화생하며, 성인이 탄생합니다. 인생이 없으면 천지가 전혀 열매 맺지 못합니다.
특히 가을개벽 시대, 한반도에 태어나 상제님의 진리를 만나 삼변 도운의 마지막 시기에 서 있는 우리는, 상제님 일을 이루어야 하는 일꾼의 사명이 얼마나 소중하고 위대한지 다시 한번 각성해야 하겠습니다.
종도사님께서는 천지와 우주에 대한 개념을 494쪽에서 정리해 주셨습니다.
우주는 ‘천지의 정신’이 영원히 작용할 수 있는 바탕인 ‘무한(무극無極)의 시공성’입니다. 천지는 우주의 조화 기운(건곤乾坤)이 개벽되어 온갖 변화를 일으키는 만물 생성의 핵심체이며, 우주가 생명을 생성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변화 작용의 기틀이 됩니다. 다시 말해, 우주와 천지의 관계에서는 ‘우주’가 본체가 되고 ‘천지’가 그 작용의 역할을 합니다.
천지는 대우주의 이상을 실현하는 핵심적 작용을 담당하는, 우주 조화의 산실입니다. 그리고 그 천지의 자녀로 태어난, 대우주의 위대한 주인공이 바로 인간입니다. 인간은 천지일월의 열매입니다. 모든 종교⦁철학, 현대 과학의 가르침의 결론도 한마디로 이 진리를 깨쳐서 실천하는 데 있습니다. 이는 앞에서 살핀 『도전』 11편 118장, 태모님께서 말씀해 주신 ‘인생의 근본 원리’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491쪽에서는 이제 본격적으로 우주 변화 원리를 살펴봅니다. 실질적으로 이 우주를 변화시켜 나가는 절대 원리가 ‘오행五行’인데, 오행은 변화의 본체인 ‘토土’와 그 작용인 ‘사상四象’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사상은 우주를 움직이는 근원적 힘(목木⦁화火⦁금金⦁수水)입니다. 목⦁화는 양陽, 금⦁수는 음陰입니다. 하나의 본체, 곧 중성中性 기운인 무극에서 태극이 생성되고, 거기서 음양陰陽이 분화됩니다. 그리고 양은 목⦁화로, 음은 금⦁수로 다시 분화됩니다.
사상이 시간으로 전개될 때는 봄⦁여름⦁가을⦁겨울의 ‘사시四時’, 공간으로 전개될 때는 동⦁서⦁남⦁북의 ‘사정방四正方’, 인간의 몸에서는 ‘사지四肢’로 드러납니다. 이 네 가지 우주의 힘은 한 뿌리, 곧 음도 양도 아닌 중성의 무극 조화 기운에서 흘러나와 현상 세계를 작용⦁변화시켜 갑니다.
요약하면, ‘사상’은 용用이고 ‘토’는 변화의 본체體입니다. 현실 변화의 입장에서 보면, 사상이 천지 조화의 이상을 펼치며 변화 작용을 해 나가는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또 음양이라는 두 상대적 조화 기운 또한 ‘토’라는 중성의 조화 기운에서 분화되었습니다. 음양은 유형⦁무형 모든 존재가 지니는 양면성과 상대성을 총칭하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우주 삼라만상의 존재 원리이자 변화 원리가 바로 ‘음양’입니다. 한마디로, 이 우주론은 ‘음양’입니다.
상제님이 밝히신 우주 변화의 원리를 쉽게 말하면, ‘음양이 사시로 순환하는 이치’입니다. 곧 ‘생生⦁장長⦁염斂⦁장藏’입니다. 이 우주의 순환 법도는 어떤 인격적 신이 인위적으로 지어 낸 것이 아니라, 천지 자체의 조화 원리에 따라 저절로 그렇게 변화하며 돌아갑니다.
그리고 그 우주 질서를 주재하시는 통치자가 바로 상제님이십니다. 상제님은 생장염장의 법도를 근본으로 하여, 천상과 지상의 문명을 발전시키고 통일을 주도해 나가십니다.
그러므로 절대자의 진면목을 깨치려면, 상제님이 주재하시는 우주 법도(우주가 변화해 가는 원리)를 먼저 체득해야 합니다. 상제님 진리를 바르게 알기 위해서는 이 우주론을 정확히 깨쳐야 합니다.
오행에서 사상, 그리고 생장염장이 어떻게 나오느냐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변화의 본체는 ‘토’, 그 작용은 ‘목⦁화⦁금⦁수’입니다. 목⦁화는 양에서, 금⦁수는 음에서 나왔습니다.
* ‘목木’은 만물을 낳고 싹트게 하는 기운입니다. 목의 발동으로 생명이 탄생하는 과정을 ‘생生’이라 합니다.
* ‘화火’는 만물을 분열⦁성장시키는 기운입니다. 화기의 발동으로 생명이 분열⦁성장하는 것을 ‘장長’이라 합니다.
* ‘금金’은 만물을 결실케 하는 기운입니다. 금기의 작용으로 만물이 성숙⦁수렴되는 것을 ‘염斂’이라 합니다.
* ‘수水’는 만물을 폐장閉藏⦁휴식케 하는 기운입니다. 수기의 발동으로 만물이 휴식하고 퇴장하는 것을 ‘장藏’이라 합니다.
상제님께서 이를 ‘생⦁장⦁염⦁장’으로 밝혀 주셨습니다. 글자는 쉬워 보여도 그 속뜻은 매우 깊습니다. ■
본 기사는 2024년 7월부터 시행된 #삼랑대학 교육# 내용을 정리해 연재하는 강좌입니다. #『이것이 개벽이다 상上』 개정판#의 특강 형식으로 진행된 교육이며, 이번 호에서는 제4부 2장 첫 번째 내용을 게재합니다. [편집자 주註]
4부 증산도가 전하는 가을의 신천지 개벽 세계
2장 상제님이 주재하시는 우주의 변화 세계 : 생장염장

우주의 영원한 생명 창조의 리듬 : 순환(Circulation)
2장은 “상제님이 주재하시는 우주의 변화 세계 : 생장염장 우주론”입니다. 『이것이 개벽이다』 상권 481쪽을 보면, 우주의 변화는 곧 시간의 변화이기에 2장 앞부분에서 먼저 시간에 대한 정리를 해 두었습니다.
러시아(구舊소련) 천체물리학자 니콜라이 코지레프Nikolai Kozyrev 박사는 “시간은 가장 중요하고 가장 불가사의한 자연의 속성이며, 우리와 존재계의 모든 사물을 결부시키고 있다.”라고 말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시간이 직선적으로 흘러간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간은 직선이 아니라 일정한 변화 원리를 따라 ‘주기週期’를 가지고 순환循環합니다. 극미의 원자 세계를 보아도 원자핵을 중심으로 전자가 돌고, 극대의 천체 운동에서도 은하계 중심을 은하에 속한 수많은 별들이 돌고 있죠. 낮과 밤이 주기적으로 교차하고, 봄⦁여름⦁가을⦁겨울 사계가 주기적으로 바뀌며, 인간의 생명도 혈관을 타고 도는 피, 들숨과 날숨의 호흡처럼 끊임없는 순환 리듬 위에서 유지됩니다. 우리의 생명은 이 음양 순환의 리듬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전문가들의 견해를 빌리면 생명의 순환 주기에서 전반기는 창조의 과정, 곧 양陽의 과정이고, 후반기는 성숙과 재창조를 위한 파괴의 과정이 끊임없이 되풀이됩니다. 생성과 수렴이 맞물려 돌아가는 이 순환이 바로 시간의 숨결입니다.
“시간이란 우주의 변화 정신이 현상계에 자기 자신을 그대로 노출시켜 놓은, 조화신造化神의 자기 얼굴이다.” 참 멋있는 말씀이지요. 이때의 ‘우주의 신神’은 무형의 신입니다. 우주의 조화 생명이 스스로 지니고 있는 변화 원리의 흐름이 바로 ‘시간時間’으로 나타난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우주 변화의 원리를 알려면 먼저 시간의 법칙을 알아야 합니다. 천지 시간의 수수께끼를 풀어내는 것이 곧 우주의 개벽 정신과 변화성을 이해하는 제1의 관건입니다.
현실적인 측면에서 시간의 흐름은 천지 일월의 순환 운동을 통해 비로소 우리에게 인식됩니다. 그러므로 시간의 속성과 시간의 흐름에 관련된 우주 법칙을 알려면 반드시 천지天地, 곧 해[日]와 달[月]의 운행 법도를 깨쳐야 합니다. 천지를 대행해 우주 만물을 실제로 기르는 주체가 해와 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달력(캘린더)을 통해 음력과 양력의 날짜를 알고, 매일 아침 ‘오늘이 몇 월 며칠인가, 내일은 무엇을 할 것인가, 일주일이나 한 달 뒤에는 어떤 계획을 세울 것인가.’ 등을 확인하며 살아갑니다. 그래서 시간의 속성과 시간의 흐름에 관련된 우주 법칙을 알려면 반드시 천지일월의 운행 법도를 깨쳐야만 하는 것입니다.

체體와 용用, 우주 변화의 본체와 작용
우주론을 제대로 알려면 먼저 ‘체體와 용用’을 알아야 합니다. 체와 용은 구체적으로 말해 우주 변화의 ‘본체本體’와 ‘작용作用’을 뜻합니다. 우주의 모든 변화—현실의 작용—은 그것을 일으키는 근원적인 몸, 즉 본체로부터 이루어집니다.
가장 쉽게는 우리 몸을 보면 됩니다. 근취저신近取諸身 원취저물遠取諸物이라 했듯이, 멀리는 삼라만상을 통해 우주의 법도를 깨치지만 가까이는 내 몸을 통해서도 그 법도를 볼 수 있습니다. 오장육부五臟六腑가 들어 있는 몸통이 변화의 중심체, 본체라면 이 몸을 현실에서 움직이게 하는 것은 팔과 다리, 곧 사지四肢입니다. 또 하나의 ‘팔’이 본체라면, 그 팔이 현실적으로 작용하도록 하는 것은 ‘손’입니다. 이 손이 바로 작용입니다. 그래서 체와 용은 일체 관계이면서도 현실에서는 분명히 구분되어 존재한다는 사실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손과 그것이 붙어 있는 팔은 이어진 일체로 작용하지만, 엄연히 손은 손이고 팔은 팔입니다.
우주를 마음에 그릴 때는 항상 이러한 ‘체와 용’의 관계를 동시에 인식하면서, 일체와 분리의 양면으로 존재하는 생명의 창조 원리를 파악해야 합니다. 말은 간단해 보여도, 중요한 것은 이것을 ‘있는 그대로’ 보고 받아들이는 트인 마음입니다. 심허즉수도心虛則受道, 우주의 대도를 받아들일 때는 기존의 관념을 내려놓고 비움으로써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체와 용의 관계는 고정된 것이 아닙니다. 우주의 진리는 음양이기에 어디에 기준을 두느냐에 따라 체와 용이 달리 보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국가 조직에서 중심 자리에 있는 ‘핵’, 곧 ‘체’는 대통령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지도 역량을 현실에서 펼쳐 작용하는 것은 공무원과 국민입니다. 또 일을 성사시키는 현실적⦁주체적 입장에서 보면 국민이 국가의 주체가 되고, 대통령은 국민에게 선출되어 이들을 이끌어가는 사역자, 중심 일꾼의 역할을 합니다.
가정도 같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한 가정의 중심, 본체 자리에 있고, 자식은 부모의 교육 방침과 가훈을 따르며 부모의 이상을 실현시키려 노력하는 삶의 여건으로 작용합니다. 그러나 자식의 현실적 입장에서 보면, 자기 인생의 주체는 자식인 자신이고 부모님은 그 삶을 뒷바라지하는 밑거름 역할을 합니다.

건곤乾坤과 천지일월天地日月의 관계
건곤乾坤과 천지天地⦁일월日月은 조금 어려운 내용이지만, 본문을 따라 정리해 보겠습니다. 순수 음양의 조화 기운 자체—형체가 없는 무형의 ‘천지의 정신’—이 곧 ‘건곤’입니다. 건곤은 조화의 핵심체이고, ‘천지’는 구체적 형상을 갖춘 우주의 생명, 역사 무대로서 현실 세계에서 만물을 생성하고 이상을 실현시켜 가는 ‘창조의 작용체’ 역할을 합니다. 다시 말해, 건곤은 핵심체이고 천지는 그 건곤의 정신을 받아 실제 역사 무대에서 만물을 생성시켜 나가는 작용체입니다.
천지는 음양의 본체이며, 이 천지를 대행代行해 실질적으로 만물을 생성⦁변화시키는 구체적 음양 운동은 ‘일월’이 수행합니다. 태양은 천지를 대행해 양기陽氣를 지구에 던져 주고, 그 양기는 달의 음기陰氣와 조화되어 음양의 태극 운동을 이룸으로써 지상의 만물을 길러 냅니다. 그래서 태양과 달의 작용으로 하루가 낮과 밤으로 구성되고, 우리는 그 기운을 받아 실제로 살아갑니다.
천지가 서로 음양으로 한 짝을 이룬 뒤에, 일월과 다시 한 몸을 이루어 ‘천지일월天地日月’이 됩니다. 상제님께서도 “나는 천지일월天地日月이니라.”(도전道典 4:111:14)라고 하셨지요. 인간과 만물을 화생시켜 길러내시는 것입니다.
천지일월은 대자연의 순수 객관 세계로서 만물을 빚어내는 조화의 바탕이 됩니다. 바탕(음陰)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형체를 쓰고 드러나 작용하는 것은 양陽입니다. 그러므로 천지일월이 조화의 바탕(음)이 되고, 인간은 그 기운을 받아 현실의 역사 무대를 꾸려 나가는 주체(양)가 됩니다. 인간을 자신의 짝으로 생성하여 비로소 완전한 우주의 주객 운동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이는 ‘우주의 한 소식’을 듣는 가장 기본 문제이므로, 가슴으로 확연히 느껴질 때까지 반복하여 깨쳐야 합니다.
상제님 말씀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천지무일월공각天地無日月空殼이요. 일월무지인허영日月無至人虛影이니라.
천지는 일월이 없으면 빈껍데기요. 일월은 지인至人이 없으면 빈 그림자니라. (도전道典 6:9:4)
천지는 일월이 없으면 빈껍데기요. 일월은 지인至人이 없으면 빈 그림자니라. (도전道典 6:9:4)
천지는 일월이 없으면 빈껍데기이고, 일월은 그 뜻을 아는 지인至人, 곧 성인이 없으면 빈 그림자라는 뜻입니다. 이 말씀을 바탕으로, 건곤과 천지⦁일월의 관계를 깊이 생각하고 깨달아야 합니다.

천지일월과 인간 : 인간은 우주의 열매
천지일월은 우주의 시간대를 형성하는 변화와 조화의 주체입니다. 이에 비해 인간은 그 이상을 현실 세계에 직접 실현시키는 사역자, 작용의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천지일월도 그 이상을 실현하는 주인공인 ‘인간’이 있음으로써 비로소 의미를 갖습니다. 그래서 앞서의 말씀이 다시 살아납니다. “천지는 무일월이면 공각이요, 일월은 무지인이면 허령이니라.” 천지일월도 인간이 없으면 빈껍데기요, 빈 그림자입니다.
인간과 천지일월은 한 몸으로 맺어져 동일한 우주 변화 원리의 흐름을 타고 변화합니다. 그러므로 천지일월의 운행 도수가 바뀔 때, 곧 인류 역사에서 후천개벽이 올 때 인간 문명과 세계사의 시운도 똑같이 변혁의 물결을 타며 요동하게 됩니다.
체와 용의 관계를 ‘주체적 입장’에서 생각하면, 우주의 주체는 우주 그 자체가 아니라 ‘인간’이 됩니다. 대우주의 궁극적 이상은 인간을 통해서만 실현되므로, 인간이야말로 우주의 가능성이며 꿈이며 열매입니다.
결론적으로, 대우주의 궁극적 이상은 인간을 통해서만 실현되므로 인간이 우주의 열매입니다. 태모님께서도 『도전道典』 11편 118장에서 분명히 밝혀 주셨습니다. ‘인생의 근본 원리’에 대한 말씀입니다.
태모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억조창생이 ‘인생의 근본 원리’를 모르고 있도다.” 하시며 고민환에게 명하여 “내가 설법說法하는 공사 내용을 적어라.” 하시고 다시 “그 이치를 상세히 기술하여 온 인류에게 알리도록 하라.” 하시니라.
(도전道典 11:118:2~3)
(도전道典 11:118:2~3)
이는 우리가 사람으로 태어나 살아가며 반드시 알아야 할 가장 근본의 원리라는 말씀입니다. 이어지는 태모님 말씀을 함께 읽어 보겠습니다.
인생을 위해 천지가 원시 개벽하고
인생을 위해 일월이 순환 광명하고
인생을 위해 음양이 생성되고
인생을 위해 사시四時 질서가 조정調定되고
인생을 위해 만물이 화생化生하고
창생을 제도濟度하기 위해 성현이 탄생하느니라.
인생이 없으면 천지가 전혀 열매 맺지 못하나니
천지에서 사람과 만물을 고르게 내느니라.
(도전道典 11:118:4~10)
인생을 위해 일월이 순환 광명하고
인생을 위해 음양이 생성되고
인생을 위해 사시四時 질서가 조정調定되고
인생을 위해 만물이 화생化生하고
창생을 제도濟度하기 위해 성현이 탄생하느니라.
인생이 없으면 천지가 전혀 열매 맺지 못하나니
천지에서 사람과 만물을 고르게 내느니라.
(도전道典 11:118:4~10)
참으로 큰 깨달음을 주시는, 우주론의 결론이 되는 말씀입니다.
그러니 인생을 위해 천지일월이 돌아가고, 음양이 생성되고, 사시 질서가 변화하고, 만물이 화생하며, 성인이 탄생합니다. 인생이 없으면 천지가 전혀 열매 맺지 못합니다.
특히 가을개벽 시대, 한반도에 태어나 상제님의 진리를 만나 삼변 도운의 마지막 시기에 서 있는 우리는, 상제님 일을 이루어야 하는 일꾼의 사명이 얼마나 소중하고 위대한지 다시 한번 각성해야 하겠습니다.

천지와 우주 : 천지는 우주 조화의 산실産室
종도사님께서는 천지와 우주에 대한 개념을 494쪽에서 정리해 주셨습니다.
우주는 ‘천지의 정신’이 영원히 작용할 수 있는 바탕인 ‘무한(무극無極)의 시공성’입니다. 천지는 우주의 조화 기운(건곤乾坤)이 개벽되어 온갖 변화를 일으키는 만물 생성의 핵심체이며, 우주가 생명을 생성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변화 작용의 기틀이 됩니다. 다시 말해, 우주와 천지의 관계에서는 ‘우주’가 본체가 되고 ‘천지’가 그 작용의 역할을 합니다.
천지는 대우주의 이상을 실현하는 핵심적 작용을 담당하는, 우주 조화의 산실입니다. 그리고 그 천지의 자녀로 태어난, 대우주의 위대한 주인공이 바로 인간입니다. 인간은 천지일월의 열매입니다. 모든 종교⦁철학, 현대 과학의 가르침의 결론도 한마디로 이 진리를 깨쳐서 실천하는 데 있습니다. 이는 앞에서 살핀 『도전』 11편 118장, 태모님께서 말씀해 주신 ‘인생의 근본 원리’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변화의 본체 토土와 그 작용인 사상四象
491쪽에서는 이제 본격적으로 우주 변화 원리를 살펴봅니다. 실질적으로 이 우주를 변화시켜 나가는 절대 원리가 ‘오행五行’인데, 오행은 변화의 본체인 ‘토土’와 그 작용인 ‘사상四象’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사상은 우주를 움직이는 근원적 힘(목木⦁화火⦁금金⦁수水)입니다. 목⦁화는 양陽, 금⦁수는 음陰입니다. 하나의 본체, 곧 중성中性 기운인 무극에서 태극이 생성되고, 거기서 음양陰陽이 분화됩니다. 그리고 양은 목⦁화로, 음은 금⦁수로 다시 분화됩니다.
사상이 시간으로 전개될 때는 봄⦁여름⦁가을⦁겨울의 ‘사시四時’, 공간으로 전개될 때는 동⦁서⦁남⦁북의 ‘사정방四正方’, 인간의 몸에서는 ‘사지四肢’로 드러납니다. 이 네 가지 우주의 힘은 한 뿌리, 곧 음도 양도 아닌 중성의 무극 조화 기운에서 흘러나와 현상 세계를 작용⦁변화시켜 갑니다.
요약하면, ‘사상’은 용用이고 ‘토’는 변화의 본체體입니다. 현실 변화의 입장에서 보면, 사상이 천지 조화의 이상을 펼치며 변화 작용을 해 나가는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또 음양이라는 두 상대적 조화 기운 또한 ‘토’라는 중성의 조화 기운에서 분화되었습니다. 음양은 유형⦁무형 모든 존재가 지니는 양면성과 상대성을 총칭하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우주 삼라만상의 존재 원리이자 변화 원리가 바로 ‘음양’입니다. 한마디로, 이 우주론은 ‘음양’입니다.

천지 만물의 생성 법칙 : 생장염장生長斂藏
이 음양이 구체적으로 분화된 것이 사상인데, 상제님 말씀을 함께 읽어 보겠습니다.나는 생장염장生長斂藏 사의四義를 쓰나니 이것이 곧 무위이화無爲以化니라. 해와 달이 나의 명命을 받들어 운행하나니 하늘이 이치理致를 벗어나면 아무것도 있을 수 없느니라.
(도전道典 2:20:1~3)
(도전道典 2:20:1~3)
대인을 배우는 자는 천지의 마음을 나의 심법으로 삼고 음양이 사시四時로 순환하는 이치를 체득하여 천지의 화육化育에 나아가나니
(도전道典 4:95:11)
(도전道典 4:95:11)
상제님이 밝히신 우주 변화의 원리를 쉽게 말하면, ‘음양이 사시로 순환하는 이치’입니다. 곧 ‘생生⦁장長⦁염斂⦁장藏’입니다. 이 우주의 순환 법도는 어떤 인격적 신이 인위적으로 지어 낸 것이 아니라, 천지 자체의 조화 원리에 따라 저절로 그렇게 변화하며 돌아갑니다.
그리고 그 우주 질서를 주재하시는 통치자가 바로 상제님이십니다. 상제님은 생장염장의 법도를 근본으로 하여, 천상과 지상의 문명을 발전시키고 통일을 주도해 나가십니다.
그러므로 절대자의 진면목을 깨치려면, 상제님이 주재하시는 우주 법도(우주가 변화해 가는 원리)를 먼저 체득해야 합니다. 상제님 진리를 바르게 알기 위해서는 이 우주론을 정확히 깨쳐야 합니다.

오행에서 사상, 생장염장으로
오행에서 사상, 그리고 생장염장이 어떻게 나오느냐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변화의 본체는 ‘토’, 그 작용은 ‘목⦁화⦁금⦁수’입니다. 목⦁화는 양에서, 금⦁수는 음에서 나왔습니다.
* ‘목木’은 만물을 낳고 싹트게 하는 기운입니다. 목의 발동으로 생명이 탄생하는 과정을 ‘생生’이라 합니다.
* ‘화火’는 만물을 분열⦁성장시키는 기운입니다. 화기의 발동으로 생명이 분열⦁성장하는 것을 ‘장長’이라 합니다.
* ‘금金’은 만물을 결실케 하는 기운입니다. 금기의 작용으로 만물이 성숙⦁수렴되는 것을 ‘염斂’이라 합니다.
* ‘수水’는 만물을 폐장閉藏⦁휴식케 하는 기운입니다. 수기의 발동으로 만물이 휴식하고 퇴장하는 것을 ‘장藏’이라 합니다.
상제님께서 이를 ‘생⦁장⦁염⦁장’으로 밝혀 주셨습니다. 글자는 쉬워 보여도 그 속뜻은 매우 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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