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코스몰로지『도올 주역 계사전』
[이 책만은 꼭]

이 책의 특징
『주역周易』은 점占을 치는 책이다. 점을 치거나 미래를 예측해 보려는 행위는 현재의 불안한 심리를 해소하려는 의도로 시행되었다 할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운세 관련 산업 규모가 수조 원 대에 이르고 있고,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도 하나의 관광 코스로 인식되고 있다(“외국인들이 점괘를 더 좋아하네…” - 매일경제 2025년 1월 27일 기사 참조).
한마디로 점을 치는 행위는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끊임없이 지속되어 왔던 동서양의 보편적인 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고대 동양에서는 거북의 배딱지나 짐승의 뼈로 치는 점占은 그것들을 불에 구웠을 때 생긴 금[線]을 판단의 재료로 하여 길흉을 점쳤던 국가적 행사였다. 주대周代에 이르러서는 서죽筮竹을 써서 길흉을 점치는 방법이 행해졌다.
이런 점을 쳤을 때 나오는 결과의 기록이나 점법의 정신을 담은 대표적인 책이 『주역周易』이라고 한다. 『주역』의 첫 번째 괘인 건乾괘에 나오는 원형이정元亨利貞의 정貞은 곧다는 의미도 있지만, 점을 치고 이를 해석하는 사람이라는 뜻도 있다. 점을 쳤을 때 바르게 해석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주역의 구성
『주역』은 주역 상경과 하경의 경전이 있고 이를 해석한 열 개의 주석이 있다. 이를 십익十翼이라고 한다. 십익十翼은 공자가 지었다고 전해진다. 단전彖傳 상하上下, 상전象傳 상하와 문언전文言傳, 서괘전序卦傳, 설괘전說卦傳, 잡괘전雜卦傳 그리고 계사전繫辭傳 상하가 바로 주역의 이해를 돕는 열 개의 날개[십익十翼]이다. 이 중 계사전은 말 그대로 ‘매단 말’이란 뜻이다. 그렇다면 어디에 말을 매달았다는 것일까? 이에 대해 주자는 『어류語類』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계사전」은 자연의 신묘한 창조적 변화造化를 말함으로써 역의 심볼리즘에 미치거나 또는 역의 심볼리즘을 말함으로써 자연의 신묘한 창조적 변화에 미치거나 할 뿐이다. 「계사전」은 이러한 논리를 벗어나지 않는다不出此理(*관념적인 헛바퀴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 『도올 주역 계사전』 39쪽
더불어 「계사전」의 저자는 말을 어디에 매달았는가에 대해서 도올 김용옥은 이렇게 말한다.
저 푸른 하늘에 매달았고, 태양 아래서 찬란하게 흐르는 시냇물에 매달았고, 창공을 나르는 종달새에 매달았고, 들판을 물들이는 꽃들의 화장세계에 매달았다. - 『도올 주역 계사전』 39쪽
동양의 시간관은 개벽
결국 『주역』이 말하는 역의 세계는 시간의 수수께끼를 푸는 천지의 비밀 코드이다. 동양의 시간관은 개벽론開闢論이다. 순환 무궁하는 시간관이다. 탄생하고 성장하고 성숙하고 휴식을 거듭하면서 끊임없이 변화 운동[생장염장生長斂藏]을 한다. 반면 서양의 기독교 시간관은 직선적으로, 이는 순환하는 고리의 일부분을 말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주역』을 포함한 동양학은 음양론이고 이는 자연 변화, 춘하추동 1년의 변화로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자연의 흐름, 변화에 매단 글 그것이 바로 「계사전」의 참의미가 아닐까?
이제 이 영원한 동양의 고전에 대해 『도올 주역 계사전』을 통해 도올이 말한 이야기를 들어 보려 한다. 이미 지난 시간에 『도올 주역』에 대해서 글을 쓰면서 십익에 대한 주석이 없음을 아쉬워했는데, 그 부분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지은이 도올 김용옥
우리나라의 대표적 철학자 도올 김용옥은 『동양학 어떻게 할 것인가』 등 90여 권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의 인기 도서들을 통해 끊임없이 민중과 소통했으며, 한국 역사의 진보적 흐름을 추동했다. 그는 유교의 핵심 경전인 『논어』, 『맹자』, 『중용』, 『대학』 등 사서와 『효경』의 역주를 완성하였으며, 그의 방대한 중국 고전 역주는 한국학계의 기준이 되는 정본으로 평가된다. 그는 신학자로서도 권위 있는 성서 주석서를 많이 저술하였고, 영화, 연극, 국악 방면으로도 많은 작품을 내었다.
현재는 우리나라 국학國學의 정립을 위하여 한국의 역사문헌과 유적의 연구에 정진하고 있다. 또 계속 진행되는 유튜브 도올 TV의 고전 강의를 통하여 그는 한국의 뜻있는 독서인들을 지속해서 계발시키며 쉼 없이 공부하고 있다.
일본과 미국에서의 석박사 학위 논문이 모두 왕부지의 주역 이론과 관련되었으며, 이후로도 평생 묵묵히 주역에 천착해 온 그는 2년 전 『도올 주역 강해』를 펴냈고, 지금 『도올 주역 계사전』을 출간한다. 평생에 걸친 주역 탐구의 결실이다.
주역 계사전이란

이러한 『주역』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설하고 설명하는 심오한 문헌인 십익 가운데 하나가 「주역 계사전」이다. 이는 공자의 저술이라고 하나 공문孔門의 제자들에 의해서 완성되었다고 보는 게 정설이다. 계사繫辭란 말씀[辭]을 매단다[繫]는 뜻이고, 『주역』에 말을 매달았다고 하여 「주역 계사전」이다.
도올은 「계사전」이 성립한 시기는 기나긴 역사를 지닌 고조선 문명이 성세를 이루고 있던 시기였다고 한다. 동북아시아에 BCE 2333년경 건국된 고도로 발발한 제국 문명이 엄존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여러 가지 사료의 정황으로 보아 굳이 신화적인 판타지로 접어 버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문화는 교류이다. 일방적인 전파는 없다. 그러므로 「계사전」에는 당시 동아시아인들의 삶과 언어, 우주관들이 담겨 있을 것이다. 몇 사람의 사유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중원과 동북아 대륙 사람들 간의 삶의 교섭 속에서 형성되어 간 우주관이 「계사전」이라는 것이다.
핵심 내용 정리
안경전 종도사님의 저서인 『이것이 개벽이다』 상권에는 시간의 흐름을 다루는 역도易道에 대해 잘 정리되어 있다. 그래서 방대한 『도올 주역 계사전』의 내용을 『이것이 개벽이다』 상권에서 정리된 내용을 바탕으로 살펴보겠다. 「계사전」에 대한 해석은 도올에 따랐고 쪽수는 도올의 책이다.
역易이란
‘역易’이란 인생과 천지 만물이 변화해 가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극미의 소립자 세계로부터 인간의 마음, 그리고 저 불가사의한 자연계와 대우주마저도 잠시도 정지하지 않고 무상하게 변화해 가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무엇보다 알고 싶어 하는 것은 우주 만유를 무엇이 변화시켜 가느냐 하는 그 ‘변화의 본체[神] 자리’일 것이다. 미국 버클리 대학의 신학 교수 이정용李正勇 박사는 역易을 ‘되어감의 과정(Process of becoming)’이라 정의했다. 다시 말하면 역은 진행형으로서 변화의 과정과 변화 정신 자체를 말한다.
역의 기본 논리는 쉽고 간단하다
「계사전」 상 1장에는 이간易簡의 도가 서술되어 있다. 이간은 변화는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며 평이하다는 의미이며, 변역變易(모든 것이 멈추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바뀜) 및 불역不易(모든 것은 변하지만 그 변화는 일정한 법칙에 따라 일어나므로 그 법칙은 영원히 변하지 않음)과 함께 주역의 중요한 의미 중 하나이다. 바로 ‘건이이지乾以易知 곤이간능坤以簡能’, 즉 건은 쉬움으로써 알고 곤은 간결함으로써 그 효능을 발휘한다는 문구로 이를 대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천지는 음양의 원리로 무궁한 변화를 지어 낸다. 그러므로 우주 변화의 신비는 실제로는 쉽고[易] 간단[簡]하다. 대우주가 창조와 변화 운동을 통해 새로운 시간대로 전화轉化해 가는 근본 원리는 대단히 쉽고 간단하다는 말이다. 물론 이것은 인간의 감각적인 차원으로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도올은 이 부분에 대해서 “쉽다는 것은 누구든지 쉽게 이해한다는 것이고(易則易知), 간략하다는 것은 누구든지 쉽게 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간즉이종簡則易從). 민중의 지도자는 반드시 이간易簡의 언행을 실천해야만 하는 것이다.”라고 하며 이 ‘이간’의 개념은 천지 코스몰로지Cosmology(우주 만물과 그 안의 법칙을 연구하는 학문)의 핵심적 철학이라고 한다.
반면 서구 문명은 신화적 픽션을 출발점으로 삼았기 때문에 이간을 실현할 길이 없었다. 예수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그 모든 것이 어렵고 복잡하다. 그래서 이간의 신학이 생겨날 수가 없다. 오늘날에도 상당수 미국인들이 그 쉬운 진화론을 대적시하고 그 어려운 창조론을 신봉하며, 또 타인에게 강요한다. 오늘 우리나라의 어리석은 자들도 그 어려운 잡설을 신봉하려고 노력한다.(책 71쪽)라고 설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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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변화[易]의 원리는 자기 몸에서 찾을 수 있다

이는 5,500여 년 전 태극팔괘를 처음으로 그은 태호 복희씨의 도법圖法 세계를 설명하며 공자가 전한 만고의 명언이라고 한다. 인간 속에 깃들어 있는 생명의 변화 원리는 천지자연과 만물에서 찾고, 천지자연의 변화 원리는 천지의 주체가 되는 인간의 몸에서 찾을 때, 천지와 인간 양자의 수수께끼를 동시에 풀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천지자연(객관)과 인간(주관)이 한 몸으로 연관성을 맺고 있어 서로 삶의 뿌리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 생명의 신비는 우주 변화의 구조를 해명할 때, 그리고 우주 자연의 수수께끼는 인간 생명의 신비를 밝혀낼 때 비로소 의문이 함께 규명되는 것이다.
역은 우주의 영원한 생성의 연속 과정이다 - 계사전 5장
「계사전」 상 5장에는 유명한 문구인 “일음일양지위도一陰一陽之謂道 계지자선야繼之者善也: 한 번 음이 되었다가 한 번 양이 되곤 하는, 서로 갈마드는 기운 속에 있는 것이 도道이다. 도는 일음일양에 내재하는 것이다. 그 길을 내 몸(생명) 속에 이어 구현하는 것이 곧 선(좋음)이다.”가 나온다.
이에 대해서 도올은 동방 사유의 원형이라 말할 수 있고 동방의 철학적 사유의 기나긴 역사에 있어서 구체적 기점起點을 이루는 획기적인 서술이라면서, #일음일양은 변화하는 역의 모습이고 그 역이 곧 도道로 드러나는 것#이지 도가 음양으로부터 유리되어 초월적인 실체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였다.
계지자선야繼之者善也에서 ‘계’는 ‘실을 꼬아 이어 가는 모습’으로 ‘계승한다, 잇는다’라는 뜻인데 ‘계지繼之’의 ‘지’는 바로 앞 문장인 ‘일음일양’의 도를 말한다고 한다. 이는 음양의 소장착종消長錯綜에 의하여 변화하는 천지지도天地之道의 핵심, 곧 창조 법칙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이어서 천지의 조화와 창조야말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궁극적 선善이고, 그것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천지에 적응하여 새로운 창조를 이룩하는 것에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다음으로 같은 장에 나오는 “생생지위역生生之位易: 끊임없이 창조하고 또 창조하는 것을 역이라 말한다.”라는 부분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이것이 개벽이다』 상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지금, 이 순간의 모든 변화와 죽음까지도 새로운 창조와 탄생을 위한 진행 과정이다. 대국적인 차원에서 볼 때 #우주의 변화는 오직 완성을 지향하는 끊임없는 창조(생성)의 과정#이다.”라고 설명하였다.
이에 대해 도올은 “만물은 순간순간 생하고 또 생한다. 생생은 무한에 가까운 연쇄 그물의 창조 그물이다.”라면서 ‘생생지위역’의 생생을 황똥메이方東美 교수는 자기 철학 체계 내에서 ‘Creative Creativity’라 번역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또한 “우주의 모든 사건(=물物=것=Event)은 순간순간 생멸의 변화를 거치지만 그 생멸을 연결하는 것은 ‘생생生生’이라는 역 우주의 창조적 충동이다. 역 그 자체가 생생함으로써 순수지속의 시간을 창조하는 것이다. 생생의 역易에는 공간화된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시간 그 자체가 창조의 생생이며, 시간 그 자체가 일신日新하는 것#이다.”(128~129쪽)라고 하였다.
역의 근본 자리는 신神이다
그리고 「계사전」 상 5장의 마지막에는 굉장히 중요한 문구가 있다. 바로 “음양불측지위신陰陽不測之謂神: 점占과 사事의 배후에는 하느님이 계시다. 그러나 하느님은 음양의 착종으로 연출되는 우주가 우리의 인식을 넘어 헤아릴 수 없을 때, 우리가 하느님이라 말하는 것이다. 초월적 실재가 아니라 음양과 더불어 하는 역의 신령한 측면이다.”라는 부분이다. 이 문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구절의 앞부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생생지위역’의 뒤에 있는 문구들이다.
성상지위건 효법지위곤 극수지래지위점 통변지위사
成象之謂乾 效法之謂坤 極數知來之謂占 通辯之謂事
成象之謂乾 效法之謂坤 極數知來之謂占 通辯之謂事
도올은 이렇게 말한다. “추상적 상象을 이루는 것을 건乾이라고 하고(成象之謂乾), 구체적 법칙을 드러내는 것을 곤이라 한다(效法之謂坤). 50개 시초의 수를 다하여 18번의 조작을 거쳐 괘를 얻으면 미래의 일어날 일을 알 수 있게 되는데 그것을 우리가 점이라 일컫는다(極數知來之謂占). 그런데 점은 그 괘나 효를 얻는 것으로 완료되는 것이 아니고 다양한 통변通辯을 통해 해석하는 과정이 있게 되는데 그것을 점 후의 일[事]이라고 한다(通辯之謂事).”
그러나 이 모든 점占⦁사事의 과정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점과 사는 건의 상象과 곤의 법法에 의하여 구체적인 법칙과 물상의 근거 위에서 진행되는 것이지만, 점의 최후의 사태는 음양의 변화만으로 헤아릴 수 없는 신적인 존재(Sein) 그 자체, 즉 하느님이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지혜 그 자체가 인간을 초월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일양일음의 변화 그 자체의 우주조차 다 헤아릴 수 없다고 하는 겸손함을 역으로부터 배워야 하는 것이다(陰陽不測之謂神). - 책 129쪽
이 부분을 『이것이 개벽이다』에서는 좀 더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리해 주고 있다.
물론 이때 신神이란 인격과 비인격을 초월한 우주의 변화 정신을 말한다. 즉, 천지와 인간을 화생⦁변화시켜 가는 조화 정신으로서 우주 자연의 음양 본체신本體神을 뜻한다. 이 신은 우주정신이다. 역에는 천지 만물의 주재 원리뿐 아니라, 변화의 지극함이요 변화의 주재위主宰位인 신의 인격성이 동시에 나타나 있다. - 『이것이 개벽이다』 상上 485쪽
생명의 흐름[道]을 타는 역사적 인물이 반드시 있다
마지막으로 볼 부분은 도올이 “진실로 신비롭고, 역이라는 서물에 대한 예찬으로서는 최고의 아름다운 문장”이라고 한 「계사전 하」 8장 내용이다.
바로 “구비기인 도불허행苟非其人 道不虛行: 그 궁극적 진리에 도달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사람이다. 사람이 아니라면 도는 허망하게 홀로 다니지 않는다. 도는 형이하학적 세계와의 관계를 떠나지 않는다.”이다.
하늘과 땅은 혼자서 그저 무상하게 흘러가는 것이 아니다. 변화의 단계마다 천지 기운을 받아 자연 정신의 흐름을 현실 역사에 이화시키는 ‘역사의 인물’이 반드시 있다. 이것은 객관 세계인 천지가 그냥 심심풀이로 우연히 생겨난 것이 아니라, 천지 변화의 이상과 목적이 현실 세계에 펼쳐지도록 인간이 주체 역할을 한다는 깊은 뜻을 암시한다.
서양에도 우주와 인간의 관계에 대한 이와 비슷한 논리가 있다. 스티븐 호킹 박사는 ‘인류 원리(anthropic principle)’을 통해, “이 우주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생겨나지 않으면 안 되게끔 만들어졌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이 인류 원리는 정확한 공식화가 가능하며, 우주의 기원을 다루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것이라 한다(스티븐 호킹, 『호두껍질 속의 우주』).
바로 ‘그 사람’이 있으므로 천지 생명은 의미 있는 변화의 길을 영원히 걸어갈 수 있다. 『이것이 개벽이다』 상권에서는 “세상만사와 천지 대사大事에는 그 때[其時], 그 운[其運]을 타는 그 사람[其人]이 반드시 있다.”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도올은 ‘역의 궁극은 사람’이라고 하면서 이 부분이야말로 「계사」가 우리에게 전하려는 휴머니즘humanism의 최종적 메시지라 말하고 있다. 더불어 「계사전」의 언어는 출전을 따지거나 유사한 고전의 언어를 끌어들이지 말고 있는 그대로 읽는 것이 상책이라고 한다. 그래야 그 풍요로운 의미가 생동감 있게 전달된다는 것이다.
그렇다. 있는 그대로 읽자. 어렵다고 생각하지 말고, 자연 변화의 모습을 담은 게 주역이고, 철학이라는 게 덧없는 허언이 아니라 우리 삶이라면 일단 그냥 읽고, 텍스트가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삶의 메시지를 하나하나 터득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일단 읽고 그다음에는 말하자. 이게 우리가 고전을 제대로 대하는 자세가 아닐까? ■
『주역』과 『정역』은 동방의 지혜
『주역周易』과 『정역正易』은 다 같이 도道의 상단 자리를 하나의 일관된 논리로 명쾌하게 해명해 주는 신의 심오한 계시[神敎] 문서이다.
복희씨伏羲氏 때부터 시작한 『주역』은 『정역』을 펴낸 김일부金一夫에 의해 비로소 완성되었다. 일부는 역도易道가 완성되기까지 복희 성인 이래 자신에 이르기까지 15인에 달하는 성철聖哲의 공덕이 있었음을 언급하였다.
그 가운데 핵심 인물은 ‘태호 복희太皞伏羲(팔괘八卦를 그음)-문왕文王(64괘 괘사卦辭를 지음)-주공周公(384 효사爻辭를 지음)-공자孔子(십익十翼을 지음)-김일부金一夫(정역正易을 지음)’ 이렇게 다섯 성인인데, 모두 동방 동이족의 혈통을 타고 태어난 인물이다. 역 철학은 약 6천 년 동안 동방의 지혜 안에서 성립된 것이다.
『주역周易』과 『정역正易』은 다 같이 도道의 상단 자리를 하나의 일관된 논리로 명쾌하게 해명해 주는 신의 심오한 계시[神敎] 문서이다.
복희씨伏羲氏 때부터 시작한 『주역』은 『정역』을 펴낸 김일부金一夫에 의해 비로소 완성되었다. 일부는 역도易道가 완성되기까지 복희 성인 이래 자신에 이르기까지 15인에 달하는 성철聖哲의 공덕이 있었음을 언급하였다.
그 가운데 핵심 인물은 ‘태호 복희太皞伏羲(팔괘八卦를 그음)-문왕文王(64괘 괘사卦辭를 지음)-주공周公(384 효사爻辭를 지음)-공자孔子(십익十翼을 지음)-김일부金一夫(정역正易을 지음)’ 이렇게 다섯 성인인데, 모두 동방 동이족의 혈통을 타고 태어난 인물이다. 역 철학은 약 6천 년 동안 동방의 지혜 안에서 성립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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