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화건강정보 | 오장 심화 편 (3) - 내 몸의 엔진, 심장

[이제는 삼랑선 문명 시대]
〈선 문화 건강정보〉는 STB 동방신선학교 커리큘럼 중 심신 건강 및 삼랑선三郞仙 문화에 관련된 내용을 게재하는 기사입니다. 인체의 구성과 운용 및 수행 문화 등에 관련된 정보들이 선仙 문화의 이해와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註]



오장 심화 편 (3)


내 몸의 엔진, 심장


STB동방신선학교 164회 상생라이프




심장은 생명 그 자체


안녕하세요. 메디하이브리드 애청자 여러분! 한의사 한재환입니다. 내 몸의 장기를 하나하나 깊이 있게 알아보는 시간이죠. 지난 시간까지 간에 대해서 알아보았고 두 번째로 심장心臟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리 몸에서 어떤 장기가 가장 중요할까요?”라는 질문을 했을 때 눈, 코, 입, 간肝, 심心, 비脾, 폐肺, 신腎을 비롯한 모든 장기들이 다 중요하지만, 심장은 ‘중요하다’라는 차원을 넘어 심장이 뛰고 있는 것 자체가 우리가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를 가르는 기준이 되죠. 그러기에 심장은 우리 생명 그 자체라고 할 만큼 중요한 위치에 있는 장기입니다.

이번 심장 편에서는 먼저 심장이 어떻게 생겼는지, 현대 의학에서 말하는 심장의 역할은 무엇인지 살펴보고요, 이후에 한의학적으로 심장의 역할과 타 장부와의 상호 작용에 대해 알아본 다음 심장의 건강을 위협하는 여러 요인들과 심장의 건강을 위한 관리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심장의 위치와 구조




심장은 우리 가슴 양쪽 폐 사이의 정중앙, 위장의 바로 위에 주먹만큼의 크기로 위치하고 있습니다. 약간 왼쪽으로 치우쳐 있어 가슴뼈의 중앙선을 기준으로 3분의 2는 왼쪽에, 3분의 1은 오른쪽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1년에 약 4200만 번 정도 수축하고 약 26만 리터의 혈액을 몸 구석구석으로 보내는 펌프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심장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우리가 교과서나 여러 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심장의 모습인데요. 그림을 보면 붉은색 동맥혈動脈血이 들어오는 좌심방左心房, 동맥혈을 내보내는 좌심실左心室, 푸른색 정맥혈靜脈血이 들어오는 우심방右心房, 정맥혈을 내보내는 우심실右心室의 네 구역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동맥과 정맥의 순환




자, 이제 우리 몸에서 심장이 실제 어떤 모습으로 생겼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평면도에서는 간단해 보였던 심장의 모습이 훨씬 더 복잡해 보이시나요? 동맥과 정맥의 혈관들이 서로 엇갈려 배열되어 있고, 심방과 심실의 모습도 실제로 보면 마치 태극太極의 모양처럼 나선형으로 꼬아진 형태임을 알 수 있습니다.

『주역周易』에 보면 “역유태극易有太極하여 시생양의是生兩儀하고 양의兩儀가 생사상生四象한다.”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이는 태극이 음양陰陽을 낳고 음양이 동서남북東西南北과 춘하추동春夏秋冬의 공간과 시간의 틀을 형성하여 만물이 탄생하고 순환하는 이치를 설명하는 것인데요. 바로 심장이 이 음양과 사상의 이치를 그대로 본받아 생겨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심장의 역할은 어떻게 보면 단순합니다. 끊임없이 우리 몸의 피를 순환시켜 주는 역할입니다. 우리가 호흡으로 천기天氣를 받고, 음식으로 지기地氣를 받는다고 하는데요, 폐에서 산소를 공급받은 붉은색의 동맥혈을 온몸에 공급해 주고, 세포가 활동하고 난 후 이산화탄소를 실은 푸른색 정맥혈을 받아 다시 폐로 보내 줍니다.

이 동맥과 정맥의 순환이 잠시라도 멈추면 우리는 생명을 유지할 수 없죠. 엄마 배 속에서 첫 박동을 시작한 후부터 사람이 늙어 죽을 때까지 심장은 단 한 순간도 쉼 없이 뛰고 있습니다. 마치 해와 달이 수십억 년 동안 단 한 순간도 멈춤 없이 운행하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심장이 스스로 뛰는 이치




이렇게 심장이 한순간도 쉬지 않고 뛸 수 있는 것은 심장이 스스로 전기 신호를 생성하여 심장의 근육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인데요. 동방결절洞房結節에서 시작하여 방실결절房室結節, 히스속His束, 푸르킨예Purkinje 섬유纖維에 이르기까지 신경섬유들이 전기 신호를 생성하고 전달하면서 심장이 규칙적으로 박동하도록 해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심장은 항상 같은 속도로 뛰는 것은 아니죠. 우리가 운동을 하거나, 긴장을 하거나, 놀라거나 할 때 심장은 갑자기 빨리 뛰게 되는데요, 이것은 심장이 스스로 움직이기도 하지만 자율신경계自律神經系와 연결되어 있어 그 지배를 받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신체적, 정신적으로 긴장할 때 자율신경계의 교감신경交感神經이 작동하여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반대로 신체적 정신적으로 이완 시에는 부교감신경副交感神經이 작동하여 심장 박동이 느려지게 합니다.


한의학에서의 심장




다음으로는 한의학韓醫學에서의 심장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심장을 영어로 heart라고 하는데 어원을 찾아보면 heart는 내면이나 자아, 감정을 뜻하는 herte, 혹은 heorte라는 단어에서 왔다고 합니다. 즉 우리가 심장을 마음 심心 자로 부르는 것과 같죠.

현대 의학에서는 심장이 동맥혈과 정맥혈을 순환시키는 펌프로서의 역할에 초점을 두었다면, 한의학에서는 심장을 우리의 정신 활동에 초점을 두어 설명하였는데요. 그래서 심장을 군주지관 君主之官, 심장신心臟神, 심주신명心主神明 이라 하였습니다. 생각하고 내 몸을 통제하는 인간의 정신이 단순히 뇌세포 활동의 결과물만은 아니라는 겁니다.

내 몸과 하나가 되어 몸을 움직이게 하고 사물과 교감하며 정신 활동을 하는 ‘보이지 않는 나’가 존재하고 이것을 ‘신명神明’이라 하는데요.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신명이 기거하는 집과 같은 장기가 심장이라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의학에서는 정신 증상들을 주로 심장과 관련하여 진단하고 치료합니다.


장부의 상호 작용 원리



심장은 오행 중에 화火에 속하는데요. 이는 심주혈맥心主血脈이라 하여 심장이 온몸에 피를 퍼뜨려 주는 것과 연관이 있습니다. 오장五臟 중 심장이 화火에 속한다면 육부六腑 중에는 소장小腸이 화火에 속하여 심장과 짝을 이루어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소장 역시 위로부터 음식물을 받아 음식 속의 영양분을 흡수, 분별하여 전신全身으로 보내 주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심장은 호흡을 통해 얻어지는 천기天氣를, 소장은 음식을 통해 얻어지는 지기地氣를 전신으로 보내 주는 화火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심장은 오행의 상생相生 원리에 의해 목木의 장부인 간肝, 토土의 장부인 비脾와 상호 작용을 하는데요. 지난 시간에 알아보았듯이 목의 장부인 간의 기운이 과하면 가장 먼저 심장이 영향을 받고, 심장과 비도 연결되어 심장이 기운이 약하면 소화가 안되거나 식욕 저하가 발생할 수 있고 비위의 문제로 불면증이나 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오행의 상극相克 원리에 의해 심장은 금金의 장부인 폐肺와 수水의 장부인 신腎과도 상호 작용을 하는데요, 먼저 심장과 폐의 관계를 보면 심장과 폐는 화극금火克金이라는 상극의 작용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좀 전에 살펴보았던 심장은 폐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화극금의 원리에 의해 심장이 폐를 제어해야 하는데 어째서 심장이 폐에 제어를 받는 것처럼 둘러싸여 있을까요?

오행 기운이 처음 생겨날 때의 근본 원리가 담겨 있는 것이 하도河圖라면, 오행 기운이 실제 현실 세상에서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보여 주는 것이 낙서洛書인데요. 낙서에는 상극의 이치가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하도와 낙서의 순환도를 비교해 보면 화火와 금金의 위치가 바뀌어 있습니다. 이것을 우리가 금화교역金火交易이라고 하는데, 현실의 오행 순환 과정에서 화의 불기운이 통제되지 못하면 기운이 수렴되지 못해 변화가 제대로 일어나지 못합니다. 따라서 실제 오행의 변화 과정에서는 수극화水克火의 원리로 수水 기운이 화火 기운을 제어함과 동시에 금金 기운이 화火 기운을 둘러싸서 상화相火라는 단계를 거쳐 자연스럽게 변화를 완성시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몸도 금金의 장부인 폐肺와 대장大腸이 화火의 장부인 심장心臟과 소장小腸을 둘러싼 형태로 이루어져 심장의 기운이 과할 때 폐가 그것을 제어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수水의 장부인 신장腎臟 역시 심장을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데요, 실제 갱년기를 겪는 많은 분들이 상열감上熱感을 느끼고 얼굴이 붉어지는 이유도 신장의 기운이 약해지면서 심장 기운을 제어하지 못해 발생하는 증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심장은 신神을 주관하고
신은 칠정七情을 총괄한다



우리가 희喜⋅노怒⋅우憂⋅사思⋅비悲⋅공恐⋅경驚이라고 해서 웃으며 기뻐하고, 분노하고, 근심하고, 골똘히 생각하고, 슬퍼하고, 무서워하고, 놀라는 것을 한의학에서는 칠정七情이라고 하는데요.

간肝이 분노하는 감정과 관계가 깊다면 심心은 기뻐하는 감정과 연관이 많습니다. 너무 기뻐하거나 웃으면 심장의 기운을 상하게 할 수 있고, 심장의 기운이 넘치면 웃는 것이 멈추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젊은 여성분들 중에 항상 웃음이 끊이지 않는 분들이 이런 경우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신통칠정神統七情이라고 해서 신神이 칠정을 모두 총괄하고, 신神은 심장이 주관하기 때문에 칠정이 모두 심장과 연관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심장의 기운이 과도하거나 부족하면 기쁨과 슬픔, 분노, 두려움 등의 감정이 제어되지 않아 감정 기복이 심해지고, 또 심장의 기운이 약해지면 사물을 보고 판단하는 사고 능력이나 기억력 또한 떨어집니다.

지금까지 심장의 구조 및 기능과 함께 현대 의학과 한의학에서 말하는 심장의 역할을 알아보았습니다. 특히 심장과 타 장부와의 상호 작용을 말씀드렸는데요. 다음 시간에는 어떻게 하면 심장을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