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화건강정보 | 오장 심화 편 (2) - 간肝의 성질과 건강법

[이제는 삼랑선 문명 시대]
〈선 문화 건강정보〉는 STB 동방신선학교 커리큘럼 중 심신 건강 및 삼랑선三郞仙 문화에 관련된 내용을 게재하는 기사입니다. 인체의 구성과 운용 및 수행 문화 등에 관련된 정보들이 선仙 문화의 이해와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註]




오장 심화 편 (2)


간肝의 성질과 건강법


STB동방신선학교 154회 상생라이프




안녕하세요. 메디하이브리드 애청자 여러분! 한의사 한재환입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오장육부 중에 간肝에 대해 알아보는 두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간과 각 장부와의 상호 작용을 살펴보고 간의 건강 상태는 어떻게 확인하는지, 간 건강을 지키는 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목木의 장부, 간肝


간은 오장五臟 중 목木의 성질을 가지고 있는 장기입니다. 그럼 목의 성질은 무엇일까요? 목은 새싹이 땅을 뚫고 위로 올라오는 것처럼 직상直上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아침에 잠에서 깨어 일과를 시작하고, 겨우내 잠자던 생물들이 봄철에 깨어나 잎을 피우고 기지개를 켜는 것처럼 무언가를 발동시키는 역할을 하죠.


간肝⋅심心⋅비脾⋅폐肺⋅신腎 오장五臟에서 목木 기운은 肝이 담당을 하고 있고, 육부六腑에서는 膽이 간과 짝을 이루어 목 기운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간과 담은 위치도 비슷하고, 해부학적으로도 담은 간에서 생성된 담즙을 저장했다 소장으로 보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한의학에서도 간담을 표리表裏 장부라고 해서 서로 상호 작용하는 밀접한 장부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가 기백 있고 용기 있는 사람을 보고 담대하다, 담이 크다고 표현하고, 간이 부었다는 표현을 하기도 하죠. 반대로 깜짝 놀라거나 두려움을 느낄 때는 간담이 서늘하다는 표현을 합니다. 한의학에서도 이와 같이 사람의 심리 변화를 단순히 두뇌의 활동이 아닌 오장육부의 작용으로 보고 있습니다.

간의 기운이 왕성해지면 모든 사물에 대해 마음이 잘 일어난다고 합니다. 좋게 말하면 호기심이 강해지고, 나쁘게 말하면 욕심이 강해지는 것이죠. 반대로 간의 기운이 약해지면 의욕이 없어지고, 화도 잘 나지 않게 되겠죠.

또 담의 기운이 왕성하면 두려움을 덜 느끼고, 말의 어조도 강해지고요. 담의 기운이 약하면 남 앞에 나서기를 꺼려 하고, 겁이 많아지고, 말소리도 작아진다고 합니다. 이것은 간과 담이 모두 목의 성질을 가진 장부이기 때문입니다.


오행五行의 상생相生과 상극相克


오행에는 상호 간의 상생相生과 상극相克이 있습니다. 오행의 상생은 기운의 흐름이 순방향順方向으로 연결되어 서로 도와준다는 뜻인데요. 수생목水生木, 목생화木生火, 화생토火生土, 토생금土生金, 금생수金生水의 순서입니다.


따라서 목의 기운을 가진 간은 자연스럽게 수水의 기운을 가진 신장腎臟, 화火의 기운을 가진 심장心臟과 연결이 되어 있는데요. 신장의 수 기운이 부족해지면 간의 기운도 따라서 약해지게 되고요, 간에 병이 생기면 이내 심장도 그 영향을 받게 됩니다.


오행의 상극은 반대로 기운의 흐름이 역방향逆方向으로 연결되어 서로를 견제하고 제어하는 관계를 말합니다. 수극화水克火, 화극금火克金, 금극목金克木, 목극토木克土, 토극수土克水의 순서인데요. 상극은 얼핏 보기에 상대를 억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오행에서의 상극은 억압이 목적이 아니라 상생의 과정을 도와주기 위한 견제인 것입니다.

예를 들어 목은 응축되어 있던 수 기운이 분열하여 화 기운으로 변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기운입니다. 그런데 목 기운만으로는 수 기운을 강하게 위로 올려 보내 주기가 힘듭니다. 여기에 금극목이라는 상극의 원리에 의해 금의 견제가 들어오면서 직상하는 목의 기운을 한층 강하게 만들어 줍니다.


간도 기운을 심장으로 올려 보내 줄 때 금의 장부인 폐의 도움을 받는데요. 해부학적으로 간은 횡격막橫膈膜 바로 아래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우리가 호흡을 할 때 횡격막이 내려가면서 간을 압박하게 됩니다. 그러면 간에 고여 있던 피들이 압박을 받아 정맥을 통해 쉽게 배출되고 그 피들은 하대정맥下大靜脈을 통해 바로 심장으로 보내집니다.


간과 비의 상호작용


또한 목극토의 원리에 의해 간肝과 비脾도 상호 작용을 하는데요.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이유가 간장의 기운이 소통되지 않아 비장의 작용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간비불화肝脾不和라고 하는데 그러면 간은 비를 방해하기만 하느냐? 아니죠. 간에서 분비되는 담즙은 소화작용에 있어 필수적인 물질이고요, 소화기관에서 나오는 피는 간문맥肝門脈을 통해 간으로 바로 들어가기 때문에 간과 비는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상호 작용을 하고 있습니다.


간 건강을 해치는 요인들


현대 사회를 사는 우리들의 간, 과연 건강한가요? 간의 건강을 해치는 것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오장육부 중에 스트레스와 가장 연관이 깊은 장부를 꼽자면 바로 간肝입니다.

스트레스로 인해 간의 기운이 퍼지지 못하는 것을 간기肝氣가 울결鬱結되었다, 즉 간의 기운이 한곳에 몰리고 막혀 흩어지지 않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간기가 울결되면 간이 주관하는 근육 역시 유연한 상태가 아닌 경직된 상태로 변합니다. 그런데 가벼운 스트레스 자극이 일회성으로 생기는 것은 괜찮습니다. 스트레스 자극이 없어지면 결국 간은 정상화되고요, 스트레스 상황을 이겨 내면서 신체적 정신적으로 강해지고 성숙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스트레스의 순기능이죠.


문제는 반복적인 스트레스와 강한 스트레스입니다. 간이 가진 무형의 기운을 간기肝氣라 한다면 간을 구성하는 물질적인 에너지를 간혈肝血이라고 하는데, 반복적인 스트레스와 과도한 스트레스는 이 간혈을 손상시킵니다. 간혈이 손상되면 만성적인 피로, 두근거림, 두통, 식은땀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는데요. 이는 간혈이 부족하여 간기가 쉽게 동함으로써 심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스트레스와 함께 간에 해를 미치는 자극 중 하나가 바로 시각 자극인데요. 『황제내경黃帝內經』에는 눈은 간과 연결되어 간의 혈을 공급받아 볼 수 있고, 간의 기가 조화되어야 색을 잘 구분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깨어 있을 때 우리 눈은 항상 주변을 살피고 있는데요, 일반적인 풍경을 보고 있을 때는 시야에서 처리할 정보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간이 그다지 일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시야에서 처리할 정보들이 많은 경우 간이 피로해집니다. 특히 최근 스마트폰의 장시간 사용은 눈이 쉴 틈 없이 조그만 화면에 나온 여러 문자 및 영상 정보들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간의 피로를 가중시키게 됩니다.



또 현대 생활에서 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건강식품과 술이 있습니다. 요즘에는 대부분 사람들이 건강식품 한두 가지 이상은 늘상 복용하고 있는데요, 모든 것이 지나치면 좋지 않듯 과도한 건강식품 섭취도 간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본인의 체질과 몸 상태에 맞지 않는 건강식품을 섭취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에는 부작용이 단번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서서히 조금씩 나타나므로 그 증상이 건강식품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 예로부터 간 건강을 해치는 것이 바로 술입니다. 요즘에는 SNS(사회 관계망 서비스)의 발달로 세계 여러 나라의 술을 쉽게 접할 수 있는데, 과도한 음주는 그것을 분해해야 하는 간에 막중한 부담을 주게 되므로 조심해야 하겠죠.


나의 간 상태 판별과 관리법


자, 그러면 간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간의 상태는 사람마다의 체질이나 나이 및 생활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내 간의 상태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어떤 증상의 원인을 찾을 때 허실虛實이라는 표현을 쓰는데요. 즉 장부에 기운이 과잉過剩되어 생기는 증상인지, 아니면 기운이 부족不足해서 생기는 증상인지를 구별하여 다른 방법으로 치료하는 것입니다. 간도 기운이 몰려 과잉됐을 때 생기는 증상과 기운이 부족하여 발생하는 증상이 다르고 그에 맞는 치료 및 관리 방법도 달라지게 됩니다.


먼저 간의 기운이 소통되지 않아 기운이 과잉되고, 열이 발생했을 때의 증상을 알아보겠습니다. 간의 기운이 뭉쳐 있으면 먼저 간이 위치한 부위인 옆구리와 가슴 부분의 통증이나 당기는 느낌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간은 눈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눈이 충혈되고 통증이 발생할 수 있고요. 눈물이 시도 때도 없이 흐르는 증상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간은 근육을 주관하고 열은 위로 올라가려는 성질이 있어 목이 뻣뻣해지고 심한 두통이 발생합니다. 또 감정적으로 짜증이나 화가 잘 치밀어 오르고 불면증 등의 증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간의 기운이 부족해지면 어떤 증상이 생길까요? 근육에 힘이 떨어져 팔다리를 움직이는 데 힘이 들고, 무릎 밑이 차고 쥐가 잘 나게 됩니다. 눈도 아프기보다는 침침해지고 시력이 떨어지는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피부가 푸석해지고 손톱이나 발톱이 잘 부서지며, 두통보다는 어지럼증이 잘 발생하고요, 매사에 의욕이 없고 피로해지며, 자꾸 눕고 싶고 자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그리고 식욕이나 소화 능력도 떨어집니다.


그럼 간의 기운이 과잉됐을 때는 어떻게 관리해 주어야 할까요? 먼저 생활 속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줄이도록 노력해야 하고, 옆구리 및 다리 안쪽 부위를 스트레칭하는 운동법도 좋습니다. 한방차 중에 치자나 결명자는 심장과 간의 열을 내려 주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자주 마시면 좋습니다. 또한 수행을 할 때 복식호흡腹式呼吸으로 하단전에 집중하고 긴 호흡을 하게 되면 간 부위가 이완되면서 막혀 있는 기운이 자연스럽게 소통됩니다.

마지막으로 간의 기운이 부족할 때 관리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간의 기운이 부족할 때는 가장 먼저 휴식休息이 필요합니다. 충분한 잠을 자야 하고, 규칙적으로 영양가 있는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쌍화탕이나 사물탕 같은 한방 처방도 간 기운의 부족을 채워 줄 수 있는 약이고요. 근본적으로는 생활 속에서 정기精氣 관리에 힘쓰고 수행을 통해 신장의 수기, 즉 정精을 강화시키는 것이 간 기운의 부족을 채울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이상으로 오장육부 심화 과정, 첫 번째로 간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내 몸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간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