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산도의 진리강좌 | 2장 인간으로 오신 상제님

[증산도대학교]

증산도의 진리 2장


인간으로 오신 상제님




이번 호에서는 『증산도의 진리』 제2장, 인존人尊 상제上帝님의 지상 강세降世와 관련된 주제를 다룬다. 우주 질서의 주재자이자 참 하느님이신 증산甑山 상제님께서 인간의 몸을 가지고 동방의 이 땅에 강세하신 배경과 행적에 대해 살펴본다. 그리고 상제님을 모신 성도聖徒들의 이야기와 상제님의 강세가 곧 유⋅불⋅선⋅기독교의 이상을 성취하는 것임을 이야기하려 한다.


제1절 상제님 동방 강세의 배경



상제님께서는 왜 우리 동방 땅 조선에 강세하시게 되었을까? 이를 위해서는 먼저 인류 문화와 문명을 연 성자들과 지혜의 시작이 언제부터 비롯된 것인지 알아야 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인류가 가진 모든 철학과 종교 등의 중요 가치관들은 비슷한 시기에 형성되었다. 독일의 철학자 칼 야스퍼스Karl Jaspers(1883~1969)는 『역사의 기원과 목표(The Origin and Goal of History)』라는 저서에서 이를 ‘차축 시대車軸時代’(die Achsenzeit)라 표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증산 상제님께서는 다음과 같은 말씀을 내려 주셨다.

*공자, 석가, 예수는 내가 쓰기 위해 내려보냈느니라. (도전道典 2:40:6)


즉, 지금으로부터 3천여 년 전에 #인류 문명을 개창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온 우주의 참 하느님이신 상제님께서 우리가 아는 성자聖者들을 이 세상에 내려보냈다#는 것이다. 공자孔子, 석가釋迦, 예수耶蘇(Jesus)와 같은 성인들이 부여받은 제1의 사명은 바로 상제님을 증거하고 상제님 강세를 온 천하에 선포하는 일이었다.
상제님의 강세는 선천 각 문화권에서 그토록 염원했던 지상 낙원 시대, 즉 기독교의 지상 천국, 불교의 용화 낙원, 유교의 대동 세계, 도교의 태청 세계가 곧 도래했음을 알려 주는 일대 사건이다.

상제님 강세의 간략한 역사적 배경



17세기 유럽에서는 계몽주의啓蒙主義가 발생하고 갈릴레이Galilei나 뉴턴Newton 등에 의한 고전 역학의 확립과 함께 과학혁명科學革命이 일어났다. 이어 영국에서 산업혁명産業革命이 일어나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자 서구 열강은 시장 확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식민지 개척에 나서 제국주의帝國主義 시대가 활짝 열리게 되었다.
이때는 서양 제국주의 세력이 점차 식민지를 확보하기 위해 동양을 침탈하는 이른바 서세동점西勢東漸의 시기로, 당시 조선을 비롯한 동양은 누란累卵의 위기에 처해 있었다. 이에 상제님께서는 인류 문화의 종주국인 노대국老大國 조선으로 오셔서 역사의 기틀을 바로잡아 주신 것이다.

지상 천국 건설의 지대한 공덕을 쌓은 마테오 리치 대성사


그런데 우리는 17세기 이후 벌어진 세계사적 변화의 이면裏面, 즉 천상 신도神道 세계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이전 시기까지 늘 문화와 문명이 앞섰던 동양을 추월하여 서양이 흥기하게 된 배경을 이해할 수 있고, 서양 위주의 현대 문명이 지닌 모순점과 그 결론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상제님께서 지상에 강세할 수 있는 기틀을 열어 준 위대한 성인 한 분을 만나게 되는데, 그분은 바로 지상에 천국을 건설하려 한 마테오 리치Matteo Ricci(1552~1610), 중국명으로 이마두利瑪竇 대성사大聖師이다.

리치 신부는 서양 사람으로 동양에 건너와 동서 문명의 교류와 지상 천국 건설이라는 평생의 소망을 이루려고 온갖 노력을 다했지만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사후에 천상에 올라가서도 그 염원을 이루기 위해 지극한 정성과 노력을 쏟았다. 그 결과 동양의 문명신들을 이끌고 서양으로 건너가 근대 과학 문명을 꽃피우는 데 지대한 공덕을 쌓았다.

다시 말해 서양의 근대 과학 문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된 것은 인간의 노력뿐만 아니라 천상 세계의 문명성신文明聖神이 베풀어 준 커다란 공력이 함께 작용했다는 것이다. 천상과 지상 세계는 서로 분리될 수 없는, 마치 손바닥의 앞뒤와 같은 관계이다.
지상에 천국을 건설하려 한 이마두 대성사의 노력으로 동서양과 각 국가 간에 본격적인 교류가 이루어지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이마두 대성사님을 중심으로 지상에서 문명 개화에 참여했던 성인과 철인들의 성신, 즉 천상 문명성신들이 지상 천국 건설이라는 숭고한 뜻을 갖고 천지 내면세계인 신명계神明界의 장벽을 허물어 버림으로써, 장차 지구촌의 다양한 문화가 교류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된 것이다.

이마두 대성사님과 문명신들은 서양으로 돌아가 학자들에게 그 영적 역량에 맞추어 알음귀(영감, 꿈 등 세상 사람들이 모르는 인간 역사의 이면에 개입하는 신명계의 법칙)를 열어 줌으로써 서양 과학 문명의 비약적 발전을 이루게 해 주었다.

상제님 강세의 중요한 신도神道 배경


이렇게 급속히 발전한 근대 과학 문명은 인류에게 물질적 풍요와 번영을 안겨 주었다. 하지만 이성주의理性主義로만 치달아 인간으로 하여금 사물의 실상을 바르게 보지 못하고 점차 교만驕慢에 물들게 만들었다. 이에 자연과 인간, 신도의 조화와 균형이 무너지면서 세상은 점점 걷잡을 수 없는 혼란混亂 속에 빠지고 말았다.

이에 이마두 대성사는 온 우주의 통치자 하느님이신 상제님께 간곡히 기도하며 탄원歎願하였고, 사무친 그 기도에 응답하신 상제님께서 지상에 인류 구원의 첫발을 내딛는 역사적 사건이 실현되었다.
상제님께서는 먼저 기독교 세계의 중심지인 로마 바티칸 대성당의 천개탑天蓋塔에 성령으로 내려오셨다가, 진표眞表 대성사와 인연이 있는 동방 조선의 모악산 금산사 미륵금상에 30년간 임어해 계시면서 동학의 창도주 최수운崔水雲 대신사에게 천명天命과 신교神敎를 내려 당신님의 강세 소식을 알리게 하셨다. 이후 최수운 대신사에게 내린 천명을 거두신 상제님께서는 1871년 신미辛未년에 드디어 이 땅에 직접 강세降世를 하셨다.

서신사명西神司命으로 오신 상제님


상제님의 강세는 삼계 우주의 통치자인 하느님, 선천 성자를 내려보내신 성부님으로서 친히 천지 가을 운수를 열어 주시기 위해 오셨다는 특징이 있다.
상제님은 천지를 밭으로 삼아 인간 농사를 지으시는 삼계 우주의 절대자 하느님으로, 상제님께서는 당신의 정체를 ‘서신西神’이라 밝혀 주셨다. 서신은 선천 봄⋅여름철의 인류 문화를 추수하여 성숙시키고 온 우주를 통일하는 가을의 신(Autumn God)이다.

상제님께서는 “나는 서신사명西神司命이니라.”(도전道典 4:152:2)라고도 하셨는데, 이는 하추교역夏秋交易의 시간대에 삼계 우주 질서의 주재자이신 아버지 상제님께서 친히 인간으로 강세하시어 천지 만물의 생명을 추수하시고 인류를 구원하는 가을 천지의 뜻과 목적을 이루심을 뜻한다.

상제님께서 강세하신 한반도는?



상제님께서 강세하신 한반도韓半島에 대해 안운산 태상종도사님께서는 “이 한반도가 바로 지구의 혈穴 자리이기 때문에 우주 주재자인 상제님께서 이 세상에 오실 때, 오직 이 조선 땅에 강세하실 수밖에 없다.”는 가르침을 처음 열어 주셨다. 이는 지리학地理學의 결론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역학易學적으로 우리나라는 선천 변화 이치를 밝힌 문왕팔괘文王八卦에서 동북방東北方을 가리키는 #간방艮方#이다. 간은 천리로는 열매 맺는 변화의 이치를 말한다. 후천 가을 우주의 새 출발의 길을 여시기 위해 상제님은 반드시 이 동북 간방에 강세하셔야 한다. 즉 우리 한반도는 인류 문화를 결실하는 #수렴收斂#의 땅이요, 인류의 꿈과 소망을 #성취成就#하는 개벽의 터전임을 알 수 있다.

제2절 인간으로 오신 상제님




상제님 탄강지


상제님께서는 최수운 대성사가 세상을 떠난 지 8년 만인 1871년 음력 9월 19일, 양력 11월 1일 자시子時에 전라도 고부군 우덕면 객망리(지금 전라북도 정읍시 덕천면 신월리)에서 탄강하셨다. 고부는 곡부曲阜라 불리던 곳으로 당시에는 전주 다음으로 큰 고장이었으며, 1894년 갑오 동학혁명東學革命의 발상지이기도 했다.

상제님이 탄강하신 객망리는 일명 ‘손바래기’라 불리는 곳으로, 객망리는 하늘의 주主를 기다리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상제님의 존성은 인류 최고最古의 성인 진주 강씨晉州姜氏이고, 성휘聖諱는 ‘한 일一 자, 순박할 순淳 자’, 아명兒名은 ‘학鶴 자 봉鳳 자’요, 자는 ‘사士 자 옥玉 자’요, 도호는 시루 증甑에 뫼 산山으로 ‘증산’이다.
증산이란 도호는 설익은 선천 문화를 익혀서 성숙成熟시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유소년 시절



상제님은 어린 시절부터 영기靈氣가 넘치고 혜명하셔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신동神童, 영아靈兒로 불리며 공경과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호생好生의 덕이 많아 화초나 나무를 즐겨 심어 가꾸고 미물 곤충이라도 해치지 않았으며, 위기에 빠진 생명을 보면 힘써 구하셨다.

또한 뛰어난 영성靈性을 지니셨는데, 6세 되시던 해 풍물굿을 보시고 문득 혜각慧覺이 열렸다고 한다. 풍물風物은 ‘신을 부르는 악기’라는 뜻으로 춤과 놀이를 통해 가슴속에 맺힌 것을 풀고 신명을 내는 신교 문화의 제의祭儀에서 시작되었다. 상제님은 어린 시절부터 이미 무량無量하고 호연浩然한 기개를 지니고 있었고, 글공부를 하실 때는 언제나 장원을 하셨다.

14세 때 훗날 수석 성도가 되는 김형렬金亨烈을 정읍 불출암佛出庵에서 만나셨고, 이후 가세가 어려워져 사방을 주유하며 만고풍상萬古風霜을 다 겪으셨다. 이렇듯 당시 설움 받는 민중의 삶을 사신 것은 후천 가을개벽기에 가난으로 고통과 억압을 받는 사람들에게 축복을 주시고 이들을 구원하시기 위함이었다.

상제님의 이런 모습을 바라볼 때면, 우리는 인류의 새날을 여는 개척의 여정을 걸으며 온갖 고난과 시련을 감내하는 역사 속 인간 하느님의 삶을 순결한 마음으로 절감할 수 있다. 구도자가 걸어가야 할 험난한 삶의 길이 어떤 것인지를 생각하면 마음속 깊이 숙연한 감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청년 시절


20대 청년 시절, 상제님께서는 시루산에 올라 글을 읽으시고 사색과 명상에 잠기곤 하셨다. 당시 상제님의 풍모에 대해 『도전道典』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증산께서 장성하시매 얼굴은 금산 미륵불과 흡사하시고, 눈은 일월의 밝음과 같으시고, 음성은 맑은 천둥소리 같으시고, 몸가짐은 정대正大하시고, 도량度量은 관대하시고, 동정動靜이 정중鄭重하시고, 언론言論이 활달하시고, 지감知鑑이 신령하시고, 기상氣像이 웅장하시니라. (도전道典 1:35:10)


*증산 상제님께서는 어용御容이 금산金山 미륵불彌勒佛과 흡사하시어 용안龍顔이 백옥처럼 희고 두루 원만하시며 양미간에 불표佛表의 큰 점이 있고 천안天眼은 샛별과 같이 반짝이시니라. 또 목소리는 인경처럼 맑고 크시며 왼 손바닥에 ‘북방 임壬’ 자와 오른 손바닥에 ‘별 무戊’ 자 무늬가 있고, 등에는 붉은 점으로 뚜렷하게 북두칠성이 새겨져 있으며 발바닥에는 열세 개의 점이 선명하니라. 머리카락은 유난히 검고 윤이 나며 턱과 양 귀밑에 용수龍鬚가 고아하게 나 있는데 평소에는 말려 있어 잘 보이지 않으나 세수하실 때면 양 귀밑으로 흘러 펼쳐지니라. 용안과 의표는 상하좌우가 두루 원만圓滿하시어 전후가 반듯하게 균형을 이루시고 머리부터 허리까지 마치 기둥을 세운 듯 반듯하시고 목은 절대 굽는 법이 없으시니 그 기상이 의연하시며, 걸어가시는 모습은 더할 수 없이 우아하시니라. (도전道典 3:320:1~7)


동학혁명의 발발과 상제님



상제님은 20대 청년 시절 #동학혁명東學革命#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셨다. 동학혁명은 농민전쟁이면서 종교적인 요소가 자리하고 있다. 창도주 최수운 대신사가 밝힌 동학의 궁극적 이상은 ‘시천주 조화정’에서 알 수 있듯이 상제님의 강세와 상제님 무극대도의 출현으로 실현된다.

동학의 주제는 선천에서 후천으로 시명時命을 바꾸는 것으로, 인류사의 생장 과정을 마치고 성숙과 통일로 들어서는 후천 가을 대개벽을 맞이하여 천지에서 인간과 신명의 씨종자를 추리는 ‘서신사명西神司命’(4:152:2)의 길을 여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혁명에 참가한 사람 가운데 이런 동학의 사명과 그 실현 과정을 아는 자가 없었다. 한마디로 때가 너무 일렀던 것이다.

그래서 상제님은 친히 현장을 쫓아다니시며 역사의 대세를 깨우쳐 주셨다. 싸움터에 친히 가셔서 대세를 살피시고, 때로는 삼매에 드시어 천하대세의 결말을 가늠해 보셨다. 결국 대도의 차원에서 새 세상을 열지 못한 채 상극적 방법으로 일어난 동학혁명은 사회를 개혁하는 수준에 그치면서 실패하고 말았다.

동학혁명은 조선의 낡은 체제를 개혁하여 악습을 혁파하는 갑오개혁(1894~1896)과, 청일전쟁(1894~1895)을 불러일으켜 세계를 격동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동학혁명은 당시 한중일韓中日의 세력 판도를 뒤집는 계기가 되었고, 20세기 러일전쟁(1904~1905)과 제1차 세계대전(1914~1918), 제2차 세계대전(1939~1945)을 격발시키는 방아쇠 역할을 하였다.

이 상황에서 상제님은 세계 창생을 광구匡救하려는 큰 뜻을 품으시고 유⋅불⋅선, 음양참위陰陽讖緯 등의 모든 글을 읽으신 뒤에 세태와 인정을 몸소 둘러보시기 위해 천하 유력遊歷의 길을 떠나셨다. 그 과정에서 정역의 창시자 김일부金一夫를 만나셨으며, 만고萬苦를 체험하고 만상萬相을 둘러보시니 박학博學과 광람廣覽을 따라 혜식慧識이 더욱 명철해지셨다.

수년 동안 각지를 유력하시며 민심과 풍속을 살피고 명산대천의 지운地運과 기령氣靈을 관찰하신 뒤 30세 되시던 경자년에 고향으로 돌아오신 상제님은 이후 시루산 상봉에서 수도에 전념하셨다.

후천 선경의 새 세상을 여심



이와 같은 일련의 상제님 행적을 살펴보면, 우선 큰 뜻을 품고 이법적인 틀을 잡으신(글을 읽으심) 다음, 세상에 나아가 체험을 한 뒤에 깊은 수행을 통해 새 세상을 여는 일을 하셨음을 알 수 있다.
선천 성자들처럼 ‘역사를 창조한 선구자들’은 한결같이 자기를 계발하기 위해 산이나 광야로 물러나 연단鍊鍛하였다가 성령의 힘과 영광으로 가득 찬 초인으로 변모하여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속세로 되돌아왔다. 얼핏 생각하면 상제님께서 걸어가신 광구천하의 행적도 이러한 선천 성자들의 구도 과정과 흡사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상제님께서는 세상을 널리 살펴보시고 가을 우주의 새 세상을 열기 위한 대도통의 수도 과정을 거치신 후 ‘천지대신문天地大神門’을 여셨다. 몸소 인간 완성의 궁극의 길을 보여 주시고, 중통인의中通人義의 무상한 권능으로 천지대신문을 여신 것은 기존 성자들처럼 창생의 교화나 깨달음을 위한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이는 삼계 우주를 주재하시는 통치자 하느님으로서 천상의 조정에 맡기셨던 삼계대권三界大權을 직접 주재하시어 인간과 신명을 구원하시고 후천 가을 대개벽을 집행하여 병든 천지를 개벽하시기 위한 것이다. 만유 생명의 구원과 우주의 통일을 이루시는 ‘서신사명西神司命’의 우주 가을철 시대를 여셨다는 점에서 상제님의 천지공사天地公事는 선천 성자들의 진리 기국과 결정적 차이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제3절 상제님을 모신 성도들



성도들의 입문과 사명


우주와 천지 만물의 주재자요 통치자이며 조화주 하느님이신 상제님은 후천 가을철 새 세상 역사의 운로運路를 여시는 천지공사 집행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오셨기 때문에, 선천 성자들과 달리 특별히 제자나 수제자 등을 두지 않으셨다. 다만 상제님을 따르던 종도從徒들 중에 천지공사에 수종하며 큰 공덕을 쌓은 사람들을 ‘성도聖徒’라 추존推尊해 불렀다.

이에 따라 수석 성도 김형렬 성도를 위시해서 수많은 성도들로 하여금 천지공사에 수종을 들게 하시고, 뒷날 종통 전수를 통해 당신님의 도업을 계승한 인물이 나와 일을 이룰 수 있도록 공사의 기틀을 짜셨다.
주요 성도는 60여 명 정도 되며, 상제님께서 베푸신 은혜로 죽음과 죄에서 구원받거나 기적을 목격하고 감복하여 따른 문도門徒는 수천 명에 이른다. 상제님 9년 천지공사 동안 수종을 든 성도들은 3년 단위로 크게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선천 모든 삶의 목적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천지가 성공할 때 인간도 같이 완성이 되므로 천지성공의 가을 개벽기에 모든 존재의 목적은 바로 천지 일을 완수하는 것이다. 바로 우리 일꾼들, 도생들이 해야 할 일이다.
상제님 재세 당시 천지 일을 이루기 위한 여러 선배 신앙인들의 혈성어린 구도 여정과 신앙 모습은 후배 신앙인들의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 그렇기에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증산도 도전 3편을 중심으로 살펴보기를 권한다.

초기 입문 성도(~1903)



가장 먼저 도문에 들어온 이들은 어린이들이다. 바로 간태합덕艮兌合德 도수의 주인공인 간소남 백복남과 태소녀이자 선매숭자 도수의 주인공인 김호연 성도로, 도전이 간행되는 과정에서 그 비밀이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다. 두 분의 성도는 상제님 무극대도의 실체를 드러내어 진법 판이 열리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였다.

천지공사 수석 성도인 김형렬金亨烈 성도는 임술생 태극 대두목 도수를 상징하며 천지공사 식食주인이자 말씀의 핵심 증인으로 불멸의 공덕을 남겼다. 특히 상제님과의 오랜 인연으로, 온 인류를 대표하여 인간으로 오신 상제님을 맞이하고 자신의 집으로 모시는 시천주侍天主 신앙이 현실에 뿌리내리는 상징적인 대사건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 외에 의원 도수의 주인공인 김자현金自賢 성도, 천지공사 수석 비서이자 막내아들 도수를 맡은 김갑칠金甲七 성도, 세계 전쟁 공사의 재주財主 백남신白南信 성도, 만물대선록 공사의 주인공 이도삼李道三 성도 등이 이때 입문하여 상제님을 시중들었다.

중기 입문 성도(1904~1906)


조선의 국운이 급속하게 쇠락하여 러일전쟁과 을사늑약이 있던 당시에는 10만 명 포교 도수의 류찬명柳贊明 성도, 천자부해상 공사의 신원일辛元一 성도, 출장입상出將入相의 능력과 비범한 기억력을 지녔지만 때나 기다리며 입신양명을 꿈꾸었고 어천 후에는 상제님을 믿지 말라는 망발을 하다가 벼락을 맞아 죽은 김광찬金光贊 성도 등이 있었다.

후기 입문 성도(1907~1909)



상제님 성수 37세 되시던 정미丁未년(1907년)에 도의 역사에 기둥이 될 주요 성도들이 대부분 도문에 들어온다. 복록소 도수의 주인공 신경원辛京元 성도, 후천 대학교 총장 김경학金京學 성도가 들어왔고, 삼신 도수의 주인공 천금도통 최창조崔昌祚 성도는 김경학 성도의 인도로 입도하게 된다.

그리고 장군의 아들 만인지장萬人之長 차경석車京石 성도가 이 시기에 입문하였다. 그의 부친인 동학 접주 차치구는 갑오 동학혁명 당시 1,200명을 이끌고 선봉에 서서 활약했던 장수였다. 차경석은 제1변 도운 때 이종移種 도수에 따라 보천교 7백만 신도를 이끌며 도세를 크게 떨친 인물로, 이해에 이종 누님인 태모 고 수부님을 천거하여 수부 도수를 정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이후 차경석의 친구인 우주 개벽대장 박공우朴公又 성도가 들어오게 된다. 박공우 성도는 3변 도운을 매듭짓는 천상天上 군대의 총사령관으로 제1변 도운 이종 도수의 인사 대권자인 차경석을 도와 서로 음양 짝이 되고, 제3변 도운의 진리 군사를 총체적으로 길러 내는 우주 대학교 총장 김경학 성도와도 음양 짝이 된다. 상제님 천지 공사의 섭리에는 이처럼 두 인물이 짝을 이루면서 도운이 열려 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태을주 전수 도수의 주인 안내성安乃成 성도, 진주 천자 도수의 주인공 문공신文公信 성도가 이 시기에 입문하였다.

이후 기유년(1909년)에 영보국정정지법靈寶局定靜之法을 수련하던 이치복李致福 성도가 입문하게 된다. 영보국은 우주 삼신의 성령이 꽉 들어차 있는 보물단지 그릇으로, 소우주요 소천지인 신령스런 사람[人]을 일컫는 별칭이다. 이 영보국정정지법은 안운산 태상종도사님께 전해졌고, 상제님 생가에서 이 책이 발견되어 상제님께서도 그 가치를 인정하셨음을 짐작할 수 있다(도전道典 3:293:3 주석 참조).

이치복 성도는 뒷날 차경석 성도로 인해 상제님 성도들이 태모님 곁을 떠날 때 가장 늦게(1916년) 나왔는데, 이후 제화교를 만들어 충청도 지역에서 포교 활동을 하였다. 이때 안면도 지역에서 안운산 태상종도사님의 부친이신 안병욱安炳彧 태상사부님을 만나 도를 전함으로써 3변 도운 증산도 출현의 도맥이 싹트게 되었다. 상제님께서는 이를 내다보시고 이치복 성도를 가리켜 ‘큰 일꾼’이라고 말씀하셨다(도전道典 3:294 참조).

성도들에게 내려 주신 상제님의 은혜와 천명



(1)모든 죄를 사해 주심

상제님께서는 처음 입문하는 성도들에게 전생과 이생에서 범한 모든 죄와 허물을 뉘우치고 당신께 간절히 용서를 구하게 하였다. 이는 선천 상극 기운으로 죄악에 물들고 때 묻은 영혼을 참회와 회개로 맑혀 주시어 하느님의 도문으로 인도하시기 위함이었다.

(2)척신隻神을 물리치심

척신隻神이란 원한의 독기를 품은 신명이다. 척隻이란 원래 조선 시대 민사소송에서 피고를 이르던 말로 피해를 당하여 원한을 품은 사람을 말한다. 선천 상극 시절에 사는 우리는 누구나 척을 짓고 살게 된다. 이게 여러 대에 걸치면 그 원한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남에게 괴롭힘을 당하거나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척신은 원한이 풀릴 때까지 가해자나 그 자손을 쫓아다니며 온갖 사고와 재난을 일으켜 끝내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다. 이에 상제님께서는 성도들에게 죄를 사해 주시면서 동시에 모든 척신의 손아귀에서 풀어 주셨다.

(3)불치의 병을 치유하심

상제님은 말씀의 파동에 성령의 불길을 실어, 성도들의 육신을 파괴하는 병마를 물리치심으로써 병을 치유해 주셨다. 상제님께서 김경학 성도의 아들을 직접 찾아가 폐병을 고쳐 주신 사례가 있고, 김준찬 성도의 아들이 위급함을 말씀드렸을 때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시고 치유해 주신 사례도 있었다.

(4)수도로 연단시키심

상제님께서는 오직 일심으로 일관된 구도의 길을 걸어야 함을 천명하셨다. 그래서 모든 죄와 병마와 척신에서 성도들을 구원해 주신 상제님은 후천 불멸의 선仙의 길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인격을 도야시키기 위해 자주 수련을 하게 하셨다. 매우 고된 수련을 엄하게 시켰는데 이때 수도 방법은 주문을 읽는 수행으로, 수행할 주문을 내려 주시고, 주송 방법도 일러 주셨다.

(5)마음과 기운에 맞춰 운수를 정해 주심

상제님께서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기량과 각자가 지닌 정성[誠]과 공경[敬]과 믿음[信]의 정도에 맞추어 하늘나라에서 수행할 영광스런 직책을 부여해 운수를 정해 주셨다.
이와 관련하여 성도들의 이름 기운을 취하여 천상 세계 부서를 관장하는 책임을 정하신 공사가 도전道典 5편 274장에 등장한다. “무릇 법이란 서울로부터 내려와 만방에 펴 내리는 것이니 서울 경京 자 이름 가진 사람의 기운을 뽑아 써야 할지라.”라고 하시며 성도별로 사명을 맡기신 공사이다.
즉 인간과 천지 만물의 수명을 관장하는 천상의 성소인 수명소는 신경수申京守 성도, 인격 도야와 학문의 전당인 대학교 도수는 김경학金京學 성도, 지상 인류의 행복과 녹줄을 주재하는 성소인 복록소는 신경원辛京元 성도에게 맡기셨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제4절 유⋅불⋅선⋅기독교의 이상을 성취하시는 참 하느님


상제님께서는 선천 종교와 과학, 그리고 역 철학 등 선천 문화를 원시반본의 대도로 통일하여 성숙시키기 위해 당신께서 뿌리신 유불선, 삼도三道의 도맥을 총체적으로 체현體現하시어 친히 이 땅에 강세하셨다.

미륵부처님으로 오심



불교 진리의 핵심은 ‘불지형체佛之形體’이다. 고요히 앉아서 선정을 통해 마음을 가라앉히고 형신의 주체인 ‘나’ 자신의 생명의 근원 자리를 닦는 것이다. 즉 생명의 근원인 하느님의 마음자리(일심一心)를 자기 자신 속에서 찾으려는 것이다.

또한 불교는 으뜸 되는 부처(종불宗佛)인 미륵존불의 강세를 말하고 있다. 미륵불 신앙은 유구한 우리 역사에 내면화되어 있다. 신라 시대에 미륵을 좇는 무리로서 김유신이 이끈 용화향도龍華香徒가 있었고 백제 무왕은 미륵사를 창건했다. 통일신라 시대에는 진표 대성사가 금산사에 미륵불상을 조성하고 금강산 발연사鉢淵寺를 창건했으며, 그 제자들이 속리산 법주사의 기원이 된 길상사吉祥寺와 대구 동화사桐華寺 등을 세웠다. 그 밖에도 후삼국 시대의 태봉국 황제 궁예, 고려 시대의 묘청, 그리고 조선 시대의 민중들에 이어진 미륵 신앙이 있었다.

유불遊佛’로서 살아 있는 미륵불彌勒佛이심을 일러 주신 상제님께서는 미륵님의 운수를 받을 수 있도록 사람들에게 어둠을 깨고 새 생명의 길을 찾아 나설 것을 깨우쳐 주셨다.

옥황상제님(하느님)으로 오심



불도가 적멸寂滅한 공空 자리(하느님의 마음자리)로 복귀하고 해탈해 열반에 드는 것을 이상으로 하는 반면, 선도는 ‘선지조화仙之造化’, 즉 우주 생명의 진공眞空(태극)으로 화하기 이전의 생명의 원초 상태인 허무虛無한 무극 생명으로 돌아가 조화를 지으며, 선仙이 되어 천상 세계로 승천하는 것을 궁극의 목표로 삼는다.

선仙에는 도교의 맥으로 이어지는 동선東仙과 서양 기독교를 가리키는 서선西仙이 있다. 기독교 십자기의 도에는 십무극의 도를 주재하고 계신 아버지에게로 가는 선맥이 흐르고 있다.
여기서 상제님의 여러 호칭이 나오는데, 동방 배달 한민족은 삼신일체상제님, 삼신상제님, 또는 하느님이라고 불렀다. 또한 선도에서 유래한 옥황상제玉皇上帝라는 호칭은 하느님을 인격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유불선을 통합한 후천의 선도인 동학은 ‘시천주侍天主 신앙’을 말하였다.

한편 기독교에서 예수 성자는 아버지 하느님의 대행자로 지상에 왔을 뿐, 예수 자신은 결코 하느님이라고 한 적이 없다. 이런 예수의 한을 풀어 주시고 기독교가 외친 구원의 이상인 지상 천국을 실현하기 위해 상제님께서 이 땅에 강세하셨다. 예수 성자가 외친 아버지 하느님은 바로 상제님이다. 예수는 하느님에게 자신을 속죄의 제물로 바친 어린 양羊이다.

이에 예수가 말한 아버지 하느님이신 증산 상제님은 당신께서 친히 양으로 오셨음을 말씀하시며 1871년 신미辛未생으로 탄강하셨다. 여기서 신辛은 천간으로 가을철 결실의 추수 정신(신금辛金)을 나타내고, 미未는 지지로 양이라는 뜻과 함께 하느님(생명의 근원)이 주재하시는 가을의 무극생명(후천 통일 운수)을 의미한다.

선천 종교의 이상을 이루시는 증산 상제님



인류는 누구나 하느님의 자녀이다. 만약에 상제님께서 당신을 단지 미륵부처님으로 나타내 주셨다면, 불교 신도가 아닌 이들은 자신은 속았다며 깊은 허탈감에 빠질 것이다. 다른 종교의 절대자로 나타나셔도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서 선천의 어떤 종교나 신앙 형태를 가지고 있어도, 모든 종교인의 소망과 구원을 동시에 이루시기 위해 우주의 절대자께서는 여러 이름으로 당신님을 드러내신 것이다.

그렇다면 절대자 하느님에 대한 가장 적합한 호칭은 무엇일까? ‘하느님’이나 ‘하나님’, ‘미륵부처님’, ‘상제님’ 등의 호칭은 모두 동일한 한 분의 우주 절대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 중에서 가장 적합한 호칭은 당신님께서 스스로 밝혀 주신 바 있고, 인류의 시원 종교인 신교의 상제 문화와 상제님 당대 성도들이 부르던 전통에 따라 ‘상제上帝님’이라 부르는 것이 가장 이치에 합당하다고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