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코드로 문화읽기 | 콩, 인류를 살리다_2부

[칼럼]
한재욱 / 본부도장


작품 소개


다큐멘터리 3부작 〈콩, 인류를 살리다〉는 2011년 광주MBC에서 제작 방송된 작품이다. 제작진은 미국과 인도네시아, 벨기에, 독일 등 해외 8개국을 방문해 한반도와 만주를 통해 뻗어 나간 콩의 길을 추적하고, 콩에서 시작된 발효 음식이 건강에 얼마나 좋은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많은 연구와 실험들을 보여 준다.
지난번 기사에서는 콩의 원산지가 한국이라는 것과 장 담그는 자세한 과정, 장독대와 삼신 문화, 발효 문화의 중심에 콩이 있다는 내용 등을 소개했다.
이번 호에서는 한국 콩이 인류에게 어떤 기여를 하는지, 콩은 신교 문화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그리고 상제님께서 천지공사로 보신 구원의 땅 태전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다뤄 보려 한다.

검은콩


우리나라에서 대두보다 검은콩이 더 주목받는 이유는 껍질의 안토시아닌anthocyanin 때문이다. 안토시아닌은 항산화 작용이 뛰어난데, 다큐멘터리에서는 농촌진흥청이 검은콩의 껍질 속 성분을 분리해 내 약성 물질을 개발하는 실험을 소개한다.
검은콩 중에서도 쥐눈이콩 또는 약콩으로 불리는 서목태鼠目太를 한방에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약재로 이용해 왔다. 16세기 명나라 때 발간된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는 서목태가 속을 고르게 하고 기를 내리며 독을 풀어 준다고 기록돼 있다. 껍질을 까 봤을 때 속이 초록색을 띠는 게 약효가 더 크다고 한다.

검은콩은 한의학적으로는 음양오행 이론에 따라서 수기水氣, 몸에 있는 콩팥에 작용한다고 합니다. 콩팥은 선천적인 기氣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검은색은 콩뿐 아니라 검은깨도 우리 몸의 기를 보해 주는 작용으로 사용합니다.
- 다큐멘터리 3부 차윤엽 상지대 교수


크기가 쥐의 눈알[目]만 하다고 해서 쥐눈이콩이라 불리는 서목태鼠目太는 1만 종류가 넘는 콩 가운데 해독력과 약성이 가장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우연인지 모르지만 쥐눈이콩의 쥐는 12지지에서 수水에 배속되니 수기를 품고 있는 콩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상제님께서도 청년 시절 시루산에서 수행 공부를 하실 때 쥐눈이콩을 잡수셨다.

공부하시다가 밤이 되면 이따금 유덕안의 집에 내려오시어 쥐눈이콩 한 줌을 얻어 냉수와 함께 잡수시거늘 (도전道典 1:78:7)



미륵불의 한반도 강세를 준비하신 진표 율사는 『삼국유사三國遺事』의 기록에 의하면 변산 부사의방장不思議方丈에서 수행할 때 “쌀 스무 말을 쪄 말리어 다섯 홉으로 하루의 양식으로 삼되, 그중 한 홉은 덜어 쥐를 기르면서 정성껏 하면 1년 안에 계를 받는다는 스승의 말을 믿고 일심으로 수도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여기서 말린 쌀 스무 말은 수행자들이 먹었던 선식禪食의 첫 기록으로 볼 수 있다. 선식은 화랑들이 수행할 때 일곱 가지 곡식을 섞어 만들어 먹은 것에서 유래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이때 일곱 가지 곡식이란 현미⋅찹쌀⋅보리쌀⋅검정콩⋅검정깨⋅들깨⋅율무를 가리킨다. 여기에도 검정콩이 들어가 있다.
검은콩의 다른 한 종류는 서리태鼠耳太가 있는데 이것도 크기가 쥐의 귀[耳]만 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생육 기간이 길어서 10월경에 서리를 맞은 뒤에 수확할 수 있고, 서리를 맞아 가며 자란다고 하여 ‘서리태’라는 명칭이 붙었다. 껍질은 검은색이지만 속이 파랗기 때문에 ‘속청’이라고도 부른다. 서리태를 발효하여 만든 청국장은 건강 효과가 좋을 뿐 아니라 맛도 메주로 만든 청국장보다 뛰어나다고 한다.

된장, 고추장, 청국장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실험


어떤 재료와도 궁합을 잘 이루는 청국장은 건강식품으로 주목받는다. 청국장은 솥을 만들 줄 알고 철기 문화가 발달했던 우리 문화와 관련이 있다. 고구려 병사들이 콩을 삶아서 말안장에 넣고 다녔는데 말의 체온에 의해 자연 발효된 것이 지금의 청국장이라고 한다. 그래서 전국장이라 부르기도 했다.
완벽한 음식인 콩에도 단점이 있는데 소화 흡수율이 낮다는 것이다. 볶은 콩이나 삶은 콩은 소화 흡수율이 60% 정도라고 한다. 우리 선조들은 이 문제를 멋지게 해결했다. 콩을 발효시키면 소화 흡수율이 90%에 이른다고 한다.

한편, 고추장을 만드는 전용 메주에는 멥쌀도 들어간다. 푹 삶은 콩과 멥쌀을 1:1 비율로 찧어 도넛처럼 만들어 3일 동안 건조 후 매달아 발효시킨다. 메주는 고춧가루와 찹쌀을 만나 또 한 번의 발효를 거쳐야 고추장으로 완성된다. 메주에서는 미생물 수가 800여 가지가 발견됐다고 한다. 이 중 절반가량은 몸에 좋은 유산균이었다고 한다.
우리 몸이 실제로 발효 음식을 만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다큐멘터리에서는 전북대 의대 채수완 교수팀이 나서 발효 식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임상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총기간 3개월, 180명이 실험이 참가해 각각 60명씩 된장, 청국장, 고추장을 섭취했는데 결과가 놀라웠다.
된장군에서는 복부 비만이 8mm2 정도로 감소하는 등 된장 다이어트가 입중된 셈이었다. 고추장은 내장에 쌓여 비만의 원인이 되는 중성지방에 효과적이었다. 청국장에서는 근육량이 늘고 체중이 줄며 혈압이 낮아졌다. 특히 청국장의 풍부한 섬유질은 장 기능을 활성화해 변비를 개선시켜 줬다. 콩과 발효가 만들어 낸 신비인 발효 식품은 영양면에서뿐만 아니라 이렇게 유익한 균들과 공생하며 우리의 몸을 건강하게 지켜 준다는 것이다.

이런 미생물이 우리 몸과 상호 협력 작용을 한다는 것이 알려졌습니다. 「네이처Nature」나 「사이언스Science」지誌에도 발효 식품의 효능에 대해서 나왔는데, 우리 몸의 면역 작용, 비만이라든가 당뇨라든가에 개입을 한다는 겁니다. 발효 식품은 우리가 먹어서 우리 몸과 공생을 하기 때문에 훨씬 더 장수에 이롭습니다. - 다큐멘터리 3부 전북대 의대 채수완 교수


간장과 소금


다큐멘터리에서는 150년 된 씨앗장을 취재하는데 영상에서 부족한 내용을 보충 정리해 보면 이렇다. 전남 장성군 장성읍 남양 마을엔 전통 가옥 야은재野隱齋라는 독특한 사랑채가 있다. 구한말 해남 현감을 지낸 야은 이용중(1841~1919) 선생이 안채와 나란히 지어 만년을 보낸 곳이다.
후손들은 집안 제사를 지낼 때는 대대로 내려온 간장을 내오는데, 이 간장은 야은 선생이 어렸을 때 담근 것으로 5대에 걸쳐 내려와 150년쯤 숙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귀한 손님이 올 때만 맛을 보여 몸에 좋은 약藥간장으로 불린다.
동신대 김선민 교수는 “간장은 오래될수록 부드러워지면서 독특한 향이 나고 아미노산⋅유기산⋅핵산 같은 몸에 유익한 성분 함량이 높아진다.”며 “야은재 간장은 묵은 간장에 햇간장을 섞어 만든 덧간장이 아니라 150년 동안 올곧이 보존된 원형으로 그 가치가 더하다.”고 말했다.

장은 발효와 숙성을 거치며 콩에는 없던 영양소가 새로 생기죠. 간을 해독하는 메티오닌, 각종 유기산과 당이 생성돼 맛과 영양을 풍부하게 합니다. - 다큐멘터리


대한민국 전통 식품 명인 제35호인 기순도 씨는 지난 50년간 우리의 전통 ‘장醬’을 만들어 온 명인이다. 전남 담양 장흥 고씨 양진재 문중의 10대 종부인 기 명인은 오직 콩과 죽염, 물만으로 장을 담근다고 한다. 다큐멘터리에서는 명인이 죽염을 직접 만들 때 해독 작용이 있다고 알려진 황토를 거른 물인 지장수를 뿌려 쓴다고 했다. 죽염을 쓰는 이유는 장을 담글 때 소금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소금은 장 속에서 부패균들을 죽이고 건강에 좋은 미생물들의 발효를 촉진시킨다.

“가을에 해콩이 나죠. 음력 11월 동짓달에는 이 해콩으로 메주를 쑵니다. 12월에는 발효를 시키고, 정월(음력 1월)에 장을 담그죠. 모든 과정은 말날(12간지가 ‘오午’로 끝나는 날)을 받아서 합니다. 장 만드는 것에는 연습이 없어요. 한 번 담근 장이 1년간 식탁에 오르는 음식 맛을 좌우하지요.” - 기순도 명인 인터뷰 중에서


이 인터뷰를 보면 장 담그는 일을 1년 농사와 12지지에 맞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연의 운행에 맞춰 이 일을 진행하는 것이다.
다큐멘터리에서는 기 명인이 왜 죽염을 쓰는지도 소개된다. 경남 함양의 화산리에서 장 가르기를 하는 장면을 보여 주는데, 국내외 최초로 죽염 산업화를 김윤세 인산가 회장이 등장해 죽염 소금으로 담근 장을 소개한다. 그의 부친은 의학자이자 독립운동가인 인산 김일훈 선생으로 서해안 천일염을 대나무 통에 넣고 아홉 번 구워야 한다는 죽염 법제 방식을 처음 이야기했다. 이후 인산가 김윤세 회장이 그 제조법을 이어받아 죽염 산업화를 이루어 냈다.
죽염은 소금을 고온에서 가열해 몸에 해로운 성분들을 없앤 것이다. 대나무에 천일염을 넣어 황토로 입구를 막고 여덟 번을 구워 낸다. 그리고 마지막 아홉 번째에는 송진을 태워 온도를 1,500도까지 올리는데 이때는 모든 것이 녹아 액체 상태가 된다. 대나무 속의 유황 성분, 황토 속의 광물질, 송진의 성분까지 함께 해 효능이 극대화된다.

죽염을 처음 창안한 인산 김일훈 선생은 죽염을 가리켜 신약이라 했습니다. 특히 천일염으로 만든 죽염은 강한 환원력이 있어서 우리 몸의 산화를 막고 병원체에 대한 살균력을 높여 줍니다. 철근을 넣어 비교한 테스트에서도 높은 환원력을 보입니다. - 다큐멘터리


서양에서는 희망과 순수함의 상징으로 ‘빛과 소금’이라는 표현을 쓴다. 빛은 어둠을 물리치고, 소금은 부패를 막기 때문이라 한다. 이것은 생명체에게 있어 빛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소금이라는 의미이다. 생명체가 외부의 다양한 자극에 대응하여 체내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성질을 항상성恒常性(homeostasis)이라고 한다.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아 무너진 평형 상태를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을 항상성 유지라 하며, 모든 생명 현상은 항상성 유지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소금의 나트륨 성분이 없으면 신경세포들이 전기 신호를 전달하지 못하고 근육도 수축하지 못하며 체액이 항상성을 유지하지 못한다. 항상성은 균형⋅조화라고 할 수 있는데, 우주 변화의 원리에서는 토화土化작용을 의미한다.
종도사님께서는 “항상성을 기분 좋게 유지하는 게 메디테이션이다.”라고 하셨다. 그래서 태을주를 읽으면 내 몸에서 토화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에 마음과 의식이 명화明化되고 순화된다. 토화작용이란 우주 1년에서는 봄⋅여름⋅가을⋅겨울의 변화 이법을 조정하는 조화 기운이며, 우리 몸에서는 비위脾胃에 해당한다.

도전 속의 간장과 소금


『도전道典』에는 소금에 대한 매우 중요한 말씀이 있다.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아무리 빈궁하여 상에 올릴 것이 없을지라도 장은 빠뜨리지 말며 장도 준비하지 못하게 되면 소금물 장이라도 지어 올릴지니 이는 걸인의 상에 장이 없는 까닭이니라. (도전道典 8:42:3~4)


하루는 태모님께서 진지를 드시며 말씀하시기를 “염장鹽醬은 중앙中央 토土 자리라.” 하시고 “사람 배 속을 오장육부라 하지 않더냐? 간장은 간 맞추는 장이니 밥상에도 치성상에도 꼭 간장을 올려라.” 하시니라. 태모님께서 평소 반찬은 형편에 맞게 차려 올리는 대로 잡수시되 간장이 없으면 수저를 들지 않으시고 상을 도로 물리시며 “다시 봐 오라.” 하시니 성도들이 진짓상에 간장을 놓아 다시 올려 드리면 그제야 진지를 드시니라. (도전道典 11:406)


〈가난한 날의 행복〉이란 김소운 선생의 수필을 아마도 중학교 1학년 때 피천득 선생의 〈인연〉과 함께 배웠던 것 같다. 어린 마음에도 꽤나 마음에 들어 했던 수필이었다. 굶고 출근한 아내를 위해 남편은 어렵사리 쌀을 구해 점심을 준비한다. 따뜻한 밥 한 그릇에 반찬은 고작 간장 한 종지가 전부인 초라한 밥상이지만 남편은 이렇게 쪽지를 남긴다. '왕후의 밥, 걸인의 찬’

상제님께서는 소금물 장이라도 올리라고 하시며 걸인의 상에는 장이 없는 까닭이라고 하셨다. 이처럼 최소한 걸인의 상이 아닌 서민 정도의 상이라면 간장은 올라와야 할 메뉴일 것이다. 태모님께서는 염장(소금과 간장)이 중앙 토 자리라고 하셨다. 모든 음식의 간을 맞추는 재료로 대개 밥상 가운데에 놓기 때문에 중앙 토土 자리라고 말씀하신 것이겠지만, 오행의 원리와 천문으로도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진다.
오행에서 짠맛은 북방 수水에 해당한다. 간장의 색깔도 검은색으로 북방의 색이다. 이와 연결되는 내용으로 MBC 「심야스페셜」 〈궁중음식, 수라상에서 진연까지〉라는 프로그램(2004.1.19~20 방영)에서는 왕의 수라상과 천문의 원리에 대한 중요한 내용이 소개가 된다.

수라상은 원반 모양으로 소우주를 상징하고 그 가운데에 놓인 간장은 북극성을 상징하는데 북두칠성에 해당하는 수저는 간장, 즉 북극성을 향해 옆으로 놓여진다. - 〈궁중음식, 수라상에서 진연까지〉


간장을 북극성으로 삼고 수저를 북두칠성으로 삼으며 다른 음식들을 각각 그 성질에 따라 하늘의 별자리처럼 배치해 나가는 공간예술이 바로 한국 음식 문화의 특징이라는 것이니, 한국인의 음식상은 곧 밥상 위에 내려온 하늘이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수라를 드실 때 제일 먼저 장을 찍어서 이렇게 음식을 드시기 전에 먹는 것이 하나의 애피타이저의 개념으로서 살균도 되고 약간 짠맛이 들어감으로써 입맛을 돋게 하고 그다음에 그런 부분들이 간장서부터 시작을 하는 거죠.” - 한영용 연구가(궁중 연회 음식)


태모님께서 간장은 중앙 토라고 하셨는데, 북녘 하늘의 중심에 있는 북극성을 상징해 임금님 수라상의 중심에 간장이 있는 것은 이 같은 원리일 것이다.

콩과 태극


‘콩’은 우리 고대 경전인 ​​「삼일신고三一神誥」의 첫 장에 나오는 허공虛空의 공空을 강하게 발음하면​ ​콩으로 발음됩니다. - 카페두아(neomall.co.kr)


건강커피로 유명한 카페두아에 올라온 글이다. 여기서 말한 ‘공空을 강하게 발음하면 콩이 된다.’는 관점은 우주 원리적으로 큰 의미를 가지는 생각이다.
삼신상제님과 인간과 우주 만물의 관계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삼일신고三一神誥』는 ‘허공虛空’, ‘일신一神’, ‘천궁天宮’, ‘세계世界’, ‘인물人物’이라는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허공’ 장은 바로 대우주 시공간의 실체가 허虛와 공空이라는 내용이다.
‘공空=콩(太)’이라는 관점은 콩 자체가 태극의 상을 띄고 있다는 뜻이다. 콩을 물에 불리면 콩 안의 배젖에서 을乙 자 모양의 싹이 나오며 두 개의 떡잎을 만든다. 태극에서 음양이 생하는 원리다. 이 사이에서 대가 나오고 잎이 나오고 열매를 맺는데 콩이 보통 세 알씩 들어 있다.
우리 조상들은 콩을 심을 때 세 알씩 심었다고 한다. 한 알은 벌레나 새가 먹고, 한 알은 이웃과 나눠 먹고, 마지막 한 알은 자신이 먹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삼수三數에 맞춘 상생의 원리다.
또한 콩에는 오색五色이 있으니 이는 태극에서 오행이 생하는 원리를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 콩이 태극과 그곳에서 나오는 음양, 삼재, 오행의 모습을 잘 보여 주고 있으므로, 태太를 ‘콩 태’라고도 불렀는지도 모르겠다.
동양에서는 천지 만물을 낳은 본체이자 대자연이 변화해 가는 길을 도道라고 한다. 『주역周易』에서는 만물의 모체인 도를 태극太極이라고 하는데, 태太는 콩을 뜻하므로 만물의 본체가 씨앗이라는 것과 부합한다.
태극은 두 가지 상象(image)을 띠고 있다. 하나는 ‘공空’이고, 다른 하나는 ‘물[水]’이다. 태극생명의 본모습은 ‘공空’이다. 만물은 ‘진공眞空’의 경계에서 생겨난다. 물리학에서 밝혔듯이, 진공은 단순히 텅 빈 무無가 아니다. 물질을 생성하는 에너지로 꽉 차 있는 우주 창조의 모체이자 모든 생명의 원천이다.

콩에 담긴 철학



미국의 의학 교수 스테판 홀트Stephan Holt 박사는 ‘다음 천 년을 위한 건강식품은 바로 콩’이라고 했다.
한국인은 콩과 함께 살아왔다. 우리의 DNA 속에는 콩의 인자가 있고 콩으로 된 음식을 먹지 못하면 탈이 난다​. ​‘콩’은 한자로 ​콩 두豆 자로 표기되는데 콩과에 딸린 식물 또는 그 열매를 말하며, 나무로 만든 제기의 상형象形으로 풀이되어 제사와 관련되어 있다.

등登은 신에게 바칠 음식을 들고 제단 위로 올라가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豆 자는 제기 그릇을 그린 것이다. - 네이버 사전


콩을 뜻하는 두豆 자가 제를 지내는 제기의 모습이며 오를 등登도 제단을 향해 올라가는 모습이라는 것이다. 곡물인 콩을 천신께 바치기 위해 올라가는 천제天祭 문화를 보여 준다고 해석할 수 있으니 콩은 신교神敎 문화를 품고 있는 글자라 할 수 있다.
예禮라는 글자에도 ‘콩 두豆’ 자가 들어 있는데, 예악 문화는 삼신상제님께 천제를 올리는 데서 출발한 것이고 여기에 콩을 제물로 바치는 형상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한국의 상징이 되는 산과 강에는 콩 두豆 자가 들어가 있다. 백두산, 태백산, 두만강 등 콩 두豆 자가 길하고 좋은 이름으로 표기되어 있다. 단군 임금님 중에도 콩 두豆 자가 들어간 단군이 두 분 있다. 제27세 두밀豆密 단군과 39세 두홀豆忽 단군이다.
백성들이 풍족하게 살기 위한 풍년豊年이란 단어에도 풍豊에 콩 두豆 자가 들어 있다. ​사람의 몸을 뜻하는 몸 체體 자는 글자 속에도 콩 두豆 자가 들어가 있어 ​우리의 몸은 콩으로 가득 차서 골격을 이루고 있음을 말해 주고 있다​. 머리 두頭 자에도 콩이 있으니 콩을 먹으면 머리도 깨어난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콩으로 우리의 주식인 삼장三醬을 만든다는 것이다. 된장, 간장, 고추장 이 삼장三醬 모두가 콩으로 제조되므로 삼장三醬이 없으면 한식이 만들어질 수가 없다.

개벽기 피난은 ‘콩밭 두둑’에서


『도전道典』에는 콩과 관련된 많은 공사 말씀이 있다. 특히 인류 구원의 성지에 대한 말씀에 콩이 유독 많이 등장한다. 태전太田 지명이 바로 그렇다. 대전광역시, 본래 이곳은 한밭 또는 콩밭이라 했다. 한밭의 한은 ‘크다, 밝다, 동쪽, 하나, 처음’ 등의 여러 뜻이 있는데 콩밭과 더불어 그러한 의미를 함축하는 태전太田으로 불렸다.
그러나 1909년 1월 13일(양력) 순종純宗 황제의 남순南巡 시 수행한 이등박문伊藤博文이 태전역에 들렀을 때, 뛰어난 산수 풍광에 놀라 태전太田의 태太 자에서 점을 뺀 대전大田이라 부르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이렇게 이름을 고쳐 부르게 한 것은 민족정기를 말살하기 위함이었다. 금수강산 곳곳의 혈穴 자리에다 쇠 말뚝을 박거나 경복궁 앞에 ‘일日’ 자 모양의 조선총독부 건물을 세운 것과 동일한 맥락이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사실, 한밭과 콩밭이라고 불리던 명칭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지명은 태전太田밖에 없다. 『설문해자說文解字』를 보면 대大 자는 사람이 두 팔과 두 발을 쫙 펴고 서 있는 형상이며, 태太 자의 점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창조의 기능을 담당하는 생식기를 상징한다. 따라서 태太는 대大와는 그 의미가 근본적으로 다르다.
태太는 창조의 상징이다. 따라서 ‘시작한다’(태초太初, 태시太始, 태조太祖 등)는 뜻이 있으며, 성장이 정지된 대大와는 달리 무한히 커 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으며, 더 이상 클 수 없는 가장 크고 지존至尊하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1992년부터 〈태전지명찾기 서명운동〉이 시작되었고, 민족의 혼과 역사를 바로 찾는 운동으로 승화되어, 약 75만 명의 시민이 서명에 동참했다. 앞으로 원시반본의 정신에 따라 대전은 원래의 지명인 태전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태전은 조선 민중의 염원과 호흡을 같이해 온 비결서 『정감록鄭鑑錄』에서 ‘살아날 수 있는 이로움이 있다.’고 한 ‘이재전전利在田田’의 성지이다. “피란은 콩밭(太田) 두둑에서 하느니라.”(도전道典 7:43:3)라는 말씀은 앞으로 남북 상씨름 전쟁과 추살秋殺의 대병란이 연이어 닥칠 때 인류에게 새 생명의 길을 열어 주는 구원의 대도가 태전에서 나온다는 말씀이다.

결론


다큐멘터리 3부작 〈콩, 인류를 살리다〉를 통해 한국을 원조로 하는 콩이 전 세계에 걸쳐 인간 형질과 건강, 역사, 문화 및 음식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보았다.

콩은 한국인과 언제나 함께했습니다. 집 앞의 텃밭, 혹은 논두렁에는 언제나 콩을 심어 왔습니다. 고기를 적게 먹어도 콩이 있는 한 끄떡없었습니다. 두유나 두부로 충분히 단백질을 보충했기 때문입니다. 장독 안에서 콩은 발효를 거치며 우리의 기본 반찬을 이루어 왔습니다. 한시도 우리 곁을 떠난 적이 없는 콩! 우리 콩에는 한민족의 혼이 담겨 있습니다. - 다큐멘터리


콩은 기르기가 쉬운 작물이다. 거름을 주지 않아도 잘 자라고, 자기 무게만큼의 물만 있어도 싹을 틔우는 생명력이 콩에 있다고 한다. 수년간 심어도 연작 피해도 없고 키운 만큼 결실을 안겨 준다. 떡시루에 올려 콩떡도 해 먹고, 고소한 콩가루를 뿌려 먹기도 한다. 밥에도 콩을 넣어 쌀에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했다. ​여름엔 시원한 콩국수, 겨울엔 뜨끈뜨끈한 콩비지, ​사시사철 콩나물, 해장국, 된장국, 청국장, ​두부 매운 찌개 등 이보다 더 좋은 콩 음식이 어디 있겠는가.

식량과 음식으로서의 ‘콩’을 진리적 의미로서 ‘공空’으로 해석해 태극의 태太로까지 확장해 살펴보았다. 이처럼 많은 정보를 얻고 진리적인 사색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이 다큐멘터리는 유튜브에도 공개돼 있으니 시청해 보시고 많은 것을 얻어 가시길 추천드린다. ■


소금과 인체의 항상성



한국 음식의 맛은 된장과 소금이 결정하는 셈이다. 유네스코UNESCO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선정된 서해안 갯벌은 온갖 생명들이 살아가는 미네랄mineral의 보고이다. 우리나라의 천일염은 미네랄이 많아 콩을 발효시킬 때도 뛰어나다.

콩에 있는 건강 기능 성분은 이소플라본isoflavon인데, 콩 자체로는 이소플라본이 우리 몸에 잘 흡수가 안됩니다. 한국산 천일염으로 발효시켰을 때 훨씬 흡수가 잘되는 형태로 바뀌는 게 외국산보다 높습니다. 항산화 성분도 증가 속도가 훨씬 더 빠릅니다. - [다큐멘터리] 함경식 목포대 교수, 소금연구소장


정제염은 염화나트륨이 99.8%인데 그에 비해 천일염은 염도는 낮으면서 각종 미네랄이 들어 있어 영양이 풍부하다.
소금(염화나트륨, NaCl)은 물에 녹아 나트륨(Na) 이온과 염소(Cl) 이온이 되어 몸속에서 전류가 흐르는 전해질로 작용한다. 우리 몸의 신경 신호의 전달에 있어서 나트륨이 작용한다. 근육의 수축에도 나트륨이 관여한다. 나트륨이 없으면 신경 전달에 필요한 전기 신호의 차이가 생기지 않아 인체의 어떤 근육 기관도 작동할 수 없다.
또한 소금은 우리 몸속에서 삼투압이라 불리는 체액 농도를 유지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혈액의 적혈구는 소금 농도인 0.9%에서 제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여 온몸에 산소를 원활히 공급할 수 있는 것이다. 소금기가 없는 물속에 적혈구를 넣으면 곧 터져 버리고 소금 농도가 높은 물에 넣으면 쪼그라져서 제 기능을 할 수가 없다. 세포 내 농도를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물질 중 하나가 나트륨이다.
소금의 염소는 위액의 염산을 만들어 주는 재료로서도 중요하다. 나트륨은 위산을 중화시키는 알칼리성 유지의 역할을 한다. 나트륨은 매일 장으로 배출된 약 9리터의 물을 다시 몸으로 재흡수해 아주 소량만 배출되도록 하는 기전機轉에도 관여한다.
세포에서는 에너지 대사에 관여한다. ATP(adenosine tri-phosphate)는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에 함유된 에너지를 세포가 기능을 완수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로 모두 전환해 주는 세포 내 에너지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이 ATP를 소비하면서 세포 안의 나트륨 이온을 배출하고 칼륨 이온은 세포 안으로 끌어들이는 능동 운반 작용이 일어나 인체의 모든 대사代謝 작용이 일어난다. 이처럼 소금은 우리 몸에서 많은 작용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