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펄펄 끓는 지구, 기후변화가 생존 환경 위협

[지구촌개벽뉴스]

지구온난화로 펄펄 끓는 지구


기후변화가 생존 환경 위협

엘니뇨 발생과 지구온난화
동남아 괴물 폭염, 바다 수온도 역대 최고
IPCC 6차 보고서 기후 위기 경고


온라인서 화제가 된 7, 8월 일기 예보


최근 SNS에선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한반도 일기 예보가 화제가 됐다. MS사가 오는 7월과 8월에 2~3일을 제외하면 한 달 내내 비가 올 것이라는 ‘비공식 예보’를 내놓은 것이다. 비구름으로 가득한 MS 예측 날씨는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산됐고, 누리꾼들은 ‘7월에 휴가를 가려 했는데 어떡하냐.’, ‘한 달 내내 우울할 예정이다.’ 등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기상청은 이런 예측 날씨가 적중할 확률은 높지 않다는 입장이다. 현대 과학 기술로 강수를 예측할 수 있는 기간은 최대 2주 정도이며, 초기에는 미세했던 오차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커지기 때문에 장기 예측으로 넘어가면 정확도가 떨어진다.

바다 수온 역대 최고치 기록


MS사의 7, 8월 일기 예보는 정확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전 세계 바다 온도가 한 달 넘게 전례 없는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기후 위기는 현실화되어 가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The Guardian〉은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이 공개한 예비 데이터에 따르면 이달 들어 해수면의 평균 온도는 섭씨 21.1도로, 역대 가장 더웠던 2016년 3월의 최고 기록인 섭씨 21도를 뛰어넘었다.”고 보도했다. 바다 온도는 3월부터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해서 한 달 넘게 고온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는 1981년 위성⋅부표 관측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급격한 수온 상승은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기후변화가 진행 중이라는 신호일 수 있다.

체감 온도 50도, 펄펄 끓는 동남아>.
바다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역대 최고 기온을 잇달아 기록하고 있다. 5월 7일(현지 시각) 베트남 일간 〈띠엔퐁Tien Phong〉 신문에 따르면 이날 북부 응에안성 뜨엉즈엉현이 섭씨 44.2도를 찍었다. 베트남 사상 최고 기온이다. 전날 북부 타인호아성 호이쑤안은 최고 기온 44.1도를 기록했는데, 이를 하루 만에 깬 것이다. 현지 주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체감 온도는 거의 50도에 오른 것 같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태국 서부 막주에선 최고 기온이 44.6도까지 올랐고 미얀마 동부의 한 지역은 10년 만에 기온이 43.8도까지 치솟았다. 방글라데시에선 수도 다카의 도로 표면이 녹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영국 BBC 방송은 “동남아시아 지역에선 우기가 오기 직전 고온이 지속하는 편이지만, 올해는 폭염 강도가 이전 기록을 뛰어넘었다.”라고 전했다. 인도에선 지난달 중순 최고 기온이 45도에 육박하며 뭄바이 인근 한 시상식장에서 최소 13명이 열사병으로 사망했다.

<<‘엘니뇨’와 온난화 결합, 내년에는 지구 기온 역대 최고치 전망


전문가들은 동남아 폭염의 배후로 ‘엘니뇨El Niño’를 지목하고 있다. 유엔 산하 기구인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3년 동안 (엘니뇨의 반대 현상인) 라니냐La Niña 현상에 따른 냉각 효과가 일시적으로 장기 온난화 추세를 억제했지만 라니냐가 올해 3월 끝났고 앞으로는 엘니뇨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내다봤다.

그리고 세계기상기구는 올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엘니뇨에 영향을 받아 내년 지구 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전 최고치는 산업화 이전보다 기온이 1.28도가 높아진 2016년이었으며 이때도 2015년 발생한 엘니뇨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세계기상기구의 페테리 탈라스Petteri Taalas 사무총장은 “앞으로 몇 달 안에 온난화된 엘니뇨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인간이 유발하는 기후변화와 결합하여 지구 온도를 미지의 영역으로 밀어 넣을 것이다.”라며 “이것은 건강, 식량 안보, 물 관리 및 환경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IPCC 6차 보고서, 기후 위기에 따른 행동 촉구


한편 3월 13일부터 19일까지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열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58차 총회에서는 195개국 대표단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제6차 평가보고서’를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IPCC 평가보고서는 1990년부터 5~6년 간격으로 전 세계 기후변화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해 기후변화의 과학적 근거, 영향 및 적응, 완화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를 제공하며 ‘기후변화 교과서’라고도 불린다. 또한 향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등 국제 기후변화 협상의 주요 근거 자료이자 전 지구적 이행 점검 투입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기도 하다.

이 평가보고서를 195개국이 만장일치로 승인했다는 것은 보고서에 담긴 기후 위기가 의심할 바 없이 명확하며 그에 따른 행동이 시급함을 전 세계가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IPCC는 기후변화와 관련된 전 지구적 위험을 평가하고 국제적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공동으로 설립한 유엔 산하 국제 협의체이다. 기후변화 문제의 해결을 위한 노력이 인정되어 2007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였다. (자료 : 두산백과)


IPCC는 6차 보고서에서, 기후 위기 대응은 앞으로 10년에 달렸다고 경고한다. 인류가 지금처럼 온실가스를 계속 배출한다면, 20년 안에 지구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1.5℃ 상승하게 된다. 식량 위기, 새로운 질병과 변이의 출현, 극한의 폭염과 산불, 도시 침수, 잦은 태풍 발생, 사막화, 생물종 멸종 등으로 이어지는데, 협의체는 이를 막기 위한 마지막 기회가 앞으로 10년이라고 강조한다.

인류의 골든 타임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던 작년 여름 정장 차림의 한 남성과 침수 차량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었다. 사이버펑크Cyberpunk 분위기가 나는 어두운 배경과 체념한 듯한 남성이 묘한 느낌을 주면서 ‘서초동 현자’라는 별칭이 만들어지고 밈meme이 되었다. 올여름에는 또 어떤 기상 이변이 생기고 기록을 갈아 치우게 될까.

IPCC 6차 종합 보고서 공개 기자회견에 나선 안토니우 구테흐스António Guterres 유엔 사무총장은 “인류는 살얼음 위에 서 있고, 얼음은 빠르게 녹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지구온난화가 자연 생태계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도 직접적인 생존의 위협이 된다는 의미에서, 침수된 도시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서초동 현자와 망망대해에서 위기에 처한 북극곰이 겹쳐 보인다.

극단적인 기후가 점점 뉴노멀이 되어 가고 변화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변화의 끝에 과연 사이버펑크 같은 암울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 아니면 또 다른 반전을 모색할 수 있을지, 인류의 선택이 중요한 골든 타임이다. (이강희 객원기자 / 본부도장)

사이버펑크Cyberpunk
1980년대부터 각광을 받은 SF 문학의 한 장르로, 사이버 공간과 비행 청소년 또는 불량배 등을 뜻하는 펑크의 합성어다. “컴퓨터 기술에 의해 지배당하는 억압적인 사회의 무법적인 서브컬처를 기반으로 하는 SF의 한 장르.” (자료 : 옥스포드 영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