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반본 原始返本
[도전 술어 풀이]
본 기사는 개벽 문화의 진리 원전인 『도전道典』의 주요 술어들을 풀이함으로써 진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편집자 주註]
원시반본 原始返本
대표 성구
이때는 #원시반본原始返本#하는 시대라. 혈통줄이 바로잡히는 때니 환부역조換父易祖하는 자와 환골換骨하는 자는 다 죽으리라. (도전道典 2:26:1~2)
정의
원시반본原始返本에서 ‘반본’의 반返은 돌이킨다, 돌아간다는 글자요, 본本은 근본이다. 글자 그대로 근본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원시’는 시원을 살핀다, 처음의 자리를 돌아본다는 뜻이다. 반본이 만물이 변해 가는 근본정신이자 목적이라면, 원시는 그 반본이 향할 방향을 정하는 일이다.
내용
증산도 고유의 용어인 원시반본原始返本은 기존의 학문이나 종교에서는 볼 수 없는 개념이다. 도가 철학에서 ‘극즉반極則反’이나 서양 철학에서 ‘영원회귀永遠回歸’등의 사상은 있었지만, 이에 비해 시공간적 차원을 총체적으로 내포한 개념이 바로 원시반본이다. 이는 인류의 시원 문화와 새로운 미래 문명을 동시에 포함하고 있으며, 앞으로 전개될 역사의 방향 또한 지시하고 있다. 원시반본은 증산도 진리의 메타언어로 가을개벽 및 후천선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핵심 개념이다.
시원을 살펴서(원시原始) 근본으로 되돌아간다(반본返本)는 뜻을 가진 원시반본은 무엇보다도 우주 1년과 연계되어 이해할 수 있다. 우주 가을, 만물이 통째로 뒤바뀌는 개벽의 길목에서 원시반본은 존재하는 모든 것이 처음의 얼굴을 되찾아 제 뿌리로 돌아가는 일을 이른다. 선천은 상극相克의 이치가 다스리는 다툼과 맞섬의 계절이었다. 만물은 서로 부딪히며 갈라지고 자라났으나, 그렇게 뻗어가는 동안 처음의 모습을 조금씩 잃고 근본에서 멀어져 갔다. 이제 가을개벽을 맞아 우주는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고, 문명과 역사 또한 첫새벽의 정신을 되살펴 이상의 모습을 되찾는다. 상제님의 천지공사天地公事란, 바로 이 원시반본의 섭리를 좇아 인류를 건지는 한 편의 설계도였다.

주요 성구 1
상제님께서 원시반본原始返本의 도道로써 인류 역사의 뿌리를 바로잡고 병든 천지를 개벽開闢하여 인간과 신명을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 인간으로 강세하시니라. (도전道典 1:1:8)
가을이 오면 만물은 제 생명의 샘, 곧 뿌리로 돌아간다. 증산 상제님께서 이 땅에 오신 까닭도 그 섭리를 따라 가을개벽을 주재하시어, 병든 천지를 뜯어고치고 인간과 신명을 건지시기 위함이었다. 그러니 원시반본을 모르고서는 다가올 개벽 세상이 어떤 얼굴인지, 그 섭리와 역사 정신이 무엇인지 끝내 알 길이 없다.
원시반본에서 돌아가야 할 그 본本이란 천지 만물이 처음 머물던 자리, 뭇 생명의 본바탕이다. 철학의 말로 옮기면, 쉼 없이 변해 가는 만물 안에 깃들면서도 그것을 넘어서는 도의 실재, 도의 바탕이다. 그 바탕 자리로 돌아감, 그것이 ‘반본’이다. 그러므로 반본은 시간으로는 다가올 미래의 모습이요, 공간으로는 인간과 문명이 끝내 가닿아야 할 이상의 자리다.
‘원시原始’는 그 ‘반본返本’이 향할 방향을 정하는 일이다. 어떻게, 어디로 돌아갈 것인가. 그 물음 앞에서 원초의 상태를 ‘살펴’(原) 그 ‘시원’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뜻이 ‘원시’에 담겨 있다. 곧 원시란, 만물과 인간 삶의 가장 이상적이고 본질적인 자리를 되찾기 위해 그 궁극의 얼굴, 원형의 정신을 되짚어 보는 일이다. 그러니 원시 안에는 반본의 방향도, 그 방법도 함께 깃들어 있는 셈이다. 원시반본은 우주의 봄여름을 지나 가을에 이른 만물이 걸어야 할 길이다. 그러기에 상제님께서도 새로운 천지가 열리는 “이때는 원시반본하는 시대”라 하셨고, “이제 개벽 시대를 당하여 원시로 반본하는 고로”(도전道典 2:37:4)라 이르셨다.
모든 생명이 뿌리로 돌아가는 이치는, 한 그루 나무가 철 따라 변해 가는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어렵잖게 다가온다. 봄이 오면 나무는 뿌리에서 생명의 수액을 길어 올려 줄기와 잎으로 기운을 흩뿌린다. 땅속 깊은 밑뿌리로부터 생명의 기운이 쭉 뻗어 올라 하늘을 향해 솟구치고, 마침내 나무는 온통 푸른 생명의 빛으로 물든다. 생장이 절정에 이른 여름이면 산과 들은 나무의 생명력으로 가득 차 출렁인다. 그러나 가을이 와서 자라남의 시간이 다하면, ‘극즉반極則反’, 생명의 기본 이치인 원시반본의 현상이 찾아든다. 나무의 진액을 다시 뿌리로 거두어들이는 것이다. 노자는 ‘돌아가는 것이 도의 운동(反者道之動)’이라 했다. 나고 자라고 열매 맺고 쉼으로 드는 생장염장生長斂藏의 순환처럼, 늘 본래 자리로 돌아가는 도의 천성처럼 원시반본이란 대립에서 통일로, 성장에서 성숙으로 완성되어 가는 우주 만유의 근본 법칙이다.

주요 성구 2
옛적에는 신성神聖이 하늘의 뜻을 이어 바탕을 세움(繼天立極)에 성웅이 겸비하여 정치와 교화를 통제관장統制管掌하였으나 중고中古 이래로 성聖과 웅雄이 바탕을 달리하여 정치와 교화가 갈렸으므로 마침내 여러 가지로 분파되어진법眞法을 보지 못하였나니 이제 원시반본이 되어 군사위君師位가 한 갈래로 되리라. 앞 세상은 만수일본萬殊一本의 시대니라.” 하시니라. (도전道典 2:27:2~5)
증산도에서는 원시반본의 알맹이를 열한 가지로 갈무리한다. 시원을 살펴 근본으로 돌아가는 그 길에서, ‘본本’이 무엇을 뜻하는지를 다음과 같이 풀어낸다.
첫째, 천지 만물과 인간이 생명의 근본으로 복귀함을 뜻한다. 이때 본은 시원의 생명 질서인 가을의 도, 곧 무극대도를 의미한다. 무극대도는 상제님의 가르침으로서, 천지 만물의 길이며 진리의 본체이며 생명의 바탕이다. 따라서 우주의 가을에는 모든 것이 그 길을 가야 하고 그 뜻을 깨닫고 생명의 열매를 맺는 삶을 살아야 한다.
둘째, 내 생명의 뿌리에 닿을 때, 본本은 나의 선령신先靈神이자 뭇 생명의 근원인 상제上帝님이다. 생명은 나의 가장 소중한 바탕이요, 그 생명을 주신 조상과 상제님은 더없이 은혜로운 뿌리다. 그 근본에 보은報恩함이 곧 원시반본의 실천이다. 상제님께서는 “선령신이 짱짱해야 나를 따르게 되나니 선령신을 잘 모시고 잘 대접하라.”(도전道典 2:78:1)고 하셨다.
셋째, 인간개벽으로서의 원시반본이니, 본은 몸과 마음이 생명의 바탕자리로 돌아감이다. 수행으로 천지일심의 경지에 이르러 천지와 하나 된 본래 마음을 되찾는 것, 그것이 인간 삶의 원시반본이다.
넷째, 우주론으로 보면 선천 상극相克의 질서가 막을 내리고 후천 상생相生의 시대가 열림이다. 봄여름의 분열과 대립을 지나, 가을개벽을 맞아 상극은 상생으로 돌아서고 만물이 무르익어 하나로 통일되는 이상의 자리가 펼쳐진다.
다섯째, 천존과 지존의 선천 역사를 지나, 이제 인간이 가장 존귀해지는 시대, 인간이 만물의 근본이 되는 인존人尊의 시대가 열린다. “천존과 지존보다 인존이 크니 이제는 인존 시대니라. 이제 인존 시대를 당하여 사람이 천지 대세를 바로잡느니라.”(도전道典 2:22:1~2)는 말씀을 통해 상제님은 인존 시대의 도래를 선언하셨다. 하늘과 땅의 시간을 지나, 이제 인간이 후천선경을 이루는 일꾼으로 제 몫을 다해 역사와 문명과 생명이 그 근본을 되찾는다.
여섯째, 음양의 어우러진 자리를 되찾음이다. 상제님께선 “여자의 원寃을 풀어 정음정양正陰正陽으로 건곤乾坤을 짓게 하려니와”(도전道典 4:59:2)라고 하셨다. 음양이 어그러졌던 선천 양陽의 시대를 지나, 음양이 고르게 어우러지는 후천 음陰의 시대, 남녀가 같은 권리를 누리는 정음정양의 시대가 열린다.
일곱째, 신과 인간이 다시 만난다. 상극의 선천에서 갈라져 어우러지지 못했던 신과 인간이, 이제 후천을 맞아 처음의 자리에서 서로 통하고 하나 되는 통일의 자리로 돌아간다. “신인합일神人合一이라야 모든 조화의 기틀을 정한다.”(도전道典 11:98:9)는 성구는 이를 뜻하는 말이다.
여덟째, 진리가 하나로 모인다. 선천 종교와 과학과 역易 철학이 저마다의 영역을 서로 끌어안는 일원화의 시대다. 이성과 감성이 갈라서고 영성을 등지던 시절을 지나, 가을을 맞아 이성과 영성과 감성이 하나로 어우러져 과학과 종교와 철학이 신교 문화의 이름 아래 시원의 자리로 돌아간다. 상제님께서는 “모든 도통신과 문명신을 거느려 각 족속들 사이에 나타난 여러 갈래 문화의 정수를 뽑아 모아 통일케 하느니라.”(도전道典 4:8:6)는 말씀을 하셨다.
아홉째, 정치와 종교가 다시 하나가 된다. “중고中古 이래로 성聖과 웅雄이 바탕을 달리하여 정치와 교화가 갈렸으므로 마침내 여러 가지로 분파되어 진법眞法을 보지 못하였나니, 이제 원시반본이 되어 군사위君師位가 한 갈래로 되리라.”(도전道典 2:27:3~4) 이 말씀에 따라, 정교가 갈라져 다투던 선천을 지나고 후천을 맞으면서 성聖과 웅雄이 합치하고 정교합일政敎合一의 자리를 되찾아 마침내 군사위가 하나로 통일된다.
열째, 도덕률道德律의 원시반본이다. “앞 세상은 만수일본萬殊一本의 시대니라.”(도전道典 2:27:5) 즉, 수만 갈래로 갈렸던 도덕의 기준이 모두 하나로 모여, 온 민족과 국가의 도덕률이 신의 가르침에 합치하는 시대가 열린다. 모든 이의 영성이 열려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저마다의 행위가 서로에게 들어맞는 선善의 시대, 지심대도술知心大道術의 시대다.
열한째, 민족정신民族精神의 원시반본이다. 한민족의 눈으로 보면 이때의 본은 우리 겨레의 뿌리이며 민족사의 주신인 환인桓因⋅환웅桓雄⋅단군檀君이다. 상제님께서는 “조선국 상계신(환인) 중계신(환웅) 하계신(단군)이 몸 붙여 의탁할 곳이 없나니, 환부역조하지 말고 잘 받들 것을 글로써 너희들에게 경계하지 않을 수 없노라.”(도전道典 5:347:16)라고 이르셨다. 역사를 잊고 조상을 등지고 제 문화를 잃은 겨레에게 미래란 없다. 한민족 고유의 종교와 철학을 바탕으로 시원의 조상을 되찾아, 삼성조 시대의 뿌리 문화와 근본정신을 회복하는 것이다.
이렇듯 열한 가지로 원시반본의 정신을 짚어 보았으나, 원시반본은 이 열한 가지를 넘어서는 더 넓은 법도다. 대자연의 도요, 역사의 도요, 앞으로 열릴 새 문명의 도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과 뭇 생명의 도이자 존재의 법칙이다. 대우주의 순환에서 지금은 여름에서 가을로 건너가는 큰 전환의 길목이다. 그러니 모든 인간은 이 ‘때의 정신’을 따라 생명의 근원으로 돌아가, 열매 맺는 성숙의 삶을 살아야 한다. 이것이 후천 가을이 가리키는 원시반본의 도다.

Q & A
Q. 개벽과 원시반본의 관계는 무엇인가요?
A. 봄, 여름에는 뿌리의 수기가 위로 올라가서 나무의 만화방창한 줄기와 지엽들을 만들어 내며 생장을 주도합니다. 반대로 가을이 되면 나무의 진액을 다시 뿌리로 거두어들입니다. 마찬가지로 우주의 가을개벽기에도 생명의 리듬이 근본으로 돌아가서 인류 문명의 모든 분야도 근본 자리로 되돌아가 바로잡히게 됩니다. 이것을 원시반본이라 합니다. 원시반본은 가을개벽의 근본 법칙이자 근본정신입니다.
Q. 선천 종교에서도 원시반본과 비슷한 사상이 있나요?
A. 선천 종교에서도 ‘극즉반’이나 ‘영원회귀’처럼 시간의 굴레가 일부 순환하는 모습을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러나 원시반본은 ‘우주 1년’과 연계된 개념으로 우주의 시간대가 봄⋅여름⋅가을⋅겨울의 모습으로 순환하며 인간 농사를 짓는 것을 얘기하고, 우주의 가을철에는 모든 것이 근본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주장합니다. 원시반본은 우주 가을의 변화 정신이요, 시대정신이요, 인류의 삶의 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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