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산도의 진리강좌 | 1장 우리는 지금 어디에 와 있는가?

[증산도대학교]

들어가며 - ‘진리 책’의 정의


가을개벽의 도道 『증산도의 진리 - 현대의 결말과 새 출발』
참동학 증산도에서 진리를 공부하는 도생들이 ‘진리 책’이라는 약칭으로 부르는 서적의 앞면에 적힌 표제이다(이하 본문의 여러 부분에 ‘진리 책’이라는 표기를 사용하기로 한다).

『증산도의 진리』는 증산 상제님 대도 진리의 핵심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서적이다. 상제님 진리의 체계를 잡는 교과서로서 『도전道典』에 함축되어 있는 진리 틀을 쉽게 이해하기 위한 ‘교전敎典’이며, 도전과 교전은 음양 짝의 관계로 표현할 수 있다.

이번 호부터는 『증산도의 진리』 책 강좌가 시작된다. 진리의 중심 주제와 언어들이 주옥처럼 펼쳐지는 진법 전수의 교과서를 정리해 전달하는 벅찬 여정이 개시된 것이다. 본 기사는 교전의 주요 핵심과 기본 틀을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기술하는 데 목적이 있음을 밝혀 둔다.

이 책이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해 간행사에서는 다음처럼 밝히고 있다.

상제님께서 어천하신 지 71년이란 세월이 흘렀고, 그 사이 상제님을 신앙한 신도들의 수가 1천만을 헤아리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럼에도 교단에서는 아직 상제님 진리의 면모를 알 수 있게 체계적으로 서술한 책을 세상에 내놓지 못하였습니다. ······ 진리 정의를 바로잡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크게 통감하였습니다. 이런 절박한 이유에서 이번에 상제님의 말씀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책자를 내놓게 되었습니다. (진리 책 9쪽)


이 책의 구성과 읽는 방법


『증산도의 진리』는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 도생은 진리 책을 처음부터 열 번 이상 읽자! 진리 책을 열 번 이상 줄 긋고 따 담아 요약 정리를 하면 통 공부가 빨라진다. - 도기 148.05.06, 일요치성 종도사님 도훈, 상생관


진리 책은 기본적으로 수행을 하여 자신의 심신을 명화明化시킨 뒤에 집중적으로 통독하기를 권하고 싶다. 3회 독으로 연속해서 읽고, 앞과 뒤를 연결하며 정리하면 읽는 속도도 빨라지고 전체 맥이 잡힌다. 그리고 남에게 전달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읽는다면 그 정리되는 속도는 배가될 것으로 믿는다. 그래서 핵심 내용을 정리한 이 글은 읽는 독자들에게 유용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제1절 우주 신비를 밝히는 길


제1장의 첫 문장은 수많은 도생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면서 벼락같은 충격을 주었다. 선천의 묵은 세속의 삶을 깨치고, 새로운 후천의 삶으로 가는 그 길을 열어 주는 강렬하고 깊은 각성의 메시지라 할 수 있다.

세계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상을 돌아보면, 선천 말대 마지막 밤 열차를 탄 수많은 사람들이 돈과 권력, 명예와 쾌락을 좇는 가운데 우울과 불안, 공허와 무기력에 빠져서 자신도 모르는 죽음의 길로 질주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통과 타락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요? 인류를 분노하게 하고 한숨짓게 하는 모든 갈등과 비극은 무엇 때문에 일어나는 것일까요? (진리 책 20쪽)


진리 책 초판이 나온 지 40년이 지난 오늘 우리가 맞닥뜨린 상황은 어떠한가?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문제의 모습은 또 어떤가? 지금에 이르러서도 우리가 봉착한 여러 문제들은 더욱 풀기 어려운 난국에 빠져 있고, 급기야 어떤 문제들은 이미 치유할 수 없는 지경이라는 탄식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답을 주어야 할 기성 종교나 철학, 과학 등 기존 지식은 시원한 해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 책은 그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천지의 원주인이신 상제님께서 내려 주신 이 진리야말로 유일한 인류 구원과 성숙의 대도임을 천명闡明하고 있다.

‘침몰해 가는 세계를 건져서 인간을 구원하는 일은 과연 기성 종교에서 말하는 가르침처럼 맹목적 신앙이나 마음 수양, 심신의 수련만으로 가능할 것인가? 종교인들이 외치는 종말의 실상은 도대체 무엇이며 역사의 심판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종교마다 앞다투어 외치는 마지막 구원의 의미는 무엇이며 축복과 빛의 새 세상은 언제쯤 지상에 세워질 것인가?’

현재 지구는 치유할 수 없는 불치병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바로 이 총체적 위기를 극복하고 인류에게 희망의 새 세상인 후천 가을 우주를 열어 주시기 위해 천지의 원주인, 우주 통치자 하느님이신 증산 상제님께서 1871년 동방의 조선 땅에 강세하셨습니다. 증산도의 진리는 공자, 석가, 노자, 예수 등의 선천 성자들이 전혀 언급할 수 없었던 파천황破天荒의 가르침입니다.

우주의 주재자 하느님께서는 인간과 신명이 성숙한 존재로 거듭나 우주의 가을철 신新문명 세계를 구축하는 대도大道의 법방을 내려 주셨습니다. 상제님의 진리, 증산도는 오늘의 세계를 구원하고 우주 가을철 조화 선경 낙원의 새 시대를 열어 주신, 조화주 아버지 하느님의 우주 개벽 메시지인 것입니다. (진리 책 20~21쪽)


인류 문명의 3대 기둥 - 종교·과학·철학
위기의 상황에 직면했을 때, 이를 타개하려면 가장 먼저 자신의 현재 입장이 어떤 처지에 놓여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지금 우리 인류가 어디에 서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먼저 인간의 생명과 역사와 문명의 가장 큰 근원이요 바탕이 되는 ‘우주宇宙’의 신비 규명이 최우선의 과제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우리는 인류 역사에서 문명을 발전시켜 온 3대 기둥인 종교宗敎와 과학科學과 철학哲學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문명의 역사를 고찰해 보면 정신세계의 신비는 동양이, 물질세계의 신비는 서양이 맡아 발전시켜 왔다. 그래서 동양의 직관적인 지혜는 종교의 발전을, 합리성·논리·객관성을 강조한 서양은 과학의 발전을 낳았는데, 이를 동도서기東道西器라고 한다.

종교와 과학은 서로 보완하는 관계에 있습니다. 인간이 추구하는 진리 세계를 나무로 비유하면, 종교는 생명의 근본(道) 자리인 뿌리를, 과학은 현상 세계(物)에 해당하는 줄기를 해명해 줍니다. 사실, 종교가 부르짖는 이상 세계는 과학의 도움 없이 구현될 수 없으며, 과학이 해명하고자 하는 인간과 우주의 신비는 내적 통찰과 종교적 깨달음의 도움 없이는 풀 길이 없습니다. (진리 책 24쪽)


그러나 현재 종교는 오히려 인간 사회의 분열과 전쟁과 분쟁의 원인이 되고 있다. 과학은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믿지 않고 있다. 과학의 방법론적 증명만으로는 전체적인 진리로 다가갈 수 없는 한계를 우리는 절감하고 있다. 앞으로 더 나은 세상으로 보편적인 인류 구원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종교와 과학이 안고 있는 모순과 대립을 극복하는 통합된 가르침이 나와야 한다.

이를 인류의 열매 문화인 ‘제3의 초종교’라고 부를 수 있는데, 구체적으로는 동방에서 1만 년 전 신교 시대부터 음양의 체용體用 관계로 정립된 역易 철학哲學이 바로 그것이다.

우주 구원의 섭리를 밝히는 역易 철학
역易 철학은 순환하는 우주 변화의 법칙을 밝힌 것으로, 인류의 태곳적 황금 시절의 ‘뿌리 문화’ 신교 시대에 삼신상제님의 가르침을 직접 받고 깨달은 성현들에 의해서 정립되어 왔다.

천지의 모든 이치가 역易에 들어 있느니라. (도전道典 2:20:5)
우주의 순환 이치를 알아야 이 길을 찾을 수 있느니라. (도전道典 11:122:4)


역易이 성립된 과정을 살펴보면, 환국의 천부경을 근거로 한 환역桓易과 5,500여 년 전 하도河圖를 계시받아 팔괘를 그려 주신 배달국 태호복희 성황의 희역羲易, 단군조선의 단군왕검이 완성한 낙서洛書(우禹임금이 계시받은 거로 잘못 알려져 있다)와 주나라 문왕 때 완성된 문왕팔괘文王八卦와 주역周易, 그리고 상제님 강세 이치를 밝힌 정역팔괘正易八卦까지 1만 년에 걸쳐 이어져 왔다.

주역은 괘효卦爻를 중심으로 윤리 도덕의 기틀을 확립하였고, 정역은 하도와 낙서를 중심으로 선천에서 후천으로 우주가 전환하는 이치와 그 과정을 논증했습니다. 주역은 괘상卦象의 논리로, 정역은 오묘한 천지의 수상數象의 논리로 우주 시공간의 변화 법칙을 밝힌 지혜의 보고입니다. (진리 책 26쪽)


제2절 우주는 어떻게 변화하는가


진리 책 제1장 제2절의 내용은 우주 변화의 궁극적 신비를 다루기 때문에 어려운 부분이다. 그래서 이 책 4장(천지개벽과 역수의 변화)과 연결해서 살펴보고, 더 나아가 한동석 대성사의 『우주 변화의 원리』를 함께 읽어 보기를 권한다.

우주 생명의 삼박자 리듬: 무극·태극·황극
천지의 이치는 삼원三元이니 곧 무극無極과 태극太極과 황극皇極이라. 무극은 도의 본원本源이니 십토十土요, 태극은 도의 본체로 일수一水니라. 황극은 만물을 낳아 기르는 생장生長 운동의 본체니 오토五土를 체體로 삼고 칠화七火를 용用으로 삼느니라. (도전道典 6:1:1~3)


김일부 대성사는 우주 조화의 근원을 ‘무극無極’, 우주 만물 창조의 본체를 ‘태극太極’, 창조⋅변화를 주재하여 만물을 성숙으로 이끄는 우주 운동의 본체를 ‘황극皇極’이라고 하였습니다. (진리 책 28쪽)


무극無極이란, 우주생명이 음극과 양극으로 나누어지기 이전, 곧 주객으로 분화하기 이전 상태인, 인간과 우주생명의 본원으로 상대성을 초월한 절대 자리입니다. 무극생명은 음도 양도 아닌 절대 중中이며, 그 본성이 허虛하고 무無하여 우주 조화의 바탕이 됩니다. 증산 상제님의 진리 증산도는 가을철에 천지 만물을 통일 수렴하는 10무극 정신에 의해서 탄생한 '10무극 시대를 여는 가을 우주의 조화 선도'입니다. (진리 책 29쪽)


결론적으로 무극無極은 음양 분화 이전의 시원 자리로 본체 무극(시원무극, 혼원무극)인 ‘0零’무극과 이와 구분하여 현실 우주의 순환 질서 속에서 작용하는 현상무극인 ‘10’무극으로 나눠 볼 수 있다.

현실 속에서 우주 만유를 통일 수렴하는 가을철 천지 조화 기운이 바로 ‘10무극’으로 10토土가 주관하는데, 괘상卦象으로는 하늘을 상징하는 건괘乾卦, 지지地支로는 미未로 표현한다.

만물 창조의 모체인 태극수는 자체가 음양의 상대성을 지니는 한편 음양의 극성이 서로 의지하고 조화를 이루면서 하나의 통일체로 존재한다. (진리 책 31쪽)


태극太極은 우주 창조의 본체이다. 태극은 혼돈의 우주 바다인 무극의 생명 막이 음양이라는 양극으로 움직이며 상대성 운동을 하는 자리로, 실질적으로 우주가 만물을 창조하는 운동은 이 태극 생명에서 시작한다.

태극은 다시 두 가지로 갈리는데, 먼저 창조 본체인 공空의 본성은 5토土이고 현상은 6수水로 표현하며 지지는 진辰, 그리고 땅을 상징하는 곤괘坤卦와 수水로 상징된다. 그리고 창조의 생명 본체인 수水는 똑같이 본성은 5토土이지만 현상은 1수水로 지지는 술戌, 그리고 물을 상징하는 감괘坎卦로 표현된다.

태극은 음양의 상대성과 역동성을 주요 성질로 하는데, 현실 세계의 모든 실재는 ‘공간·시간’, ‘물질·정신’, ‘입자·파동’, ‘연속·비연속’ 등의 양면성을 지니며 변화해 나간다.

이 태극에 대해서 20세기 양자물리학의 아버지 닐스 보어Niels Bohr는 1947년 기사 작위를 받았을 때 예복 문장紋章에 일부러 태극을 달았으며, ‘Contraria sunt complementa’(대립되는 것은 상호보완적이다)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하였다.

마지막으로 황극皇極은 우주 창조와 변화 운동의 중매자, 우주의 생장 운동의 본체로 작용하며 조화 능력을 지닌 중성생명이다. 무극이나 태극은 동양 철학에서 많이 언급되었지만, 황극은 생소할 수 있다. 황극은 단군조선 시대에 국가를 통치한 9개 조항의 큰 법인 홍범구주洪範九疇의 중앙인 다섯 번째 내용에 처음 등장한다. 주자朱子는 이 황극을 천하의 중심이면서 세상을 주재하는 천자天子의 자리로 풀이하였다.

결론적으로 황극은 현실 변화 작용을 이끄는 중심 자리인 우주 생장 운동의 본체로 토土의 속성을 가지며, 현상은 7화火로, 지지地支로는 오午, 괘상으로는 불을 상징하는 리괘離卦로 표현한다. 황극은 통일된 태극 생명을 분열시키며 봄·여름 생장(탄생과 성장) 과정의 극점까지 끌고 가는 작용을 한다. 천간天干에서는 갑목甲木에서 무토戊土까지, 지지地支에서는 축토丑土에서 오화午火까지의 전 과정을 주도한다.

자연의 변화는 분열(태극)과 통일(무극)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창조 운동입니다. 그런데 봄여름 생장의 전 과정을 주재하여 분열과 통일 운동이 영원히 지속되도록 매개하는 중매자가 있습니다. 바로 생장 운동의 본체로 작용하는, 조화 능력을 지닌 중성생명 ‘황극皇極’입니다. 이 황극이 무극과 태극의 창조 운동을 완성합니다. (진리 책 33쪽)

무극·태극·황극은 각기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만물을 창조⋅변화하게 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우주생명이 세 가지 생명의 막(極)으로 그 존재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진리 책 35쪽)


상제님께서 우주를 통치하시는 제1의 근본 질서, 생장염장生長斂藏
우주 통치자 상제님의 개벽 진리는 우주의 변화 이법에서 출발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주관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다. 증산 상제님은 우주 변화 제1의 근본 법칙을 다음처럼 말씀해 주셨다.

내가 천지를 주재하여 다스리되 생장염장生長斂藏의 이치를 쓰나니 이것을 일러 무위이화無爲以化라 하느니라. (도전道典 4:58:4)


우주 자연계는 ‘생장염장 운동을 스스로 반복(無爲)’하면서 인간과 만물을 ‘생성·변화시킨다(以化)’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진리 책 36쪽)


생장염장 네 박자 리듬의 수는 129,600
지구는 봄철에 초목을 소생시키고(春生), 여름철까지 기르고(夏長) 가을에 거두어들이는(秋斂) 생生·장長·성成 삼박자 리듬을 완성하고, 겨울철로 접어들면 다음해 봄철을 준비하기 위해 긴 휴식 시간을 맞게 된다(冬藏).

우주 1년의 변화 질서도 이와 동일하다. 우주는 봄철이 되면 지구에 인간을 출현시키고, 여름철에는 각색의 문명을 꽃피우고, 가을철에는 봄여름 문화를 추수하여 통일 문명을 형성하는 목적성을 가지며, 겨울철에는 빙하기라는 긴 휴식기로 들어서게 된다.

지구 1년을 보면 봄에 씨를 뿌리고 싹을 내서 여름철에 성장시켜 가을철에 추수를 한다. 그것과 같이 우주 1년은 사람 농사를 짓는다. - 태상종도사님 도훈

1만 년 역사의 최종 결론이 우주 1년이다. 깨달음의 눈을 여는 진리의 결정판이 바로 우주관 공부다. 그리고 우주관 공부의 총결론이 바로 우주 1년 이야기다. 우주 1년이 대우주 진리의 원본이다. - 종도사님 도훈



이 우주 1년 변화의 시간은 중국 북송 때의 대학자 소강절邵康節(1011~1077)이 이미 밝혀 둔 바 있다. 바로 129,600년으로, 소강절이 정립한 ‘원회운세元會運世’의 시간 주기 법칙은 우주 1년의 ‘연월일시年月日時’에 해당한다.

자연계가 순환하는 가장 이상적인 1주기의 변화 도수는 360도입니다. 이 360도 운동이 다시 360회 반복한 것이 곧 129,600의 정역수입니다. (진리 책 39쪽)


지구는 129,600도 운동으로 1년 춘하추동의 변화를 종결짓는다. 우주 1년 시간대의 변화 상수 129,600년도 동일한 원리에 따라 생성되며, 우리 몸의 기맥과 혈맥의 숫자 역시 129,600회(기맥은 호흡으로 1분 평균 18회, 혈맥은 맥박인데 평균 72회로 이 기맥과 혈맥의 총합 90회 × 60분 × 24시간 = 129,600회)이다. 즉 하늘과 땅과 인간이 모두 129,600수라는 우주 변화의 상수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게 해 준다.

제3절 지금은 어느 때인가


이제까지 살펴본 바에 의하면, 영원히 순환하는 우주 변화의 근본 원리는 봄에 씨 뿌리고, 여름에 기르고, 가을에 추수하여, 겨울에 폐장하는 ‘탄생^성장^완성^휴식’의 리듬임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 인류는 우주 변화의 네 마디 과정 중 어느 시점에 와 있을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천지의 생명이 분열의 극기에 도달한 선천의 끝점으로 우주의 여름철 말기입니다. 지금 우리는 선천 분열에서 후천 통일로 넘어가는 우주사적 대전환기에 살고 있습니다. (진리 책 45쪽)


종도사님께서는 오늘의 이 시대를 관통하는 역사 정신, 변화 정신을 크게 변화 분열의 극수極數인 9수를 취해 다음처럼 정리해 주셨다. 이러한 시대정신은 근본으로 돌아가는 가을 천지의 변화 정신이요, 상제님이 친히 주창하신 후천 5만 년 진리 주제이기도 하다.

1) 천지개벽 시대
지금은 하늘과 땅의 운행 질서가 근본적으로 바뀔 뿐만 아니라, 자연과 인간과 신명이 총체적으로 개벽하여 새롭게 태어나는 때이므로, 이 세상의 모든 변화를 천지 대변혁 차원에서 인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진리 책 47쪽)


2) 아버지 하느님의 친정親政 시대
상제님의 다스림은 기존 성자들처럼 단순히 인간을 교화하여 마음 문을 열고 영혼을 구원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친정親政을 선언하신 이후, 상제님께서는 대우주 주재자의 무량한 신권으로 천·지·인 삼계를 뜯어고쳐 뭇 생명과 자연계를 함께 구원하는 대개벽 공사를 집행하셨습니다. (진리 책 47쪽)


3) 천지성공 시대
이제 천지부모가 인간을 우주의 성숙한 열매로 거두어 그 지고한 조화의 공력을 성취하는 때를 상제님은 ‘천지성공天地成功 시대’라 하셨습니다. 천지도 성공하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과 신명도 함께 성공하는 우주 가을철의 진정한 성공을 알아야 인간으로 태어난 궁극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진리 책 48쪽)


4) 보은報恩 시대
천지로부터 몸을 받아 천지부모의 끊임없는 정성과 공력 속에서 선천 세상을 살아온 인간은 이제 천지 부모의 뜻과 은혜를 깨달아 내 생명의 근원을 제대로 인식하고 깨칠 때, 마음이 깊어지면서 보은 의식이 저절로 열리게 됩니다.

진리를 깨쳐 가을철 열매 인간으로 거듭나는 것(道通)이 선천 5만 년 동안 길러 준 천지부모님의 크나큰 은혜에 보답하는 궁극의 삶의 길입니다. 상제님께서는 은혜를 저버리고 덕을 망각하는 자는 그 몸이 만 번 죽어도 마땅하다(背恩忘德萬死身)고 엄중히 경계하셨습니다. (진리 책 49쪽)


5) 해원·상생 시대
위의 보은과 함께 해원·상생은 증산도 진리의 근본이념으로 5장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루게 된다.

선천 역사는 원한이 원한을 부른 ‘원한의 확대사’이자 ‘원한의 축적사’입니다. 상제님은 ‘이제 하늘과 땅과 인간 세계가 원한의 살기로 말미암아 깊은 병독에 빠져 멸망의 기로에 서 있다.’고 진단하셨습니다. 이렇게 선천 상극 질서 속에 쌓인 인간과 신명의 모든 원과 한을 풀지 않고서는 후천의 상생 세상으로 넘어갈 수 없기 때문에, 상제님께서는 모든 천지신명들의 원과 한을 해소시키는 해원 시대의 운수를 정하셨습니다. (진리 책 49쪽)


선천의 원과 한을 모두 푸는 해원 시대를 거쳐 후천 가을 상생의 조화 세상이 열리게 된다. 이때 인생의 궁극 목적은 상생의 화신이 되어 인류를 생명의 길로 인도하는 데 있다.

세상 사람들에게 상제님 진리를 전해 가을 우주의 진리 인간으로 열매 맺게 하는 길, 선천 개벽 이후 천지의 최종 목적을 완결 짓는 인간의 가장 숭고한 도덕 행위, 인류 구원의 꿈을 성취하는 가장 성스러운 궁극의 가치가 바로 ‘살릴 생生 자 공부’입니다. (진리 책 50쪽)


6) 신명 시대 : 천지도수가 정리整理되는 때
이번 개벽기에는 신명도 일할 사람을 못 만나면 소멸되고 맙니다. 신명과 인간이 서로 힘을 합쳐 가을개벽 상황을 극복하고 후천 선경 세계를 건설하는데, 그 일을 현실적으로 이루어 나가는 주체는 사람입니다. 천상 선령신도 뜻을 이루어 주는 자손을 만나야 후천선경 세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진리 책 50쪽)


이는 자연스럽게 뒤에 살펴볼 인존 시대로 연결이 된다.

7) 후천 신문명新文明 시대
(1) 난법 시대에서 진법 시대로
모든 인간과 신명이 가을개벽을 앞두고 자신의 원과 한을 뜻대로 풀 수 있도록 상제님이 열어 놓으신 난법 해원 시대의 과도기를 거쳐, 인류 역사의 질서를 총체적으로 바로 세우는 가을 우주 개벽의 진법 문화가 천하에 열려 나가게 된다.

(2) 금수 시대에서 지심대도술 시대로
현대는 인간의 윤리 도덕이 땅에 떨어진 금수禽獸 시대로 인간은 진리의 근원을 잃고 타락하여 천시天時의 대세를 전혀 모른다. 후천 가을 세상에는 온 인류가 깊은 마음의 문을 열어 상제님의 일심법을 체득하여 천지부모와 만유 생명의 마음을 아는 지심대도술知心大道術이 펼쳐진다.

(3) 영웅 시대에서 성인 시대로
상극의 이치가 지배하여 온 선천 봄여름은 투쟁과 모순과 대립이 끊이지 않은 영웅 시대이다. 이제 상제님의 대도가 출현하여 상생과 조화의 가치가 인류의 삶을 이끌어 모든 사람이 서로 잘되게 하고 은혜와 축복을 나누는 상생의 성인聖人 시대로 대혁신을 하게 된다.

(4) 억음존양에서 정음정양의 남녀동권 시대로
선천은 억음존양抑陰尊陽의 세상으로 하늘과 남성 중심의 문화권 속에서 여성은 온갖 천대와 억압을 받으며 살아왔다. 상제님은 이 문제의 근원이 선천 우주 질서에서 비롯되었음을 밝혀 주셨다. 그래서 여성 문제는 오직 하늘과 땅의 질서를 정음정양正陰正陽으로 바로잡는 상제님의 새 우주 개벽공사로만 해결되며, 정음정양으로 돌아가는 후천에는 남녀동권 시대가 펼쳐지게 된다.

8) 인존人尊 시대
우주의 봄은 문명이 태동하는 천존 시대이고, 우주의 여름은 문명이 성장, 발전하는 지존 시대였다. 인존人尊 시대는 인류의 문명이 완성, 성숙되는 우주의 가을철이며, 천지와 하나 된 성숙한 인간, 우주의 열매 인간이 하늘과 땅의 궁극의 이상 세계를 건설하는 때이다.

9) 원시반본하는 시대
이 시대 역사 정신의 결론은 원시반본原始返本으로,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근원이 되는 시초를 살펴서(始原) 근본으로 돌아간다(返本)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금은 원시반본의 가을 추수 정신이 온전히 드러나는 성숙과 생존을 위한 생사판단의 개벽 시간대로, 한 사람도 예외 없이 시원을 바로 알고 근본으로 돌아가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제4절 성인들이 예고한 상제님 강세 소식


예수를 믿는 사람은 예수의 재림을 기다리고 불교도는 미륵의 출세를 기다리고 동학 신도는 최수운의 갱생을 기다리나니 ‘누구든지 한 사람만 오면 각기 저의 스승이라.’ 하여 따르리라. ‘예수가 재림한다.’ 하나 곧 나를 두고 한 말이니라. 공자, 석가, 예수는 내가 쓰기 위해 내려보냈느니라. (도전道典 2:40)


위 말씀을 통해서 우리는 종교, 과학, 철학 등 모든 선천 문화와 문명은 상제님께서 천상의 빛나는 성신들에게 친히 사명을 내려 이루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특히 ‘내가 쓰기 위하여’라는 말씀에서는 성자들로 하여금 지상에 문명의 탑을 높이 쌓도록 섭리하신 궁극 목적이 있음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그 목적은 우주의 가을철에 이르러 상제님께서 친히 문명의 진액을 거두어 지상 천국을 여시기 위함이다. 이 4절 부분은 『이것이 개벽이다』 상권에도 자세한 설명이 담겨 있기에 이를 참조하길 바란다. 향후 진리 책 제5장 증산도의 근본이념, 원시반본 부분에서 종합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주요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면, 선천 성자인 예수와 석가모니가 부르짖은 복음의 결론, 미륵부처님의 출세를 준비한 도승 진표, 그리고 비슷한 시대를 살며 미륵불의 조화세계를 염원한 일본 구카이空海 스님의 핵심 메시지가 정리되어 있다. 그리고 상제님의 강세 전후로 해서 역학적으로 그 원리를 밝힌 『정역』을 쓴 김일부 대성사와 천명을 받아 시천주를 선언한 동학 교조 수운 최제우의 삶과 가르침이 드라마틱하게 담겨 있다. 마지막으로 지맥地脈에 의한 상제님 강세를 알린 주장춘의 『진인도통연계』와 조선 시대 민중의 혁명적 사상의 용광로와 같았던 『정감록』이 전한 최후의 심판과 구원의 비밀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