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삼랑선 | 한국은 선 문명의 종주국

[증산도대학교]

태일太一은 신선神仙의 대명사


예로부터 동양 문화에서는 태일太一 사상이 있었다. 태일은 문자 그대로 ‘크게 하나된 존재’를 말한다. 태일은 정치적으로 보면 천자天子를 가리키는 대명사이고 수행론에서는 하늘⋅땅과 함께 완성된 존재로서의 인간을 말한다.

원래 태일은 인류 최초의 경전 천부경天符經에서 유래했다. 천부경에서는 천지인을 상수학적으로 표현하여 천일天一⋅지일地一⋅인일人一이라고 하였다. 인일이 후에 태일太一로 바뀌게 된다. 인간은 바로 천지의 자녀이자 천지의 꿈을 이루는 존재이기 때문에 태일이라고 한 것이다. 그래서 태일은 예로부터 천지광명을 체험한 인간, 바로 신선神仙의 대명사로 사용되어 왔다.

계부삼신 왈천일 왈지일 왈태일
稽夫三神호니 曰天一과 曰地一과 曰太一이시니
천일 주조화 지일 주교화 태일 주치화
天一은 主造化하시고 地一은 主敎化하시고 太一은 主治化하시니라.

곰곰이 생각해 보건대,
삼신은 천일과 지일과 태일이시다.
천일은 (만물을 낳는) 조화를 주관하시고,
지일은 (만물을 기르는) 교화를 주관하시고,
태일은 (세계를 다스리는) 치화를 주관하신다.
(『환단고기桓檀古記』 「태백일사太白逸史」 삼신오제본기三神五帝本紀)


태일신太一神은 인간이 태일의 위치에 갈 수 있도록 성령의 문을 열어 주시는 분이다. 태일신은 태을천太乙天(북극성)의 궁극의 지존자이시다. 상제님은 이분을 ‘하늘 으뜸가는 임금, 태을천상원군太乙天上元君’이라고 정의하셨다.
태일과 태을은 같은 의미이다. 주로 태을은 영적, 신도적 경계를 표현할 때 쓰는 말이다.

동황태일은 『초사』 「구가」<동황태일>에 나온다. 동황태일이라 이름한 것은, 태일이 동쪽을 관장하는 신이고 그 사당이 동쪽에 있기 때문이다. 단군조선 시대에는 전 영토를 삼신의 우주관인 천지인 삼계의 ‘천일⋅지일⋅태일’ 정신에 따라 삼한으로 나누어 다스렸다. 동황태일은 곧 삼한 중에 진한의 대왕[천왕天王, 대단군]이 되어 천하를 다스리신 단군왕검을 말한다.

동북아에서는 오랜 옛날부터 태일신을 숭배하여 왔다. 한 무제는 태일신을 국가적 제천 행사의 주신으로 받들어, 수도 장안의 동남방에 태일단太一壇을 쌓고 봄가을로 제사를 올렸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사高麗史』에서 태일의 용례를 스물여덟 곳 찾을 수 있다. 그중 태일초례太一醮禮를 거행한 기록은 20회에 이른다. 최소한 고려 시대까지 태일신 신앙은 국가적 의례로 전승되어 온 것이다.

조선 시대에도 궁궐의 소격전昭格殿과 지방의 태일전太一殿에서 태일신을 모셨다. 그러나 임진왜란 후에 소격전이 폐지되면서 이 땅의 태일 신앙은 명맥이 거의 끊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태일 신앙은 한국에서 일본으로 건너가 여러 신사神社에 원형이 그대로 남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이세 신궁伊勢神宮의 태일太一 마쯔리이다.

유불선의 뿌리이자 인류의 원형 문화인 신교에서는 이상적인 인간상을 태을선太乙仙이라 불렀다. 우리나라 교육법 제1조는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弘益人間이다. 이때 홍익이란 ‘세상 사람들을 삼신의 신성이 발휘된 광명한 인간이 되게 하는 것’을 말한다. 결국 홍익인간 역시 태을선의 인간이다.

이제 천지광명이 온전히 부활하는 우주의 가을개벽 세상이 열리게 된다. 그 세상에서는 모든 사람이 선仙의 인간으로 거듭나 무병장수의 광명한 삶을 살아간다. 지금 우리는 천지의 뜻을 받드는 태일 신선의 삶을 사느냐 아니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느냐 하는 갈림길에 놓여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