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B다큐멘터리 - 염제신농, 인류의 삶을 바꾸다

[STB하이라이트]
※ STB 상생방송의 프로그램 중 다시 주목할 만한 방송 내용을 시청자 여러분과 함께 살펴봅니다.


시장을 처음 연 염제신농炎帝神農




선농단先農壇 제례와 두레 풍습을 통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온 신농神農의 기억. 농업이 삶의 중심이던 시대에 신농은 땅의 질서이자 공동체를 하나로 묶어 주는 거대한 구심점이었다. 농경의 시작으로 수확한 곡식은 백성의 배고픔을 해결하고 풍요로움을 가져다주었을 뿐만 아니라, 인류 역사에 새로운 사회적 질서를 낳았다. 남는 것을 내놓고,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얻는 ‘교환交換’의 문화가 시작된 것이다.


중국 호북성湖北省(후베이성) 수주시随州市(쑤이저우시)의 한 전통 시장. 어딘가 낯설면서도 익숙한 정겨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좌판이 길게 이어지고 사람들이 오가며 활기차게 장을 보는 모습은 한국의 전통 재래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온라인 거래가 일상이 된 오늘날에도 이 시장을 찾는 발걸음은 끊이지 않는다. 소란스럽지는 않지만, 이곳에는 '시장'이라는 공간이 가진 특유의 인간적인 온기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리고 이 시장의 한편에는 신농을 모시는 사당이 호젓하게 세워져 있다. 전승에 따르면 신농은 바로 이곳 여산厲山에서 인류 최초로 시장을 열었다고 전해진다. 그 역사적 흔적은 『주역周易』에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포희씨몰包犧氏沒 신농씨작神農氏作⋯
일중위시日中爲市 치천하지민致天下之民
취천하지화取天下之貨 교역이퇴交易而退
“포희씨의 시대가 끝난 뒤 신농씨가 등장하여,
한낮에 시장을 열어 온 천하의 사람들이 모이게 하였고,
각지의 물품을 가져와 서로 사고팔게 한 뒤 돌아가게 하였다.”


신농은 농사로 얻은 수확물을 서로 교환하는 방식의 시장을 열어, 인류의 삶의 방식을 다시 한번 획기적으로 전환했다.
농업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잉여 농산물이 생겨났고, 농사짓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물물 교환을 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농경 사회를 이어 가다 교역 사회인 시장이라는 제도가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역사 발전의 과정이었다.

신농이 연 최초의 시장은 ‘정오正午’(낮 열두 시)를 기점으로 활성화되었다는데 당시 사람들이 아침 식사를 마치고 길을 나서면 대개 정오 전후로 목적지에 도착하게 되므로, 자연스럽게 정오를 전후해 시장이 형성되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다른 설에 의하면 신농씨는 오행 사상에서 화덕火德으로 임금이 된 인물이다. 하루 중 한낮은 오행 중 불[火]에 해당하며 태양의 활동이 가장 왕성한 시간대에 시장을 열었다는 뜻으로 볼 수 있고, 이는 신농씨 당대에 태양의 움직임을 굉장히 중시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처럼 신농은 단순히 땅을 일구는 법을 가르친 신을 넘어, 풍요를 나누고 소통함으로써 인류 경제 활동의 기틀을 마련한 선구자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