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우리말 [사달이 나다]

[STB하이라이트]
※ 말 속에 담긴 시간과 이야기를 찾아 떠나는 우리말 시간 여행


오늘의 우리말 [사달이 나다]




이런 말, 들어 보신 적 있으시죠? ‘야, 이거 사단 났다!’ 일이 아주 크게 터졌을 때 사람들이 흔히 쓰는 표현입니다. 그런데, 이 말 정말 ‘사단’이 맞을까요?
오늘의 단어는 바로 〈사달이 나다〉입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사달’을 이렇게 풀이합니다.
‘사달’은 일의 문제, 시비, 다툼처럼 부정적이고 뜻하지 않은 사건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우리가 자주 쓰는 ‘사단이 나다’는 사실 잘못된 표현입니다.
‘사달’은 사실 한자어처럼 보이지만, 순우리말입니다. 조선 후기 편지나 재판 기록을 보면 ‘사달’이라는 표현이 갈등, 분쟁, 소송 등과 관련되어 많이 쓰였습니다. ‘사달이 나다’는 말은 곧 작은 말다툼에서 시작해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때 쓰는 표현이었던 것입니다.


요즘은 SNS나 댓글에서 ‘사단 났다’는 말을 자주 보게 됩니다. 실제 뉴스 기사 제목에도 등장할 만큼 흔해졌습니다. 이건 음이 비슷한 단어 사이에서 문맹보다는 ‘소리맹’이 더 영향을 준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정확한 말 한마디가 중요해졌습니다. ‘사달’이란 단어에는 단순히 일이 터졌다는 뜻 외에도 후회, 걱정, 긴장 같은 감정이 함께 따라붙습니다.

‘내가 괜한 말을 꺼내서 사달이 났어.’,
‘조심한다고 했는데도 사달이 나고 말았지….’


이런 말엔 단순한 사건 설명이 아니라 자기반성과 감정의 여운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우리가 쓰는 말 중에는 오랫동안 잘못 알려진 표현들이 꽤 많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한 번쯤, 그 말의 뿌리를 살펴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사달이 나다’는 문제의 시작을 말하는 말이자, 우리가 어떻게 책임지고 말해야 할지를 떠올리게 하는 단어입니다. 말 한마디에 일이 커지고, 말 한마디에 오해가 쌓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단어 하나도 제대로 알고 쓰는 것이 서로를 더 이해하는 첫걸음일지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