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산도의 진리 강좌 | 4장 천지개벽과 역수曆數의 변화 (2)

[증산도대학교]

증산도의 진리 4장


천지개벽과 역수曆數의 변화 (2)




지난 시간에 이어 이번에는 「천부경天符經」에 등장하는 10개의 수가 생성되는 원리와 그 변화의 본질을 밝히는 하도와 낙서, 그리고 시간의 변화 마디를 알 수 있는 역수曆數 변화에 대해서 살펴보려 한다. 조금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에 『증산도의 진리』 원전과 『우주 변화의 원리』를 참고해서 열린 마음으로 접근하기 바란다.

제2절 천지의 변화 질서를 밝힌 동방의 우주 사상


우주 창조 수학의 원형 틀, 「천부경天符經」
인류는 ‘환국구전지서桓國口傳之書’이자, 인류 문명의 근원인 「천부경」을 바탕으로 해서 삼신상제님이 주재하신 인류 창세 문화의 원형을 밝힐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천부경」에 정통한 한 성인이 배달국 초에 출현하였다. 그는 「천부경」의 우주 수학에 완벽하게 정통하여 삼신상제님의 계시를 받아, 천지 수학의 원본인 하도河圖를 그린 태호복희씨太昊伏羲氏이다.

하도는 「천부경」에서 밝힌 열 개의 수를 동서남북 그리고 중앙에 배치하였다. 시간과 공간의 좌표에 10수 변화의 체계를 정립함으로써, 인류 문명의 꽃을 피우는 중대한 문화 혁명의 전기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후 1,300년의 세월이 지난 단군조선 초기, 하夏나라를 개창하는 우禹가 인류 역사의 대재앙인 9년 홍수를 다스리는 과정에서 천상의 삼신상제님으로부터 신교를 받아 정리한 낙서洛書를 단군왕검으로부터 전수받게 된다. 하도와 음양 짝을 이루어 역수逆數 변화의 상극 원리를 밝혀 주는 낙서는 또 다른 천지 수학이라 할 수 있으며, 흔히 우임금이 완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낙서는 단군조선의 시조 단군왕검께서 완성하여 우임금에게 전수한 것이다.

고려 말 공민왕 때 수문하시중(국무총리 격)이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으며 6명의 임금을 섬겼던 행촌 이암李嵒 선생이 『단군세기檀君世紀』와 『태백진훈太白眞訓』을 저술하였다. 그 후손이며 독립운동을 한 해학 이기李沂 선생이 『태백진훈』에 주석을 붙여 『태백속경太白續經』을 썼는데, 여기에 「대변설大辯說」이 있다. 이는 천지의 진리와 역사의 진실을 변증하는 글이다. 여기에 낙서의 유래에 대한 놀라운 기록이 있다.

“단군왕검께서 낙서洛書를 완성하셨다(檀君書成). ‘동쪽으로 가든 서쪽으로 가든 네(金龜: 금 거북이)가 가는 대로 맡기리라. 이것을 얻는 자는 성인이리라.’ 해인(어부)이 금 거북을 잡아 바쳤는데, 당시에 우가 낙수洛水에 이르렀다가 금 거북을 전해 받으니, 이것이 낙서이니라.”


선후천 개벽의 이치를 밝혀 주는 하도河圖 낙서洛書

한마디로 말하면, 하도는 ‘우주 창조의 설계도’이며, 낙서는 ‘인간 역사가 후천의 성숙한 세계를 향해 발전해 가는 성장 과정의 원리’를 담고 있다.


하도는 우주 생명이 구성된 원리와 이 세상을 창조하고 변화시키는 천지의 이치를 보여 준다. 광대무변한 대우주를 마음속에 담는 기분으로 하도를 바라보기 바란다. 하도의 중심부는 무진장한 생명의 호수로 그 중심부를 둘러싼 외부는 동서남북과 춘하추동이라는 시공에 따라 우주 생명의 네 기운이 자리하고 있다. 하도는 우주의 창조 생성의 근원 틀을 밝혀 사정방, 사계절의 변화 정신을 상수象數로써 정의 내리고 있다. 동방 9천 년의 깨달음과 구도의 역사는 결국 ‘1, 2, 3, 4’라는 우주 기본수의 정신을 깨닫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각 방위(계절)에 배치되어 생명[기氣]의 변화성을 밝혀 주는 상수象數가 생수生數성수成數로 구성되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우주 생명이 천지 만물을 지어낼[생生, creating] 수 있는 설계의 능력과 그 변화를 실현할[성成, becoming] 수 있는 조화 능력을 동시에 지니고 있음을 뜻한다. 즉 생수를 바탕으로 중앙의 5⋅10토가 생겨나고 이 토土에 의해 우주 창조의 변화가 일어난다. 우리 인생은 이 토를 만나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닐까?

#1)생수의 성립#

생수生數#는 천지의 변화를 창조하는 기본이 되는 수로 아직 각기 홀몸이어서 그 천지 기운으로는 만물 창조를 실현할 수가 없다. 그래서 조화의 중성생명인 5토土가 중매자 역할을 수행하여 생수의 배필인 성수成數를 만들어 준다.

#2)성수의 성립#
우주의 생성조화는 모두 물과 불의 변화 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물과 불은 상극인데, 불은 본래 물에서 생겨나며 분열[상극相克]의 극에 달하면 극즉반極則反의 원리에 따라 다시금 물(북방 1⋅6수水)로 통일[상생相生]이 된다. 이처럼 자연은 창조의 오묘한 섭리에 따라 상극에서 상생의 질서로 순환하게 된다.

이런 우주의 이법에 따라 천지 만물을 주재하시는 상제님의 입장에서 보면, 인류 역사의 발전 과정에서 일어난 모순과 투쟁 등 선천 세상의 분열 양상은 결국 인간과 문명이 통일을 이루기 위해 성장 발전해 가는 현상에 지나지 않게 된다. 선천 세계의 모순적 양상은 후천이 되면 모두 상생의 통일 법도로 귀일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목木⋅화火⋅금金⋅수水, 4성四性 에너지 사이에는 음과 양의 대립과 함께 상극의 관계가 작용하므로 만물 생성이라는 조화가 일어날 수는 없다. 이 조화의 불을 붙이는 것은 중앙에 있는 중성생명의 상수인 5토土인 것이다.

#3)중성생명의 상수(5, 10, 15)#

우주 만유 생명의 뿌리는 무극無極(무의 지극한 경계)으로, 무극은 모든 것의 바탕이면서 음양의 대립을 초월한 이상적인 진리 세계이다. 무극에서 태극으로 변화하면서 음양 질서가 열리고 현상계가 천변만화千變萬化하는 만물 생성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무극 생명을 상징하는 10수에는 사상 에너지(1水+2火+3木+4金=10土)의 정수가 모두 녹아 있다. 하도의 중앙에 5토와 10토가 함께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중앙의 본체 생명이 음(10토)과 양(5토)으로 짝을 이루어 천지 우주의 모든 변화와 조화를 일으키고 있음을 나타낸다. 그리하여 하도의 중심 조화 생명력이 투사된 이 현실 세계(경험계)도 본체 세계의 성질을 그대로 지닌 채 태극의 음양 운동을 하며 변화해 간다.

5황극皇極(선천의 분열⋅생장 운동을 주재)10무극無極(후천의 통일⋅수렴 운동을 주재)이 자리하고 있는 하도 중심부를 중궁中宮, 중극中極, 무위無位라 하고, 중성생명의 상수인 15(10+5)를 중수中數 또는 중극수中極數라 한다. 상제님이 주재하시는 천지 만물은 이 음양의 순수 중성생명(15토)의 조화에 따라 생성⋅변화 운동을 한다.

하도의 중앙에는 ‘생명의 조화 바다’를 주재하고 계신 상제님이 계시고, 이 생명의 조화 바다에서 천지일월이 생겨나 15중성생명의 원동력을 공급받으며 창조의 이상 세계를 실현하게 된다.

하도와 낙서에 담긴 천지의 이법
하도는 천지 창조의 이상향을 담은 청사진이며, 낙서는 이 꿈을 향해 나아가는 선천 인류의 고달픈 행군 과정을 그리고 있다.

하도와 낙서의 차이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하도는 중궁에서 완전수(하느님 수)인 10이 5를 감싸고 있다. 반면 선천의 운행 질서를 나타낸 낙서에는 중앙에 10이 없다. 따라서 선천 우주의 분열 시간대에는 천지의 주재자이신 상제님(10미토未土)이 인간 세상에 직접 오시지 않는다.

(2)하도에는 상생의 천지 변화 이치가 나타나 있고, 낙서에는 선천 역사를 지배해 온 상극의 변화 이치가 드러나 있다(낙서 선천, 하도 후천).

(3)하도와 낙서는 인류가 그토록 갈망한 우주 통일의 이상 세계가 어떠한 원리로 마침내 지상에 현실화되느냐 하는 문제에 정답을 제시하고 있다. 하도는 아직 실현되지 않은 우주 통일의 꿈을 담고 있으며, 낙서는 상극의 질서를 통해 그것을 이루어 가는 선천 역사의 변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천지 만물이 태어난 생명의 진수眞髓는 하도의 중앙에 있는 10무극의 중성(본체)생명이 공空으로 통일되면서 만들어 놓은 1태극수太極水이다. 이 태극수는 현상계에서 우주 운동 변화의 중심 방위인 북방에서 작용한다. 즉 10무극이 압축되어 5황극을 이루고 5황극의 중앙에 있는 1태극이 북방에 자리 잡아 작용을 시작하는 것이다.

낙서는 이 1태극수가 선천 시대에 중성생명 5황극의 도움을 받아 1에서 9까지 최종 분열하는 상을 나타낸다. 중앙의 5를 제외한 사방과 대각선의 합이 10인 것은 10무극 세계를 지향함을 나타내고, 종과 횡, 대각선으로 마주 보는 두 수의 합이 모두 15*1)인 것은, 선천 세상이 하도의 중궁에 있는 생명의 원천, 조화의 근원(15)을 지향한다는 뜻이다.
*1) 마주 보는 두 수의 합이 모두 15 – 정사각형 구조 속에서 낙서洛書의 1~9 자연수의 배열은 중앙의 5를 중심으로 마주 보는 두 수의 합이 모두 10이 되어서 5를 포함한 세 수의 합이 모두 15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1부터 9까지 수를 모두 더하면 45가 되는데, 이를 3으로 나누면 또한 15가 된다. 이렇게 신비로운 정사각형 배열을 마방진魔方陣(Magic square)이라고 한다.


하도는 우주 통일의 이상향을 품은 모습을 표상한다. 통일의 시초인 10무극생명이 10무극에서 5황극 그리고 1태극으로 수렴되어 가면서(순수順數 과정), 1태극에 이르러 통일이 완성된다. 이 1태극생명의 덕성을 본받아 출세하는 인물이 ‘1태극 대두목’이다. 10무극无極과 1태극太極의 역동적 균형과 결합(십일성도十一成道)으로 우주 창조의 이상과 세계의 역사가 통일 완성되는 바탕이 마련되는 것이다.

그런데 생명의 순환 법칙으로 볼 때, 이러한 통일은 5황극의 중개 작용으로 비로소 성취된다. 황극생명의 덕성을 받은 인물이 선천의 역사를 마무리짓고 후천의 통일을 완수하게 된다(도전道典 6:2, 6:129, 7:81, 11:54).

또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사실은 ‘분열 운동을 상징하는 낙서의 음양 결합수 45(1~9까지의 합) + 통일운동의 천리를 구성하는 하도 음양 결합수 55(1~10까지의 합) = 100’이라는 것이다. 이는 상극과 상생 운동을 반복할 수 있도록 추진시켜 나가는 천지 음양 에너지의 가장 기본적인 상수로 ‘천지 일원수一元數’라 부른다.

(4)낙서에는 금金과 화火가 서로 바뀌어, 금이 남방에 화가 서방에 자리잡은 금화교역金火交易의 상이 드러나 있다. 이것을 『정역正易』에서는 ‘기동북이고수氣東北而固守하고 이서남이교통理西南而交通이라’고 했다. 천지 기운이 여름의 불[화火]기운에서 가을의 금金기운으로 바뀌어야, 천지와 인간의 모든 이상이 실현되며, 우주 만유 생명의 성숙과 통일이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런데 여름철에서 가을철로 전환할 때는 화극금火克金의 상극 원리에 따라 필연적으로 천지의 대변국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것이 우주의 여름과 가을이 바뀔 때 인류가 반드시 겪어야 하는 후천 가을 대개벽의 실상이다.

천지일월의 변화와 역易의 성립
상제님께서 신교로 내려 주신 천지 변화의 이법을 궁구함으로써 우주 창조의 신비와 그 변화 섭리를 깨칠 수 있다. 이에 동방의 성인과 철인들은 일찍이 「천부경」과 하도⋅낙서 등의 계시를 받고 천지일월의 변화 법칙을 밝혀 ‘역易 철학’을 정립하였다.

역에는 환국 시대에 나온 환역桓易, 배달 시대의 희역羲易, 그리고 주역周易정역正易이 있다. 환역을 바탕으로 삼역三易 변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희역, 주역, 정역의 체계가 정립되었다.

진리의 바탕은 천지일월
진리眞理란 문자 그대로 참된 이치, 영원히 변치 않는 천도의 이법을 말한다. 인간과 신명, 우주 만유 생명이 자기실현을 이루고 궁극의 창조 목적을 성취해 가는 변화의 법칙이야말로 진리라 할 수 있다.

상제님께서는 이 진리의 바탕을 천지일월天地日月이라고 밝혀 주셨다(도전道典 4:111). 우리 인간과 만유 생명의 실제적인 조물주는 하늘과 땅, 즉 천지부모天地父母이다. 따라서 ‘하늘과 땅을 제대로 느끼고, 천지부모의 뜻을 알며, 천지부모와 내가 하나가 되는 것’, 이것이 진리의 틀을 깨칠 수 있는 핵심 과제이다.

천지 만물은 한순간도 쉬지 않고 변화하고 있다. 이런 만물의 변화는 대우주 천제의 끊임없는 음양 순환 운동에서 비롯하는데, 상제님께서는 ‘도의 정신, 도의 질서를 시간 도수로 그려 내는 것은 일월日月이 한다.’고 말씀하셨다.

천지는 변화의 본래 기틀이고, 천지의 실제적인 공능功能은 모두 일월이 이루어 낸다. 해와 달의 끊임없는 순환은 인간과 만물을 낳고 길러 내는 조화의 손길로 작용한다. 인간은 해와 달의 순환을 실제적인 ‘시간’의 주기로 인식한다. 일월의 순환 리듬에 따라 우리 인간은 살아가며, 생리 변화와 생각까지도 그 주기에 맞춰 일어난다. 그래서 일월의 생명 기운을 잘 받으면 천지의 뜻을 성취하는 내명內明한 인간으로 성숙하게 되는 것이다.

삼역 변화와 팔괘도 八卦圖

동방 성인들은 상제님의 계시를 통해 역 철학을 정립하고 우주 창조의 신비와 그 변화 섭리를 밝혀 놓았다. 또한 삼역三易을 정립하면서 천지의 변화 질서를 팔괘의 괘상으로 나타내 팔괘도를 완성하였다(이는 하도⋅낙서와 팔괘도를 같이 봐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로써 상제님께서 주재하시는 우주 창조⋅변화의 섭리를 깨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1)우주 봄철의 창조도, 건곤감리의 복희팔괘도(생역生易)#
태호복희씨太昊伏羲氏는 하도를 계시받은 뒤, 복희팔괘도伏羲八卦圖를 완성하였다. 우주 봄철의 창조 원리를 담은 복희팔괘도는 팔방위에서 8수까지 벌어져 ‘팔수도八數圖’라 하고, 1건乾과 8곤坤의 수상을 취해 ‘일팔역一八易’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태극이 만물을 생하는 원리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태극팔괘도太極八卦圖’라 부르기도 한다. 또한 마주 보는 수의 합이 모두 9를 이루어 분열의 9수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2)선천 여름철의 변화 질서도, 문왕팔괘도(장역長易)#
문왕팔괘도文王八卦圖는 오행이 상극하는 가운데 인류 역사가 발전해 나가는 우주 여름철의 변화 이치를 밝히고 있다. 중앙에 낙서의 5토가 자리 잡아 여름철에 5황극을 중심으로 분열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아버지 건乾괘는 우주 만물이 창조되는 조화의 서북쪽 술戌 방위(태극의 공空 자리)에, 어머니 곤坤괘는 하추교역의 변화를 매개하는 서남방 10미토未土 자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중심축을 이루는 감리坎離를 제외하면 그 어느 것도 대칭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는 음양의 조화를 이루지 못한 어그러진 인륜상人倫像을 드러낸다.

감리坎離의 물과 불이 변화의 중심축이 되어 무질서와 혼란 속에서 천지의 만물 생명을 길러 내고 있다. 하지만 마주 보는 수의 합이 모두 10수를 이루고 있어 무극의 10수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3)후천 가을 우주의 변화도, 정역팔괘도(성역成易)#
정역팔괘도正易八卦圖는 10무극을 바탕으로 만물이 통일⋅성숙하는 후천 가을철의 변화 섭리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정역팔괘도를 ‘십수팔괘도十數八卦圖’라 하고, 5와 10이 정남북에 자리 잡아 일명 ‘오십역五十易’이라고도 한다. 하도의 중궁 5와 10토가 작용하여 완성된 정역팔괘는 가을 우주의 천지 변화 질서를 밝힌 미래역未來易이자 완성역完成易이다.

제3절 역수曆數의 3단 변화와 후천개벽



윤도수閏度數와 정역 도수正曆度數
시간은 무엇일까? 시간은 크고 작은 변화의 마디를 지으며 영원히 흘러간다. 우리는 살아오면서 1년 365일 천지 변화의 시간 마디를 경험한다. 그래서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역曆, 즉 달력이다. 역曆이란 천지일월의 운행 질서를 시간의 순환 도수로 밝혀 놓은 것이다. 즉 천지일월의 변화를 시간의 마디로 밝힌 것이다.

일월은 일정한 순환의 마디를 따라 질서 정연하게 운행하므로 이를 체계화한 역수曆數에도 일정한 규칙과 변화의 도수度數가 있다. 상제님을 친견한 김일부金一夫 대성사는 우주 1년에서 각 계절 역수 변화의 근원이 되는 역을 찾아냈는데 그것이 바로 375도의 원역原易(정역 도수 360 + 윤도수 15)이다. 원역을 375일이라 하지 않은 이유는 원역의 윤도수 15는 현실에 드러나지 않고 자연계의 숨겨진 도수로만 존재하기 때문에 날(일日)로 환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역 도수 360은 천지 만물의 정상적인 1주기 운동 도수이다. 이는 이미 공자가 처음으로 『주역』 「계사전」에서 언급한 내용인데, 생명의 순수 양[건乾]과 순수 음[곤坤]이 각각 분열과 통일 운동을 일으키는 상수를 건지책乾之策 216과 곤지책坤之策 144라 하였고, 이 두 수를 합한 360수를 이상적인 1년 역수로 밝혀 놓았다.

삼역三曆(원역⋅윤역⋅정역) 변화의 원리
원역原曆은 정역과 윤역을 탄생시키는 ‘정正⋅윤閏 도수’를 모두 포함하는 역曆(우주 시간 변화)의 출발점이며, 역수曆數의 근원이다. 우주는 ‘원역原曆 ➔ 윤역閏曆 ➔ 정역正曆’의 삼역 변화를 하며 순환한다. 그 변화의 핵심 리듬을 이루는 것이 원역(375도)에 깃든 15윤도수이다. 15윤도수가 공空 속으로 완전히 수렴될 때(귀공歸空), 천지의 이상이 실현된 후천 세계가 이 땅 위에 펼쳐질 환경이 조성된다.

윤도수에 의한 시공 궤도의 변화
360도는 정원正圓을 형성한다. 그런데 선천 봄여름 시대의 시공 궤도는 정원에서 벗어나 타원 궤도를 형성한다. 이런 타원 궤도는 지구 자전축의 경사(23.5°) 때문에 생겨난다. 이것은 천체가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천체의 정립正立과 경사傾斜는 일정한 주기로 일어나게 된다. 이러한 천체의 변동 현상이 바로 우주 자연계의 천지개벽 운동이다.

천체가 기울어졌다 바로 서는 일은 변화의 중심 방위로 작용하는 북방이 이동하기 때문이다. 생명의 순환도에서 볼 때 생명의 시원으로서 통일 운동의 시초가 되는 곳은 무극생명 10토 자리이다. 이 무극 생명이 완전히 통일되면 오묘한 공(술오공戌五空)의 상태로 압축된다.

만물의 생명은 이 공에서 생겨 나온 물(공간의 방위로 북방 1⋅6수水)에서 태어나 변화해 간다. 이 공은 천지 창조의 본체로서 침묵을 지키며 자신이 생해 놓은 북방에 천지 만물의 모든 운동 변화를 위임해 놓았다. 그리하여 천체의 북방이 움직이면, 태초에 설계된 원역 375의 정⋅윤도수에 따라 선후천 시공 궤도의 기본 틀이 전개되면서 거대한 우주의 윤회 바퀴가 돌아가게 된다. 지금 천체의 북극이 축미丑未(동북)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9대 행성의 자전축도 모두 기울어져 타원 궤도로 운행하고 있다.

선천은 대립과 모순을 조화시켜 조절하는 중성생명인 진辰⋅술戌⋅축丑⋅미未 4토가 각 방위에 제자리를 잡지 못한 채 기울어져서 작용하기 때문에, 만물과 인간의 마음도 조화가 깨어져 인간 역사는 투쟁과 부조리 속에서 분열⋅성장하게 된다. 그런데 이때의 우주 운동은 자축인子丑寅[수토목水土木]의 생生 과정, 묘진사卯辰巳[목토화木土火]의 장長 과정, 오미신午未申[화토금火土金]의 성成 과정을 거쳐 삼박자의 변화 리듬으로 전개된다.

선천 변화 운동에 있어서, 다른 계절의 변화와 달리 여름과 가을이 바뀔 때는 서로 이질적인 기운이 상극[화극금火克金]으로 부딪힌다. 그래서 이 상극 작용을 중화하여 후천 통일로 이끄는 중성의 천지 기운이 바로 10미토이다. 상제님은 온 인류가 후천 가을 우주의 새 세상으로 건너갈 수 있도록 구원의 법방[토생금土生金]을 마련해 주셨다. 상제님이 ‘신미생辛未生’, 양띠로 오신 이유이기도 하다.

우주 생명의 혼, 율려律呂

만물을 존재하게 하며 살아 출렁이는 시공간의 본질은 무엇일까? 대자연의 혼이라 불리는 율려律呂이다. 우주생명의 혼인 율려는 만유 생명의 근원적, 궁극적인 실재로서 현상계에서는 관찰되지 않는 영적 에테르*2)이다.
*2) 에테르 – 에테르eher는 광자의 흐름인 빛을 전해 주는 매체가 공간에 있을 것이라고 단정한 존재이다. 에테르는 무한히 펼쳐진 우주 공간에 가득 차 있으며, 모든 물질 속에도 존재한다고 여겨졌다. 이 에테르에 관한 수수께끼를 푸는 해답은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의 상대성이론(Theory of Relativity)이 제시해 주었다. 아인슈타인은 절대 기준계란 없으며 만물의 운동, 시간과 공간의 변화조차도 상대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밝혔다. 우주의 시공간은 에너지를 가지고 출렁이는 장으로 구성되며 탄력적으로 수축하고 팽창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또한 율려는 천지의 1년 정역수인 129,600년을 주기로 천지일월이 선천 생장生長 운동과 후천 염장斂藏 운동을 반복할 수 있도록,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 차 음양 운동의 본체로 작용하는 순수 음양생명을 의미한다.

율려는 음양 운동의 순수 본체다. 천지의 만물 생명을 낳아 길러서 존재하게 하는 우주의 양 기운이 율律이고, 만유 생명을 열매 맺고 쉬게 하는 우주의 음 기운을 려呂라고 한다. 이처럼 음양 기운을 율동律動(+)시키고 여정呂靜(-)시키는 운동의 본체로 작용하는 것이 영원한 생명의 근원이요, 음양 운동의 핵심으로서 우주 성령 조화의 핵심체인 율려이다.

「천부경」에서 말하는 ‘일시무시일一始無始一’, ‘일종무종일一終無終一’의 ‘일一’은 만물을 생성하고 존재하게 하는 우주의 조화 성령인 율려이다. 삼계 우주에 깃든 율려의 기본 구조를 ‘천일天一⋅지일地一⋅태일太一’로 노래하고 있다. 천지와 하나 된 인간을 태일太一이라 하는 이유는 율려에서 비롯된 인간 심령의 본질 역시 우주의 조화 율려라는 것 때문이다.

인간이 천지와 하나 된 태일의 심법을 얻어 몸과 마음속에 우주의 무궁한 조화 율려가 온전히 회복될 때 삶과 죽음의 유한한 생명을 뛰어넘어 영원한 우주의 조화 생명체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동방 문화에서 하늘과 땅 그리고 인간의 몸속에 깃든 우주 율려의 광명한 빛을 각각 환桓⋅단檀⋅한韓이라 불렀다. 그래서 율려의 대광명을 온전히 발현하여 천지의 꿈과 우주의 대이상 세계를 건설하는 역사의 주체 인간인 태일을 ‘대한大韓’이라고 하였다.

이 인간의 영성을 열어 주는 율려의 소리를 응축하여 나타낸 신성한 진리 언어가 바로 ‘주문呪文’이다. 태고 시대에 인류 창세 문화를 개창한 성인 제왕들이 전수한 주문은 우주와 하나 되게 하는 생명의 노래요, 천지 광명의 음악인 ‘우주 음악(Cosmic Music)’이다.

오늘날 80억 인류는 우주의 율려 혼이 선천 시대 분열의 머나먼 대장정大長程을 끝내고 후천 가을 우주의 대통일 고향으로 찾아 들어가기 위해 기울어진 천지의 몸을 온전히 바로 세우려는 전무후무한 대전환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하느님이 계시한 하도와 낙서의 상수 원리를 모른다면 어떤 지식도 결코 자부할 만한 것이 될 수 없다. 이 상수 원리는 오직 후천 대도 진리 차원에서 길을 제시한 역 철학의 천도 변화 이치를 통해서만 알 수 있는 우주 신비의 최고봉이다. 깊고 넓게 배우고 사고하고 수행을 하면서 우주의 조화 손길을 체험해 보길 권하고 싶다.

지상 낙원, 후천(십천十天) 조화 선경 세계

하늘과 땅이 기울어진 선천의 시공은 상극의 질서를 낳았다. 이 때문에 선천에는 고통 속에 몸부림치는 우주의 혼이 인간의 혼에 고독孤獨과 비애悲哀를 새겨 놓았다.

그러나 후천의 우주 가을철에는 생명을 낳고 기르는 북두칠성*3)을 중심으로 하늘의 몸이 바로 섬에 따라 지구와 일월의 자전축도 함께 정립하여 우수憂愁에 젖어 있던 대자연의 혼은 슬픔을 떨쳐내고 무궁한 희열喜悅을 구가한다.

그리하여 선천의 시공 궤도 안에서 인간과 만물 생명의 영혼 속에 응어리진 슬픔과 설움, 아픔과 고달픔, 그리고 고독감과 소외감이 이제 일월 성령의 대광명에 의해 말끔히 씻긴다. 바로 #후천 선경, 해원과 상생의 세상이 도래#하는 것이다. 다음 시간에는 이 해원과 상생의 이념을 중심으로 한 상제님 진리의 본론 세계로 들어가 보겠다. ■
*3) 북두칠성北斗七星 - 북두칠성은 삼신상제님이 계시는 별이다. 우주의 중심별이자 황극으로 작용하는 별로서, 일월과 음양오행의 변화를 다스리며 인간의 무병장수와 생사화복, 영원불멸, 도통과 깨달음을 관장한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은 정화수를 떠 놓고 칠성님께 자손과 가정의 안녕과 축복을 기도하였다. 고인돌의 칠성 문양, 사자死者의 관 밑에 까는 칠성판이 모두 칠성 신앙에서 유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