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 제2악장
[음악산책]
Symphony No. 9. From The New World

지나칠 정도로 낙원을 꿈꿨던 어린 시절. 내 공책들에 숱하게 적혀져 있던 단어는 온통 '낙원'이었고 사인도 이름대신 'paradise'를 썼었다. 모두가 웃으며 살 수 있는 평화롭고 행복한 세상, 푸른 언덕을 내달리면 맑은 하늘 끝과 마주하고 있는 드넓은 바다가 펼쳐지고, 인간과 자연이 모두 아름다운 지상낙원!
숱한 방황과 시련 끝에 증산도를 만나 『다이제스트 개벽』을 사와서 숨막히게 책장을 넘겼고, 우주의 가을인 후천선경세계를 접하는 순간!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 제2악장을 들으며 쉴새없이 울고 또 울었다.
'오! 상제님. 왜 이제야 제게 오셨습니까…'
천하의 백성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살 수 있는 후천 오만년 선경세계를 건설하리라. (道典 7:2:1)
드보르작이 꿈꾸었던 신세계
신세계 교향곡(원제 : From The New World, 제9번 교향곡 e단조 op.95)은 체코가 낳은 위대한 작곡가이자 국민 악파의 대표 음악가 드보르작(Dvorak Antonin 1841∼1904)이 미국 뉴욕 내셔널 음악원 원장으로 재직 당시에 작곡한 곡으로 그의 작품 중 최고의 작품이자 최후의 교향곡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에서 화려한 명성을 날리며 유럽 명문음악원 체코 프라하 음악원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던 드보르작은 별천지 신대륙인 미국으로부터 뜨거운 러브콜을 받는다. 마침내 그는 온 가족을 이끌고 2년간의 미국생활을 위해 체코를 잠시 떠나게 된다. 그리고 사람들의 열정이 꿈틀거리는 거대한 신 개척지, 미국 뉴욕에 도착, 큰 인상을 받게 된다. 그러나 원래 소박한 것을 좋아하며 조용한 성품인 드보르작은 뉴욕의 화려함과 복잡함보다는 인디언들의 민요에 관심을 기울이며 음악적인 영감을 키웠다.
자신이 살았던 평화롭고 한적한 생활을 늘 그리워하던 그는, 어느 날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고향을 가진 보헤미아 이주민들이 모여 사는 아이오와주의 가난한 촌락 '스피리벌'의 방문을 계기로 새로운 창작활동에 대한 의욕에 불을 지피면서 마음 속 선율들을 오선지에 그려나간다. 그렇게 탄생한 곡이 바로 그의 아홉번째 교향곡 Symphony
소박함과 고전미가 어우러진 음악
1893년 12월 16일, 안톤 자이들(Anton Seidl)의 지휘와 뉴욕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카네기홀 무대에서 초연 된 <신세계(로부터)> 교향곡은 대성공을 거두었고 교향곡의 2악장이 연주되던 당시 연주장 곳곳에서는 감동에 복받친 부인들의 흐느낌이 터져나왔다.
이 곡을 듣고 있노라면 선율 속에 녹아있는 평화로운 감동이 고스란히 전해져 증산도를 만난 후 모든 삶의 이유를 찾게 해준 천지일월 사체에 대한 깊고도 깊은 감사함이 나를 전율케 한다.
특히 뿌연 음색의 잉글리쉬 호른이 연주하는 2악장(아다지오)의 주제 선율은 음악이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답고 고요한 선율이다. 또 드보르작의 제자 피사는 그 곡에 가사를 붙여 독창 또는 합창으로 편곡하여 부르는
"내가 이 곡에 아메리칸 인디언이나 흑인영가의 선율을 그대로 썼다는 것은 넌센스입니다. 단지 작곡가인 나는 그들의 애환이 담겨있는 그 정서적 특징을 선율로 살려내어 국민적인 작품으로 쓴 것일 뿐입니다."
미국에서의 2년 동안의 생활은 그에게 신세계 교향곡 외 현악 사중주곡 제12번 F장조 <아메리카>와 첼로 협주곡 b단조 op.104번 등 주옥같은 작품들을 남기게 해주었다. 그후 사랑하는 조국 체코로 돌아가 평생 숙원이던 오페라 창작 등 활발한 음악적 활동을 하다가 1904년 63세의 일기를 끝으로 생을 마감했다.
드보르작 특유의 소박함과 고전미가 살아있는 품격 높은 그의 음악은 오늘날에도 음악 애호가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을 들으며 다가올 후천 신천지를 상상의 나래 속에 펼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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