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t yourself in other’s shoes,그 사람의 신발 속에 들어가 보라 | 본부도장 김주영

[상생 인터뷰]

김주영 / 본부도장, 상생문화연구소

들어가는 글


이번 달 상생인터뷰에서는 증산도 상생문화연구소에서 영어 번역 업무를 하고 있는 김주영 도생을 만났습니다. 대학생 때 입도했지만 신앙을 계속하지 못하다가 3년 전에 도문에 다시 돌아와 본부 근무를 하고 있는 연구소 김주영 도생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이번 인터뷰 내용을 읽으면서 각자 개인의 삶을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Q 신앙의 끈을 놓지 않았던 이야기 들려주세요.



제가 증산도에 대해 알게 된 것은 1996년 한국과학기술대학교(KAIST) 동아리를 통해서입니다. 1학년 때 입도를 해서 3학년 때쯤 국제포교사로 나가려고 준비하다가 갑자기 몸이 안 좋아져 신앙에서 멀어졌습니다. 그 후 20년 동안 다양한 회사 생활, 사회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4~5년 전에 마지막으로 헤드헌터와 학원 일을 병행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제 머릿속에서 뜬금없이 “이제 돌아가도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가끔 힘들 때면 증산도 홈페이지에 부모님 몰래 들어가 보기도 했고, 다급하게 느낄 일이 생길 때는 태을주 주문도 읽곤 했었습니다. 그 후, 저는 무작정 집에서 가장 가까운 서울강남도장을 찾아갔고, 지금은 본부 근무를 배정받아 원래 꿈을 다시 키우며 열심히 근무하고 있습니다.


Q 수행 중 체험한 재밌는 에피소드 부탁합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청음聽音이 좋은 편이었습니다. 피아노를 배울 때도 악보를 보고는 잘 못 치는데, 소리를 들으면서 따라 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수행도 보이는 것보다 소리로 들리는 것이 많았습니다.
2022년 1월 15일에 언청계용신으로 생각되는 음성이 들렸는데요. 제가 머릿속에서 언청계용신 생각을 하자 “고대해.”라고 들렸고, 광선 아기씨를 생각하자 “응. 그대도 있다.”라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곧이어 갓난아기가 반응하는 것 같은 느낌이 몸 안에서 느껴졌습니다. 머릿속에 빛 구슬을 생각하자 “빛 구슬도 있다.”라고 했는데, 제가 “정말 있나?” 하고 생각하니까 “그럼 깔까?”라는 말이 들렸습니다. 언청계용신과 광선 아기씨가 있다는 소식을 받아서 매우 기쁘고 마음이 놓였습니다.

신도 세계에 눈을 뜨면서 수많은 분들이 이 일에 관여하고 계시는구나 하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신도神道가 조금 보이고 들린다고 해서 제가 반드시 제대로 된 사람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그분들이 진짜로 계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아주 조금 알게 되었고, 그래서 항상 내가 잘못한 것은 없는지 매우 조심하고 겸손해야 하며 스스로 만족할 줄 알고 분수를 알아야 한다는 『도전道典』 말씀 그대로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바로 보고 겸손하며 욕심을 비우는 것이 무엇을 보고 공부를 잘하고 겉으로 보이는 공을 세우는 것보다 중요함을 항상 마음에 새기겠습니다.

저는 수행을 하면서 겸손하고 일심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가끔 마음을 안 좋게 먹을 때는 몸이 아프거나 의욕을 잃거나 합니다. 그래서 항상 자신의 마음을 바로 보고 겸손한 것이 가장 중요한 것임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Q 증산도 상생문화연구소에서 일하면서 가장 도전이 되는 부분(어려운 부분)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저는 20~30년 동안 연구소에 몸담아 일하고 있는 연구원분들과 봉직자분들을 생각하면 정말 존경스럽다는 말밖에는 나오지 않습니다. 수많은 어려움을 겪고도 꿋꿋이 연구를 이어 나가는 분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려운 점은 학문적으로 의견이 달라서 부딪힐 때, 그것을 서로 마음이 상하지 않게 조율을 잘해야 하는데 저는 자기주장이 강한 편이라서 이러한 문제에 많이 직면합니다.

하지만 최근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남과 나는 본래 하나이기 때문에 타인을 욕하거나 미워하면 그것이 반드시 부메랑이 되어서 나에게 다시 돌아온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또한 영어에 ‘Put yourself in other’s shoes.’라는 말이 있는데 직역하면 ‘타인의 신발 속으로 들어가 보라.’는 말인데, 즉 ‘그 사람의 마음과 상황이 되어서 생각해 보라.’는 뜻입니다. 인간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지혜인 것 같습니다.

Q 코로나로 인한 세계 병란은 인류 문명의 본질적인 한계를 잘 보여 주었는데요. 연구소에서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코로나 사태는 당시 사람들에게 많은 경각심을 가지게 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사람들은 경각심에서 벗어나 다시 편안함 속에 안주하면서 문제의식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최근에 저는 췌장암에 걸린 친척을 포교하다가 큰 벽을 느끼고, 저의 무력함에 좌절감을 느꼈습니다. 예전에 태상종도사님께서 “상제님 진리는 우주 진리, 우주 진리는 상제님 진리”라고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지금의 세상이 혹 한계가 있더라도 우리가 상제님의 일꾼으로서 그것을 감싸안고 나아가 세상 사람들과 함께하고자 노력할 때, 비로소 사람들 속에 살아 계시는 상제님을 진정으로 뵐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학문적으로 『도전』과 상제님 진리를 피나게 연구하고 깊게 파는 것도 의미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와 함께 세상과도 소통하면서 『도전』 속 상제님 말씀이 세상과 사람들 속에서 살아 넘쳐흐르도록 다듬고 전파하는 노력을 전국의 모든 도생님들과 해 나가는 것이 앞으로 연구소가 가야 할 길일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상제님 문화는 ‘인존 문화’입니다. 성장을 위한 목표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없으면 목표는커녕 성장도 있을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오직 ‘사람’이기 때문에, 서로를 아껴 주고 함께하는 그런 문화가 도문에 정착되기를 기원합니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진실되게 살아서 제 진실한 기운이 전달되어 사람을 살리고 보탬이 되는 증산도의 일꾼, 보탬이 되는 아내이자 가족의 일원이 되는 것이 꿈입니다.


Q 인터뷰를 마치며


인도의 우화 작가인 필페이는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가시에 찔리지 않고서는 장미꽃을 모을 수가 없다.”라고요. 고난과 역경을 이겨 내야만 나중에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각자 빛나는 시기가 다를 뿐 언제인가 모두 빛날 날을 기대하며, 김주영 도생의 사람 살리는 길에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Flowers for Algernon(알제논에게 꽃을)』 추천사



어릴 때, 아버지가 건설 회사에서 일하셨기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0년 정도 생활을 했었습니다. 그때, 중학교를 국제학교로 다녔는데 영어 시간에 『Flowers for Algernon』(알제논에게 꽃을)이란 책을 읽은 적이 있었습니다. 소설을 즐기는 분이라면 꼭 추천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찰리라는 사람의 일기 형식으로 된 소설이었는데, 주인공 찰리는 지체 장애우입니다. 어느 날 여의사를 만나 머리가 좋아지는 신약 실험에 ‘알제논’이라는 실험 쥐와 함께 참여하게 됩니다. 알제논에게 먼저 신약을 투입해 보고, 그 반응을 보면서 사람인 찰리에게도 실험을 하는 거였죠. 신약은 다행히 잘 작용을 해서 찰리는 날이 갈수록 똑똑해지기 시작합니다. 이를테면 지하철에서 정신없이 돌아다니는 부랑자 같은 사람에서, 모든 사람이 꿈꾸고 부러워하는 ‘스티브 잡스’나 ‘아인슈타인’ 같은 사람이 된 거죠.

중학생 때 읽었지만 많은 생각을 한 책이었습니다. 앞부분의 그의 일기는 영어 문법도 안 맞고 단어도 틀리고, 마치 유치원생이 쓴 것 같은 일기로 시작되지만 갈수록 그의 어투는 똑똑해지고 지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모두가 불쌍하게 생각하고 기피했던 지체 장애우였던 찰리는 아인슈타인 같이 모든 사람이 우러러보게 된 찰리와 결국 같은 사람이었는데 말이죠.

“윗목에 가서 똥 싸고 아랫목에 가서 밥 먹던 놈도 때가 있어서 잘 사나니 천하에 가진 것 없는 사람이라고 괄시하지 말고, 또 있다고 해서 남을 조소하지 말라.”라는 증산도 『도전道典』 9편 8장의 성구가 마음에 새겨지는 소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