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로 문화읽기 | 드라마 <환혼> 분석 - 대호국 술사들의 이야기

[칼럼]
한재욱 / 본부도장

들어가는 글


드라마 <환혼>은 역사에도 지도에도 존재하지 않은 대호국을 배경으로, 영혼을 바꾸는 ‘환혼술換魂術’로 인해 운명이 뒤틀린 주인공들이 이를 극복하고 성장해 가는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이다. 20부로 편성된 파트 1은 8월 28일 마지막 회를 방송했고, 파트 2 촬영이 진행 중이다. 파트 2는 10부작으로 구성되며 올가을 중 촬영이 모두 끝나면 12월 방송 예정이다.

시청률도 좋고, 넷플릭스에서도 상위권에 노출되는 등 본격적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높은 화제성을 기록했다. 이 드라마에는 수기水氣, 호흡법呼吸法, 정단精丹, 천부경天符經, 낙서洛書, 문왕팔괘文王八卦, 3⋅8의 숫자 코드, 소도蘇塗, 경당扃堂, 사인검四寅劍, 아亞 자 문양, 사계절을 상징하는 주인공들 등 환단고기 원형 문화와 상생방송에서 방송한 많은 진리 코드들이 담겨 있다. 분석할 코드들의 양이 많아 2회 차에 걸쳐 연재하고자 한다. 이번 호는 작가 소개와 수기에 대한 내용이다.

수기水氣


바람과 구름과 비를 다스리는 하늘의 기운이 땅에 닿아 거대한 수기水氣를 이루었고, 그 기운을 담은 경천대호를 중심에 두고 나라가 세워졌으니 큰 호수를 가진 나라라 하여 대호국이라 하였다. 그곳에 천지의 수기를 다루는 인간이 있었으니 그들을 술사라 하였다. 이 이야기는 역사에도 지도에도 존재하지 않는 대호국 술사에 대한 이야기이다. – 1화 세계관 설명


수기는 물 수水, 기운 기氣이다. 우주 변화 원리로 보면 숫자 1은 수數의 근본이며 시작과 근원, 그리고 통일의 정신을 상징한다. 하도河圖의 북방에 이 1이라는 상수가 있다. 북방에서 작용하는 천지의 에너지는 물(기氣로서의 태극수太極水)이다. 그러므로 모든 수의 근본이 1이라는 말은 곧 천지 만물의 근원이 물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작품에서는 수행을 통해 수기를 다루는 능력을 갖춘 술사術士, 즉 도인들의 나라를 보여 주고 있다. 세상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은 물기가 있고, 그 물기, 수기를 움직이는 능력을 가진 자를 술사라고 부른다.

드라마 시작 장면은 하늘에서 구름을 뚫고 용이 내려오고 대호국(큰 호수를 가진 나라)을 한 바퀴 돌아 경천대호(호수 이름)로 들어가는 장면이다. 용은 물을 주관하는 신수神獸인데 드라마가 수기를 핵심 주제로 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드라마에서 환혼술을 시행할 때도 두 사람의 영혼이 물에 빠지는 형태로 마주 보며 영혼이 바뀐다. 물속에서 술법이 시행되는 것이다.

진무 : 환혼인은 왜 폭주하면 돌처럼 굳어 버리는 겁니까?
장강 : 바뀐 몸과 혼이 서로 맞지 않거나 틈이 생기면 몸속의 수기水氣가 빠져 버리기 때문이다. - 1화


드라마 설정에서 환혼인은 자신의 영혼을 다른 사람의 몸에 옮겨 간 사람이다. 환혼인이 폭주를 하게 되면 몸속 수기가 빠져나가 돌처럼 굳어 죽는다고 했는데, 필자는 이 장면을 보는 순간 작가가 종도사님께서 집필하신 『개벽실제상황』 책의 내용과 상생방송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확신했다. 왜 그런지 살펴보자.

가을개벽의 전령자인 시두時痘는 인간 몸의 수기를 모두 말려 버리는 병이다. 이에 태모님께서는 “시두의 때를 당하면 태을주를 읽어야 살 수 있느니라.”(11:264:3)고 말씀하셨다. 천지의 추살 기운인 병란이 본궤도에 들어설 때도 반드시 태을주의 조화 기운을 우리 몸에 축적해야만 살 수 있다. - 『개벽실제상황』 394쪽


피부가 새카맣게 되어 돌처럼 굳어 죽는 환혼인의 모습은 환자의 피부가 검게 변해 죽는 흑사병黑死病(페스트Pest)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그런데 여기서는 수기가 빠져나가 죽는다고 했다. 『개벽실제상황』 책에서는 수기를 모두 말려 버리는 병을 시두時痘(두창痘瘡, 천연두天然痘)라고 했다. 시두는 온몸에 발진이 발생하고 수포가 생긴다. 그리고 아주 무섭게 앓다가 흉측한 몰골로 죽는다. 정도가 심해지면 흑사병처럼 시커멓게 변하기도 한다. 이런 정도 설정으로 보면 드라마는 정확히 시두를 모티브로 했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수기에 대한 설정은 계속해서 나온다. 건물에 난 불을 끄기 위해 술사는 방대한 양의 물을 조정해 던진다. 무술에서도 수기를 이용한 탄수법이라는 검술이 최고라고 등장한다.

“탄수법은 말야. 최고의 경지에 오른 술사만이 연마할 수 있는 검법이야. 물을 튕기듯, 칼로 수기를 튕기는 거지. 한 방울로 목숨을 잃을 수 있어.”(- 박당구)


낙수는 원래 절정의 고수였으나 환혼을 해 다른 몸(무덕)으로 옮겨 간 후 기력이 없어져 일반 사람과 다를 바 없다. 절망하여 자살하기 위해 경천대호에 몸을 던졌는데 거기서 일시적으로 기력이 돌아온다. 이에 대해 주인공 장욱은 이렇게 말한다.

장욱 : 경천대호의 수기水氣로 잠깐 반짝한 걸 거야. 호수 안에서 쭉 살라고? 물고기처럼?

무덕(낙수) : 호수 안에서 엄청난 수기가 밀려 들어오는 것을 느꼈어.


경천대호는 천지의 수기가 모인 호수라고 하니 그 속에서 수기를 느낀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우리 도생들이 정단 수행을 하면서 많이 체험하는 내용이다. 술사로서 최고의 경지에 있는 마의 이 선생이라는 스승은 장욱에게 수기가 가득한 경천대호에서 금등어라는 물고기를 낚는 법을 가르쳐 준다. 처음엔 한가로운 낚시를 하는 줄 알았지만 알고 보니 금등어는 물고기가 아니라 수기 덩어리였고, 낚시는 수행법이었다. 장욱은 자신의 수기를 낚싯줄에 보내 호수의 수기 덩어리를 낚으면서 수기를 모으는 수행법을 배운다. 이와 같이 <환혼>은 모든 것이 수기水氣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신수원은 하단전의 수기水氣


주인공 장욱이 독에 중독되자 대호국 최고 의료 기관인 세죽원 원장 허염이 장욱의 막힌 기문(기가 통하는 문)에 수기를 집어넣어 열고 기혈을 돌려서 마침내 독기를 빼내 살려 낸다. 그런데 허염은 오랫동안 수행을 해 고수의 경지에 오른 술사였고 장욱에게 수기를 잠시 넣어 준 게 아니라 자신의 진기眞氣까지 선물로 넣어 주었다.

여기서 기문이나 기혈을 돌린다는 것은 우리 몸의 기의 통로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 문화를 살펴보면 사람 몸에는 오장육부와 각 사지 말단에 연결된 12경맥經脈이 있고, 그것을 24개의 개울과 작은 강으로 비유한다. 각 12경맥의 오수혈五輸穴(주관절과 슬관절 아래에 있는 각 경락經絡의 다섯 개 주요 혈穴 자리)은 우물부터 실개천, 강 등의 표현을 통해 단계적으로 비유하여 그 혈 자리가 가진 특성을 표시하였다.

12경맥 이외에 선가仙家에서 더 중요하게 여긴 기경팔맥奇經八脈은 12경맥을 중앙 몸통에서 조절하는 경락의 바다이다. 그중 임맥과 독맥은 인체의 머리와 몸통의 정중선을 앞뒤로 하여 기운이 크게 모이는 경맥이다. 임맥任脈은 인체의 전면부에 해당하여 음맥의 바다라 하였고 땅의 구획인 24분야에 맞추어 24혈에 배속하였고, 독맥督脈은 인체의 후면부에 해당하여 양맥의 바다라 하였고 하늘의 별자리 28수에 맞추어 28혈을 배속하였다. 이 두 경맥은 몸의 전후 상반된 양면에 존재하여 음과 양을 통제한다. 임맥이 약하면 인체의 음에 해당하는 정수가 약하여 임신, 출산하기 어렵고, 독맥이 약하면 인체에 양기가 약하여 신경계가 지배하는 감각과 운동 능력이 저하된다. 또한 충맥衝脈은 인체 맨 아래 회음혈부터 가장 위 백회혈에 이르기까지 정중앙을 관통하여 찌를 충衝 자를 써서 충맥이라 이름하였으며, 오장육부의 총체적인 바다라 하였다. (후천 선문화 특별 강연 영상 요약 정리)

원래 신선이 되면 임독맥, 충맥이 완전히 뚫려서 빛줄기가 타원으로 보인다. 임독맥에 빛이 뺑뺑뺑뺑 돌면 그게 제일 잘된 것이다. - 2022.08.11. 종도사님 도훈


장욱 : (무덕이 자신의 배를 만지자) 뭐 하는 거야 지금?

무덕(낙수) : 신수원을 살피는 거야. 숨 제대로 쉬어 봐. 있어. 진짜로 있어. 대단한 진기야. 허염이 니 배 속에 엄청난 진기를 넣어 줬어. 너의 신수원엔 이미 허염이 넣어 둔 수기가 가득 찼어. 벌써 집수의 단계를 넘어선 거야. 10년 걸려 모을 진기를 너는 공으로 얻은 거야. 그것도 최고의 고수 허염의 진기를. - 3화


장욱은 무덕이 갑자기 자기 배를 만지자 당황해하는데 신수원의 수기를 살핀다고 하자 내버려 둔다. 드라마 설명에 의하면 신수원은 신체의 수기가 모이는 중심이라고 되어 있다. 한자 설명은 없지만, 아마도 ‘신장 수기의 원천’ 정도로 해석이 가능하다. 수행 문화에서 정精은 생명의 가장 기본이 되는 물질로 신장腎臟에서 생성되며 정이 고갈되면 생명을 잃는다. 이 드라마의 작가는 수기가 단순한 물이 아니라 인간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분명히 알고 썼음을 알 수 있는 장면이다. 다음의 종도사님 도훈 말씀을 보면 드라마의 신수원이란 하단전下丹田을 말하는 것이다.

우주의 본체 삼신이 우리 몸에 들어올 때는 수직으로 성명정性命精으로 들어온다. 우리 몸의 빛의 세 가지 통로가 성-명-정이다. 성과 명은 정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것을 맡고 있는 게 신수腎水인데, 신장腎臟이다. 양쪽 콩팥 사이 중심 쪽에 발딱 발딱하는 그걸 신간동기腎間動氣라고 한다. 신장 사이에 동하는 액티베이팅 포스activating force라는 것이 태초의 생명 리듬처럼 뛴다. 이게 하단전이다. - 안경전 종도사님, 후천 선仙문화 특별 강연


10년의 진기를 공짜로 얻은 장욱에게 무덕(낙수)이는 “신수원의 수기는 숨을 쉬어서 돌리는 거야. 허염의 진기니까 허염의 호흡법으로 기를 돌려야 돼.”라며 호흡법을 익혀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라고 이야기한다. 수기水氣와 신장의 정精에서 나아가 호흡법呼吸法까지 나온다. 술사 허염이 서씨 집안 사람이니까 같은 호흡법을 쓰는 서율(주인공 장욱의 친구)의 호흡을 몰래 배우기로 한다. 호흡법을 훔친다는 표현까지 쓴다. 종도사님의 가르침에서 진정한 호흡법, 진식호흡眞息呼吸을 제대로 배울 수 있다.

수행은 진식호흡眞息呼吸을 기본으로 연습하고 하단을 개방시켜야 한다. 시천주주侍天主呪와 태을주太乙呪 성령 주문을 정성껏 읽으면 불빛 알갱이가 ‘송송송’ 하며 하단으로 들어간다. 이렇게 해서 무형의 공간인 하단에 정精이 채워진다. 이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우주와 삼신과 내가 하나라는 큰 생각을 가지고, 주문의 빛 기운을 허공에 뿌리지 말고 꼭 하단下丹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잡념이 없는 진식호흡을 해야 한다. 숨이 짧으면 짧은 대로, 길면 긴 대로 잡념을 떨구고 대우주와 소통하는 호흡을 하면서 주송을 하면 된다. 숨을 들이마실 때는 하단전 회음會陰에서 백회百會까지 상단의 하늘 문을 연다는 생각으로 끌어 올리고, 숨을 내쉴 때는 백회까지 올린 숨을 회음까지 쭉 내린다는 생각으로 숨을 쉬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누구도 무병장수의 기틀을 만드는 정단精丹이 형성되고 신선 몸의 기초 바탕을 이루게 된다. - 안경전 종도사님, 후천 선仙문화 특별 강연


4화에서는 장욱이 드디어 호흡법을 익히고 수기를 돌릴 수 있게 된다. 무덕은 장욱에게 “천천히 계속 호흡해.”라며 수행을 계속하라고 말한다. 호흡법을 통해 진기가 돌자 열기熱氣가 되어 불덩이처럼 뜨거워지는데 목욕탕에 들어가 차가운 물을 계속 부어도 덥다고 느낀다. 한참 동안 열기를 견디자 이번엔 한기寒氣가 찾아온다. 이런 과정들을 거치면서 장욱은 진기를 자기 것으로 만들고 술사로서 상당한 경지로 일시에 올라간다. 그런데 이 과정들은 분명히 실제 수행 문화의 기본 원리를 차용한 것이다.

수행을 하면 우리의 몸에 과연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천지 안에서는 해와 달이 수화水火 기운을 교류하며 땅의 만물을 기른다. 소우주인 인간도 그와 똑같이 수화 교류를 통해 생명 활동을 지속한다. 인간의 생명을 유지해 주는 2대 동력원인 내 몸의 물과 불의 순환, 그것을 ‘수승화강水昇火降’이라 한다. 인간의 몸에서 물기운과 불기운을 주관하는 장부는 신장腎臟과 심장心臟이다. 생명의 원천인 정수精水가 작용하는 신장은 장부 중에서 아래쪽에 있고, 신神이 깃들어 있는 심장은 맨 위쪽에 있다. 심장 속에 있는 진음眞陰은 본래 음의 고향인 신장으로 내려가려 하고, 신장 속에 있는 진양眞陽은 본래의 고향인 심장으로 올라가려는 성질이 있다. 음陰과 양陽, 수화水火가 교구交媾될 때 우리 몸의 생명 활동이 건강하게 지속될 수 있는 것이다.

새알과 정단 완성


장욱은 기혈이 돌며 한기가 극에 달하자 벌벌 떨면서 무덕에게 따뜻한 말을 좀 해 달라고 한다. 이때 무덕이 따뜻한 말을 해 준다며 한 말에 뜬금없이 새집, 새알 이야기가 등장한다.

무덕 : 따뜻한 말 해 줄게. 내가 지내던 곳에 아주 큰 나무가 있었어. 거기 꼭대기쯤에 새집이 하나 있었는데 그 안의 새알이 따뜻했어. 어미 새가 늘 찾아와 알을 품었어. 나는 지금 그 높은 나무 꼭대기에 놓인 새알이야. 찾아와 품어 줄 자는 너 하나뿐이야. 나는 지금 그 하나에 매달려 있는 거다. - 4화


왜 갑자기 새집, 새알 이야기가 나왔을까?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격일까? 장욱이 수행을 해 나가는 이 순서들은 그냥 드라마의 판타지적 설정 정도가 아니다. 왜 그런지 살펴보자. 이 부분의 이야기를 다시 한번 정리하면 이렇다.

먼저 드라마가 수기를 전면에 내세웠고, 모든 만물의 근본에 수기가 있다고 했다. 그런데 주인공 장욱의 아버지는 장욱이 술사가 되지 못하게 기맥을 막아 수기를 돌리지 못하도록 하였는데, 독을 마시는 바람에 할 수 없이 허염이라는 고수가 수기를 넣어 기맥을 뚫는다. 더불어 진기를 넣어 줘서 신수원(하단전)에 가득 차게 된다. 종도사님 말씀을 이러한 상황에 적용해 보면 주인공 장욱은 정단이 완성된 것이다. 진기를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호흡 수행을 하는데 이로 인해 몸이 불덩이와 얼음덩이로 왔다 갔다 한다. 이것은 분명히 수승화강에 대한 내용이다. 그리고 새집과 새알이 나온다. 순서는 이렇다.

이것은 마치 증산도의 의원 도수 수행을 알고 있는 듯한 이야기 전개이다. 다음의 말씀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주문을 잘 읽으면서 주문을 하단전, 배꼽 아래 5cm 안쪽에 새알 집 같은 게 있는데, 이 추상 공간에 있는 새집 같은 그 센터에다가 주문 소리를 집어넣는 것이다. 그러면 그 주문이 우주의 빛 덩어리가 되어서 진정한 일심으로 읽어 넣으면 정단이 완성되고, 백옥 같은 새알이 갈라져 거기서 꽃이 피면서 영원의 불멸을 상징하는 불새가 태어나 상단으로 올라가 용과 합체되어 신선 몸을 만드는 유전자가 탄생한다. 이것을 언청계용신이라고 한다. - 안경전 종도사님, 후천 선仙문화 특별 강연


상생방송에서는 매일 TV와 유튜브로 생방송 송출하는 <상생개벽뉴스>를 통해 안경전 종도사님이 최초로 전하는 후천 신선 명상 수행법이 단계별로 방송되고 있다. 본래 증산도 도생들에게만 전해 주시던 수행법이었으나 대병란의 시대에 인류를 위해 공개하기로 하신 것이다. 이 방송은 지구촌 80억 형제자매의 생존을 위해 마고성 이래 환국-배달-조선 이후, 근대 문명의 출발점인 동학과 참동학 증산도에서 완성된 동방 2만 5천 년 정통 ‘무병장수 후천 가을, 조화 신선 문명 시대를 활짝 여는 생활 수행법’을 최초로 전수하는 것이다. <상생개벽뉴스> 3회에서 전한 수행법의 기초에서 첫째가 ‘내 몸의 세 개 빛의 통로 열기와 진식호흡으로 기맥 뚫기’이고 둘째가 ‘정단 만들기와 상단 정화하기’이다.

드라마 <환혼>에서 기맥을 뚫고 호흡으로 기혈을 돌리고 나자 정단 완성을 상징하는 새알이 나왔다는 것은, 작가진이 상생방송과 종도사님 말씀을 통해 수행법의 진리들을 드라마에 녹여 낸 증거라고 확신한다. 2020년 12월 26일 홍 자매 작가의 인터뷰에 의하면 천기天氣를 다루는 젊은 술사들의 판타지 사극을 준비한다고 했고, 이때부터 이러한 자료들을 모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맺는글


드라마에 등장하는 최고의 술사 중, 사시사철 삼베로 된 마의만 입고 다닌다 하여 마의 이 선생이라 불리는 술사가 나온다. 시즌 1에서 등장하는 모든 인물 중 가장 최고의 경지에 오른 술사이다. 마의 이 선생은 100세가 훌쩍 넘었는데 젊은 얼굴을 하고 있다. 단근차를 마셔 인간적인 정염을 끊는 단근 수련을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젊은 나이에 높은 경지에 올라서 늙지 않는다고도 한다. 실제로는 다른 사연이 있지만,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정精을 소중히 아끼고 지속적인 수행을 하면 불로장생하고 젊어질 수 있다는 구성도 작가가 드라마에 적용했다는 것이다.

이 선생 : 단근초. 색욕을 일으키는 기를 끊어 내는 약초지.

무덕 : 술법에 방해되는 정염을 끊어 내기 위해 단근초를 마시며 수련하는 술사가 있다 들었슈. 색욕을 끊어 내고 술법을 연마혀서 높은 경지까정 오른 술사가 있다 들었슈. - 5화


신장 수기가 모이면 정精이 뭉친다. 단근초는 색욕을 끊어 내므로 정을 모으는 수련에 도움을 준다는 것으로 정단 형성에 초점을 둔 내용이다. 정은 대우주 수십억 년 변화의 노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래서 종도사님께서는 “인간의 정수精水는 태극수太極水요, 내 몸의 정精이 대우주 태극수의 핵核”이라고 하셨다.

이 드라마는 수기水氣를 핵심 주제로 설정해 시작된다. 물은 생명의 근본이다. 이것은 현대 과학이든 동서고금의 어떤 문화이든 모두가 한결같이 이야기하는 것이다. 하지만 물이 어떤 이치로 어떤 작용을 해서 생명을 구성하는지에 대한 철학적인 이야기는 증산도 진리에서 배울 수 있다.

천지 만물은 모두 생명의 근원이 되는 태극수太極水의 조화 기운을 받아 화생化生한다. 그리고 이 태극수, 수기를 저장하는 주문이 바로 태을주太乙呪이다. 태을주를 많이 읽으면 우주의 본체 생명인 태극수太極水 기운을 강력하게 받아 내려 천지의 수기水氣를 축적할 수 있기 때문에, 몸의 저항력과 면역력이 강화되어 어떠한 병마病魔도 물리칠 수 있다. 그래서 태을주는 ‘수기水氣 저장 주문’이다.

<환혼>은 이 외에도 많은 진리 코드들을 담고 있다. 다음 회차에는 천부경天符經과 하도낙서河圖洛書, 팔괘八卦와 삼신칠성三神七星 문화가 어떻게 드라마에 상징으로 쓰였는지, 그리고 <환단고기 북콘서트>의 핵심 내용을 얼마나 예리하게 배경에 깔고 있는지를 분석할 예정이다. 증산도 도전道典의 진묵대사 일화를 그대로 썼다고 생각할 만한 내용도 있으니 기대해 주시길 바란다.



드라마 작가 홍 자매 (홍정은&홍미란)
<환혼>은 드라마 각본가 홍정은&홍미란 일명 홍 자매의 작품이다. 언니 홍정은과 동생 홍미란으로 구성된 드라마 작가 ‘홍 자매’는 15년간 공동 집필을 이어 오고 있다. 한집에 살고 서로 수다를 떨듯 모든 대사와 에피소드를 함께 만든다고 한다. 홍 자매의 작품은 흥행도 하고 인기도 있지만, 누리꾼들은 특유의 짜깁기식 전개와 아이디어 베끼기라는 비판을 자주 한다.

필자는 이 영리한 작가진이 드라마의 소스를 상생방송과 『환단고기桓檀古記』, 그리고 증산도甑山道의 서적 등에서 찾아내 풍부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본다. 특히 <환혼>은 그런 증거가 넘쳐 난다. 그래서 오히려 우리 문화를 대중화하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해 주고 있는 점에 대해 감사를 표한다. 이 글에서는 <환혼> 드라마 설정에 얼마나 상제님 진리를 차용하고 있는지 분석해 보기로 한다.

『환단고기』에 따르면 원래 구미호九尾狐는 태평성대 임금님께 책을 물어다 주는 신령스런 동물이었다고 합니다. -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 드라마 예고편



홍 자매는 <쾌걸 춘향>이 32.2%라는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스타 작가가 되었고,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 <주군의 태양>, <화유기>, <호텔 델루나> 등 한국의 역사와 관련, 신도 세계를 콘셉트로 하는 작품들을 많이 내놓았다. 그중에서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 드라마는 단군신화와 삼신각三神閣, 웅녀熊女 이야기 등을 구미호에 대입시켜 현대적으로 풀어낸 이야기라고 한다. 그런데 『환단고기』에는 구미호에 대한 기록이 나오진 않는다. 작가가 어설프게 알고 쓴 내용이 드라마 예고편으로 제작되었던 것 같다. 구미호에 대한 기록은 『규원사화揆園史話』와 『산해경山海經』에 등장한다.

이때 신령스러운 짐승이 청구에 나타났는데, 털은 밝고 희고 꼬리가 아홉 개가 달린 짐승이 서책을 입에 물고 상서祥瑞함을 나타내는지라. 이에 고시씨高矢氏에게 상을 내리고 나라 안에서 음악을 연주하고 즐김을 다하라고 영을 내리고는 또한 ‘조천무朝天舞’를 지었다. - 『규원사화揆園史話』


청구국이 있는데 꼬리가 아홉 달린 여우가 산다. (각주 : 이 여우는 세상이 태평하면 출현하여 상서로움을 보인다고 한다.) - 『산해경山海經』


여기서 중요한 것은 구미호가 아니라 청구靑邱이다. 『환단고기』에서는 ‘배달국倍達國의 첫 수도는 신시神市요, 후에 청구국靑邱國으로 천도하였다.(『삼성기三聖紀 하下』)’고 했다. 『삼성기三聖紀 상上』에서는 “치우천황이 계시어 청구를 널리 개척하셨다.”고 했다. 배달국은 14세 자오지慈烏支 천황(치우천황蚩尤天皇)이 백두산의 신시에서 대륙의 청구로 도읍을 옮김으로써 역사의 전환점을 맞이하였다. 푸를 청靑, 언덕 구邱의 청구는 ‘동방의 나라’를 뜻한다. 중국 역사서에서는 대체로 이 청구를 당시의 정식 국호인 배달을 대신하여 부르곤 했다. 홍 자매 작가는 디테일은 좀 부족하지만 이런 역사 기록들을 참고해 드라마 각본을 지속적으로 쓰고 있고, 가장 최근 작품이 오늘 소개할 <환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