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로 문화읽기 | 지금부터, 쇼타임! TIME TO ACT!

[칼럼]
한재욱 / 본부도장


“귀신 부리는 마술사(박해진 분)와
신통력을 지닌 열혈 순경(진기주 분)의 귀신 공조 코믹 수사극.
고인故人의 하소연이 단서가 되고,
귀신도 목격자가 되는 이들 앞에 미제 사건이란 없다!
맺힌 한을 풀어 주고, 복을 나누는 이야기. ”



들어가는 글


<지금부터, 쇼타임!>은 2022년 4월 23일부터 2022년 6월 12일까지 방송된 MBC 토일 드라마 시리즈이다. 배우들의 연기는 호평을 받았으나 국내 시청률은 약간 저조했다. 중화권 OTT(Over-the-top; 셋톱 박스를 거치지 않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인 뷰Viu에서는 인기 드라마 1위를 차지했다. 이 드라마의 극본을 맡은 하윤아 작가는 이전에 한 많은 영혼의 원한을 풀어 주는 드라마 《쌍갑포차》를 집필했었다.

극 중에서 주인공의 할아버지는 한국 최고의 박수무당으로 법사라 불리며 퇴마를 하거나 병을 낫게 하는 등 많은 사람을 도와줘 선업善業을 쌓았다. 할아버지로부터 이어받은 영력으로 주인공은 매직 팩토리라는 회사를 차리고 귀신들을 고용해 사람들에게 마술 쇼를 선보이는 마술사로 활동한다.

귀신들은 각자의 사연으로 사장에게 협조한다. 이 드라마는 무巫를 중심으로 북두칠성, 명두, 공덕, 저승사자 등 신도 세계와 우리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증산도 『도전道典』과 『환단고기桓檀古記』를 보지 않고는 나오기 어려운 설정들이 다수 있다. 이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무巫의 의미


할아버지가 악귀를 쫓고 사람들을 돕다가 기력이 다해 돌아가시자 할아버지에게 있던 장군 신령이 손자에게 찾아와 신내림을 받으라고 말한다. 이때 무당의 ‘무巫’에 대해 말하는 장면이 의미가 있다.

무당이란 뭐냐? 위쪽 가로획이 하늘, 아래쪽은 땅, 땅 위에 사는 인간들, 그 사이를 이어 주는 이 세로획이 바로 무당이니 하늘과 땅을 잇는 존재다. 하늘의 뜻을 속세에 실현하고 인간의 염원을 하늘에 전하는 이 좋은 일을 왜 안 하겠다는 거냐? – 주인공 할아버지의 장군 신령(정준호 분), 2회 차


‘무巫’라는 글자는 그 형상이 많은 뜻으로 해석이 가능한 심오한 글자다. 상형문자로서는 무당이 춤출 때 소매의 모양을 본떴다고 한다. 모양 자로는 工(장인 공) + 从(좇을 종)인데, 장인을 좇는다, 따른다는 뜻이다. 공工을 조물주로 본다면 조물주의 뜻을 따른다는 뜻이 된다. 우주 운동의 본체인 태극생명의 본모습을 ‘공空’이라고 하는데, 공空은 ‘공工’이라는 기술자가 ‘혈穴’ 속에 숨어 있는 상象을 취하기 위한 것이다. 우주의 장인, 기술자, 또는 조물주가 뭔가를 만들기 위해 구멍 속에서 휴식하는 상이라고 할 수 있으니 우주 변화 원리에 아주 부합한 글자라 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무巫를 하늘, 땅을 이어 주는 존재로 파자破字했다. 사람 인人 자가 둘이 있어서 사람들 사이, 인간 세상의 문제를 해결해 준다고 볼 수 있겠으나, 가을개벽기의 의미로 보면 상제님과 태모님, 천지부모님을 모시는 시천주 문화로도 해석할 수 있겠다.

독일 학자 칼바이트H. Kalweit에 의하면 태고 시대에는 ‘화이트샤먼White Shaman’이라 불리는 초자연적 신성을 가진 시원 무당 대광명의 무巫가 있었다. 그러나 선천 상극 질서를 바탕으로 인류 문명이 발달하면서 샤먼은 죽은 인간의 혼백이나 지상에 떠도는 다양한 영적 존재와 인간들을 매개시켜 주는 세속의 무, 블랙 샤먼black shaman으로 속화되었다. 그러나 천지의 가을개벽 시대를 맞이해 인간의 내면에 잠재된 우주적 신성이 드러나 모든 인간이 ‘대우주의 성령’으로 화하여 화이트 샤먼의 본성을 회복하는 꿈의 선仙 문화 시대, 새로운 신교 문화 시대가 인간으로 오시는 상제님의 도법으로써 인류사에 도래한다.

백암리에 계실 때 하루는 경학에게 “무당 여섯 명을 불러오라.” 하시어 ······ “이제 여섯 사람에게 도道를 전하였으니 이는 천하의 대학大學이니라.” 하시니라. (증산도 도전道典 6:62)


이 공사는 후천 선경의 대학교 사명이 육임 조직으로부터 출발한다는 내용으로 보신 공사이다. 상제님의 대학교는 천지부모의 천명天命을 받아 태을주의 신도 조화권으로 명화明化되어 대개벽기에 천지를 대행하여 사람 살리는 일꾼을 양육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드라마에서 꼭 집어 말한 무巫 자의 세로획은 하늘과 땅을 잇는 존재. 곧 천지로부터 영靈을 받아 사람 살리는 일을 실천하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덕력德力


장군 신령 : 아까 그 경찰 처자가 너한테 고맙다고 한 순간, 여기 덕력이 쭈욱 올라갔다고. 덕력德力이란 내가 얼마나 업을 지우고 덕을 쌓았는지 보여 주는 지표지. 내가 몸제자에 접신하여 퇴마 굿 점사로 사람들을 도와주면 덕력이 차오르는데 부채 끝까지 채워지면 나는 극락세계로 성불하게 된다. - 장군 신령, 3회 차


장군 신령은 전생의 업보를 갚기 위해 자신의 몸제자를 통해 덕을 쌓아 성불하고 싶어 한다. 공덕을 쌓은 것은 장군 신령이 가지고 있는 덕력부채에 게임 아이템처럼 게이지로 나타나 채워지는데 공덕이 쌓이는 걸 시각적으로 잘 표현했다.

덕력德力은 공덕의 힘이라고 할 수 있겠다. 태상종도사님께서는 일꾼들에게 늘 봉사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다. “세상을 위해서 봉사를 많이 하면 그 사람이 성인이여. 내가 세상을 위해 주면 세상도 나를 위해 줘.” 너무도 단순하면서 명쾌한 말씀이다. 봉사를 많이 하면 그 사람이 성인이다. 내가 세상을 위해 주면 물리학의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 현상처럼 세상도 나를 위해 준다고 하셨다.
* 양자 얽힘: 한번 짝을 이룬 두 입자들은 아무리 서로 떨어져 있다 하더라도, 어느 한쪽이 변동하면 그에 따라 ‘즉각’ 다른 한쪽이 반응을 보이는 불가사의한 양자적 특성.

종도사님께서는 “봉사의 지극 경계가 상생이다. 우리는 세상을 위해서 천지봉사단의 중심으로 일한다. 상생은 서로 잘사는 것이다. 남을 잘되게 하는 거다. 살릴 생 자 공부다. 살릴 생 자를 쥐고 다닌다. 그 한 말씀만 가지고도 모든 걸 이룬다.”(2022.07.12 도훈)고 하셨다. 특히 모든 생명의 명줄이 떨어지는 가을개벽기에 사람 살리는 공덕보다 큰 공덕이 있겠는가.

세 번은 권하여 보아라. 공은 포덕布德보다 더 큰 공이 없느니라. (도전道典 8:24:2)


칠성줄


경찰 고슬해가 주인공 차차웅에게 도와줘서 고맙다고 하자 장군 신령의 덕력부채가 차오른다. 다른 때에 비해서 공덕이 많이 쌓인 것처럼 보이자, 장군 신령은 고슬해를 따라가 보는데 그녀의 머리 위 백회에서 선명한 칠성줄이 하늘로 뻗어 올라가는 것을 보게 된다.

장군 신령 : 그 경찰 칠성줄이 장난 아니더라. 머리 위로 하늘까지 뻗쳤는데 나 태어나서 그런 선명한 칠성줄 처음 봤다. 칠성줄이란 본디 하늘이 제 뜻을 이승에 내려보내는 통로. 무당이 아니더래도 필시 그녀는 하늘의 뜻을 펼칠 팔자를 타고난 게야.

차차웅 : 그러니까 칠성줄이 하늘과 직통 핫라인 그런 건데, 고슬해 씨가 가진 게 무당보다 훨씬 강해서 그 여자만 감동시키면 하늘도 감동을 하고 내가 무당을 안 해도 저절로 그 쪽(장군 신령) 덕력이 쌓인다?! - 3회 차


드라마에서는 칠성줄에 대한 정의를 하는데, 하늘의 뜻을 세상에 전하고 이승의 소원을 하늘에 전하는 통로라고 한다. 전생에 서라국(가상의 나라) 풍백이었던 차차웅이 전생에 명두明斗(청동거울)를 품고 죽은 공주 고슬해와 마주 서자 고슬해의 머리 위로 칠성줄*이 강하게 뻗어 올라가고 북두칠성까지 이어진다. 장군 신령은 이것을 보고 ‘전생에서의 둘의 인연이 북두칠성이 빛나도록 칠성줄을 발동시켰다.’고 생각한다. 차차웅은 명두를 목에 걸고 기우제를 지내 비를 내리거나 나라의 근심을 해결해 주곤 했는데 전생의 풍백과 명두가 만났으니 본래의 힘을 회복해 북두칠성에 닿은 것이다. 작가가 아주 영리하면서도 압축적으로 인류 원형문화와 진리 코드들을 설정에 가져왔다는 생각이 든다.

칠성줄이 조상신이라는 민간의 이야기들은, 자손은 칠성 기운으로 생긴다는 『도전』 말씀과 합치된다.

“칠성이 하늘에 있는 모든 별[성신星辰]을 주장한다.”(4:141:2), “북두칠성이 내 별이니라.”(3:89:6)고 하신 증산 상제님의 말씀과 같이 칠성은 우주를 경영하는 통치자 하나님이신 상제님이 계신 별이다. 때문에 칠성은 천상 별들의 황극 자리로서 건곤천지와 일월, 오행 기운을 다스리는 우주의 중심 별이다. 신교 문화의 열매, 증산도에서는 삼신과 칠성의 음양적 역할에 대해 ‘삼신은 생명을 포태하고, 칠성은 생명을 낳고 길러 준다.’라고 가르친다. 만물을 낳고 기르는 천지의 수인 3·7의 구조를 바탕으로 10무극의 우주 조화 바다에 계신 상제님의 창조성과 완전성이 인간 세상에 펼쳐지는 것이다.

명두


장군 : 이것이 명두明斗인가? 보기엔 그냥 좀 특이한 거울 같네만. 대체 이걸로 어떻게 비와 바람을 움직이는 겐가?

풍백 차차웅: 명두明斗는 인간의 원을 하늘에 전하고 또 하늘의 뜻을 받아 천지를 움직이는 통로입니다. - 11회 차


칠성줄이 하늘과 직통 핫라인이라고 했는데, 명두는 천지를 움직이는 통로라고 했으니 하늘과의 소통을 더 강력하게 해 주는 도구라고 생각해 볼 수 있겠다. 명두明斗라는 한자 구성 자체가 일월의 광명과 칠성을 상징한다. (파자 설명 참고)

드라마의 명두 앞면에는 아亞 자 문양이 둘레에 새겨져 있다. 종도사님께서는 아亞 자는 제왕의 복식이나 왕도 문화를 상징하는데, 중앙에 십자十字 글자가 있어서 우주 사정방의 심법을 체득한다는 뜻이 있다고 하셨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설명으로 명두를 소개하면, 명두明斗, 명도明圖, 신경神鏡 등으로 불리는 무당의 도구로서, 무당의 혼이 담긴 것으로 생각되어 그 후계자에게 물려주기도 하였다고 한다. 큰무당은 흔히 여러 개의 명두를 가졌는데 굿할 날짜가 동시에 두 곳에 잡히면, 못 가는 집에는 대청에 명두만 걸어 놓았다가 다시 날을 택해서 굿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 7개를 가지고 칠성명두라고도 했다. 명두는 점치는 데에도 쓰였는데, 찹쌀을 가득 담은 작은 함지에 꽂아 놓고 축원을 한 후 명두를 뽑아 뒷면에 붙어 있는 쌀알이 짝수이면 불길하고, 홀수이면 길한 괘라고 여겼다. 명두는 주로 중북부 지방에서 사용되었으며 놋쇠로 만들었다. 일반적으로 북두칠성 등의 별이나 해와 달을 새기고 가운데 고리에 무명 끈을 달았다. 끈으로 목에 걸어 햇빛을 반사시켜 제사장의 권위를 보여 주고 세상을 광명케 하는 상징으로 쓰였다.

태백산(백두산)이 북쪽으로 달려가 우뚝 솟은 장엄한 모습이 비서갑斐西岬 경계에까지 이어졌고, 그곳에 물을 등지고 산을 안고서 다시 꺾어져 감돈 곳이 있는데, 바로 대일왕大日王(환웅천황)께서 천제를 올리시던 곳이다.

세상에 이런 말이 전해 온다. 환웅천황이 이곳에 순행하여 머무시면서 사냥하여 제사 지내실 때, 풍백은 『천부경天符經』을 거울에 새겨 진상하고, 우사는 북에 맞추어 둥글게 춤을 추고, 운사는 백 명을 칼로 무장시켜 제단 밑에 늘어서서 지켰다. 상제님께 천제天祭를 올리러 산에 가실 때 의장이 이처럼 성대하고 엄숙하였다. 이 산의 이름이 불함不咸이다. 지금은 완달完達이라 하는데, 그 음이 비슷하다.(太白山 北走 屹屹然立於斐西岬之境 有負水抱山而又回焉之處 乃大日王祭天之所也 世傳桓雄天王 巡駐於此 佃獵以祭 風伯 天符刻鏡而進 雨師 迎鼓環舞 雲師 佰劒陛衛 盖天帝就山之儀仗 若是之盛嚴也 山名曰不咸 今亦曰完達 音近也) - 『환단고기桓檀古記』 「삼한관경본기三韓管境本紀」


이 내용은 환웅천황께서 상제님께 천제를 올리는 제천 행사를 묘사한 기록이다. 이 천제에서 풍백이 등장하고 천부경을 거울에 새겨 진상했다고 한다.

드라마에서 차차웅의 전생은 서라국의 제사장 풍백이었다. 나라에 비가 오지 않자 풍백이 제사장이 되어 기우제를 지내는 모습이 연출된다. 명두를 목에 걸고 비를 내리는 데 성공한 풍백을 향해 고슬해(전생의 공주)는 “사랑해요 풍백”이라고 쓴 천을 들고 응원가를 부른다. 이런 장면은 『환단고기』의 기록을 떠올리게 하는데, 작가가 『환단고기』 기록을 차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에서도 명두의 뒷면에 칠성과 달이 새겨져 있다. 극 중 여주인공 천호공주는 전생에 죽을 때 명두를 안고 죽었고, 이생에 명두를 영혼에 품고 환생하여 칠성줄이 강하다는 내용이다. 그래서 왼쪽 목 아래에 점의 형태로 칠성이 새겨져 있다. 역사 속에는 북두칠성의 기운을 받고 태어나 몸에 칠성을 지니고 있는 인물들이 있다. 이등박문(이토 히로부미)을 처결한 안중근安重根 의사의 아명은 안응칠安應七이다. 응할 응應, 칠성의 칠七. 북두칠성이 응해 태어났다는 뜻을 담고 있다.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가 북두칠성이 떨어지는 태몽을 꾸었고, 안 의사가 가슴과 배에 북두칠성 모양의 점을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이라고 한다.(안중근의사기념관 기록)

명두의 힘은 오로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일에만 쓰여야 합니다. 전 인간을 해하는데 명두를 쓰지 않겠다고 하늘에 맹세했습니다. 그 맹세가 곧 제 목숨입니다. - 풍백 차차웅, 11회 차


차차웅의 이 대사는 드라마가 홍익인간弘益人間 정신을 배경으로 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드라마의 전체 내용이 권선징악勸善懲惡의 교훈을 담고 있고 덕을 쌓아 한 맺힌 원혼들이 제자리를 잡게 해 주는 것이니, 홍익인간 정신의 취지에 잘 맞는다.

한민족의 상고사를 제법 안다는 사람마저도 고조선의 국시國是로 잘못 알고 있는 홍익인간 사상은 사실 9천 년 전 환국桓國의 통치 이념이다. 마지막 환인천제로부터 국통 계승의 증표로 천부天符와 인印을 전수받은 거발환居發桓 환웅은 국가 통치 이념도 이어받았다. 그 이념이 바로 ‘인간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弘益人間이다. 거발환 환웅은 재세이화在世理化를 기반으로 홍익인간을 실천하였다. 다시 말해서 삼신상제님의 진리, 즉 신교로써 세상을 다스리고 깨우쳐서 널리 인간 세계를 이롭게 한 것이다.

금옥


이 드라마의 많은 설정이 증산도 『도전』과 『환단고기』, 상생방송에서 방송한 <환단고기 북콘서트> 등을 참고했으리라 볼 수 있는 설정이 또 있다. 주인공 차차웅을 돕는 옥화당 금옥 할머니가 모시는 신령님은 금옥 만신이다. 드라마는 칠성줄과 북두칠성에 대한 이야기가 핵심인데, 금옥은 증산도 『도전』 속에서 칠성과 관련해 등장한다.

하루는 상제님께서 “계룡산 금옥아!” 하고 소리치시며 신명을 부르신 후 “너 가서 너희 어른을 불러 박적 몇 개 가져오너라.”라고 명하셨는데, 금옥 신명이 아뢰기를 “칠성에서 아니 심어서 박이 없답니다.” 하니 상제님께서 혼을 내시며 어서 가서 가져오라고 하시는 모습이 나온다.

얼마가 지난 후 금옥이 바가지를 큰 것, 작은 것으로 세 개를 가지고 와서 상제님께 올리며 “가져오라고 하시어 가져왔지만 어떻게 하실 건가요?” 하고 여쭈니 말씀하시기를 “이것이 그냥 박적이 아니라 내가 씀으로 인하여 조화박적이 되는 것이니라.” 하시니라. (도전道典 5:366:10~11)


금옥이란 이름으로 칠성과 관련된 기록은 아마도 증산도 『도전』이 유일할 것이다. 필자는 제작진과 작가가 증산도 『도전』을 참고했다고 본다. 금옥 신명이 가져온 칠성의 박적은 상제님께서 조화박적으로 쓰셨다. 삼월 삼짇날 행하신 육임도꾼 조직 공사에서 상제님은 이 박 속에서 기치창검을 한 수많은 사람과 무장된 말을 불러내시고 현무지玄武池의 물속에 넣어 위풍당당한 도꾼을 내셨다. 드라마의 작은 설정 중에 하나지만 시기적으로 도운의 큰 의미를 가진다 하겠다.

2022년 4월 3일(음력 삼월 삼짇날) 태라천궁 착공 천지고사 대치성, 5월 1일 태라천궁 건립서원 축복결의 대성회, 그리고 세 번째로 6월 12일 상생월드센터 착공 대천제가 성대히 진행되어 육임도꾼 조직 공사가 인사화되었는데, 이 시기에 방영한 칠성 주제의 드라마에 금옥이라는 이름이 등장한 것이다.

필자는 우연의 일치로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상제님 진리를 참고했다고 볼 수 있는 설정은 그 밖에도 많은데 차차웅의 할아버지인 법사가 악귀를 사람 몸에서 빼낼 때 ‘옴’이라 외치고, 악귀를 호리병에 가둘 때 ‘훔’이라고 외친다. 옴과 훔에 대한 내용은 증산도의 주문 수행의 역사와 원리로 <개벽문화 북콘서트>를 통해서 자주 소개된 내용이다.

위패


귀신과 소통할 수 있는 차차웅은 마술사로 활동하는데, 사연이 있는 귀신들을 고용해 저승사자가 데려가는 것을 막아 주고, 한을 풀 때까지 자신의 마술을 돕도록 한다. 차차웅의 집엔 고용된 귀신들의 위패가 놓여 있다. “사진도 지 껀 저렇게 대문짝만하게 걸어 놓고 우리 껀 저게 뭐야. 코딱지만 해 가지고.”(귀신 마동철 대사, 1회 차) 차차웅이 자신의 사진은 크게 걸고 귀신들의 위패는 작게 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위패가 초라한지,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에 대해 예민해한다.

귀신들이 일을 마치고 퇴근을 하는데, 각 위패가 귀신의 집이다. 위패 안으로 빨려 들어가 퇴근을 하고 종을 치면 위패 안에서 나온다. 증산도 『도전』 말씀의 문화가 재미있게 표현됐다고 생각된다.

태모님께서는 외국 신명을 대접하면서 ‘외국 신명外國神明’이라 위패를 써 붙이시고, 음식을 잘 차려 진설하신 다음 성도들에게 개벽주開闢呪를 읽히시며 위패를 향하여 말씀하시기를 “배불리 먹고 돌아가라.”(도전道典 11:349)고 하셨다. 위패에 외국 신명이 응기해 있으니 이렇게 하신 것이다.

또한 상제님은 주송을 해야 신이 내 마음에 출입을 한다고 하시며, “부符는 신명의 집(神之宅也)이니라.”(도전道典 8:102:2)고 하셨다. 종도사님께서는 왜 도장에서 수행을 하는 것이 좋은지, 각자 집에서도 천신단을 모시는 것이 중요한지 말씀해 주셨다.

신위를 자기 방에 모시면 천상의 신선들이 불과 3초 만에 내려오신다. 집에 신위와 어진을 모신다는 것이 그렇게 중요하다. 우주의 조화 고속도로망을 여는 것이다. 직접 내가 올라가기도 하고 조상신들이 내려오시기도 한다. (2022.07.14 종도사님 도훈)


흠향


장례식장에서 차차웅을 따라온 귀신들이 음식을 먹다가 주인공이 가자고 하자 귀신들은 음식을 들고 나간다. 그런데 바로 다른 조문객이 그 자리에 앉는데 음식은 그대로 있다. 음식의 기운을 가져가는 장면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직원 귀신들이 맨날 아침밥으로 빵만 먹는다고 불만을 터트리자, 사장 차차웅은 “귀신들은 밥을 먹을 필요가 없지 않나. 어차피 소화는 안 하고 맛만 쪽 빼먹으니까.”라고 말한다. 역시 기운을 취한다는 개념이다.

생전에 조폭이었던 마동철이 우리도 공연하면서 들었다 놨다 힘을 쓴다고 하자, 차차웅은 이렇게 말한다.

차차웅 : “그 힘, 누가 주는 겁니까? 여러분은 지금 데이터 다 쓴 깡통 휴대폰입니다. 거기에 내가, 내 영력을 와이파이처럼 쏴 주니까 마음대로 물건을 잡을 수도 있고, 놓을 수도 있고. 휙 통과할 수도 있는 겁니다. 저 없었으면 여러분, 객귀로 떠돌다 진작에 저승사자한테 끌려갔을 거예요.”


무당의 능력을 가진 차차웅이 귀신들에게 영력을 공급해 주고, 저승사자가 저승으로 끌고 가는 걸 막아 주고 있다는 얘기다. 인간인 차차웅이 먹는 것에 따라 신들도 흠향을 한다는 것인데 이것도 『도전』 말씀을 그대로 적용해 내용을 구성한 것 같다.

신神은 사람 먹는 데 따라서 흠향歆饗하느니라. (도전道典 4:144:5)

주인공 차차웅이 경찰 고슬해에게 범인 잡는 일을 돕기로 하고 귀신들을 버스에 태워 보낸다고 하자, 고슬해는 귀신이 버스를 타냐고 묻는다.

차차웅 : 귀신이래 봤자 보이지만 않지, 산 사람이랑 별 차이 없습니다. 귀신이 다 알몸에 빈손인 줄 아나... 사람이 죽으면 저승 가서 쓰라고 그 사람 옷가지랑 물건들 같이 태우잖아요. 태우면 원래 주인한테 갑니다. - 3회 차


상제님께서는 “사람은 나타남(現)으로 알고 귀신은 불사름(燒)으로 아느니라.”(도전道典 4:67:5)고 하셨다. 글이나 부를 쓰시어 공사를 보신 후에는 모두 불살라 버리셨는데, 부符는 귀신의 길이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저승사자


8회에서는 저승사자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배우 신현준 씨가 저승사자로 분하여 명품 연기를 선보인다. 저승사자의 임무와 신도 세계의 질서를 잘 그렸다. 혼수상태의 윤민숙 씨는 보육원을 운영하며 공덕을 많이 쌓은 사람이다. 그녀에게 죽음이 임박했고 저승사자가 데리러 오는데, 일이 많아서 사망 예정 시간보다 일찍 데려가려 한다. 이때 윤민숙 씨와 인연 있는 주인공들이 저승에다 민원을 넣겠다고 우기고, 윤민숙 씨의 영혼은 좀 더 시간을 달라며 안 가겠다고 버틴다.

저승사자 : 예전에는 말이야. 장례 치르는 동안 기다리라고 사자상이라도 차려 주고 그랬다고. 그런데 지금은? 나한테 뭐, 해 주는 게 뭐 있어? 뭐 있냐고.

차차웅 : 사자상이요. 제가 제대로 차려 드리겠습니다.

저승사자 : 어디야. 어디 가면 되는데? - 8회 차


죽음의 질서를 집행하는 저승의 공무원과도 같은 저승사자에게도 식사 대접이 통한다. 『도전』 9편 212장 3절 측주에도 사자밥을 세 그릇 준비한다는 내용이 있다. 명부사자는 셋이 오기 때문에 초상이 나면 먼저 문 앞에 사자밥을 세 그릇 준비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왕이나 지존의 인물은 일곱 사자가 와서 가마에 태워서 간다고 한다. 이것은 모두 삼신 사상과 칠성 신앙의 신교 문화 우주관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 드라마에서는 사자상에 전통적으로 올라가는 밥, 된장, 간장 등을 차리려 하자 로제 떡볶이를 달라고 하는 저승사자의 요구가 코믹하게 그려진다.

이러는 동안 윤민숙 씨의 죽음 집행에 반전이 일어난다. 저승사자가 명부에 적힌 이름을 세 번 불러야 육신과 혼령이 완전히 끊기기에 명부의 이름을 꺼내는데 이름이 바뀌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알고 보니 윤민숙 씨가 쌓은 공덕에 은혜를 입은 이들의 기도로 저승에 수백 통의 청원이 들어왔다는 것이다. 보육원에서 자란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있고 혼수상태의 윤민숙을 위해 기도하자, 기도 기운이 반짝이는 영롱한 보석처럼 하늘로 올라가는 장면이 연출된다.

저승사자 : 솔직히 나도 말로만 듣던 케이스인데. 이런 걸 기적이라고 하나.
저승사자 : 꼼꼼하게 아주 잘 묶였네.
망자 이정구 : 저 안 가요. 안 가!
저승사자 : 너 맘대로 그렇게 되는 게 아니라고, 어차피 가게 돼 있으니까 조용히 좀 해. - 8회 차


죄를 지은 망자를 데려가는 장면도 잘 그렸다. 저승사자가 살인을 저지르고 자신도 사망한 범인을 포승줄로 묶는데, 반항하는 망자를 간단하게 제압한다. 이 장면도 『도전』 말씀을 잘 표현했다.

각기 닦은 공덕에 따라 방망이로 뒷덜미를 쳐서 끌고 오는 사람도 있고, 가마에 태워서 모셔 오는 사람도 있느니라. (도전道典 9:213:3)


사로국과 남해차차웅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는 ‘남해차차웅南解次次雄’에 대한 내용이 있다. 그는 신라의 2대 왕이다. 『삼국사기三國史記』에는 차차웅을 자충慈充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무巫를 의미하는 신라의 고유한 말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 이름을 차차웅으로 하고 무당巫堂으로 등장시킨 것은 이런 기록에서 가져왔을 것이다. 극劇 중 차차웅이 속한 나라 이름은 서라국西羅國이다. 이는 신라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라벌徐羅伐은 지금의 경주이고, 사로斯盧는 신라의 옛 이름이다. 신라의 기원에 대한 기록은 『환단고기』에 나온다.

사로斯盧의 첫 임금(박혁거세)은 선도산仙桃山 성모聖母의 아들이다. 옛적에 부여 황실의 딸 파소婆蘇가 지아비 없이 잉태하여 남의 의심을 사게 되었다. 이에 눈수嫩水에서 도망하여 동옥저에 이르렀다가 또 배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 진한辰韓의 나을촌에 이르렀다. 그때에 소벌도리蘇伐都利라는 자가 이 소식을 듣고 가서 아이를 집에 데려다 길렀다. 나이 13세가 되자 뛰어나게 총명하고 숙성하며 성덕이 있었다. 이에 진한 6부가 함께 받들어 거세간居世干이 되었다. 서라벌에 도읍을 세워 나라 이름을 진한辰韓이라 하였고, 사로라고도 하였다.(斯盧始王 仙桃山聖母之子也 昔 有夫餘帝室之女婆蘇 不夫而孕 爲人所疑 自嫩水 逃至東沃沮 又泛舟而南下 抵至辰韓奈乙村 時 有蘇伐都利者 聞之 徃收養於家 而及年十三 歧嶷夙成 有聖德 於是 辰韓六部 共尊 爲居世干 立都徐羅伐 稱國辰韓 亦曰斯盧) - 『환단고기桓檀古記』 「고구려국본기高句麗國本紀」


『환단고기』의 신라의 기원과 박혁거세의 혈통에 대한 부분에서 서라벌(경주)과 사로(신라)가 나온다. 이로써 하윤아 작가는 『환단고기』의 이 기록까지도 참고했으리라고 정확히 짚어 볼 수 있다.

다른 기록에 의하면 신라 말의 대학자 최치원은 신라의 원래 이름이 ‘시라尸羅’였다고 주장하는데, 시尸는 북두칠성의 국자 모양과 똑같이 생겼으며 북두칠성 별빛 내릴 '시'의 의미로, ‘시라’는 북두칠성의 별빛이 그윽히 내리는 복 받은 땅이라는 의미이다. 이는 드라마의 칠성관련 설정과 잘 맞는 내용이다.

드라마 <지금부터, 쇼타임!>은 마치 상생방송을 애청하고 핵심 키워드를 뽑아 글을 구성한 것처럼, 『환단고기』의 원형문화 및 증산도 『도전』 말씀과 연결되는 내용들이 가득하다. 무巫의 의미와 공덕의 중요함을 표현한 덕력德力, 칠성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칠성줄과 청동거울 명두, 금옥, 홍익인간 사상, 신도 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위패, 흠향, 소지 문화와 저승사자 일화, 전생의 풍백 이야기, 옴과 훔까지 아주 풍성하게 구성되어 있다.

최근 한국의 콘텐츠는 전 세계에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대세로서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그 작품들 거의 대부분에 증산도의 진리 문화가 심부 깊숙이 뼈대로 설정되어 있다는 것을 알면 너무도 재밌고 신나는 일이다.

상제님께서는 “세계 대운이 조선으로 몰아 들어오니 만의 하나라도 때를 놓치지 말라.”(도전道典 2:36:1)고 하셨다. 인류를 진리로 구원하고 후천 조화선경 무병장수의 선仙 문명으로 인도할 우리 일꾼들에게는 이 모든 상황들이, 이 드라마 작품처럼 ‘지금부터, 쇼타임!’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TIME TO ACT! 바로 지금부터 쇼타임, 행동해야 할 시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