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로 문화읽기 | 중국,·일본 문화 속 수행 코드 드래곤볼과 서유기

[칼럼]
한재욱 / 본부도장

◆ 드래곤볼Dragon Ball : 용의 구슬, 여의주라는 뜻으로 외계 종족(샤이어인人) 손오공 캐릭터가 등장하는 일본 만화 및 만화영화

◆ 서유기西遊記 : 중국 명나라 때 오승은이 쓴 설화소설로 손오공孫悟空이 서역(천축)으로 향하며 겪는 이야기


일본 만화의 영감의 출처
30년이 넘도록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온 일본의 만화 『드래곤볼Dragon Ball』을 정리하면서 애니메이션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이 왜 그렇게 다양한 만화의 세계를 창조할 수 있었을까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그것은 한국에서 일본으로 고대 1천 년 동안 백만 명 이상이 건너갔고, 문화를 전해 줬다. 그로 인해 형성된 일본 역사는 신교의 삼신과 칠성 문화에 근원을 두고 있다. 그리하여 일본은 인류 원형 문화를 간직해 그것을 자양분으로 삼아 풍부한 영감을 담은 애니메이션의 세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본다. 그저 재미있는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본다고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 이면 세계에 있는 역사 문화 코드를 제대로 알고 역사 종주국의 국민으로서 바르게 눈을 뜨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전설적인 작품, 드래곤볼


1980~1990년대 청소년기를 보낸 사람에게 손오공孫悟空이라 하면 중국 『서유기西遊記』에 등장하는 원숭이 제천대성보다는 ‘샤이어인’(외계 종족) 손오공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원작자 토리야마 아키라鳥山明의 만화 『드래곤볼』은 전 세계 30여 개국에 번역돼 현재까지 3억 5천만 부 이상의 천문학적 판매고를 올린 메가 히트작으로 남아 있다.

1984년 연재를 시작해 1995년 완결하기까지 만화 『드래곤볼』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1986년 2월 26일 첫 화話가 방영되면서 시작된 TV 애니메이션 〈드래곤볼〉은 2016년 3월 현재 30주년이 되었다. 만화 『드래곤볼』의 연재는 그보다 이전인 1984년 11월 20일에 발매된 〈주간 소년 점프〉 51호(1984년 12월 3일 호)를 기점으로 한다. 이 전설적인 작품은 지난 30년 동안 일본 내에서 1억 4천만 부, 해외 포함 2억 3천만 부(출판사 공식 발행 부수 발표 기준)가 팔렸고, 드래곤볼 ‘카드’는 10년간 20억 장 이상, 2010년부터 발매된 새로운 카드 시리즈 ‘드래곤볼 히어로즈’는 5년간 4억 장 이상 팔렸다. 또한 TV 애니메이션은 최고 시청률 29.5%를 기록했고, 미디어믹스로 출시된 비디오게임 시리즈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의 비디오게임이 제작된 원작 만화’로 2013년 월드 기네스에 오르는 등 드래곤볼은 하나의 거대한 산업군을 형성하고 있다. TV 애니메이션 〈드래곤볼 GT〉와 〈드래곤볼 슈퍼〉 등은 만화 원작의 결말 이후 이야기를 통해 다시 한번 오공의 모험을 부추기기도 했으니, 문자 그대로 여전히 식을 줄 모르는 인기를 누리는 작품임에 틀림없다.

원작자인 토리야마 아키라는 공업고등학교에서 디자인 공부를 한 끝에 디자인 회사에 취직했다. 그러나 회사에 적응하지 못해 그만둔 이후 금전적으로 심각하게 쪼들리게 된다. 그때 마침 소년 매거진의 공모전 광고를 보고 우승 상금 50만 엔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만화가가 되었다. 아내를 제외하고 타인의 도움 없이 모든 만화를 혼자 그리고 마감 시간을 반드시 지키는 성실함으로 인해 일본 만화계의 2대 만화신으로 불렸다. 30년 이상 사랑받고 있는 <드래곤볼>의 매력은 무엇인지, 그 이야기 세계를 정리해 보려 한다.

손오공 이름의 뜻


손오공孫悟空의 원조에 대해서 2,500여 년 전, 인도 서사시 ‘라마야나’에 등장하는 원숭이 임금 하누만의 영향이 클 것이라는 설이 많은데, 현장법사가 불경을 구하기 위해 떠난 곳도 천축국(인도)이다. 서유기에서 손오공의 스승으로 나오는 수보리須菩提 조사는 실제로 석가모니의 십대 제자 중 한 명이다. 공空에 관하여 깊이 이해했으며 공 사상을 다루는 금강경 등에 주로 등장한다. 수보리 조사를 스승으로 뒀으니 손오공도 석가모니의 제자라는 설정으로 볼 수 있다. 손오공은 세상 무서운 게 없고 천방지축이지만, 스승을 매우 공경했다. 수보리 조사는 이 화과산花果山 원숭이 왕에게 이름을 지어 준다.

수보리 조사 : “네 이름을 하나 지어 주마... 원숭이 손猻 자字로 하되, 거기서 개 견 변을 떼어 내는 것이 좋겠다. 손孫은 아들 자子와 딸을 뜻하는 이을 계系 자를 합친 것이니 영아嬰兒의 본뜻과 꼭 부합되는구나. 그래. 네 성을 손가孫哥로 정해 주겠다... 우리 문중에는 열두 항렬자가 있는데, 파별로 나누어서 차례대로 이름을 짓는다. 너는 바로 열 번째 항렬의 제자가 될 것이다. 네 항렬은 바로 오悟 자에 해당하니, 네 법명은 손오공이 되겠구나. 어떠냐?”

손오공 : “좋습니다. 좋아요! 이제부터 저는 손오공이라 부르겠습니다.”
(이로써) 모름지기 공을 깨닫는다는 말이 이루어졌다. - 서유기


이 내용을 통해 손오공의 이름에 대한 진리적인 해석을 해 보면, 손오공孫悟空은 손자 손, 깨달을 오, 빌 공으로 ‘공을 깨닫는 자손’이라고 해석이 가능할 거 같다. 어쩌면 인류의 자손들이 공을 깨닫길 바라는 메시지가 담긴 이름이라고 생각된다. 종도사님께서는 태극의 본체가 공空이라고 하셨다. 만물의 본질과 실상(참모습)은 바로 공인데 손오공의 이름을 더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인류 자손들이여. 깨달아라. 만물의 본질과 실상인 태극을!”

서유기에서는 손오공을 ‘심원’이란 별칭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심원心猿은 마음 심, 원숭이 원, 직역하면 ‘마음 원숭이’이다. 손오공은 처음에는 분심을 주체하지 못하고 패악질을 하다가 나중에는 성불하여 지혜를 갖춘 ‘마음 원숭이’가 된다. 원숭이는 사람과 같은 영장류이다. 사람과 비슷하나 아직 사람은 아니고 도를 닦는 천방지축의 캐릭터이며 선과 악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원숭이 부처인 손오공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안운산 태상종도사님께서 자주 말씀하셨던 사람 인人 자字 다섯에 있다고 생각한다.

“인인인인인人人人人人 사람이 사람이면 다 사람인가, 사람이 사람다워야 사람이지.”(안운산 태상종도사님)


모습은 사람이지만 짐승보다 더 못한 인성을 지닌 이들도 있다. 사람으로 태어난 목적과 천지부모를 알아보지 못하면 사람다운 사람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용궁에서 가져온 여의봉과 여의주


서유기에서 손오공은 무기를 얻기 위해 용궁에 쳐들어간다. 무기를 내놓으라는 손오공의 말에 용왕의 왕비는 용왕에게 여의봉을 보여 주라고 귀띔한다. 용왕은 오공을 바다보물을 저장해 둔 창고로 데려가는데 금빛 광채 만 가닥이 뿜어져 나오는 여의금고봉如意金箍棒을 보게 된다. 철봉의 위아래 양 끝머리에는 금빛 테가 있는데 이런 글씨가 쓰여 있다. “여의금고봉, 무게 1만 3천5백 근”

손오공은 크게 기뻐했다. “여의봉이라 했으렷다? 그 이름대로라면 내 말 한마디에 마음대로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하겠군.”

손오공은 생각대로 1만 3천5백 근짜리 여의금고봉을 제멋대로 줄였다 늘렸다 하며 바람개비를 돌리듯 자유롭게 휘두르고 춤을 추었다. 손오공이 지상과 하늘 세상을 마음대로 오가며 말썽을 피울 수 있었던 건 이 조화를 부리는 여의봉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의봉은 상징성으로 볼 때 수행 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된다. 우리 몸의 수화水火 기운을 순환시키는 것이 수행의 핵심인데, 여의봉이 용궁의 보물이었다는 것이다. 또한 용은 물[水]을 주관하는 신수神獸인데 바다 속 세계인 용궁에서 가져왔다는 것, 황금빛이 뿜어져 나온다는 것, 생각대로 크기와 모양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 종도사님께서 내려 주신 의원도수 수행에서 광선 여의봉을 떠올리게 한다.

만화 드래곤볼에서는 여의봉이 초기에 일부 등장한 후 사라졌고, 만화 전체에서 여의 문화에 해당하는 세계관은 만화 제목 자체인 용의 구슬 여의주, 드래곤볼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여의주如意珠의 뜻은, 뜻[意]을 원하는 대로[如] 이루어 주는 구슬[珠]을 의미한다. 한국어 사전에는 여의주를 용의 턱 아래에 있는 영묘한 구슬로 표현한다. 그리고 ‘이를 얻으면 온갖 조화를 마음대로 부릴 수 있다고 한다.’라는 설명까지 있다. 심형래 감독의 영화 ‘디워D-War’에는 이무기가 여의주를 얻어 용이 되는 장면이 나오는데 여의주를 입에 물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용봉 문화


여의주와 함께 만화 드래곤볼의 중요한 코드가 신룡神龍의 등장이다. 이 만화의 가장 최근 시리즈인 드래곤볼 슈퍼에서는 우주 신룡이 등장하는데, 이 우주 신룡을 불러내기 위해서 모아 온 슈퍼 드래곤볼, 즉 슈퍼 여의주 하나가 행성 한 개보다 크다. 이만한 크기의 여의주를 모아서 나온 우주 신룡은 그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전 우주를 관통해 날아가며 본래 모습으로 커지는 우주 신룡은 매우 영적인 모습으로 표현된다. 우주 전체를 휘감으며 나타난 신룡 앞에 은하들이 우주 신룡의 이빨 하나보다도 작게 보인다. 7개의 슈퍼 드래곤볼을 모으면 우주적인 규모로 한 개의 소원을 들어준다. 그런데 지구의 신룡과 다르게 우주 신룡은 용의 모습뿐 아니라 날개와 생김새를 보면 봉황의 모습도 보인다.

부르마 : 여긴 어디지?
피콜로 : 슈퍼 신룡의 체내겠지.
부르마 : 이게 슈퍼 신룡의 본체라는 거야?
비루스 : 본체라기보다는 존재의 각, 코어라고 말해야 할 존재겠지.


소원을 들어줄 때 손오공 일행은 신룡의 몸속으로 들어가는데 별과 은하들이 수없이 옆으로 스쳐 지나간다. 곧 신룡의 본체인 코어를 만나게 되는데 코어도 별 정도의 크기로 보인다. 이러한 장면들은 대우주의 법신적인 의미에서 용봉龍鳳의 신을 표현한 것으로 생각된다. 법신法身이란 진리의 몸이라고 하는데, 만화에서는 우주 전체를 품은 용봉 형상의 슈퍼 신룡이 그런 모습이다.

일본 만화 드래곤볼의 신룡에 대한 세계관은 우리 땅에서 일본으로 전해진 신교의 용봉 문화에 기반을 두고 있지 않을까 한다. 일본 문화에 잘 전해져 있는 용봉 문화를 보고 작가가 시나리오에 차용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상투와 칠성 문화


최근 시리즈로 방영된 ‘드래곤볼 슈퍼’ 41화에는 그동안 만화 드래곤볼에서 나온 세계관의 핵심이 모두 표현되고 있다. 여기에는 부르마(부르마는 손오공의 라이벌 베지터의 아내)가 슈퍼 신룡을 불러내는 주문을 신에게 가르쳐 주는 장면이 나온다. “신의 언어로 ‘나와라 신룡, 소원을 이루어 줘, 상투!’ 라고 말하는 거야.”

여기서 슈퍼 신룡을 불러서 소원을 이루는데 ‘상투’라는 단어가 갑자기 튀어나온다. 마치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에 나오는 유명한 주문 ‘열려라 참깨’에서 참깨가 아니면 문은 절대로 열리지 않는 것과 같은 것이다. ‘상투’라는 단어가 슈퍼 드래곤볼 7개를 모으고 이 우주 신룡을 불러내 궁극의 소원을 이루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암호 코드라고 볼 수 있다.

드래곤볼에서 우주 차원의 신룡을 불러내 우주적인 엄청난 소원을 들어주는 마지막 주문이 ‘상투’라는 것은 우연히 정해진 것은 아닐 것이다. 애니메이션에서는 ‘존마게ちょんまげ’라고 한다. 존마게(丁髷)는 센고쿠戰國 시대 및 에도江戶 시대의 남자가 했던 일본식 상투의 한 가지이다. 주로 사무라이의 상투로 통한다. 여기서 사무라이가 ‘삼랑三郎’이라는 코드로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도 흥미롭다.

동방 신교의 화랑花郞은 다른 말로 삼랑三郎이다. 삼신상제님을 모시던 사람들을 삼랑이라 했는데, 원래 말은 삼시랑三侍郞이다. 여기서 ‘삼’이 일본 말로 ‘사무’로, ‘랑’이 ‘라이’로 전해져 ‘사무라이’가 됐다. 중앙의 모실 시侍 자! 사무라이를 한자 말로 ‘모실 시侍’ 자라고 한다. 누구를 모셨냐. 일본의 사무라이는 이 삼랑 문화에서 비롯됐다. - 환단고기 북콘서트 부경대 편

원기옥元氣玉


드래곤볼의 등장 인물들은 수행을 통해 기氣를 모으고, 이를 응용해 기술을 개발하여 대결을 벌인다. 기를 얼마나 강력하게 모으고 조절할 수 있느냐가 강해지는 기준이 된다. 단순히 근육을 강화해 싸우는 내용이 아니라 수행 문화를 바탕에 깔고 있다. 그중에서도 원기옥元氣玉은 손오공만이 사용하는데,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상대를 강력하게 응집된 기의 덩어리를 만들어 제압하는 기술이다. 원기옥은 드래곤볼 최대 최강의 필살기로 오공이 북쪽 계왕에게서 전수받은 비장의 기술, 원기가 뭉친 구슬이라고 말할 수 있다. 생명을 해치는 악당을 물리칠 때 대지와 바다, 산, 모든 생명체들에게 도움을 청해 자발적으로 원기를 조금씩 받는다. 이렇게 뭉친 기는 한 명의 전사가 모을 수 있는 에너지하고는 비교가 되지 않는 방대한 양의 원기로 결집해 구슬이 된다.

대지여... 바다여... 산이여... 그리고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들이여... 아주 조금씩 나에게 원기를 나눠 줘!! - 손오공


만화 드래곤볼에서는 원기옥이라는 기 덩어리를 모으는 장면을 선보였다. 드래곤볼 세계관의 가장 강력한 에너지로 표현되는데, 이는 실제 수행론에서 우리 몸의 하단전에 뭉치는 으뜸 에너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와이 슌지 감독의 영화 〈러브레터〉의 명대사 ‘おげんきですか’(오겡끼데스까)는 세월이 지나도 많은 사람들의 뇌리 속에 인상 깊게 남아 있는 인사말이다. 일본인들은 안부를 물을 때 “元気?”(겡끼? = 잘 지내?) 또는 “お元気ですか”(오겡끼데스까 = 잘 지내시나요?)라고 말한다. 그러면 “はい、元気です”(하이, 겡끼데스 = 네, 잘 지내요.)라고 답한다. 그런데 뜻을 알고 나면 놀라운 인사말이다.

일본 사람들은 생활 속에 기氣를 마음으로 표현한다. 건강하십니까? 원기가 있냐. 오겡끼데스까? 이것은 대단한 인사말이다. 기가 신神이거든. - 종도사님 도훈


‘안녕하십니까?’를 ‘당신의 원기元氣는 온전하십니까?’ 이렇게 묻는다는 것이다. 원기元氣는 으뜸 원元, 기운 기氣로 본디 타고난 기운, 마음과 몸의 활동력, 또는 만물의 정기라는 뜻으로 쓰인다. 여기서 종도사님께서 강독해 주신 혜명경의 한 구절을 소개한다.

“一刻會源頭(일각회원두) 元機莫外求(원기막외구)”


일각회원두一刻會源頭 : 모든 공부는 일각에 있다. 일각에 조화가 열리는 원두는 조화의 근원이 되는 통로를 말하는 것이다. 곧 하단전을 말한다. 두 신장 사이의 신간동기腎間動氣, 십이경맥과 오장육부 기능의 근본으로서 생기生氣의 근원이 되는 원기元氣이다.

원기막외구元機莫外求 : 모든 조화가 내 몸에 집대성되어 있는데, 그 원원한 기틀을 바깥에서 찾지 마라. 네 몸에 있다는 말이다. - 2017.1.18 종도사님 도훈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원기元氣가 하단전의 신장 사이에서 발동하는 신간동기라는 것이다.

하단에서 기를 뭉쳐서(원기元氣) 상단의 신과 합일을 해야 그 기운이 강해지고 맑아지고 밝아진다. 그게 바로 공부가 열리는 과정이다. 다시 말해 원기를 갖다 자꾸 집어넣고 집어넣고 집어넣고 하면 그 맑은 기氣가 축적이 돼서 신神하고 합일이 된다. 모든 수행 공부라는 것은 (상단의) 신神과 (하단의) 기氣를 합일시키는 것이다. - 2021.8.17 종도사님 도훈


종도사님께서는 원기가 계속 쌓이면 우주가 완전히 열려 십무극十無極 세계가 된다고 하셨다.

우리의 숭고한 생명의 본래 모습, 대우주의 신성과 지혜와 광명과 이법적인 섭리가 우리 몸과 마음에 내장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천부경」에 ‘일적십거一積十鉅’가 있는데, 우주의 원기元氣가 계속 쌓여서 우주가 완전히 개방되는 거예요. 동서남북과 인간의 내면세계, 속마음이 열려서 이 우주 안에 어떤 장애물이 없는 것인데, 그것은 후천 십무극十無極 세계입니다. - 2021.6.24 종도사님 도훈 : 천부경과 홍익인간


신선 문화


드래곤볼은 이런 수행 문화와 신선 사상을 바탕에 깔고 있다. 손오공은 자신을 길러 준 할아버지의 친구였던 무천도사를 만나는데, 거북선인이라고도 불리는 이 도사에게 무술과 수행을 배우게 된다. 거북은 도가에서 십장생 중 하나로 불로장생하는 선仙 문화를 상징하고, 선인仙人이라는 것 자체가 신선 사상이 들어 있다. 또한 주인공인 손오공과 베지터는 외계 종족인 샤이어인人인데 이들은 전투를 하면서 위험에 처하면 더 강해지는 식으로 발전한다. 전투가 벌어져 급격히 체력이 소진됐다거나 다쳤을 경우 ‘선두仙豆’라는 알약을 한 알 먹으면 먹는 순간 체력을 회복하고 다친 곳이 낫게 된다. 선두는 말 그대로 신선의 콩이라는 뜻이다.

이런 설정은 서유기에서 손오공이 천상의 선도 복숭아를 훔쳐 먹고 저승의 생사부에서 원숭이 족속의 이름을 모조리 지워 불사의 몸을 갖게 된 내용을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선도仙桃는 신선 선仙, 복숭아 도桃 자인데, 드래곤볼에서는 선두仙豆라는 신선콩이 있다.

동양 문화는 신선이 될 때 수행을 해서 되기도 하지만, 신선이 되는 선약仙藥을 만들어 먹으면서 신선이 되는 방법이 나오기도 한다. 재밌는 것은 만화의 인기가 엄청나니까 일본에서는 이 선두를 과자로 만들어 팔고 있다. 일본 여행을 통해서 먹어 본 사람들의 평가는 우리나라 오징어땅콩과 비슷하다고 한다.

손오공이 타는 근두운觔斗雲이라는 구름도 신선 문화와 연관이 있다. 사용자의 몸을 가볍게 해서 구름에 올라탄 후 단번에 십만 팔천 리를 날아갈 수 있다고 한다. 서유기에서 근두는 ‘재주넘기’라는 뜻으로 손오공이 구름을 탈 때 부리는 근두운 술법이라고 한다. 드래곤볼에서는 정의롭고 순수한 마음을 가진 사람만 탈 수 있는 구름으로 악한 마음을 지닌 자는 탈 수 없다. 근두운觔斗雲은 근육 근觔, 북두칠성 두斗, 구름 운雲이다. 이름에서도 신선 문화의 상징인 칠성과 연관이 있음을 보여 준다.


환한 대낮에 상제님께서 구름을 타고 오시어 공중에 떠 계시더라. 내성이 반가운 마음에 얼른 인사를 올리니 상제님께서 빙긋이 웃으시며 “내가 너 때문에 왔다. 나를 따라가자.” 하시고 구름을 내성 가까이에 대시며 “여기에 타라.” 하시거늘 내성이 구름을 타니 어디론가 날아가 순식간에 한 낯선 곳에 이르니라. (道典 10:120:5~8)




■ 세 개의 드래곤볼
만화 드래곤볼에는 세 가지 드래곤볼이 등장한다.
(1)지구의 드래곤볼, (2)나메크 행성의 드래곤볼, (3)슈퍼 드래곤볼

(1)지구의 드래곤볼
주황색의 투명한 7개의 구슬로 각각의 구슬에는 별 마크가 있고 별 개수에 따라 일성구부터 칠성구까지 있다. 미세한 전파를 발산하고 있어서 극중 발명가 부르마는 그 전파를 감지하는 드래곤 레이더를 개발했다. 가까이 있으면 서로 반응해서 빛을 낸다. 일곱 개를 전부 모은 후 신룡神龍을 부르면 거대한 용 형상을 한 신룡이 나타나 소원을 들어준다. 들어준 뒤에는 평범한 돌멩이가 되어서 전 세계로 흩어지며 1년까지는 부활하지 않는다. 들어줄 수 있는 소원은 한 가지였는데 나중에 세 가지를 들어줄 수 있는 구슬로 업그레이드된다.

“자 소원을 말해라, 어떤 소원이든 단 한 가지만 들어주지.” - 지구 신룡


(2)나메크 행성의 드래곤볼
외계의 행성 나메크의 성인星人 중에서도 용족, 그중에서도 최장로가 드래곤볼을 만들었다고 한다. 나메크성의 신룡은 포룽가라고 불린다.

"어떤 소원이든 세 가지를 들어주마." - 나메크성 신룡 포룽가


(3)슈퍼 드래곤볼
우주의 신들이 소원 구슬이라고 부르는 이 슈퍼 드래곤볼은 신력 41년(작중 연대) 용신 자라마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슈퍼 드래곤볼은 코믹스 7화에서 제6우주와 제7우주에 합쳐서 총 7개가 있다는 게 밝혀진다(드래곤볼 세계관에는 12개의 우주가 등장한다). 코믹스판 6화에 의하면 나메크성이나 지구의 드래곤볼은 별 크기의 소원 구슬, 즉 슈퍼 드래곤볼의 일부를 깎아서 만든 것이라 한다. 애니 41화에서 무술 대회의 무대인 행성이 나머지 하나의 슈퍼 드래곤볼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소원을 빌어 사라졌던 우주들과 인류 문명을 부활시킨다. 한 개의 크기가 지구의 세 배이다. 지구와 나메크성의 드래곤볼과는 비교가 되지 않고 소원을 이루는 데 한계가 없다.

* 예로부터 미륵이 머무시는 도솔천의 궁전을 여의전如意殿이라 불러 왔나니 (증산도 道典 1:2:3)


증산도 도전道典 성구에서 여의전은 도솔천의 천주인 미륵불이 계신 천상 궁전이다. 미륵불은 무한한 조화를 가진 여의주(여의보주如意寶珠, cinta-mani)를 지니고 있는데 이는 곧 미륵불이 조화옹造化翁(조물주)임을 상징한다. 인간으로 오신 상제님께서는 호연에게 이렇게 말씀하신다.

상제님께서 “이것이 여의주다. 내 얼굴을 잊으면 여의주를 생각해라.” 하시며 아랫입술 속의 붉은 점을 보여 주시니라. (道典 10:55:5)

태을주는 여의주如意珠, 여의주는 태을주니라. (道典 7:75:6)

만사여의萬事如意 태을주太乙呪 무궁무궁無窮無窮 태을주太乙呪 (道典 7:75:5)


도전 속에는 상제님께서 호연에게 아랫입술 속의 붉은 점을 보여 주시며 이것이 여의주라고 하신 장면이 나온다. 또한 태을주가 여의주라고 하셨다. 태을주는 입으로 소리를 내어서 읽는 주문으로, 주문 자체가 여의주라고 하신 것은 아랫입술 속의 붉은 점을 여의주라고 하신 말씀의 뜻을 생각해 보게 한다.

용봉 문화의 역사
상생출판의 『환단고기桓檀古記 역주본』 해제解題에서는 인류 역사에서 천자 문화를 보여 주는 대표적인 것이 용봉龍鳳 문양 유물이라고 설명한다. 용봉은 하나님의 진리를 지키는 수호신이자 천지생명의 근본인 물(용龍)과 불(봉황鳳凰)을 상징하는 영물이다. 홍산紅山 문화에서는 중국보다 천 년 이상이나 앞서는 용과 봉황 유물이 발굴되어 용봉도 모두 동이족의 문화인 것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일본의 왕이었던 아키히토가 “나의 선조인 칸무桓武왕의 어머니는 백제 무령왕의 자손이다.”라고 고백하여 자신도 백제계의 피를 이어받았음을 시인한 바 있다. 한민족의 도래渡來 물결은 끊임없이 계속되어 일본 왕가뿐 아니라 일본 고대국가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일본 최초의 통일 왕조인 야마토大和 왜 정권(320~645)이 기내畿內 지방에 들어서면서 4~5세기에 백제 등에서 많은 기술자, 학자 등이 건너갔다. 『일본서기』에는 오진應神왕 때부터 도래인에 관한 기록이 많이 나타나는데 아직기阿直岐와 왕인王仁 등이 일본 열도로 와서 문물을 전해 주었다는 기록도 있다. 그 결과 8세기 중반에 이르러, 야마토 지역은 백제에서 도래한 사람들이 80~90%를 차지하였다. 이렇듯 6세기 중반부터 7세기 초에는 고도의 문화 기술 집단이 일본 열도로 건너가 고대 일본 문화의 정수라 일컫는 아스카飛鳥 문화(645~710)를 건설하는 주역이 되었다. 한민족은 일본 왕가의 뿌리이고, 일본 민족문화 전반에 걸쳐 뿌리내리게 되는 바탕이었던 것이다.

■ 상투(상두上斗), 옥고, 칠성
상투는 일반적으로 조선 시대 선비들의 헤어스타일로 알고 있다. 홍산 문화 유물 중에 발견된 옥고에서 알 수 있듯이, 상투는 태고 시대에 시작되어 수천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생활 문화이다. 상투는, 내 머리를 삼신상제님이 계시는 칠성을 향하게 하여 항상 상제님과 한마음으로 살겠다는 의지와 정성의 표현이다. 그래서 상투 문화는 곧 칠성 문화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상투를 시대에 뒤처지는 구습으로 알지만, 사실 상투 문화에는 삼신상제님을 받들던 인류의 원형 문화인 신교神敎의 혼이 담겨 있다.

상투는 상두上斗라고 한다. 상투를 틀 때 앞으로 네 번 뒤로 세 번 꼰다는 것은 북두칠성北斗七星을 내려 받았다는 의미라고 한다. 북두칠성의 정기를 받아 이 땅에 태어나고 다시 북두칠성으로 돌아간다는 하늘 자손 사상이 상투에 스며 있다.

뾰족한 수란 상투의 덕을 이름이니 판밖에서 일을 지을 때에 한번 크게 쓸 것이니라. (道典 6:57:6)


상두上斗는 북두北斗니 칠성七星이니라. (道典 6:56:6)


상제님께서 친히 내성의 머리를 올려 상투를 틀어 주시며 말씀하시기를 “세상 상투가 다 잘려도 네 상투만은 남으리라. 네 상투는 천지일월이 비치는 상투니라.” 하시니라. 상제님께서 어천하신 후에 하루는 일본 순사들이 내성의 머리를 자르려 들이닥치니 내성이 크게 소리치기를 “내 상투는 하느님이 매 주신 상투여!” 하니라. (道典 10:91:4~7)

상제님께서는 안내성安乃成 성도에게 태을주 우주 율려 도수를 붙이셨다. 안가安哥가 일을 이룬다는 뜻을 가진 이름처럼 안내성 성도는 지도자의 상징이다. 천지일월이 비치는 상투라 하셨으니 이는 머리 위에 천지 솟대를 이고 다닌다고 할 수 있다. 상투는 이처럼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 드레곤볼과 북두신권
이 만화는 드래곤볼과 비슷한 시기에 전 세계에서 1억 부 이상이 팔려나간 최고의 히트작 『북두신권』의 한 장면이다. 드래곤볼과 북두신권은 모두 칠성 문화를 정면으로 내세웠다. 북두신권은 핵전쟁으로 멸망한 후의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손가락을 통해 비공을 찌르는 권법인 북두신권을 사용하는 주인공은 가슴에 북두칠성 모양의 흉터를 가지고 있으며 인류를 구원할 사명을 지고 있다. 그림은 주인공이 북두신권의 자세를 취하자 가슴에 일곱 별이 빛나는 장면이다. 그런데 이는 마치 도전道典에 나오는 상제님 가슴에 나타난 밝은 칠성을 연상하게 한다.

성도들이 일렬로 (한)강을 건너며 미륵불로 서 계신 상제님을 다시 뵈니 가슴에 밝은 별이 칠성처럼 찬연하게 빛나거늘 (道典 5:378:10)


상제님께서 조화로 성도들이 한강을 맨땅을 밟듯이 걸어서 건너게 하신 공사인데, 상제님께서는 이때 거대한 미륵불로 서 계셨고 가슴에 별이 칠성처럼 빛났다는 것이다. 만화 북두신권은 정확히 도전 성구를 묘사한 것처럼 느껴진다.

■ 드래곤볼 세계관 : 원형 문화와 삼신 칠성의 상수철학
드래곤볼의 세계관에서 가장 높은 절대자의 위치에 있는 존재를 전왕이라고 부른다. 전왕全王은 모든 존재의 왕, 완전한 왕이란 뜻이겠는데, 상제님의 호칭인 ‘천상의 지존 무상하신 하나님’이란 뜻에 근접하게 쓰인 호칭으로 생각된다. 만화에서 전왕은 12개 우주의 정점에 있다. 12수는 12지지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12개의 우주에는 각각 최고신이 다스리고 있고, 12명의 보좌관이 있다. 이 보좌관들은 전왕 쪽의 신계에서 파견한 천사라는 설정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드래곤볼 세계에 등장하는 우주적 존재들의 얼굴과 옷 디자인이 모두 자색紫色을 기본색으로 한다는 것이다.

색채 미학에서 자색은 하느님색이다. 자색은 우주의 통치자 하느님, 삼신상제님의 권능과 신성을 상징하며 황제를 나타내는 색이다. - 환단고기 북콘서트 미국 편


동방 한민족은 예로부터 하느님이 북녘의 자미원紫微垣 별자리에 계신다고 했다. 이 자미원을 상징하는 색이 자색이고, 자미원에 속하는 별자리가 북극성과 북두칠성이다. 드래곤볼의 세계는 전왕이 다스리는데 그 세계의 가장 소중한 보물이 드래곤볼 7개이다. 그리고 최근 만화에서는 슈퍼 드래곤볼이 7개의 별이었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런 설정은 도전 말씀과 맞춘 것처럼 일치한다. “북두칠성이 내 별이니라.”(道典 3:89:6)라는 성구에서 대우주의 통치자이신 상제님은 북두칠성이 당신님의 별이라 하신 것이다. 드래곤볼은 상수철학적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숫자들로 가득 차 있다. 이를 정리해 보면 이렇다.

1명의 전왕이 다스리는 세계인데, 나중에 손오공이 시간 여행을 통해 다른 시간대의 전왕을 모셔 오는 내용이 있어 전왕이 2명이 되면서 음양의 상징도 포함되게 됐다. 1→3→7→12의 우주 원리 숫자, 특히 3개의 소원과 7개의 드래곤볼(여의주)로 상징되는 삼신三神 칠성七星을 세계관의 핵심으로 도입한 것을 보면, 원작자 토리야마 아키라는 단지 상상력만으로 이런 설정을 만들어 내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환단고기 문화와 원형 신교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든 접했을 것으로 보인다.

서유기의 세계관 : 우주 일 년 배경
대개 하늘과 땅의 운수를 따지자면, 12만 9천6백 년을 일원一元으로 쳤다. 그리고 그 일원을 다시 십이회十二會로 나누는데 그것이 바로 간지 중의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이다. 그러니까 일회는 곧 1만 8백 년의 세월에 해당하는 셈이다. - 서유기(중국 베이징 인민출판사)


위 내용은 서유기 첫 장 첫 페이지 첫 줄의 내용이다. 서유기는 첫 구절부터 129,600년과 원회운세元會運世의 원회를 이야기하고 있다. 10,800년의 12회에 대해 설명을 하면서 소강절 선생의 황극경세를 소개한다. 12회를 원형이정 천도의 네 가지 원리로 풀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의 정수에 비유한다면, 술戌회의 종말이 되었을 때는 하늘과 땅이 또다시 암흑 상태에 빠져 세상 만물이 끝나 버리고... 해亥회가 끝날 무렵이 되었을 때, 비로소 원元, 형亨, 이利, 정貞의 마감인 정이 가고, 원으로 돌아가게 되어 자子회에 가까워지면서 하늘과 땅이 차츰 열려 밝아지기 시작한다... 인寅회가 되면 인간이 생겨나고 길짐승과 날짐승이 생겨나는데, 이것을 가리켜 천지일 삼재가 비로소 제자리를 잡았다고 하는 것이요, 그 때문에 사람은 인회에 생겨났다고 하는 것이다. - 서유기


이상의 내용이 서유기의 첫 구절이다. 우주의 한 주기를 설명하면서 처음 인간과 생물이 나타나는 원리를 황극경세서의 내용을 중심으로 비교적 상세히 이야기한다. 그런 배경을 깔고 손오공의 탄생으로 들어가는데, 서유기는 동양 우주론의 정수로 그 세계관을 거대하게 풀어놓고 있다.

중국 북송北宋(960~1127) 시대의 도학자인 소강절邵康節(소옹邵雍, 강절은 시호, 1011∼1077)은 동양의 수학인 상수학象數學에 근거하여 ‘129,600년’이라는 큰 시간 주기를 규명해 냈다. 증산 상제님께서 “알음은 강절의 지식이 있나니 내 비결이니라.”(2:32:1~2)고 하신 바, 소강절은 동서양을 통틀어 처음으로 인간과 만물 농사를 짓는 신비로운 우주 창조의 주기인 ‘대개벽의 1년 시간대’를 명쾌하게 제시한 것이다.

서유기는 초기 형태가 11세기 송宋나라 때부터 유행한 설화 예술의 대본이었다. 12~13세기 원元나라 때에는 연극에 올리는 희곡으로 발전되었고, 16세기 명明나라 때에 와서 ‘오승은’의 손에 의해 자료가 집대성되어 방대한 스케일을 가진 장편소설로 엮어졌다. 세계관으로 쓰인 『황극경세서皇極經世書』의 저자 소강절의 북송 시대와 명 시대는 260년 정도의 차이가 있으니 이 기간 동안 129,600년과 원회운세의 개념이 대중화되면서 소설에 큰 영향을 주게 된 것으로 보인다. 손오공이 천궁을 어지럽히자 석가모니가 나서는 장면에서도 다시 한번 등장한다.

네놈은 기껏해야 한낱 원숭이의 정령에 지나지 않거늘, 그런 녀석이 주제넘게도 어딜 감히 옥황상제님의 존귀한 보좌를 빼앗으려 다툰단 말이냐. 그분으로 말하자면 어려서부터 도행을 닦아 오늘날까지 천칠백오십 겁이나 고행을 쌓으셨다. 그 세월이 얼마나 되는지 아느냐? 일겁이란 ‘129,600년’이다. 너도 헤아려 보아라. 그분이 몇 해를 두고두고 고심참담하게 수련하였기에 그런 ‘무극대도’를 누릴 수 있게 되셨는지 말이다. - 서유기


서유기를 영화화한 〈몽키킹 : 손오공의 탄생〉에서 천상 선녀가 손오공에게 선단에 대해서 설명하는 장면이 있다. 여기서도 같은 내용이 나온다.

여기는 선단을 만드는 곳입니다. 저는 선기를 모아 상제님(옥황상제)을 위한 선단을 만들지요. 옥황상제는 수련한 기간이 무려 1,750겁에 이르는데 한 겁은 129,600년에 해당하는 시간입니다. - 영화 〈몽키킹 : 손오공의 탄생〉


이 부분에서는 129,600수뿐 아니라 ‘무극대도’라는 단어가 나온다. 오승은이 상제님의 강세까지를 알았는지는 모르지만, 옥황상제의 도를 무극대도라고 표현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무극대도無極大道는 온 우주를 새로 태어나게 하는 가을개벽의 도, 인류 문화의 열매 진리로서 우주의 가을 질서를 여는 전지무궁한 새 진리를 말한다. 지금까지 기성 종교에서 해결해 주지 못한 인간의 고통, 불합리한 이 세계의 모순, 인간에 얽혀 있는 모든 영적 문제들에 대해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돌파구를 열어 주어 인간의 무궁한 창조성을 발현케 해 주는 참 하나님의 대도이다. 증산도는 자연과 인간과 문명이 성숙하는 가을철 관왕의 시운을 맞이하여 인간으로 오신, 우주의 원주인原主人이신 상제님의 무극대도이다.

내가 이제 천지를 개벽하여 하늘과 땅을 뜯어고치고 무극대도無極大道를 세워 (道典 5: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