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을랑 인터뷰 | 100여 개국에 발자취를 남기다 인문여행작가 오동석

[일심포교핵랑]

전 세계 곳곳에서 신앙하고 있는 증산도 도생들의 살아 있는 경험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독자분들이 재밌고, 유익하고, 신선한 이야기를 접하고, 때로는 기대한 것 이상을 얻길 바랍니다.

이번 달은 인문여행작가 오동석 도생을 만났습니다. 이분은 여행 가이드로서 30년 동안 세계 100여 개 국가를 여행했고, 유럽에서 10년가량 거주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권의 책을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STB상생방송에서 <상징으로 보는 여행>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동석 도생과의 인터뷰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여 E-mail을 통해 비대면으로 진행하였습니다.

프로필
30년간 100여 개국을 여행한 인문여행작가
유럽 거주 10년(오스트리아, 헝가리, 체코, 이탈리아)
유럽 현지 Through 가이드 7년(스토리텔러)
여행사 운영 3년 / 인센티브 여행 기획 2년

방송 출연
강용석의 고소한 19 (크로아티아 편)
EBS 특강 : 월드컵보다 재밌는 브라질 이야기
SKY TV 손미나의 여행의 기술 패널 출연

저서
나는 유럽에서 광을 판다(2009)
나쿠펜다 아프리카(2010)
크로아티아 여행바이블(2013)
동석씨의 중남미 스토리텔링(2014)
이것이 동유럽이다(2015)
나는 박물관 간다(2018) / A Trip to the Museums in Korea(2021)

Q 증산도 진리를 만나게 된 계기는?


제가 대학교에 다닐 때부터 후배들에게 증산도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들었습니다. 주로 의과대학에 다니는 후배들이었습니다. 당시 책을 한 권 받았는데 제가 공부하는 물리학에서 이야기하는 것과 같은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세상이 앞으로 크게 변할 거라는 개벽 소식이 담겨 있었어요. 저는 그 책을 전해 준 후배에게 언젠가는 증산도 신앙을 할 거라고 이야기했습니다.

Q 입도를 결정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제가 허리가 굉장히 안 좋거든요. 한 30년을 고통 속에서 생활했습니다. 어릴 때 운동을 했는데 허리 근육통이 자주 생겼어요. 그걸 잘 관리했어야 하는데 그 당시는 그런 시스템이 거의 없었고 해서 허리가 틀어진 상태에서 조금씩 안 좋아졌어요. 생각해 보면 고등학교 때부터 조금씩 아프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사주에 없는 해외에 나다니기 시작하면서 허리가 급격하게 안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앉아서 비행기를 10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타고 해외에서 버스를 하루에 3~5시간 이상씩 타고 다녔으니 멀쩡한 사람도 안 좋아지는 게 당연하죠.

저는 척추 디스크가 5개나 터져 있어요. 척수를 누르는 통증이 30년은 반복되었다고 보면 되죠. 생활하기 급급하니까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믿음으로만 살았어요. 그러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척수를 양쪽에서 누르는 뼈를 잘라 내는 수술도 했습니다. 지금도 허리가 아파요. 제 척추는 공룡 뼈라고 하더군요. 근육이 척추를 감싸는 것이 아니고 근육 밖으로 뼈가 튀어나와 있어서 마치 공룡의 등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근육이 신체를 지탱해야 하는데 뼈가 근육 역할을 해야 되니 척추가 눌려서 다 터질 수밖에 없는 것이었어요. 제가 MRI 사진을 찍고 나서 결과를 보고 좌절을 느낀 적이 있습니다. 정상적인 사람으로 살기는 글렀다 하고 충격을 받은 겁니다.

그러다가 1998년 외환위기 때 귀국해 한동안 차를 몰고 다니면서 태을주 등의 주문을 3개월 이상 계속 듣고 다녔는데, 어느 날부터 허리가 안 아프기 시작하는 겁니다. 그래서 결심을 하고 2004년 제주이도도장에서 입문에 이어 입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입문을 한 날 집에서 자려는데 눈을 감은 순간 흰옷에 흰머리와 흰 수염을 하신 분이 얼굴 위에서 저를 내려다보고 있는 체험을 했습니다. 도장에 모시고 있는 환인천제님 같은 모습이었어요. 그것이 저를 증산도에 붙잡아 둔 체험이 된 셈이죠.

지금은 3년 이상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이틀은 피지컬 트레이닝을 받으며 코어 근육을 단련해서 통증을 잡고 유지하는 중입니다. 최근에는 2시간 정도 가부좌 상태에서 수행을 해도 될 만큼 근육을 단단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전에는 10분 이상 가부좌를 튼다는 것은 상상이 안 되는 상태였어요.

Q 마음에 간직하고 있는 말씀은?


“마음 지키기가 죽기보다 어려우니라. 사람의 마음이 열두 가지로 변하나니, 오직 송죽처럼 한마음을 잘 가지라.” [도전 8편 6장]

“일심 공부가 죽기보다 어려우니라.” [도전 9편 202장]


오래전부터 이 성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증산도 신앙뿐만 아니라 무슨 일을 할 때도 이 성구를 가끔 떠올리거나 다른 사람에게 인용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사회에서 어떤 일이든지 시작하면 끝을 봐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말은 쉬워도 행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고, 이 세상의 모든 일이 다 그런 듯합니다.

그런데 최근 저에게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는 현실 세계의 모습을 보면서 분노를 잘 참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화가 나는 일들이 세상에 널려 있으니까요. 제 개인도 그렇지만 세상 정치를 보면 다 답답한 일들뿐이잖아요. 우리 역사를 봐도 그렇고요.

우리나라 건국 이념이 홍익인간이라고 하지만 현실 세계를 움직이는 것은 ‘내 집단 이기주의’ 또는 ‘내 집단 도덕률’입니다. 우리 패거리만 잘되면 남들은 죽어도 된다는 식이죠. 세상의 거의 모든 사건이 다 이것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잖아요. 뉴스를 장식하는 것들이 다 그것이죠. ‘우리가 잘되기 위해서 남을 해치거나 남에게 피해를 줘도 그 행위는 참이다.’라는 것이 현실 세계를 움직이는 원리가 되었습니다. 물론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홍익인간과 같은 정신이 아직 살아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특이하게도 이슬람 사회가 그런 홍익인간 정신이 살아 있는 곳이어서 꾸준히 이슬람 인구가 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가진 자일수록, 권력의 맛을 본 사람들일수록 ‘집단 이기주의 또는 내 집단 도덕률’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습니다. 사람을 가장 많이 해치고 죽이는 것이 바로 이기주의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세상을 움직이고 있어서 분노를 참는 것이 가장 힘든 것입니다.

종도사님께서 수행하는 사람은 화를 내지 말라고 하시는데 저에게는 둘을 같이 하기가 좀 어렵습니다. 세상과 담을 쌓지 않더라도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보면서 분노하지 않고 대응하는 방법은 아무래도 메디테이션meditation을 많이 해야 되는 듯합니다. 사람들 속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려면 메디테이션을 하지 않고서는 살 수가 없는 세상이 되었으니까요. 서양이 그래서 메디테이션 문화가 발달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Q 책은 어떻게 발간하게 되었나요?


저는 세계 여러 곳을 다니면서 읽고 말하고 써 본 내용들을 그냥 지나쳐 버리기엔 아쉽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더 직접적인 원인은 제가 오래전에 동유럽에 관한 홈페이지 하나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대한민국에서는 찾기가 매우 어려운 자료들을 많이 올렸었어요. 그런데 누군가 그 내용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게 카피copy를 해서 책자로 만들어 팔아먹고 있었던 겁니다. 정식으로 책을 만든 것도 아니고 여행사에서 일하는 인솔자나 가이드들에게 어지간한 책값보다 두세 배는 비싸게 팔고 있었어요.

너무 어이없어서 그 당사자를 불렀어요. 못된 구석이 많은 여성이었는데, 만나서 왜 그랬냐고 했더니 얼마나 적반하장인지 그게 다 자기 글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그럼 내가 너의 글을 내 홈페이지에 옮기는데 오탈자도 그대로 타이핑해서 홈페이지를 만들었다는 것이냐? 이건 대한민국에서 존재하지도 않는 자료인데 나에게 버젓이 그런 거짓말을 하는 거냐?’라고 반박을 했습니다. 나이도 어린 여성이 너무 못되어서 법적으로 처벌을 받게 할까도 생각했어요.

그러다 갑자기 제가 한심해졌습니다. 허리 통증을 참아 가면서 동유럽에 대한 정보를 만들고 동유럽 여행을 활성화시켰는데 주변에는 도둑들이 많았던 것이죠. 제 얼굴에 침을 뱉는 말일 수도 있지만, 여행과 관련된 분야는 진입 장벽이 낮으며 내 돈으로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니고 직업이기 때문에, 사실 돈 안 들이고 여행하면서 일을 하는 형태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남을 속이기 쉽게 되어 있는 구조예요. 어쨌거나 그런 일이 있고 나서 제가 다녔던 곳은 책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책을 쓰는 것이 쉽지는 않잖아요. 사진도 있어야 되고 팩트를 체크하면서 글도 써야 되는 작업을 같이 하는 것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그게 힘들었어요. 제 책은 특징이 있어요. 독자의 성향에 따라서 가기 전에 읽으면 좋다는 사람도 있고 다녀와서 보면 더 좋다는 사람도 있어요. 내용 속에 역사와 문화를 같이 설명을 해 놨기 때문인 듯합니다. 최대한 쉽게 쓰려는 것이 목적 중에 하나라서 그런지 책 읽기 좋아하는 사람은 하루 만에 읽었다고도 합니다. 지역과 지명 그리고 역사 문화적인 내용이 생소한 사람들은 제 책을 몇 달이 지나도 못 읽었다는 말을 합니다. 20권을 써야겠다는 계획을 잡았는데 여섯 권에서 더 이상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마음먹기에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Q 여행 가이드를 하면서 생긴 에피소드가 있나요?


사실 저와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부르는 명칭은 따로 있습니다. 가이드는 현지에서 역사와 문화를 해설해 주는 사람들을 이야기합니다. 한국에서 해외로 나갈 때 여행객들을 인솔하여 안전한 여행을 하고 돌아오도록 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을 투어 리더 또는 투어 에스코터라고 합니다. 여행 기획 단계에서부터 여행을 마칠 때까지 모든 것을 주관하는 사람을 투어 컨덕터라고 하고요. 우리말로 한다면 투어 컨덕터는 ‘여행 지휘자’ 정도로 부를 수 있습니다. 저는 투어 컨덕터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유럽에 있을 때는 투어 가이드였고요. 제가 여행과 관련된 일을 한 것은 사실 사주四柱에도 없는 것인데 오래전 배낭 메고 유럽을 다녔던 것이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그 후로 한두 번 나가 보니까 일이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하게 된 거죠. 젊었을 때니까 체력도 어느 정도 되었고 해서 다니는 데 문제가 없었어요. 나이가 들수록 힘든 일입니다.

저는 사실 역사에 관심이 조금밖에 없었어요. 유럽에 나가서 살 때 가이드 일을 하게 되면서 그 나라 역사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어로 된 것들은 없으니까 현지에서 원서를 사다가 그냥 번역하며 자료를 만들어서 여기저기 아는 척하면서 다녔죠. 박물관, 왕궁, 음악사, 미술사를 공부하다 보니 좀 유식해지는 듯했습니다.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공부를 하고 나서는 유럽이 눈에 확 들어오더군요. 그래서 유럽의 구석구석을 많이 다녔던 것 같아요. 전공이 광학光學이라서 처음 쓴 책의 제호를 <나는 유럽에서 광을 판다>라고 정했습니다. 관광과 광학은 빛을 본다는 것에서 같다는 식으로 끼워 맞춰서 책을 썼는데 쓰고 보니 가이드들의 교과서가 되었습니다. 잘 썼다기보다 관점이 유럽을 보는데 쉽게 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 투어 가이드 일을 하면서 처음에는 화려함을 찾게 되고, 그다음은 역사, 미술, 음악을 찾게 되고, 그리고 유럽을 이끌었던 지도자들의 생각과 행동이 담겨 있는 상징을 찾게 되고, 마지막으로는 자연을 찾게 되더군요. 그런 면에서 보면 오스트리아가 거의 모든 것을 갖추고 있는 나라입니다. 지금은 사실 한국이 가장 인상적이죠.

Q 환단고기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환단고기桓檀古記』는 쉽고도 어려운 책입니다. 역사에 관해 명쾌할 뿐 아니라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자부심이 크게 일어나는 책이기도 하지만, 일반인을 물론이고 대한민국에서 역사 좀 했다는 사람들도 전혀 이해를 하지 못할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메디테이션을 하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적지 않고, 그 내용을 깨달아서 설명해 주고 이끌어 줄 스승이 없이는 책의 내용을 제대로 해석할 수가 없습니다. 무엇보다 인류 역사의 중요한 출발과 전개를 알 수 있게 해 주는 내용이 많으며 오래전 어떤 문화를 전개해 왔는지 알게 해 주는 책입니다.

역주본 『환단고기』(상생출판) 책은 하늘과 땅과 사람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할 수 있는 너무나 중요한 책입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해제 편만 봐도 한민족과 인류의 비밀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을 보고 박물관에 가면 오래전 사람들이 왜 이와 같은 물건들을 남겼는지 알게 됩니다. 다양한 설명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 역사를 이끌어 온 바탕에는 하늘의 별자리, 즉 천문을 기본으로 음양오행, 풍수, 용, 봉, 천신, 천자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졌다는 것이고요, 가장 최상부에는 신선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입니다. 환단고기에서 이야기하듯이 동서양의 모든 문화권을 다니다 보면 하나로 귀결하게 됩니다.

모든 것을 가진 천자(황제)나 왕이라는 사람들이 한 가지 가지지 못한 것이 영생永生인데 그 영생을 획득하기 위해서 신선神仙이 되는 방법을 찾아다닌 흔적이 문화이고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문화가 등장했는데 그 당시의 제사를 위한 신전 건축물이 지금의 건축문화가 되었고, 음악과 춤이 지금의 음악과 춤이 되었으며, 신상과 그림이 지금의 조각과 회화가 되었습니다. 또한 제사에 올린 식음료들로부터 지금의 음식과 술을 마시는 문화가 나왔고, 복식 문화가 지금의 의상 문화가 되었으며, 축문 또는 기원이 문자와 문학이 되었습니다. 그런 이야기가 기록된 것이 환단고기입니다.

그러다 보니 박물관에서 만나는 것들의 대부분은 이 이야기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천신과 천자와 음양오행과 용, 봉, 도깨비, 종교, 수행, 인간이 영생을 바라는 신선 문화죠. 그래서 환단고기에서 이야기하는 내용과 완전히 같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서 『나는 박물관 간다』라는 책을 썼습니다. 환단고기의 영향으로 이 책을 쓰게 된 것입니다.

박물관에 다니다 보면 엄청난 것들이 많습니다. 해외는 접어 두고 국립중앙박물관과 경주국립박물관에 가면 금관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그 상징이 대단하죠.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나무를 모티브로 만들었습니다. 신단수를 머리에 쓴다는 것은 왕이 샤먼 역할을 하면서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천자라는 의미이기 때문이죠. 전 세계에서 발굴되는 고대 금관은 다 나무를 장식으로 올렸습니다. 금관이 아니더라도 사슴뿔을 머리에 쓴 고대 세계의 왕들이 등장하는데 사슴뿔 역시 나무를 상징하는 것입니다.

Q 지금까지 가본 여행지 중에서 가장 신비롭고 인상적이었던 지역이 있다면 어디인가요?


저는 일단 사막을 좋아합니다. 여행을 하다 보면 결국 자연으로 가게 되는데 여행을 하면 할수록 사막이 좋아집니다. 사막이 사람 살기가 어려울 것 같지만 사실 물만 있다면 사막만큼 살기 좋은 곳은 없다는 생각입니다. 따뜻한 사막에서 문명을 이룬 곳에는 강이 있거나, 물이 없으면 물이 흐르는 지하 터널인 카레즈 또는 카나트를 만들어서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곳은 습하지 않고 건조하며 강이 없는 곳이면 무엇보다 모기가 없어서 좋습니다. 모기가 옮기는 말라리아와 황열병이 사람을 죽이는 숫자는 지금도 굉장하죠.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말라리아에 걸려서 죽는 인구는 200만 명이었습니다. 지금도 말라리아로 매년 50만 명이 사망합니다.

사실 지구의 약 41%가량이 사막이거나 사바나 같은 건조한 지역입니다. 이런 지역에 약 21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식량의 약 40%가 나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지금부터 대략 6천 년 전에 기후 변화로 인해서 추워지자 넓게 퍼져서 살던 사람들이 따뜻한 사막으로 들어가서 문명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우리가 이야기하는 4대 문명 중에서 이집트 문명, 메소포타미아 문명, 인더스 문명입니다. 그리고 남미에는 사막 문명으로 안데스 문명이 있습니다. 그런 문명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살기가 좋았고 풍족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살기가 나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이잖아요.

겉으로 보는 사막은 복잡한 면이 없이 단순한 아름다움을 보여 줍니다. 디자인이라는 것은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까지 빼는 것이잖아요. 사막이 그런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사막의 약 80% 이상은 암반과 자갈로 되어 있습니다. 모래만 있는 곳은 얼마 안 됩니다. 유명한 곳을 몇 군데 들자면 우선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붉은 사막에 죽음의 물웅덩이라는 곳이 있는데 보기만 해도 기가 막히죠. 사진을 안 찍을 수가 없습니다. 이집트에 있는 흑사막과 백사막은 멋있기도 하지만 지구의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실크로드로 알려진 중국의 둔황과 투루판, 우루무치, 카스 같은 곳이 다 사막에 문명을 만들었던 곳이죠. 요르단의 와디럼은 너무 유명해서 영화 촬영 장소로 사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미국에도 사막이 꽤 넓은데요. 그중 모하비 사막에 있는 라스베이거스와 그랜드캐니언은 너무 유명하죠. 남미에는 연평균 강수량이 0.3mm밖에 안 되는 아타카마 사막이 유명합니다.

전혀 이질적인 사막이라면 볼리비아에 있는 우유니 소금 사막을 들 수 있습니다. 해발 3,680m에 생겨난 사막으로 오래전 지축이 기울어지면서 바닷물이 안데스산을 덮쳤는데 그 지역이 물이 빠져나가기 어려운 물통 같은 구조로 되어 있어서 바닷물이 증발하고 소금만 남아서 생겨난 것입니다. 소금층이 깊은 곳은 200m나 됩니다. 소금 사막 한가운데에 섬이 있는데 산호와 조류의 화석으로 되어 있어요. 바다가 올라왔다는 증거는 다양하게 있는데 그중에서 해발 3,800m에 자리한 티티카카 호수에는 지금도 바다에서만 잡히는 해마가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칠레와 아르헨티나에도 이런 고원지대 소금 사막이 아주 많습니다. 아르헨티나의 대표적인 소금 사막은 해발 3,460미터에 자리한 아리자로 소금 사막(Salar de Arizaro)입니다. 그러고 보면 미국, 중국, 터키, 이란과 같은 곳의 사막에는 소금 사막 또는 소금 호수가 남아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소금이 남아 있는 것은 비가 거의 오지 않는 사막기후여서 소금들이 쓸려 가지 않고 남게 된 것입니다. 아르헨티나 남쪽 파타고니아 지방도 사막에 해당되는 지역인데 그곳에는 한번 보면 절대로 잊히지 않는 모레노 빙하가 있습니다. 세상의 그 어떤 빙하도 모레노 빙하를 보면 잊힐 정도죠.

Q 박물관의 유물들은 일반인들이 그 진가를 알아보지 못하고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요, 혹시 세계 박물관 유물 중에서 특별히 소개해 주고 싶은 유물이 있나요?


너무 많아서 탈이죠. 세상을 다니다 보면 우리에게도 있으면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것이 도깨비입니다. 놀라운 일입니다. 아시아는 기본이고요 유럽, 라틴아메리카까지 도깨비 문화가 존재합니다. 도깨비의 역할이 다양하지만 그중에서 수문장 역할로 악귀를 물리치는 도깨비를 가장 많이 만날 수 있으며, 전쟁의 신 역할로는 유럽의 왕들이 지녔던 방패와 투구 그리고 칼에 새겨진 도깨비의 모습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런 형태는 우리도 같습니다.

헝가리 모하치에서 매년 열리는 부죠야라시라는 유럽 최대의 도깨비 축제가 있습니다. 오스만튀르크와의 전쟁에서 이긴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축제인데 주변 국가에서도 도깨비 탈을 쓴 사람들이 원정을 와서 동참합니다. 여기에서 도끼비의 역할은 인간의 오랜 꿈인 무병장수의 신선이 되게 하는 해탈의 주관자임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때의 도깨비는 종교를 초월합니다. 기독교 성당 벽면과 천장에 도깨비가 있는 곳이 많습니다.

서양에서는 도깨비를 그린맨Greenman, 또는 잭인더그린Jack in the Green이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서 파리에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 내부에도 있습니다. 용이 여기저기에 있기도 하고요. 인도에는 도깨비를 끼르티무카Kirtimukha라고 하는데 너무 많아서 그 숫자를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멕시코의 모든 문명권에서도 발견이 됩니다. 그쪽에서는 틀라록Tlaloc이라고 부릅니다. 남미 안데스 문명권에서는 도깨비를 티오Tio 또는 티우Tiw라는 이름으로 불러 왔습니다. 티우(치우)는 최고의 신이었고 오늘날 볼리비아, 페루, 칠레에서는 매년 도깨비 축제를 합니다. 볼리비아에서는 악마의 축제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디아블로Diablo 축제라고도 합니다. 기독교가 들어온 이후에 치우를 악마화시킨 축제이지만 치우 복장을 한 사람들 수천 명이 행진하는 장관을 보여 줍니다. 볼리비아 축제는 유네스코에 등록이 되어 있기 때문에 페루와 칠레에서는 다른 이름으로 이 치우 축제를 합니다. 남미의 3대 축제 중에 치우 축제가 2위 3위를 합니다. 1위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벌어지는 리오 카니발Rio carnival이죠.

Q 앞으로의 계획은요?


유튜브YouTube 영상을 통해서 우리나라 문화를 쉽고 알차게 소개하는 작업을 하려 합니다. 한국이 하늘 높이 떴으며 외국인들이 최고로 관심 있는 곳이 되었기 때문에 그런 외국인들이 몰랐던, 심지어 한국인들조차 잘 몰랐던 그런 내용들을 담는 작업을 하려 합니다. 결국은 환단고기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에서 벗어나지는 않겠지만 수많은 보석 같은 흥미진진한 것들을 판타스틱하게 풀어 볼 생각입니다. 주로 현장에서 그런 작업을 할 것이고요. 그래서 우리나라를 알면 전 세계를 이해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도 알 수 있게 하려 합니다.

Q 인터뷰를 마치며..


오동석 도생님을 인터뷰하면서 지구촌 문화가 앞 동네처럼 친근하게 느껴졌습니다. 보통 박물관에 가도 유물들을 모르고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은데 오 도생님의 자세한 설명을 듣는다면 박물관 가는 일이 마냥 즐거울 것 같습니다. 현재 STB상생방송에서 도생님의 강의가 진행 중인데, 앞으로 소중한 경험들을 더 많이 공유해 주시길 바랍니다. 건강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