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 현실의 경계가 사라진다 ‘메타버스’의 확산

[지구촌개벽뉴스]

▶ 비대면 문화 속에서 급속 발전한 새 세상 ‘메타버스’
▶ 가상이 현실이 되는 대학, 메타버스 캠퍼스
▶ 경제·사회·문화에 큰 변화를 주는 ‘메타버스 혁명’



변화의 시작, 메타버스Metaverse


‘메타버스Metaverse’란 1992년 미국 작가 닐 스티븐슨의 SF 소설에 처음 등장한 용어로, 가공 · 추상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 세계, 초월한 세상을 뜻한다. 메타버스의 세상에서는 분신 캐릭터인 아바타avatar가 나를 대신한다. 사람을 만나 놀기도 하고, 공부도 하고, 경제활동도 할 수 있다. 현실 세계와 가상의 세계가 상호 작용하며 함께 진화하는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지구를 아날로그 지구라고 한다면 그 겉을 겹겹이 둘러싸고 있는 것이 디지털 지구이고, 그 디지털 지구의 크기는 무한 증식이 가능하다. 강원대학교 김상균 교수는 저서 「메타버스」를 통해 “늦기 전에 디지털 지구, 메타버스에 올라타라. 디지털 세상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내가 모르는 수십만 개의 세상이 움직인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PwC(Pricewaterhouse Coopers)에 따르면, 전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2019년 50조 원에서 2025년 540조 원, 2030년 1,7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간 초월, 아바타로 출근하고 업무


메타버스(가상공간)를 활용해 협업 · 생산성 툴을 개발하는 스타트업startup 기업들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가상현실(VR) 플랫폼 스타트업 ‘스페이셜Spatial’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재택근무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VR과 AR(증강현실) 기반 협업 솔루션을 만들었다. 모든 VR · AR 기기에서 작동할 뿐만 아니라 PC · 모바일을 통해서도 사용할 수 있다.

이 솔루션은 실제 얼굴을 스캔해 3차원 아바타를 만들고 가상공간에서 함께 업무를 볼 수 있게 한다. 원격으로 근무하는 동안에도 VR 기기의 마이크로 실시간 대화가 가능해 소통의 질을 높였다. 비대면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Zoom을 통한 화상회의의 경우, 1대對 N명 등 다수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했을 때 효과적이다. 스페이셜은 고개를 돌려 옆 사람과 이야기하거나 어떤 사람에게 다가가 그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더욱 인터랙티브interactive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스페이셜에는 회의 공간과 프레젠테이션, 포스트잇을 붙이는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이나 디자인 · 갤러리 등의 툴이 제공된다. 문서 · 이미지 · 비디오 · 웹사이트 등 각종 자료들을 공간이나 화면 제약 없이 스페이셜 안에서 만들고 공유할 수 있다.

국내 기업들도 부지런히 움직이는 추세다. 삼성은 미국의 AR 기업 ‘DIGILENS’에 투자를 하고 있고, 엔씨소프트는 엔터 플랫폼 ‘유니버스’를 선보였다. 카카오게임즈 자회사인 프렌즈게임즈도 메타버스를 포함한 새로운 시도를 이어 나갈 계획이다.

스페이셜 공동 창업자인 이진하 최고제품책임자(CPO)는 “기존에는 업무에 필요한 인력을 뽑는 영역이 회사의 반경 15km였다면, 앞으로 이 영역이 1만 5,000km까지 늘어날 경우 100만 배 이상 인력 풀pool이 넓어질 수 있다”며 “아바타로 하는 미팅이 편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메타버스로 들어가는 학교들, 입학식 · 축제 · 실험 · 실습도 가능하다!


이종원 이화여대 교수는 최근 2학기 수업을 준비하면서 학생들에게 강의계획과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 링크를 나눠 줬다. 이 교수는 “1년 이상 줌으로 수업해 비대면 수업에 익숙해진 상황에서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중 · 고등학생들과 가까워질 방법으로 메타버스를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직접 게더타운에 학과 강의실과 비슷한 환경을 꾸몄다. 게더타운은 가상공간 모임 플랫폼으로 2차원의 가상공간을 꾸미고 아바타 캐릭터들을 움직이며 활동할 수 있다. 캐릭터들이 가까워지면 자동으로 영상회의 기능이 작동한다.

순천향대는 올해 초 SK텔레콤의 ‘점프VR’ 플랫폼에서 입학식 및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개최해 화제가 됐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운동장을 똑같이 구현하고 학생들은 아타바를 만들어 참석했다. 57개 학과 기준 150여 개 방이 마련돼 학과별 방에 입장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했다.

서울대 의과대학이 해부학 수업에 메타버스 개념을 접목한 실습 교육을 도입했다. 교과 과정에 의료영상을 3D로 구현하고 VR를 통해 인체 내부를 분석하는 해부학 콘텐츠 활용 실습이 포함됐다. 서울대 병원 스핀오프spin-off 스타트업인 메디컬아이피가 AI의료영상 3차원 분석 기술 등을 접목해 구현했다.

메타버스 시장의 미래


메타버스의 영역은 현재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 쪽이 강세이지만 앞으로는 경계나 제한이 없이 확장될 것이다. 콘서트나 공연도 가상 세계에서 진행될 것이고, 쇼핑 또한 매장을 방문하지 않아도 증강현실로 구매할 수 있고 의료 기관을 방문하지 않아도 원격진료가 가능해질 것이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기획된 2020년 MBC 가상현실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는 휴머니즘과 인공지능, 딥페이크deepfake, 가상현실 기술을 결합해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하여, 메타버스가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로 깊이 있는 경험과 울림, 감동을 줄 수 있는지 보여 주기도 하였다.

이제 메타버스는 혁명처럼 경제 · 사회 · 문화 영역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이 된다. ‘메타버스 혁명’이라고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니다. 기업 · 정부 · 개인들은 메타버스 경제를 100% 활용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확보하고 일자리를 늘림으로써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또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메타버스 공간을 만들기 위한 법과 제도의 모색은 물론이고 누구나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 및 현실 사회 규범과의 조화도 필요하다.

■시사용어사전■
메타버스Metaverse
가공·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과 현실이 융복합融複合된 디지털 세계를 의미

가상현실假想現實(Virtual Reality)
컴퓨터로 만들어 놓은 가상의 세계에서 사람이 실제와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최첨단 기술

증강현실增強現實(Augmented Reality)
사용자가 눈으로 보는 현실 세계에 가상 물체를 겹쳐 보여 주는 기술
즉,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의 한 분야로 실제 환경에 가상 사물이나 정보를 합성하여 원래의 환경에 존재하는 사물처럼 보이도록 하는 컴퓨터 그래픽 기법

아바타Avatar
인터넷의 가상공간에서 자기 자신을 나타내는 그래픽 아이콘
산스크리트어 ‘아바따라avataara’에서 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