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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책맛보기]

    좋아하는 건 꼭 데려가야 해 외

    어렸을 적 생각했던 어른의 모습은, 그저 모든 것에 완벽하고 능숙한 사람일 거라는 기대와 상상으로 뒤섞여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흘러 어른이 되어 버린 지금, 때론 내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놓을 줄도 알고, 스스로 감정에도 솔직해져야 하며, 그렇게 한 번쯤은 나를 놓아주어야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된다는 것을 깨달아 가고 있다. 삶의 일상을 관조하고 되돌아볼 수 있는 몇 권의 책을 만나 본다.


    좋아하는 건 꼭 데려가야 해
    가방에 넣을 수 없다면 마음에 담아 기억하렴
    세피데 새리히 지음 | 율리 퓔크 그림 | 남은주 옮김 | 북뱅크 | 32쪽

    비행기를 타고 다른 나라로 이사를 하게 된 가족. 엄마 아빠는 아이에게 여행 가방을 하나 건네면서 정말 사랑하는 것만 가져갈 수 있다고 말한다. 아이는 어항, 할아버지가 만들어 주신 의자, 나와 나이가 같은 배나무까지 모두 가져가고 싶다. 하지만 모두 담아 가기에 가방은 너무 작기만 하다. 그러다 마음을 달래려 바다로 나가게 된 아이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가장 소중한 것은 우리에게 기억과 마음으로 남는다는 것. 그리고 좋아하는 것들과 잘 헤어지는 법은 다시 만날 날을 꾸준히 기다리는 것이라는 점까지도 말이다.

    좋아하는 건 꼭 데려가야만 하기에 헤어짐이 쉽지 않은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마음에 담아 기억하면 된다는 위로를 주는 책이다.

    완전한 행복
    우리는 타인의 행복에도 책임이 있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524쪽

    ‘행복추구권’은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리로 우리나라 헌법憲法 제10조에 명시되어 있다. 어떻게 보면 ‘행복을 추구한다’라는 것은 당연한 말이라 생각되기도 한다. 하지만 ‘나’의 행복이 타인의 행복과 부딪치는 순간이 발생하게 된다면?

    이 책은 자기애의 늪에 빠진 나르시시스트narcissist가 자신의 행복을 위해 타인의 삶을 침범하기 시작할 때 보일 수 있는 일상의 악, 행복한 순간을 지속시키기 위해 그것에 방해가 되는 것들을 가차 없이 제거해 나가는 방식의 노력이 어떤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지를 보여 준다. 그리고 무해하고 무결한 행복에 기울어져 있는 사회에 묵직한 문학적 질문을 던진다.

    고래 옷장
    눈물이 날 땐, 마음껏 울어도 좋아
    박은경 지음 | 김승연 그림 | 웅진주니어 | 68쪽

    살다 보면 누구나 혼자 울고 싶어질 때가 있다. 울고 있는 나의 모습을 누구에게 보여 주지 않아도 되는 장소에서 말이다. 그 공간을 향하는 비밀 통로는 방안의 작은 옷장. 그 문을 열고 들어가 고래 배 속을 향해 조금씩 들어간다. 그러다 마음이 놓인 순간 참지 않고 마음껏 울다 보면 나를 따라서 우는 고래 울음소리가 나지막이 들린다.

    갓난아이는 울음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다. 그러다 자라면서 눈물을 참아야 한다는 방법과 말과 행동으로 의사를 표현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성인이 된 후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 때론 나의 감정을 속이고, 울고 싶은 마음을 외면해야 할 때가 있지만, 가끔은 고래 옷장에서 울어도 괜찮다. 그리고 옷장 문을 열고 나왔을 때는 조금 더 성장하고 단단해진 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옆에 앉아서 좀 울어도 돼요?
    괜찮은 척하고 싶지 않은 날을 위한 다정한 위로
    구효서 지음 | 해냄 | 228쪽

    쉴 틈 없이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식탁에 둘러앉아 맛있는 음식을 먹고 대화를 나누면서, 자연스레 자신들의 상처를 꺼내 보이고 서로를 조심스럽게 채워 주며 새로운 가족이 되어 간다.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봐 주는 존재가 얼마나 필요하고 소중한 것인지에 대해 알게 된다. 이 책은 자극적인 내용 없이 강원도 평창의 한 펜션에서 천천히 먹고 마시는 가운데 평범한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기쁨과 슬픔을 나누고 공감해 줄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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