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은 몰라도 돼… 여성만을 위한 기술, 쏟아지는 펨테크

[지구촌개벽뉴스]

▶ female(여성) + tech(기술), 여성에 맞춘 기술•상품•서비스
▶ 디지털 피임약 FDA 허가, 자궁경부암 검사 단 60초 만에
▶ 2025년, 380억 달러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 예정



주목 받는 펨테크 기업


독일 베를린에 있는 스타트업(신생 창업기업) 클루는 생리 주기 추적 모바일 앱을 서비스한다. 여성이 자신의 과거 생리 정보를 입력하면 빅데이터 기술로 분석해 앞으로 3번의 생리 주기와 배란일을 예측해 준다. 생리 기간엔 몸 상태와 스트레스 지수를 알려 주고 맞춤형 조언도 해 준다. 15가지 언어로 180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클루 사용자는 6월 말 현재 1,300만 명에 이른다. 클루는 최근 배란일 예측을 활용해 안전한 피임 날짜를 알려 주는 ‘디지털 피임약’의 FDA(미국식품의약국) 판매 허가도 받았다. 1년간 사용했을 때 원치 않는 임신을 할 가능성은 3~8%로 콘돔(2~13%)보다 낮다고 한다.

여성 건강을 위해 인공지능(AI)과 3차원(3D) 프린팅, 생명공학, 신소재 기술을 접목한 펨테크FemTech 기업들이 글로벌 스타트업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펨테크는 여성(female)과 기술(tech)의 합성어로, 여성 헬스케어와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기술·상품·서비스를 뜻한다. 폐경기 여성을 위해 건강 조언을 해 주는 앱부터 유방암·자궁경부암 등 여성 암에 특화된 진단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친환경 생리대를 만드는 업체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출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펨테크는 인류의 절반이 여성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시장’이라며 ‘여성 소비자의 힘이 커지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보도했다. 마우로 기옌Mauro F. Guillen은 그의 저서 『2030 축의 전환』에서 ‘2030년에는 전 세계 부의 절반 이상을 여성이 소유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이머전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187억 5,000만 달러(약 21조 원)였던 펨테크 시장 규모는 2025년 380억 달러(50조), 2027년 600억 1,000만 달러로 매년 15~20%씩 성장할 전망이다.

세계의 절반, 엄청난 시장


이스라엘 스타트업 모바일ODT는 스마트폰 절반 크기의 자궁경부암 검사기를 한국·미국·인도·브라질에 수출하고 있다. 이 검사기로 찍은 자궁경부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클라우드(가상 서버)에 올리면 AI가 암 발병 여부를 진단해 준다. 자궁경부 세포를 채취해 현미경으로 검사하는 현재의 자궁경부암 진단 방식은 몇 주일이 걸린다. 하지만 모바일ODT 서비스를 이용하면 단 60초 만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모바일ODT는 9,000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해 전문의와 비슷한 수준인 92%의 정확도를 인정받았다. 5만 명을 대상으로 추가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영국 스타트업 엘비는 장소와 시간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모유 펌프를 개발했다. 브래지어 속에 착용한 상태로 모유를 모을 수 있어 화장실이나 밀폐된 장소를 찾아갈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작동시킬 수도 있다. 이 회사는 유방을 절제한 환자들이 입을 수 있는 웨어러블 가슴 펌프도 판매하고 있다. 가슴 위에 부착해 원하는 모양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프랑스 회사인 라티스메디컬은 유방 환자용 임플란트(보철)를 개발했다. 우선 3D 프린터를 이용해 그물 형태의 보철을 만든다. 여성의 유방 주변에서 채취한 지방조직을 보철에 부착하고 가슴에 이식한다. 시간이 지나면 지방조직이 자라면서 절제된 가슴 부위가 복원되고, 보철은 18개월이면 분해돼 사라진다. 라티스메디컬은 동물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2022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 착수할 계획이다.

남녀동권 시대를 열어 주심

여자가 천하사를 하려고 염주를 딱딱거리는 소리가 구천에 사무쳤나니 이는 장차 여자의 천지를 만들려 함이로다.
그러나 그렇게까지는 되지 못할 것이요, 남녀동권 시대가 되게 하리라.
사람을 쓸 때에는 남녀 구별 없이 쓰리라.
앞세상에는 남녀가 모두 대장부(大丈夫)요, 대장부(大丈婦)이니라. (도전 2편 53장 1~3절)


원격의료, 여성용 신약 시장 공략해야


한국에도 펨테크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AI 스타트업 루닛은 엑스레이 사진을 분석해 96~99%의 정확도로 유방암 의심 부위를 찾아낸다. 한국건강관리협회와 종합병원들이 루닛의 AI 기술을 영상의학과 전문의 보조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 텍사스대 교수 출신 박지원 씨가 창업한 세이브앤코도 유해 화학 성분을 모두 없앤 라텍스 콘돔 ‘세이브 프리미엄’으로 독일 레드닷, iF 등 세계적 디자인상을 받고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500스타트업에서 투자도 받았다. 재미 교포 여성 3인이 공동 창업한 라엘은 미국 최대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에서 유기농 생리대로 생리대 부문 판매량 1위를 수년째 유지하고 있다. 생리 주기 알림 챗봇 등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한다.

지금까지의 세상은 억음존양抑陰存陽으로 상징되는 선천 상극의 시대였으며, 강자가 약자를 억압했던 모순과 부조리의 세상이었다. 그 속에서 여성들은 신체적 약자로서 말할 수 없는 불평등의 삶을 살아야 했다. 또한 모든 제도와 기술들은 남성 위주로 운영되었기에 여성들은 소외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다가오는 후천 가을 세상은 건곤의 위치가 바로 잡히는 정음정양正陰正陽의 세상이다. 펨테크 기술이 여성해방의 후천 선경세상을 크게 앞당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