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로 배우는 우주변화의 원리 | 우주의 탄생과 변화 - 본체론本體論 -

[한문화]
김덕기 / STB상생방송 작가

변화원리란 변화變化하는 본체本體가 무엇이며 또는 그 본체가 어떻게 움직여서 현상계를 형성하는가 하는 우주변화의 현실과 그의 본질을 연구하는 원리를 말하는 것이다. - 『우주변화의 원리』 23쪽


우주는 변화를 영원히 지속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우주를 끊임없이 변화 운동하게 하는 것일까요? 또한 우주는 어떻게 변화 운동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는 동서고금을 통해 인류가 풀고자 한 근본 문제입니다. 서양철학에서는 실재론과 우주론으로 이를 규명하고자 하였으며, 동양에서는 체용론(본체와 작용)으로 대강을 세웠습니다. 지금까지 본고에서 다룬 우주변화의 원리는 우주론에 해당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삼극론을 통해 우주의 본체를 탐구해 보겠습니다.

우주의 본체


우주 만유를 낳은 하나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 『성경』 「창세기」 1:1

선善하고 전능한 존재인 창조자[Demiourgos]가 혼돈 상태에 있는 코오라Chora[현상계를 이루는 질료]에 이데아Idea를 본받아 질서를 부여함으로써 불완전하나마 선하고 아름다운 코스모스Cosmos[질서의 세계]를 만들었다. - 플라톤

우주는 밀도와 온도가 무한대인 ‘특이점’이 대폭발(Big Bang)하여 생겨났다. - 빅뱅 이론


우주 만유가 생겨난 근원을 종교와 철학, 과학에서는 하나님, 이데아, 특이점 등으로 달리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하나[일자一者]에서 다양한 사물[다자多者]이 생성되었다고 합니다. 궁극의 하나에서 만유가 생성되어 나왔다는 이러한 생각은 우리의 경험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산과 들을 수놓은 꽃과 나무는 모두 하나의 작은 씨앗에서 생겨나 자란 것입니다. 동물도 정자와 난자가 만나 이루어진 알에서 생겨났습니다. 이를 확대해 보면 우주 만유가 아무리 각양각색으로 펼쳐졌다고 하더라도 어떤 근원적인 하나에서 벌어져 나왔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서양철학에서는 모든 것들의 시작점이 되면서 근원이 되는 존재 원리이자 원인을 아르케arche(그리스의 자연철학자), 실재實在(플라톤), 실체實體(아리스토텔레스), 신神(신학)이라고 하였습니다. 동양철학에서는 본체本體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우주가 이와 같은 변화작용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은 그와 같이 추진推進하는 역원力源이 있기 때문이니 그것을 가리켜서 변화작용의 본체라고 하는 것이다. - 『우주변화의 원리』 40쪽


그런데 실재와 본체는 개념의 차이가 있습니다. 실재實在가 현상과 분리되어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존재를 뜻하는 데 반해, 본체本體는 현상계 내에 존재하면서 우주를 낳고 변화 운동시키는 근원적인 바탕을 의미합니다. 나무를 예로 들면 씨앗은 나무가 형성되어 나온 본체이고, 나무는 작용입니다. 나무에서도 뿌리가 본체라면, 뿌리에서 나온 줄기·가지·잎은 작용이 됩니다. 사람의 몸통은 본체이고, 몸통에서 뻗어 나온 팔다리는 작용입니다. 즉 본체와 현상은 몸과 몸짓의 관계로 본래는 하나이지만 시공간에 따라 작용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천지만물의 본체, 태극
동양에서는 천지만물을 낳은 본체이자 대자연이 변화해 가는 길을 도道라고 합니다. 특히 『주역』에서는 만물의 모체인 도를 태극太極이라고 하는데, 태太는 콩을 뜻하므로 만물의 본체가 씨앗이라는 것과 부합합니다. 씨앗이 발아되어 탄생한 나무는 씨앗 속에 들어있는 DNA의 속성(유전정보)을 그대로 드러내며 생을 영위해 나갑니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주의 씨앗인 태극에서 생겨난 만물도 태극 속에 들어있는 DNA의 속성(리理)을 그대로 드러내며 변화 운동하고 있습니다.

씨앗의 역할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씨앗의 배젖에 들어 있는 영양분은 새싹이 형성되는 바탕입니다. 이는 우주도 마찬가지입니다. 현대 과학의 대폭발설(Big Bang)에서는 우주가 시공간조차 없었던 일종의 ‘우주알(Cosmic Egg)’에서 탄생했다고 합니다. 이때는 씨앗의 배젖과 같은 시원물질(아일럼ylem)이 우주알을 구성하고 있었습니다. 시원물질은 우주가 운동하게 하는 동력원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대폭발로 우주가 탄생한 후에는 원소로 전환되어 우주 구성의 바탕이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천지만물의 본체인 태극은 우주변화의 원리(리理)이자 우주 변화의 동력원(기氣)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음양 태극과 삼태극

一陰一陽之謂道(일음일양지위도)
우주를 한번은 음하게 하고 한번은 양하게 하면서 운동하게 하는 역원力源을 도道라고 한다. - 『주역』 「계사전」

道生一(도생일) 一生二(일생이) 二生三(이생삼) 三生萬物(삼생만물)
도는 일을 낳고 일은 이를 낳고 이는 삼을 낳고 삼은 만물을 낳는다. - 『도덕경』


그런데 도에 대한 인식은 문화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이원론에서는 우주를 낳은 본체가 음과 양의 이원二元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우주가 변화할 때는 음운동과 양운동을 한다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음과 양은 그 성격이 정반대이므로 변화를 이룰 수 없습니다. 실제 변화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음과 양을 만나게 해 주는 중中이 개입해야 합니다. 즉 우주는 음·양이 아닌 음·중·양으로 구성될 때 비로소 변화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1)
그래서 삼원론에서는 본체인 도가 음·중·양의 삼원三元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중이 음양의 상대성 운동을 조화시킴으로써 우주의 변화가 일어난다고 합니다.
*1) 삼원으로는 음陰·중中·양陽이며, 오행으로는 수水·토土·화火이다.


그러므로 이원론과 삼원론에서 인식한 태극은 서로 다릅니다. 이원론에서 말하는 태극은 음양 태극입니다. 이러한 모습은 콩(太)에서 찾을 수 있는데, 콩이 말라서 생명력이 없을 때 두 쪽으로 갈라지는 것과 같습니다. 이에 반해 삼원론에서 말하는 태극은 삼태극입니다. 콩의 생명력이 충만할 때 떡잎 사이로 새싹이 나오는 것과 같습니다.

삼원과 삼극
삼태극에 내재한 삼원을 무극·태극·황극의 삼극론으로 정립하신 분이 『정역』을 지으신 김일부 대성사이십니다.

天地之理(천지지리) 三元(삼원) - 『정역』 「십오일언」


일부는 천지일월과 인간의 변화를 이끄는 세 가지 천지조화의 힘과 동력의 본체를 밝혔나니, 이는 곧 무극(無極)과 태극(太極)과 황극(皇極)의 삼극 이치라. (도전 1:9:13)


삼극론은 우주의 본체인 삼태극과 그 작용을 구체적으로 드러낸 것입니다. 그러므로 삼태극의 삼원(음·중·양)은 삼극(태극·무극·황극)에 대응됩니다.
*2)
태극太極은 음과 양이 통일되어 있는 상태로 음에 배속할 수 있습니다. 무극은 음도 양도 아닌 상태로 중에 배속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황극은 실제 변화를 주도하는 자리로 양에 배속할 수 있습니다.
*3)
좀 더 구체적으로 태극은 음의 통일운동, 무극은 분열에서 통일로 전환시키는 중의 조화작용, 황극은 양의 분열운동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해 주는 우주 변화의 동력원입니다. 우주는 삼태극에 내재한 태극·무극·황극의 천지조화 기운을 받아 운동을 영원히 지속하고 있습니다.
*2) 태극에는 일반적인 태극의 의미와 삼극의 한 요소로서의 의미가 모두 들어 있다.
*3) 삼원을 음·중·양으로 보는 것은 현상적인 관찰이다. 본체는 중도中道의 적정寂靜한 상태이다. 그러므로 본체로서의 삼원은 陰中·中中·陽中(水土·土土·火土)이다. 이 때문에 태극을 수토동덕(辰)·수토합덕(戌)이라 하고, 황극을 화토동덕(戊, 午)이라고 하는 것이다.


삼극과 축구 경기의 비유
무극·태극·황극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주로 축구 경기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삼극三極은 변화의 상태나 과정일 뿐만 아니라, 변화를 일어나게 하는 동력원이라는 것입니다.

- 무극
22명의 사람이 축구장에 모여서 축구를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아직 팀이 나뉘지 않아 음팀인지 양팀인지 구분할 수가 없습니다. 이 상태는 음극과 양극의 극성이 아직 나타나지 않은 무극無極과 같습니다. 구성원은 있지만 팀을 구분할 수 없으므로 절대적인 무無가 아닌 상대적인 무無입니다.

- 태극
이제 22명의 선수가 11명씩 음팀과 양팀으로 나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경기를 시작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상태는 음극과 양극의 극성은 나타났지만 동動하지 않은 태극太極과 같습니다.

- 황극
심판의 호각 소리가 울리고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공을 중심으로 음팀과 양팀이 서로 섞이면서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실제 변화하는 상태를 황극皇極이라고 합니다.

삼극과 상수
擧便无極(거변무극)이니 十(십)이니라 十便是太極(십변시태극)이니 一(일)이니라
一(일)이 无十(무십)하면 无體(무체)요 十(십)이 无一(무일)하면 无用(무용)하니
合(합)하면 土(토)라 居中(거중)이 五(오)니 皇極(황극)이시니라
- 『정역』 「십오일언」


김일부 대성사는 삼극을 상수에 배속하여 무극은 10, 태극은 1, 황극은 5라고 하였습니다. 이를 생수(1~5)와 성수(6~10)의 발생으로 살펴보면 1은 모든 숫자를 낳은 근원입니다. 그리고 5는 생수를 성수로 전환시켜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는 매개자입니다. 10은 1+2+3+4의 합으로 음(1水, 4金)과 양(2火, 3木)을 모두 조화시킬 수 있는 완성수입니다. 이를 십이지로 살펴보면 1은 만물이 통일된 상태로 자수子水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5는 씨앗 속에서 양기가 분열하여 싹이 나기 시작하는 상태로 축토丑土에 해당합니다. 10은 분열의 극에 이르러 음양을 구분할 수 없는 상태이자 분열에서 통일로 전환되는 상태로 미토未土에 해당합니다.

삼극과 상수의 관계는 우주창조의 설계도인 하도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도는 성수가 생수를 감싸고 있는 형태로 열매의 형상과 같습니다. 특히 10이 5를 감싼 중심부의 모습은 본체인 씨앗의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10이 5를 감싸고 있으며, 5는 그 중심에 1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다섯 개의 점이 정십자의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십자의 양(│)과 음(─)이 만나서 생명을 창조하고 있습니다. 음양의 교차점을 태극(무극지진無極之眞)이라고 합니다. 이를 통해 씨앗이 통일될 때는 ‘10 → 5 → 1’의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고, 분열할 때는 ‘1 → 5 → 10’의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십자는 본시 음양이 교회交會하는 상을 취한 것이다. 그런즉 ―과 │이 서로 상교相交하는 점에 만물의 정신이 있다는 것을 뜻(象)한 것이니 이것이 바로 정신이 교역하는 금화교역金火交易의 문이다. 무극의 중이며 기토己土의 심心이며 십십일일지공十十一一之空을 창조하는 곳이다. - 『우주변화의 원리』 17쪽


우주의 탄생


무에서 탄생한 천지만물
一始無始一(일시무시일)
하나는 천지 만물이 비롯된 근본이나 무에서 비롯한 하나이니라. - 「천부경」

天下萬物生於有(천하만물생어유) 有生於無(유생어무)
하늘 아래 만물이 모두 무에서 생겨나는도다. 그러나 유는 무에서 생겨나는도다. - 『도덕경』


인류 최초의 경전인 천부경과 도덕경에서는 무無에서 천지 만물이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4)
무無에서 우주 만유가 생겨났다는 것은 현대 과학에서도 주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과학계에서 통용되고 있는 대폭발설에 따르면 아주 먼 옛날 어느 유한한 시점에 시간과 공간조차도 없었던 일종의 우주알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 우주알은 점차 압축되어 급기야 폭발 직전의 초고밀도 상태인 특이점特異點이 되었습니다. 어느 순간 특이점이 폭발하면서 우주 자연이 화생되었습니다. 시공간조차도 구분할 수 없는, 즉 음도 양도 구분할 수 없는 상태가 바로 무無(무극)입니다.
*4) 무無는 무극을 뜻하며, 일一은 태극을 뜻한다.


최초의 우주는 적막무짐寂寞無朕하여서 아무런 물체도 없었던 것이다. 다만 연기 같기도 하여서 무엇이 있는 듯하기도 하고 없는 듯하기도 한 진공眞空 아닌 허공虛空이었던 것이다. 이 상태가 바로 ‘불’이라고 생각하면 ‘불’ 같기도 하고 ‘물’이라고 생각하면 ‘물’ 같기도 한 상태였던 것이다. - 『우주변화의 원리』 41쪽


삼극으로 본 우주의 탄생
우주가 우주알에서 생겨났듯이 식물은 씨앗 속에서 새싹이 나와 성장합니다. 동물도 난자와 정자가 만나 형성된 알에서 형체가 생겨납니다. 매 순간 꽃이라는 우주, 사람이라는 우주가 태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우주의 탄생과 우주의 자녀인 만물의 탄생 과정이 똑같으므로 씨가 형성되어 분열하는 과정을 통해 우주 만유가 화생되어 발전하는 과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열자』에 실린 내용을 참고하여 우주의 탄생을 살펴보겠습니다.

夫有形者生於無形(부유형자생어무형) 則天地安從生(즉천지안종생)
故曰(고왈) 有太易(유태역) 有太初(유태초) 有太始(유태시) 有太素(유태소)
太易者(태역자) 未見氣也(미견기야) 太初者(태초자) 氣之始也(기지시야)
太始者(태시자) 形之始也(형지시야) 太素者(태소자) 質之始也(질지시야)

대저 형체 있는 것들은 무형의 도에서 나온 것이요. 그러면 이 천지는 어디에서 생겨난 것일까? 그러므로 태역이 있었고, 태초가 있었고, 태시가 있었고, 태소가 있었소. 태역은 아직 기의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은 때이며, 태초는 기가 나타나기 시작한 때이며, 태시란 형상이 드러나기 시작한 때를 말하고, 태소는 질적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 때를 말하는 것이오. - 『열자』 「천서편」


- 태역太易 : 0무극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우주는 무에서 생겨났습니다. 무는 극도로 분열되어 음양의 성질이 사라진 카오스Chaos의 상태입니다. 축구장에 팀원은 있지만 아직 팀이 나뉘지 않아 구분할 수 없는 것처럼 적막무짐寂寞無朕합니다. 이때를 태역太易이라고 하며, 시공간조차 나타나지 않았으므로 미현기야未見氣也라고 합니다. 우주 만유의 시원이어서 본체무극本體無極이라고 하며, 상수로는 0무극으로 나타냅니다. 십이지로 보면 우주의 변화가 미토未土에서 처음 시작하는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본체 이전의 단계를 상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주의 본체가 통일하였다가는 분열하고 분열하였다가는 다시 통일하는 그 ‘중中’인즉 이것은 우주 운동의 본체인 것이다. 그런데 염계濂溪가 말한 무극은 그와 같은 ‘중中’을 의미하는 것인즉 이것은 우주 창조의 ‘중中’이며 천지의 본체다. - 『우주변화의 원리』 42쪽

무극은 천지창조의 본체인데 … 무극의 성질을 엄격하게 따진다면 형形의 분열이 극미세極微細하게 분화하여서 조금만 더 응고하여지면 형形이 될 수 있는 직전의 상태에 있는 것이다. - 『우주변화의 원리』 43쪽


- 태초太初 : 공태극
무극은 분열을 통일로 전환시키는 조화작용을 합니다. 그러므로 무극의 상태가 지나면 음의 세력권에 진입하여 수렴작용이 일어나게 됩니다. 축구 경기에서 음팀과 양팀이 나뉜 상태와 같습니다. 이때를 태초太初라고 하며, 처음으로 음양의 기氣가 출현하므로 기지시야氣之始也라고 합니다. 그리고 무극의 기운이 압축 공약空約되어 있으므로 공태극空太極이라고 합니다. 십이지의 변화로 보면 미토 이후에 신상화申相火와 유금酉金의 과정에서 음기가 진양지기眞陽之氣를 수축하여 술오토戌五土에서 한 점으로 통일된 것입니다. 이는 무의 상태에서 터널효과(tunnel effect)에 따라 초극미 우주가 탄생한 것과 같습니다.

토土가 지녔던 바의 양기陽氣는 포위당하게 되고 음기陰氣는 이것을 포위하게 마련인바 이것이 바로 상화相火의 과정인 것이다. 그리하여 청기淸氣가 완전히 포위당하게 되면 무극은 율려운동律呂運動을 완성하면서 태극으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 『우주변화의 원리』 43쪽

우주의 본체인 태극은 이와 같이 술戌에서 이루어지는 것인즉 술은 태극의 정신이며, 또한 무극의 진眞, 즉 공空인 것이다. 그러므로 우주창조의 본체를 태극이라고 하는 것은 진실로 태극의 핵심을 이룬 술오공戌五空 때문이다. - 『우주변화의 원리』 389쪽


- 태시太始 : 수태극
신유申酉에서 일어나던 수렴작용은 술오토戌五土에서 응고작용으로 전환하게 됩니다. 응고작용을 통해 공태극空太極을 더 압축하면 내부에 있던 진양지기가 반발하게 되는데 이를 수태극水太極이라고 합니다. 음팀과 양팀이 경기장에 들어와 공을 사이에 두고 경기를 막 시작하려는 상태와 같습니다. 이때를 태시太始라고 하며, 새 생명을 낳을 수 있는 씨 핵核이 형성되므로 형지시야形之始也라고 합니다. 십이지의 변화로 보면 해자수亥子水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해자亥子는 수水의 응고작용으로 인해 씨앗 속에서 목화木火의 기운이 동하고 있습니다.
*5)
이는 진공에너지가 반발력으로 작용하여 우주알이 급팽창(Inflation)한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초고온 초밀도의 우주알은 씨앗 속에 화기火氣를 품고 있는 자수子水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5) 해목亥木을 수중지목水中之木, 자화子火를 수중지화水中之火라고 한다.


운동의 본체인 ‘수水’를 창조하는 술戌인즉 그것은 곧 운동 본체를 창조하는 공空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사실상 만물을 창조하는 것은 ‘수水’에서 시작하는 것인즉 운동하는 만물의 본체도 또한 수水가 아닐 수가 없는 것이다. - 『우주변화의 원리』 389쪽


- 태소太素 : 5황극
수의 응고작용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특이점(singularity)에 이른 우주알은 내부의 분열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터져 버리게 됩니다. 이를 과학자들은 빅뱅Big Bang이라고 합니다. 공을 사이에 두고 팽팽히 맞서던 음팀과 양팀이 심판의 호각 소리에 맞춰 경기를 시작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때를 태소太素라고 하며, 만물의 형체가 생긴 후에 성질이 나타나므로 질지시야質之始也라고 합니다. 또한 태극이 실질적인 분열운동을 시작하는 분기점으로 황극皇極이라고 합니다. 십이지의 변화로 보면 축토丑土의 단계로 씨앗 속에서 진양지기(진공에너지)가 한꺼번에 풀려나오면서 새싹(천지만물)이 형성됩니다.

음양세계의 동정은 태극에 이르러서 기氣의 통일을 완수하게 되면 그 태극은 다시 황극皇極의 길로 접어들게 되는 것이다. - 『우주변화의 원리』 45쪽


태극이라고 불리우는 통일체가 태역太易, 태초太初, 태시太始, 태소太素의 사단계를 거쳐서 태극으로 발전했고 그럼으로써 다시 음陰과 양陽이라는 두 가지 기운이 갈라지게 되었는데 그 음양은 또다시 각각 분합작용을 일으킴으로써 다섯 개의 새로운 성질이 발생하게 되었으니 이것을 오행이라고 하는 것이다. - 『우주변화의 원리』 58쪽


- 분열과정을 주도하는 7황극
오황극(丑)의 분열작용으로 탄생한 우주는 양의 생장운동에 들어서게 됩니다. 이 과정은 분열을 통일로 전환시키는 무극의 중화지기中和之氣가 들어오기 전까지 계속됩니다. 십간으로는 갑甲에서 무戊까지이며, 십이지지로는 축丑에서 오午까지입니다. 이때는 오화午火(7)가 축토丑土(5)를 대신하여 황극 역할을 하며 만물의 생장을 주도합니다.

양陽의 운동이 시간적 발전을 거듭함에 따라서 만물이 세분화되는데 그 세분화 작용이 극極에까지 이르는 과정을 황극皇極이라고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무극에 이르는 준비 과정의 끝이 바로 황극인 것이다. 즉 갑甲의 끝이 황극이고 기己의 시작이 무극인 것이다. 그러므로 만물은 황극에서 통일을 준비하고 태극에서 화생化生을 시작하는바 무극이란 바로 그들의 주재자主宰者인 것이다. - 『우주변화의 원리』 45쪽


무극은 도의 본원(本源)이니 십토(十土)요, 태극은 도의 본체로 일수(一水)니라. 황극은 만물을 낳아 기르는 생장(生長) 운동의 본체니 오토(五土)를 체(體)로 삼고 칠화(七火)를 용(用)으로 삼느니라. (도전 6:1:2~3)


- 분열을 통일로 전환시키는 10무극
황극에 의한 분열과정이 최고조에 이르면 만물은 음과 양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세분화됩니다. 이때 분열과정을 끝내고 통일과정으로 전환시키는 중中의 존재가 출현하는 데 이를 10무극十無極이라고 합니다. 십간으로는 기토己土, 십이지로는 미토未土에 해당합니다. 우주가 10무극의 중도작용으로 통일과정에 접어들면 신유申酉(금金)의 수렴작용으로 양기가 수축됩니다. 술오공戌五空에서 한 점의 공태극空太極으로 통일되면, 해자亥子(수水)에서 새로운 수태극水太極(씨앗)이 형성됩니다.
*6)
그리고 축丑(토土)에서 새싹(만물)이 탄생합니다. 우주는 무극·태극·황극을 동력원으로 하여 무극·태극·황극의 과정을 순환 반복하며 영원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7)

*6) 본지 8월호, 연재 21회 하늘과 땅을 일체로 받드는 것이 옳으니라(삼극론과 질량변화) 참고
*7) 0무극은 우주를 낳은 태극(씨앗)을 형성한 본체무극本體無極이고, 10무극은 우주가 새로운 태극을 형성할 수 있게 해 주는 현상무극現象無極이라는 걸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