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로 문화읽기 | 드라마 〈쌍갑포차〉- 인과응보의 해결 프로젝트

[칼럼]
한재욱 / 본부도장

<소개>


드라마 쌍갑포차 시즌1은 한 많은 서민의 모습을 그리고 있고 인과응보로 인한 갈등과 쌍갑포차팀의 해결설루션이 핵심내용이다. 이 세상을 이승과 저승으로 나누던 익숙한 틀에 ‘그승’(꿈)이라는 독특한 시공간을 넣었다. 각 에피소드마다 굉장한 기승전결 구조를 보여준다. ‘한恨’이라는 고유 민족정서를 젊은 감각으로 잘 그려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 긴장감 있고 탄탄한 스토리 구성으로 많은 독자를 거느리고 있다. 원작은 만화로 다음Daum 웹툰에 연재되었다.

시즌1 : 2016년 6월 1일~11월 2일
시즌2 : 2017년 2월 1일~8월 3일
시즌3 : 2017년 9월 13일~

2020년 6월 2일 기준 다음Daum 웹툰 주간 연재랭킹 1위이다. 작화 스타일이 디테일하지는 않지만 작가가 엄청난 스토리텔러storyteller이며 스토리가 비교적 간결한 그림체를 커버하며 내용이 깊고 심리 묘사가 좋아 많은 공감을 받고 있다.

<스토리>


주인공 월주는 다른 사람의 꿈속에 들어가 사람이든 귀신이든 이야기를 들어주고 한을 풀어줄 수 있는 특이한 능력을 가진 무녀였다. 그녀는 500년 전 모함을 받아 어머니를 잃고 나라를 지켜주는 신목에 목을 매 자살했다. 이로 인해 나라를 지켜주는 신목神木이 부정을 타, 다른 나라로부터 침략을 받고 1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죽게 된다. 염라대왕은 월주의 소멸을 면하게 해주는 조건으로 ‘10만 명의 한 풀어주기’를 명한다. 월주는 500년 동안 쌍갑포차를 운영해 99,990명의 한을 풀어주는 데 성공하지만 10명을 남겨놓고 실적이 끊겼다. 이제 남은 시간은 한 달, 귀반장(과거 저승경찰대 소속), 한강배(특이체질 인간)와 함께 마지막 10명의 한을 풀어주는 이야기이다.

<해원>


“한 많은 중생들아, 이모랑 한잔할까?” 쌍갑포차의 이모 월주는 원한 맺힌 당사자의 하소연을 들어주어 마음을 풀어주고 원한을 맺게 한 사람의 그승(꿈)에 들어가 퍼포먼스를 통해 자신의 죄를 깨닫게 한다. 때로는 역지사지로, 때로는 강력한 충격을 주어 깨치게 한다.

질투로 인한 사소한 말실수로 한 가정을 망치고 한평생 그 가정에 남은 아이를 키우며 속죄의 날을 기다리던 한 여인의 사연, 국회의원 아들의 취업비리로 취업시험을 1등 하고도 떨어져 여자 친구와도 결별한 젊은 청년의 사연, 상놈으로 살다 죽어 가난을 되물려주고 싶지 않은 한 맺힌 조상님이 자손에게 로또 번호를 알려주고 싶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그승 운동회, 잉꼬부부로 살다 죽은 부인이 치매 걸린 남편을 위해 영혼이 떠나지 못하고 저녁을 차려주는 사연, 서로 사랑하지만 아기를 갖지 못해 절망에 빠진 부부의 사연 등등 수많은 서민들이 겪는 가슴 아프고 한 맺힌 삶의 죄업과 속죄, 용서가 그려진다.

이 때는 해원시대(解寃時代)라. 이제 앞으로 모든 참혹한 일이 생겨나느니라. 그러므로 내가 신명을 조화(調和)하여 만고의 원을 끄르고 상생의 도로써 조화도장(造化道場)을 열어 만고에 없는 선경세계를 세우고자 하노라. (도전 2:24:1~3)


해원解寃이란 뭇 생명의 원寃과 한恨을 끌러낸다는 뜻이다. 지난 인류 역사의 모든 불상사가 인간과 신명의 보복으로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상생의 후천세상을 열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원이 전제되어야 한다. 해원이 되지 않고는 그 누구도 생명의 본래 모습을 회복할 수가 없다.

<쌍갑>



이 포차에서만은 주인인 월주도, 손님인 당신도 동등한 갑甲이라는 뜻이다. 이름만 들어도 유쾌한 분위기의 이 인생 포차에서 손님들은 힘들었던 마음속 한을 풀어놓는다. 쌍갑포차는 서로 갑의 위치에서 서로를 잘되게 해주는 상생포차라 할 수 있다. 또한 작가는 원한이 생긴 원인을 갑을로써 기울어진 관계에서 기인한다고 본 것 같다. 사장과 직원, 부자와 가난한 자, 양반과 상놈, 남자와 여자, 왕과 신하, 수많은 갑을甲乙로서 이루어진 관계에서 쌓이는 원한과 죄악, 증오를 ‘갑을마트’라는 대형쇼핑몰을 배경으로 우리 삶에서 느낄 수 있는 문제로 가져와 성찰하도록 만든다.

후천은 정음정양 세상
상제님께서 선천 억음존양의 건곤을 바로잡아 음양동덕(陰陽同德)의 후천세계를 개벽하시니라. (6:2:1)

선천에는 하늘만 높이고 땅은 높이지 않았으니 이는 지덕(地德)이 큰 것을 모름이라. 이 뒤에는 하늘과 땅을 일체로 받드는 것이 옳으니라. (2:51:2∼3)

여자의 원(寃)을 풀어 정음정양(正陰正陽)으로 건곤(乾坤)을 짓게 하려니와 이 뒤로는 예법을 다시 꾸며 여자의 말을 듣지 않고는 함부로 남자의 권리를 행치 못하게 하리라. (4:59:2∼3)


상제님 진리는 선천에 인간이 원한을 맺고 살아온 이유에 대해 우주관으로부터 원인을 진단한다. 흔히들 판 자체의 문제를 이야기할 때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표현을 쓴다. 선천은 그 판 자체가 지축의 경사 때문에 3양 2음의 불균형이 일어나 상극질서가 빚어졌다. 그로 인해 온갖 모순과 부조리, 사회악이 생겨나게 되고, 모든 인간이 원한을 맺고 살게 된 것이다. 그런데 후천은 천지와 인간, 만물의 음양을 조화하는 토土인 진술축미辰戌丑未가 사정방에 오게 되어, 자연을 비롯한 인간 역사 속의 모든 갈등과 모순이 해소된다. 지구의 궤도 변화로 천지질서가 선천의 3양2음 운동에서 ‘정음정양(3음3양)’ 운동으로 재조정된다. 그렇게 해서 진정한 상생, 완전한 남녀동권을 실현할 수 있는 자연환경이 조성된다. 이러한 가을개벽 정음정양의 변화야말로 쌍갑포차에서 말하는 동등한 갑의 내용이 아닌가 싶다. 음양이 서로 쌍갑이 되는 것이 정음정양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다른 측면으로 쌍갑이란 단어를 보면 ‘갑甲’이라는 말이 있다. 상제님께서는 도운의 새 역사를 개척하는 대두목의 운명을 진주노름이라는 세속의 노름판에 비유하여 말씀하셨다. 노름판에는 흔히 갑오甲午패를 잡으면 싹쓸이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상제님께서 “현하대세가 가구(假九)판 노름과 같으니 같은 끗수에 말수가 먹느니라.” 하시고 “그 때는 무위이화로 내 일이 이루어지리니 갑오갑자(甲午甲子)꼬리니라. 갑자꼬리로 종장(終章)을 짓느니라.” 하시니라. (5:357)


<그승 로또 대전>



쌍갑포차 4회는 그승 로또 대전이 벌어진다. 자손의 꿈에 나타나 로또 번호를 알려주기 위해 조상들은 죽기 살기로 대회에 임한다.

치열한 대회가 벌어지고 결승에서 인간 세상에 있을 때 양반과 상놈으로 살던 사람 둘이 붙는다. 그승 로또 대전 최종 결승 대결은 닭싸움! 최석판 대 김두영, 과연 로또 1등의 행운은 누가 차지할 것인가?

자손 대대로 가난을 면치 못한 조상은 필사적으로 임한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 손주 앞길 짱짱하게 열어줄 거다.” 이런 대사는 틀림없이 증산도 도전이 연상되는 시나리오가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선령신이 짱짱해야 나를 따르게 되나니 선령신을 잘 모시고 잘 대접하라.(2:78:1)”라는 도전 말씀이 있다. 자손은 조상들에 의해 세상에 나왔으니 조상이 뿌리이고 조상에게 자손은 열매이니 서로가 서로의 뿌리가 되는 호근互根 작용을 하는 것이다. ‘선령신이 짱짱해야’와 ‘우리 손주 앞길 짱짱하게’는 서로 연관이 있다. 조상과 자손이 모두 짱짱해야 개벽철에 진리를 만나고 구원받는 것이다.

결국 천출인 석판이 ‘허리케인 풍차돌리기’로 우승한다. 우승 상품에는 ‘2020 그승 로또대전 우승자손 로또 1등 꿈 방문권’이라고 써 있다. 자손의 꿈에 나타나 로또 번호를 알려주며 조상 석판은 ‘아이고 이쁜 내 새끼’를 연신 외친다. 조상에게는 그렇게도 소중한 자손인 것이다.

선령신이 정성 들여 쓸 자손 하나 잘 타내면 좋아서 춤을 추느니라. (2:119:5)

각 성(姓)의 선령신(先靈神) 한 명씩 천상공정(天上公庭)에 참여하여 제 집안 자손 도통시킨다고 눈에 불을 켜고 앉았는데 (6:135:3)


후천 가을개벽을 맞아 천지의 자식으로서 열매 인간이 되는 도통도, 선령들이 참여하여 한 분의 대두목으로부터 내려 받게 된다는 것이다. 자손에게 진짜 소중한 선물은 로또 번호가 아니라 가을천지에 진리를 만나게 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선령은 쓸 만한 자손을 찾아서 그렇게 정성과 기도를 드리고 있다.

<공덕>


그런데 저승사자를 통해 자손이 다음 날 죽는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알게 된 증조부 석판은 오열한다. 월주와 귀반장은 저승사자를 설득해 시간을 달라고 부탁한다.

대사가 아주 맛깔난다. 저승사자인 염 부장이 ‘마음이 약해진...’ 하고 말을 흐린다. 천상에서 명부사자의 일을 하지만, 그들도 한때는 이승에 살았던 감성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간곡한 사정을 들으면 흔들리는 것이다. 염 부장은 완전히 도전道典 속 말씀과 일치하는 상황에 놓였다. 아니 그보다 이런 세부적인 묘사는 작가가 도전을 보고 시나리오를 썼다고 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

“너희들은 명부 내력을 잘 알아 두어라. 속담에 부녀자들이 ‘살고 죽기는 시왕전(十王殿)에 달렸다.’고 하니 명부를 잘 받들도록 하여라. 명부사자(冥府使者)에게도 권한이 있어서 명부의 명을 받고 잡으러 왔다가 명부를 잘 위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어 간곡한 사정을 들으면 어쩔 수 없이 돌아가느니라. 명부사자가 돌아가서 사실대로 명부전에 고하면 명부에서도 어쩔 수 없느니라.” 하시니라. (9:212:2~5)


명부사자에게도 권한이 있다고 하셨다. 여기에서는 인연이 있는 사람에게 공덕을 얻어 오면 길이 있다고 명줄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공덕의 중요성에 대해 큰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나는 지옥에 떨어져도 좋으니 내 새끼를 살려달라는 석판의 절절한 하소연이 월주를 움직이고 ‘공덕 얻어 오기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인연이 깊은 조상 중에 살아생전 공덕을 만수르급으로 크게 쌓으신 끝순 할머니를 찾아가고, 끝순 할머니는 진동(석판의 손주)의 할머니인 점례 할머니가 자신의 은인이라며 공덕을 흔쾌히 나눠줬고, 진동은 죽음을 면할 수 있게 되었다.

증산도 도전에 나타난 공덕의 중요성
저승시청의 직원은 이런 말까지 한다.

증산도 도전 속에서 ‘공덕功德’을 살펴보자.

이마두(利瑪竇)는 세계에 많은 공덕을 끼친 사람이라. 현 해원시대에 신명계의 주벽(主壁)이 되나니 이를 아는 자는 마땅히 경홀치 말지어다. (2:30:1)


주벽이란 말은 천상 신명계에서 실무진의 우두머리 되는 신명을 뜻한다. 동서를 교류시킨 최초의 세계인으로 평가되고 천상에 올라가서 ‘원시의 모든 신성(神聖)과 불타와 보살들과 더불어 인류와 신명계의 큰 겁액(劫厄)을 구천(九天)에 있는 상제님께 하소연한(2:30:11)’ 분이 바로 이마두 신부님이다. 이런 사연은 곧 상제님께서 지상에 인간으로 직접 오시게 된 배경이 되었으니, 이 드라마에서 말하는 현실의 진짜 만수르급 공덕은 다름 아닌 이마두 신부님일 것이다.

가장 큰 공부는 입 공부니라. 세 번은 권하여 보아라. 공은 포덕(布德)보다 더 큰 공이 없느니라. (8:24:1~2)


도전 속에서 가장 큰 공덕은 포덕이다. 상제님께서는 ‘입 공부’를 으뜸으로 말씀하셨다. 그 이유는 개벽기에 사는 하나님 진리를 입으로 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리를 전하는 포덕보다 더 큰 공이 없다고 하신 것이다. 그렇게 자손들에게 진리를 전해주길 간절히 기도하는 조상님들의 기도도 말로 할 수 없는 공덕이다. 진리를 만나는 쓸 만한 자손을 타내리기 위해서 60년 공덕을 들이는 분들이 천상에서 청수 올리고 기도하고 계신 선령신이다.

하늘이 사람을 낼 때에 무한한 공부를 들이나니 그러므로 모든 선령신(先靈神)들이 쓸 자손 하나씩 타내려고 60년 동안 공을 들여도 못 타내는 자도 많으니라. (2:119:1~2)


상제님께서는 “만성 선령신(萬姓 先靈神)들이 모두 나에게 봉공(奉公)하여 덕을 쌓음으로써 자손을 타 내리고 살길을 얻게 되나니 너희에게는 선령(先靈)이 하느님이니라.(7:19:1)”고 하셨다. 이러한 선령신의 음덕이야말로 나를 있게 해준 공덕 중의 공덕이라 할 수 있겠다.

<저승의 변화>


월주와 귀반장, 강배는 진동의 집안과 인연 있는 공덕 보유자를 찾기 위해 저승시청을 찾아간다.

가리키는 곳을 쳐다보자 스티브 잡스로 보이는 외국인이 사과를 한입 크게 베어 먹는다. 정말 재미있는 설정이다. 인간 세상의 뛰어난 인재가 저승으로 넘어와 저승의 문화에도 큰 변화를 가져온다는 설정이다. 잡스는 천상에서 문명신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문명신은 문명 발전에 사역한 종교가, 과학자, 철인, 학자 등의 신명이다.

저승 직원이 최석판을 검색하자 조상과 자손으로 이어지는 인연줄 네트워크가 마인드맵처럼 쫙 펼쳐진다. 우선 가족관계도의 몇 대조 조상님과 자손줄이 검색이 되고 공덕 보유자 현황을 연계시켜 검색을 하자 인연 있는 사람들이 주루룩 나온다. 이러한 검색 결과는 사선령 조상신으로 진법주 주문을 떠올리게 한다.

<저승사자와 한판 대결>


우여곡절 끝에 끝순 할머니에게 공덕을 받았지만 양반 할아버지 망자가 공덕을 빼앗아 도망가고, 저승사자 염 부장이 말한 시간에 도착이 어렵게 되자 월주는 저승사자 염 부장과 대결한다.

증산도 도전道典에는 명부사자와 대결하는 성구가 3가지 등장한다.

먼저 도전 4:53에는 김보경의 모친이 위독하자 상제님께서 “오늘밤에 명부사자(冥府使者)가 병실에 침입하여 나의 사자(使者)의 틈을 엿보아 병인(病人)을 해할지니 병실을 떠나지 말고 한 사람씩 서로 번갈아 밤을 새우라.” 하시어 살려주신다.

또한 5:242에는 김준상의 아내가 사경에 이르자 김준상과 김갑칠에게 명하시기를 “오늘밤에 서로 교대하여 병자 곁에 있으면서 병자를 자지 못하게 하고 밤을 새우라. 명부사자(冥府使者)와 내 사자를 비교하여 누가 강한지 보리라.” 하셨다. 사경을 헤매던 병자가 살아나고 상제님은 만법 가운데 의통법이 제일이라고 하신다. 세상에 만 가지 법이 있어도 살려내는 법이 최고라는 말씀이다.

그리고 10:100에는 이 드라마와 거의 똑같은 장면이 나온다. 의통포교의 삶을 살았던 김자현 성도가 명부사자를 물리친 이야기이다. 김자현 성도에게 팥정이 주막 주모가 찾아와 삼대독자를 살려달라고 울며 애원하자 가보니 명부사자 셋이 와 있고 아이는 죽어가고 있었다.

명부사자들에게 “당장 나가라!” 하고 벽력같이 소리치니 명부사자들이 아이를 빼앗으려고 달려들며 자현의 양어깨를 물어뜯거늘 자현이 아랑곳 않고 계속 주문을 읽다가 날이 밝을 무렵 다시 한 번 큰 소리로 “썩 물러가라.” 하고 호통을 치매 그제야 명부사자들이 돌아가고 주막집 아이가 멀쩡하게 깨어나더라. 이 때 자현의 양어깨에 피멍이 들었거늘 이는 명부사자의 이빨 자국이더라. (10:100:4~8)


김자현 성도가 밤새 주문을 읽으며 지키자 명부사자들은 명부의 명을 지키려고 달려든다. 쌍갑포차의 월주와 저승사자의 대결과 똑같은 상황이다. 드라마에서 육탄전이 벌어지는데 도전에서는 명부사자가 자현의 어깨를 피멍이 들도록 물어뜯었다. 이 정도면 드라마 시나리오가 완전히 증산도 도전을 보고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인간으로 환생한 경면주사>


경면주사 : 황화수은(HgS)을 주성분으로 하는 광물로, 단사(丹沙)라고도 한다. 결정편은 선홍색이고 다이아몬드 광택이 있다. 부(符)를 쓰거나 한방에서 정신을 안정시키고 경풍을 멈추는 약으로 쓰이며, 대개벽을 극복하는 유일한 법방인 의통인패를 제작할 때 쓴다. (도전 11:366:11 측주)


이 드라마의 정말 특별한 설정은 경면주사鏡面朱砂의 인간 환생이다. 경면주사는 신선이 되는 약으로도 불리며 한의학과 도가의 수행자들에게 귀하게 여겨졌다. 이런 신비한 경면주사가 드라마에서 등장한다. 500년 전, 밤이면 여자의 모습으로 마을을 돌아다녔는데 그때 만난 남자를 좋아하게 된다.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다는 그 남자의 말에 경면주사 조각들을 건네주었는데 알고 보니 금값보다 비싼 주사를 이용해 군사를 모아 역모를 꾀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더이상 만나주지 않자 남자는 동굴로 찾아와 경면주사를 깨부수고 가져간다. 그렇게 한 맺힌 경면주사는 인간으로 환생하게 된다. 그녀가 보안업체에서 일하는 무술의 달인 강여린이다. 강여린은 전생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신비한 힘을 지녔다.

강여린이 몸을 통과해 지나가고 저승사자의 능력이 무력화되자 당황해하고 있다.

염 부장은 저승사자의 능력을 발휘해 진동의 혼을 데려가려 한다. 그때 갑을마트 안전요원인 강여린이 나타난다.

염 부장은 강여린이 인간이라서 어차피 자신을 못 보니 신경도 안 쓰고 능력을 쓰려 하나 손에서 불티 몇 개만 튀고 능력이 발휘가 안 된다. 또 마지막 회에서 강여린은 악귀에 빙의된 몇십 명의 사람들과 싸우는데 그들은 여린의 주먹에 추풍낙엽처럼 나가떨어진다.

저승사자의 능력이 먹히지 않고 악귀들도 꼼짝을 못 한다. 경면주사의 환생을 강씨로 설정한 것도 의미가 있다. 인간으로 오신 아버지 하나님 상제님은 강씨 성으로 오셨다. 상제님은 경면주사를 개벽기에 사람 살려내는 데 쓰도록 공사를 보셨다. 도전 7:10은 공주에서 보신 의통집행 공사이다. 공주 사람이 부친이 죽게 생겼다고 살려주시기를 애원하자 호연에게 명하시어 손가락에 경면주사를 묻혀 인당을 찍으며 “어(御)!” 하고, 명치를 쿡 찌르며 “명(命)!” 하게 하시어 살려내신다.
드라마에서는 월주가 강여린(경면주사)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500년 된 한을 풀어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어쩌면 상제님은 수천 년을 거쳐 이 지구가 만들어 놓은 경면주사를 개벽기에 사람 살리는 데 쓰시니 쓰임을 받는 주사의 입장에서는 해원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하루는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경면주사(鏡面朱砂) 삼천 근(三千斤)이라야 내 일이 다 끝나느니라.” 하시니라. (5:248:7)


<신목>


한강배는 다른 사람이 접촉만 하면 상대방이 자기의 비밀을 저절로 말하게 되는 능력을 지녔다. 또 인간은 절대로 그승에 들어올 수 없는데 한강배는 그승에 들어간다.

11,12회에 한강배가 특이체질 능력을 가진 이유가 밝혀진다.

세자가 병에 걸리자 중전은 신목 앞에서 기도를 한다. 월주는 세자의 꿈에 들어가 이 원한 맺힌 영혼을 위로하고 해원시켜 세자의 병을 낫게 한다. 그런데 억울한 누명을 써 월주는 자살하는데 임신한 상태였다. 이때 배 속의 아기에게 신목의 영혼이 들어가고 그 영혼은 환생을 거듭해 마트 직원 한강배로 태어난다.

상고 시대 우리 조상들은 ‘소도蘇塗’라는 장소에서 삼신상제님께 천제를 올렸다. 고조선 시대에는 소도에 박달나무를 심어 환웅상으로 모시고 제를 올렸다. 소도는 하나님과 인간이 소통하고, 사람이 하나님의 축복과 보호를 받는 신성한 공간이었다. 소도의 풍습 중 오늘날까지 전해져오는 것이 바로 솟대[立木]이다. 소도 입구에 높다랗게 세워 소도임을 알리는 솟대는 ‘신을 모시는 기둥’이다. 솟대는 북녘 하늘의 북극성과 칠성을 향하고 인간에게 그 기운을 내려 받는 신물이다. 드라마의 신목은 소도나무라고 볼 수 있다. 고대의 헤어스타일은 상투를 사람의 머리에 세우는 솟대라고 하는 것도 같은 문화이다.

한강배의 머리 위에 있는 영적인 빛기둥은 한강배 자신이 신목의 환생이기도 하겠지만, 상투문화를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겠다. 강배는 영안靈眼, 즉 영적인 눈이 열린 채로 환생해 자신도 모르게 영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쌍갑포차는 경면주사를 인간으로 환생시키고, 솟대도 인간으로 환생시켰다. 경면주사와 환생과 솟대의 환생이 서로 사랑하는 연인으로 발전하는 내용으로 전개되어 신교문화를 최대로 드러내는 기발한 설정이라 할 수 있겠다. 더 나아가 개벽기에 사람을 살리는 의통인패의 재료와도 관계가 있다.

<삼신과 태몽>


6화에서는 난임으로 아이를 갖지 못하는 부부의 간절한 사연이 소개된다. 월주는 이 부부를 위해 삼신을 만나러 간다. 삼신은 인형 뽑기처럼 생긴 기계 앞에서 뭔가를 뽑고 있다. 사실 이 기계는 아이를 태워주는 태몽 뽑기이다. 실제로 삼신은 그승(꿈)에 들어가서 한 여인에게 태몽구슬을 전해준다.

월주는 난임 부부에게 태몽구슬을 내려달라 하지만 삼신은 점지된 애가 없다고 거절한다. 월주는 삼신이 잘 때 몰래 침입해 태몽구슬을 훔치고 삼신의 방해를 피해 그승(꿈)에 들어가 난임 여인에게 구슬을 던진다. 여인의 치마폭에 들어온 구슬은 커다란 복숭아가 된다. 결국 여자는 태몽을 꾼 것이다.

상제님께서 “자네 집에 산기(産氣)가 있네그려.” 하시거늘 형렬이 놀라 여쭈기를 “어떻게 아셨습니까?” 하니 말씀하시기를 “삼신(三神)이 말을 몰고 자네 집으로 들어가므로 알았노라.” 하시니라. (3:10:5~6)


도전 3:16:7 측주에서는 삼신을 4가지로 설명한다. ①생명을 창조하는 우주의 조화성신. ②천상의 궁궐에서 사람 모습을 하고 우주 역사를 통치·주재하시는 삼신상제님. ③한민족사의 뿌리시대를 열어주신 국조삼신으로 ‘환인(환국)-환웅(배달)-단군(조선)’의 삼성조. ④자손줄을 태워 주는 신. 보통 조상신이 그 역할을 한다.

만삭이 되어 아이 낳을 기운(産氣)이 동하면 하늘에서 그 기에 응하는 삼신이 들어와 아이 낳는 일을 도와준다. 생명을 태워 내는 이 사건에 우주의 삼신을 대행하여 인격신인 그 선령신이 삼신이 되어 들어온다고 한다.

<망각샤워>


멋대로 삼신의 태몽구슬을 훔친 벌로 월주는 염라대왕에게 불려가서 저승 봉사명령을 받고, 망각샤워기 안내를 맡게 된다.

저승환생위원회에서 등급 판결을 받으면 망자는 망각샤워기라는 곳에 들어가 기억이 지워진다. 이 망각샤워기는 유리로 되어 있고 안에 있으면 가스 같은 것이 나오고 잠시 후 망자는 기억이 지워진 채 나와 환생을 기다린다. 이 설정도 증산도 도전을 보고 했다고 생각되는 게 아래 성구에서 그 힌트가 보인다. 상제님은 천상에서 사람을 내보낼 때(인간 세상에 태어날 때) 유리로 얼굴을 씌운다고 하셨다. 유리로 된 망각샤워기는 이와 같은 설정이다.

하루는 상제님께서 복남에게 말씀하시기를 “천상에서 사람을 내보낼 때는 유리로 얼굴을 씌우느니라. 그래야 자기가 무슨 혼으로 있다가 태어난 줄을 모른다. 그것을 알고 나오면 뭔 일을 저지르느니라.” 하시니라. (9:216:1~2)


<명부대왕을 임명하시는 상제님>



염라대왕의 핸드폰에 옥황상제님의 저승톡이 온다. 염라대왕은 실수로 저승톡에 상제님 욕을 보낸다. 그것도 옥황상제님께. 당황한 염라는 전원선을 하나 빼는데 그게 하필 망각샤워기 전원선이었다. 같은 시간 망각샤워기에는 망자 장복수가 들어가 있었다.

장복수는 기억이 살아 있는 채로 이승으로 내려가고 중간에 사라진다. 도전 말씀에 자기가 무슨 혼으로 있다가 태어난 줄을 알고 나오면 뭔 일을 저지른다는 상제님 말씀 그대로 드라마에서 이 영혼은 사고를 친다. 염라대왕은 월주 일행에게 그 영혼을 좀 찾아달라고 부탁하는 내용이 이어진다.

7화의 내용은 가장 코믹한 내용으로 웃어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지만 저승톡 메시지로 드러난 옥황상제의 위상을 볼 수 있다. 염라대왕은 “옥황상제님 시정하겠습니다.”라고 하며 벌벌 떤다. “너 염라대왕질 고만하고 싶어?”라는 옥황상제님의 톡은 상제님 천지공사를 통해 실제로 실현이 됐다. 많은 면에서 쌍갑포차는 증산도 도전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명부는 인간과 신명의 명줄을 심판하여 그 ‘탄생과 죽음의 시간대’를 결정하는 천상의 법정이다. 상제님께서는 명부의 혼란이 선천 인간 세상의 모든 혼란을 야기한 중요한 원인이라고 말씀하셨다.

명부 공사의 심리(審理)를 따라서 세상의 모든 일이 결정되나니, 명부의 혼란으로 말미암아 세계도 또한 혼란하게 되느니라. (4:4:2)


이에 상제님은 “명부를 정리하여 세상을 바로잡는다.(4:4:3)”고 선언하시고 각 문명권의 명부대왕을 새로 임명하셨다. 전명숙은 조선 명부, 김일부는 청국 명부, 최수운은 일본 명부, 이마두는 서양 명부를 각기 주장케 하여 명부의 정리공사장整理公事長으로 내셨다.

<결론>


쌍갑포차는 한국인의 정서인 한恨을 정면에 내세웠다. 10만 명의 한을 풀어주기 프로젝트를 500년 진행해온 월주는 마지막 10만 번째의 해원이 막상 자신의 아들을 구해내는 것이었음을 알게 된다. 나라를 지키던 신목이 자신의 자살로 인해 부정을 타서, 그 신목의 영혼이 자신의 아들로 태어나 환생을 반복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마지막으로 그 아들을 구하면서 10만 번째 해원이 달성된다.

해원解寃은 본질적으로 인간 생명의 문인 마음을 치유하는 길이다. 먼저 원한을 끌러줘야 한다. 해원은 인간이 살고 있는 사회, 역사, 문명과 자연까지 치유하는 생명의 도다. 이것은 너무도 강력하고 보편적인 구원의 도다. (종도사님 말씀)


쌍갑포차는 상제님 진리 중 해원의 도를 드러내려 노력한 드라마다. 국내 시청률은 도깨비보다 못하지만 넷플릭스에서는 동남아 국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내용 면에서 신목과 경면주사, 조상들의 자손을 향한 애끓는 사랑, 명부사자와 명부대왕, 삼신과 옥황상제님 등 증산도 도전을 거의 베꼈다고 할 정도로 많은 부분이 일치한다.
드라마에서 다루지 못한 얘기를 필자가 결론으로 얘기해보자면 자손이 조상님께 바칠 수 있는 최상의 해원의 길은 태을주라는 것이다. 쌍갑포차를 보셨다면 태을주를 읽어서 선령을 해원시키는 진리의 길로 인도하시길 바란다.

태을주를 많이 읽으라. 태을주는 선령 해원 주문이니라. (2:11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