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아를 찾는 탐험 속으로 뛰어드는 그대는 신이다

[이 책만은 꼭]

들어가며
라마나 마하리쉬의 제자인 슈리 푼자는 어릴 때부터 신비로운 체험으로 가득하다. 9살 때 ‘사마디’라 하는 유체이탈과도 같은 체험을 하였는데, 그의 몸은 이틀 동안 미동도 반응도 없었으나 정신만큼은 평화와 행복감이 가득한 황홀경 속에 있었다고 한다. 마음속에 성현을 생각하면 성현의 신이 와서 응한다고 하신 상제님 말씀처럼, 그는 어려서부터 신을 사랑했고 항상 생각하며 가까이했다. 그래서인지 그가 힌두교의 신인 크리슈나를 생각하면 크리슈나의 신명이 친구의 모습으로 찾아와 실제로 옆에 있는 것처럼 함께 놀기도 하였고, 다른 종교의 신들도 자주 그의 앞에 나타나곤 했다. 성인이 되어 그는 라마나 마하리쉬의 가르침을 받으며, 여태껏 자신이 보고 체험해 왔던 신들은 실재했던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신과 하나 된 ‘참나’로 존재하는 자기 자신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 책은 ‘나는 누구인가’에 관한 성찰과 ‘참나(진아眞我)’를 찾아 여행하는 법, 잡념을 지우고 고요함 속으로 명상에 드는 법을 제자들에게 가르친다. 신과 내가 하나 되는 경계에서 그는 ‘참나’를 깨닫는 순간 모든 것이 신이 된다고 말한다. 나는 신이고, 그대도 신이다.

사마디Samādhi(산스크리트어)
☞ 불교 용어로 삼매三昧, 실재를 각성하고 있는 상태. 예를 들어 ‘독서삼매경’이란 독서에 푹 빠져들어 다른 것에 정신이 가지 않는 마음의 경지를 뜻하듯이, 잡념을 떠나서 오직 하나의 대상에만 정신을 집중하여 전혀 동요가 없는 상태를 말한다.

저자 : 슈리 푼자
1910년 10월 13일. 지금은 파키스탄에 속하는 북인도 펀잡 지방의 리얄푸르에서 태어났다.
1919년. 8살 때 처음 ‘사마디’를 경험하고 어머니의 권유로 크리슈나의 헌신자가 되었다.
1930년. 결혼하여 슬하에 두 자녀를 두었다. 군인, 세일즈맨, 광산 책임자 등 다양한 직업을 거치며 가족을 부양했다.
1944년. 남인도 티루반나말라이에서 성자 라마나 마하리쉬를 만났고, 그의 인도를 받아 완전히 깨어났다.
1953~1966년. 광산 회사에서 근무하며 가족들을 분양하였다.
1966년. 두 자녀를 결혼시킨 뒤 은퇴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진리를 전하였다.
1970~1980년대. 제자들의 초청을 받아들여 유럽, 미국, 남미 등지를 여행하며 ‘삿상’을 열기도 하였다.
1989년. 건강이 악화되어 여행을 할 수 없게 되자 럭나우에 머물면서 찾아오는 구도자들에게 진리를 전하였다.
1997년 9월 6일. 그는 육체를 떠났다.


라마나 마하르쉬(1879년 ~ 1950년)
인도의 힌두교 구루Guru(스승, 신성한 교육자). 20세기 가장 유명한 인도 구루 중의 한 명이다.
16세 때 죽음에 대한 체험을 한 후 깨달음을 얻었다. 마하르쉬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의문을 계속해서 가지는 자아 탐구법을 통해 진정한 나(참자아, 진아)를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가르침은 서양과 우리나라의 명상과 영성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명상 붐이 불었던 1980년대에 오쇼 라즈니쉬, 지두 크리슈나무르티와 함께 ‘세계 3대 성자’라고 묶여 홍보되기도 하였다.
삿상Satsang- 진리(sat)와의 만남(sang)
스승과의 문답을 통해 스스로 참나임을 깨닫도록 이끈다.

마음자리에 응기하여 신명이 드나든다

공우가 여쭈기를 “신명이 응기應氣하면 사람이 신력神力을 얻게 되는 것입니까?” 하니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성현의 신이 응기하면 어진 마음이 일어나고, 영웅의 신이 응기하면 패기覇氣가 일어나고, 장사壯士의 신이 응기하면 큰 힘이 생겨나고, 도적의 신이 응기하면 적심賊心이 생기나니, 그러므로 나는 목석이라도 기운을 붙여 쓸 수 있느니라.” 하시니라.

또 말씀하시기를 “마음이란 귀신이 왕래하는 길이니, 마음속에 성현을 생각하면 성현의 신이 와서 응하고, 마음속에 영웅을 생각하고 있으면 영웅의 신이 와서 응하며, 마음속에 장사를 생각하고 있으면 장사의 신이 와서 응하고, 마음속에 도적을 생각하고 있으면 도적의 신이 찾아와 응하느니라.

그러므로 천하의 모든 일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이 스스로의 정성과 구하는 바에 따라서 얻어지는 것이니라.” 하시니라. (道典 4:89)


The Mind Is the Pathway of the Spirits

1 Gohng-ooh asked Sahng-jeh-nim, “If a spirit responds to a person, does that person gain its power?”

2 Sahng-jeh-nim said, “If the spirit of a sage responds, compassion arises in you.

3 If the spirit of a hero responds, courage arises in you.

4 If the spirit of a stalwart responds, great strength arises in you.

5 If the spirit of a thief responds, covetousness arises in you.

6 I can make use of even trees and stones by applying qi.”

7 He continued, “The mind is the pathway of the spirits.

8 If you think of a sage, the spirit of a sage will respond.

9 If you think of a hero, the spirit of a hero will respond.

10 If you think of a stalwart, the spirit of a stalwart will respond.

11 If you think of a thief, the spirit of a thief will respond.

12 Success, failure, good fortune, and misfortune are all decided according to your sincerity and will.”
(JSD Dojeon 4:69)


나를 찾아라

태모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나한테 내가 있다, 나를 찾아라. 내가 나를 못 찾으면, 이 천지를 못 찾느니라.” 하시니라. (道典 11:69:6~7)


Find Yourself

6 Taemonim declared, “You reside within yourself-find yourself.

7 If you cannot find your true self, you cannot find heaven and earth.”
(JSD Dojeon 11:62:6~7)


주요 문장


“그대 자신을 오직 찬미하십시오. 그대의 참나를 공경하며 그대의 참나를 탐구하십시오. 그러면 모든 것이 저절로 보살핌을 받을 것입니다. 쓸모없는 활동들과 쾌락들을 멀리하십시오. 오로지 고요하십시오....... 지혜와 사랑은 같은 말입니다. 진정한 지혜는 참나에 대한 사랑입니다.” (65~66쪽)


곳곳의 구절이 슈리 푼자의 ‘참나’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하다. 내 진정한 본성과 근원을 깨달은 사람으로서, 그의 언어는 마치 신을 찬미하는 것처럼 환희에 차 있다. 진아를 깨닫는 것, 태일의 심법에 가까이 다가가면 이와 같이 환희롭게 노래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명상이란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는 것 어떤 생각도 휘젓지 않는 것입니다.......이 명상은 참나-존재-하나와의 동일시 속으로 녹아드는 것입니다.” (71쪽)


도전 9편 202장에 일심 공부를 하는 것에 대하여 가르쳐 주신 상제님 말씀이 생각나는 부분이다. “일기가 청명하고 바람 없이 고요한 날, 깊은 물에 돌을 넣으면 소르르 들어가는 그러한 마음으로 한 시간만 나아가도 공부가 되느니라.” 흙탕물을 휘젓지 않고 가만히 두면 불순물이 침전되고 윗물이 맑아지듯이, 오로지 내 영혼의 빛 속에 녹아들어 나 자신을 그냥 자각하게 된다고 말한다.

“고요함은 생각들이 일어나는 곳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영어로 번역하면 ‟Who am I?”입니다. 마음속에서 “나는 누구인가?”를 물어보십시오. 이것 또한 관찰입니다. ‘나’의 근원을 찾든, 생각이 일어나는 곳을 찾든 거기엔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관찰하십시오. 깨어 있으십시오. 어떤 노력도 하지 마십시오.” (170쪽)


‘나는 누구인가?’ 슈리 푼자는 이것이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럽지 않은 질문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보통 ‘나’를 찾아가는 과정은 어렵고 험난하며, 어떤 이에겐 절대로 풀 수 없는 평생의 수수께끼같이 남기도 한다. 슈리 푼자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틀린 방법인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를 찾아 어디로 여행하는지 따라가다 보면 ‘참나’의 깨달음에 이르고 그 과정은 더없이 안전하고 즐거울 것만 같다.

“그대는 그대의 기원, 즉 그대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그러면 그대는 그대가 결코 사라진 적이 없으며, 항상 여기에 있었음을, 그리고 모든 것이 그대에게 속해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181쪽)


책에서는 ‘나’가 일어나고 생각이 일어나는 곳, 그 기원이 빛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그 빛이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을 자각해야 하고, 모든 생각이 사라지는 순간 보이는 것이 그대, 깨어있는 자신이다.

“나의 스승 라마나 마하리쉬는 ‘신은 보이는 대상이 아닙니다. 주체입니다. 신은 보일 수 없습니다. 신은 보는 자입니다. 그러므로 이 보는 자를 찾으십시오.’라고 하셨습니다.” (300쪽)


우리는 신은 말할 것도 없으며, 자신이 누구인지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 자신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슈리 푼자는 9살 때 그가 경험했던 평온한 유체이탈 상태, 친구의 모습으로 찾아와 함께 놀았던 크리슈나의 모습도 신이 현신했던 것이 아니라 신을 만나길 간절히 바랐던 ‘참나’로부터 비롯된 것이었으며, 그 모든 것이 나였다고 말한다.

“신을 이해하는 것은 신이 되는 것입니다. 신 그 자신 이외에 누가 신을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그대가 신을 이해한다면 신은 그대의 대상이 됩니다........‘나는 신이다.’라고 말하는데,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이것은 최상의 믿음, 최상의 신앙입니다. 다른 것에 대한 믿음을 가지는 대신, 그대가 신이라는 그대의 참나에 대한 믿음을 가지십시오. 이것이 최상의 믿음입니다.” (314쪽)


‘그대가 신이다.’라는 선언은 무엇보다 확실하고 적극적인 정의이다. 신과 하나 된 경계. 슈리 푼자가 체험하고 깨달은 것이 바로 태일太一인 것인지도 모른다.

나오는 글


이 책은 슈리 푼자가 제자들과 함께 문답하며 대화하는 형식으로 쓰였다. 노래하는 듯한 구절도 아름답고, 언뜻 봐서는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버릴 문장이 없다. 영적이고 예쁜 언어들로 가득해서 400페이지 분량의 시집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한 편의 연애소설을 읽는 것 같은 기분도 든다.

마음이 어지럽고 잡념 때문에 수행이 잘되지 않을 때 이 책의 도움을 받아 보는 것은 어떨까. 쓸데없는 잡념이나 묵은 감정들이 나의 고요한 물속에 발을 담가도, 휘젓지 않고 슬쩍 지나갈 수 있도록 말이다. 수행을 하는 순간이든 그렇지 않은 순간이든 우리가 ‘참나’를 알고 세상과 하나 된 경계를 걷는다면, 사심에 흔들리지 않고 공도에 머무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정리 / 강릉옥천도장 이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