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B다시보기 | 도심과 인심(서양철학으로 보는 자연과 인간 그리고 신)

[STB하이라이트]
강의자 : 상생문화연구소 문계석 박사

철학은 크게 존재론과 인식론이 있는데 서양철학에서 보면
자연에 대한 탐구는 「존재론」
인간에 대한 탐구는 「인식론」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1강 자연에 대한 존재론 탐구


1) 존재를 문제 삼은 서양 여명기의 자연철학자들
서양철학의 첫 발생지는 동서양의 문물이 활발하게 교류했던 이오니아 지역입니다. 이오니아 지역과 그리스 철학이 로마로 가서 중세 천 년이 지나가면서 근대로 접어드는데 근대는 독일과 프랑스에서 새로운 철학이 생겨나고 전 세계로 전파되게 됩니다.

최초의 철학자라고 불리우는 탈레스. 신의 세계에 과감히 의문을 제기했던 철학자였습니다. 이집트에서 토목공학을 배우고 천문학에도 능통했던 탈레스는 지금까지 신들이 지배했다는 생각을 다 버리고 자연이 변화해 가는 근원은 신이 아니라 뭔가 있다는 생각으로 자연의 근원에 대한 문제를 탐구했습니다. 모든 것의 근원은 ‘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탈레스의 제자인 아낙시만드로스는 이 세계를 구성할 수 있는 근원은 무한히 한정되어 있지 않은 무엇이다. 그 무한한 것을 아페이론(apeiron)이라고 합니다.

2) 헤라클레이토스의 생성론과 파르메니데스의 존재론
헤라클레이토스는 모든 근원의 존재는 신성한 ‘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자연의 역동성을 강조했던 철학자입니다. 헤라클레이토스는 이 세상에 변화되지 않는 것은 없으며 만물이 투쟁하며 변화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에 투쟁은 만물의 아버지라고까지 주장했습니다. 또 불에 의해 움직여가는 법칙을 로고스라고 했으며 로고스라는 말을 처음 사용했습니다.

로고스(logos) : 신학의 기본 용어
사물의 존재를 한정하는 보편적인 법칙이자, 행위가 따라야 할 준칙. 또한 이를 인식하고 따르는 분별과 이성을 뜻한다.


파르메니데스는 진짜로 존재하는 것은 하나뿐이며, 다른 것은 존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파르메니데스는 철저하게 논리에 충실했던 철학자입니다. 존재는 생겨나지도 않고 파괴되지도 않는다. 그래서 하나의 존재가 있다면 그 존재는 불생불멸, 불변부동으로 보았습니다.

3) 물리적인 존재를 내세운 원자론
레우키포스가 원자론을 시작하고 데모크리토스가 원자론을 완성했다고 보면 됩니다. 원자는 빛보다 빠른 속도로 끊임없이 필연적으로 운동한다. 이 세계에 존재하는 것은 빈 공간과 원자뿐이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나온 것이 유물론적 사상입니다. 유물론적 사상을 기계론이라고도 합니다.

4) 플라톤의 「이데아」와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시아」
정신적인 부분을 주장하는 철학이 생겨나는데 바로 아테네의 철학입니다. 르네상스 시대의 철학자들이 아테네에서 대부분 등장하게 됩니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는 금언은 「네가 전지전능한 신이 아님을 인식하라!」는 뜻으로 쓰였습니다. 죽을 수밖에 없는 유한적 인간의 본 모습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플라톤은 수학적 이상, 이데아의 세계를 진리 탐구의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현실세계는 생멸의 세계이기 때문에 진리 탐구는 영원불멸의 세계인 이상과 이데아만이 진리 탐구의 대상이라고 본 것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진리의 세계는 현실 속에 있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실체라는 개념을 사용합니다. 실체는 진짜 본체란 뜻이죠.

5) 라이프니쯔의 정신적인 존재 「모나드」
라이프니쯔는 단자론으로 세상을 보았습니다. 철학의 존재론적 탐구라는 것은 현실의 창조 변화 개혁 과정을 합리적,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위한 학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라이프니쯔는 실제라고 하는 것은 활동적인 단자라고 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실체론에 단자론이라는 개념을 도입합니다. ‘무한 속에 단자들이 있을 뿐이며 단자는 정신적인 형이상학적이지만 살아있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또 라이프니쯔의 단자는 원자 개념과 같은 것이지만 단자는 자체적인 운동을 할 수 있는 살아있는 것이고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라이프니쯔에서부터 신에 대한 개념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모나드(Monad, 단자)
고대의 철학자들이 하나인 존재, 전체 존재로서의 신을 지칭하기 위해 사용한 단어. 라이프니쯔의 철학에서 모나드는 형이상학의 기본적인 성분을 의미함


2강 인간의 인식은 어떻게 가능한가


1) 안다는 것의 의미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본성적으로 알기를 욕망한다’라고 했습니다. 앎의 탐구의 궁극적인 목적은 행복하기 위함이고 또 선하게 살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많이 알아라. 그러면 인간은 선해진다’라고 했습니다.

앎의 근원과 어떤 방식으로 알게 되었는가를 다루는 것을 인식론이라고 합니다. ①감각적 직관과 ②이성적 직관 ③영적인 깨달음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추론적인 앎을 담당하고 있는 학문이 수학입니다. 수학적 진리는 이성을 가지고만 합니다. 대상이 없다면 앎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따지는 것은 존재의 세계이고 있고 없음을 말하는 것은 인식의 문제입니다. 즉 존재, 사유, 말이 일치가 되는 것에 진리가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2) 진리 인식은 가능한가
좌정관천(坐井觀天)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보편적인 지식과 정의를 바탕으로 세상과 사람을 평가하라고 했습니다.

좌정관천(坐井觀天)
우물 속에 앉아 하늘을 쳐다본다는 뜻으로, 견문이 매우 좁음을 말함


플라톤은 인간의 영혼은 이데아의 세계에 살고 있었지만 태어날 때 망각의 강을 건넜기 때문에 다 잊어버리고 태어난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감각의 도움을 받아 이데아의 세계를(진리를) 생각해야 한다는 ‘상기설’(anamnesis)을 얘기했습니다. 상기라는 것은 원래 있었던 것을 생각해 내는 것입니다.

진리 인식의 두 기준으로 대응설과 정합설이 있습니다. 대응설이라는 것은 존재와 명제가 일치, 지성(생각)과 사물(경험)이 일체가 되었을 때 그것을 진리라고 한다는 것입니다. 정합설은 이 명제가 다른 명제들과 얼마나 정합하는지의 여부에 따라 진리 여부가 결정된다는 것을 말합니다. 수학적인 명제들은 모두 정합설이라고 얘기합니다.

3) 합리주의와 경험주의 인식
합리주의는 이성을 통해서 나오는 지식들을 합리주의라고 합니다. 데카르트는 합리주의 선구자입니다. 확고부동한 진리를 찾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출발했습니다. 그래서 방법적으로 탐구를 하는데요. 알고 있는 지식들을 총체적으로 분석해 보니 감각으로 통해 들어온 지식이 있고 일반적인 지식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감각으로 느끼는 지식이나 관념은 잠시뿐인 것이고 일반적인 지식들도 진리가 아닐 수 있는데 유일하게 진리라고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사유를 하는 실체인 ‘나 자신’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고 했던 것입니다.

또 데카르트는 완전함이라는 보편적인 관념이 있는데 이 완전함이라는 관념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관념이기에 ‘본유관념’(innata idea)이라고 하고 이 본유 관념이 있는 이유는 완전한 신이 있기 때문에 ‘진리 인식의 보증 자는 완전한 신’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내가 올바른 정신을 가지고 사유하고 추론하는 모든 것들은 진리이고 그것을 완전한 신이 보증해 준다고 보았던 것입니다. 여기서 데카르트의 인식론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감각을 통한 경험주의 인식으로는 영국의 로크가 있습니다. 로크는 모든 지식은 경험으로 이뤄지고 경험적인 감각을 통해서만 관념이 형성된다는 ‘백지대설’(텅빈 백지)을 주장하였습니다. ‘모든 지식은 경험으로부터 나온다. 경험이 없다는 것은 관념이 없다는 것이고 관념이 없다는 것은 지식이 없는 것이다’라고 본 것입니다. 그래서 데카르트가 얘기한 본질적인 관념(본유 관념)이 없다고 했습니다. 인생을 빈 노트라고 보는 것이 경험론자입니다.

4) 칸트의 선천적 종합판단의 인식론
칸트는 젊을 때는 합리주의자였다가 경험주의를 바탕으로 한 과학에 심취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뉴톤의 과학적 진리와 데카르트의 수학적 진리를 수용하게 되고 인식론을 체계화시키게 되는데 그것이 순수이성비판입니다. 우리의 인식주관을 비판하는 것입니다. 칸트의 인식론으로 들어가면 선천적 종합판단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선천적인 인식의 틀이 있는데 하나는 감성적인 것과 지성적인 것이 있으며, 외부세계로부터 감각을 통해 들어온 정보들이 감성과 지성의 종합적인 판단으로 개념을 인식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칸트는 자연의 모든 세계는 인간이 구성을 통해 알게 된 것이라고 본 것입니다.

3강 신의 창조성과 인격성의 문제


1) 인격적 유일신과 초월적인 창조주
유대족이 너무 힘든 삶을 살다 보니 완전한 창조주는 현실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초월의 세계에 있다는 초월적 관념을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너무 고통스러운 삶을 살다 보니 메시아 사상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2) 플라톤의 철학과 창조주 유일신과의 만남
그리스 철학이 로마로 들어가게 됩니다. 제일 먼저 플라톤 철학이 들어갑니다. 필로라는 철학자가 창조주께서 세상을 창조한 것이 아니라 창조주의 대리인인 로고스(Logos)가 창조했다고 얘기하며 로고스의 개념을 도입하게 됩니다. 필로는, 신의 지혜요 대리인이며 아들이 되는 로고스가 유대교의 메시아 사상과 결합되면서 새로운 왕이 나와 자신의 민족을 구원하리라는 믿음을 갖게 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주교들을 소집하여 열린 니케아 공의회(325년)에서 정식으로 ‘삼위일체 하느님’을 공인하게 됩니다. 로마가 기독교를 국교화하면서 로마의 영향을 받은 나라들은 모두 기독교의 영향을 받게 되고, 이로써 기독교는 세계적인 종교가 되는 싹을 틔우게 됩니다.

3) 중세기의 보편논쟁과 신의 존재 증명
중세에도 기독교의 교리를 합리화시키는 데 노력을 합니다. 그리스에 있는 책자들은 중세 라틴어로 다 번역되고 아우구스티누스는 플라톤의 이데아론을 가지고 기독교의 신국론을 작성합니다. 플라톤의 철학이 기독교 교리와 결합되어 주류를 이루게 되는데, 중세 중반 아리스토텔레스가 다시 번역이 되면서 두 철학이 기독교의 교리적 해석을 두고 대립하게 됩니다.

토마스 아퀴나스가 등장하면서 플라톤 철학과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의 입장을 종합해서 신의 존재를 증명하게 됩니다. 토마스 아퀴나스가 정리를 하면서 중세가 끝나게 됩니다.

4) 신의 창조성과 인격성 분리
중세가 끝나고 르네상스가 시작되고 낭만주의 시대가 나오면서 창조주에 대한 문제가 다시 거론되게 됩니다. ‘만일 전능한 신이 이 세상을 창조했다면, 이 세상을 보다 조화롭고 안정성을 가진 세계로 창조하지 않고 왜 이렇게 파괴와 고통을 동반하는 세계로 창조했을까’에 대한 의문을 해결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스피노자는 ‘신 즉 자연’이라고 주장하며 신은 법칙적인 존재고 자연은 신의 얼굴이라고 얘기를 한 것입니다. 이것이 스피노자의 범신론입니다. 그리고 범재신론이 등장하는데 신이 현실 속에서 작동을 해서 사물이 만들어진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화이트헤드가 등장한 것이죠. 모든 만물에 신이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화이트헤드는 세계를 형성하는 요소는 세 가지가 있는데 창조성, 영원한 객체, 신 이렇게 세 가지를 얘기합니다. 화이트헤드는 신은 두 가지 본성이 있는데 하나는 원초적 본성이라는 신과 결과적 본성이라는 신이 있다고 봤습니다. 원초적 본성은 신이 생각하는 것입니다. 개념적으로 생각하고 사유하는 것을 의미하죠. 현실 속에 들어와서 만들어 가는 것은 결과적 본성의 신이고 다른 말로 현실적 존재라고도 합니다. 화이트헤드가 말하는 신은 현실 세계를 초월한 순수한 원리적 존재이기도 하지만 창조성의 피조물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화이트헤드가 본 신의 두 가지 본성
원초적 본성의 신 : 개념적인 것을 사유한다는 의미의 초월성 (플라톤의 이데아 개념)
결과적 본성의 신 : 현실적으로 실현한다는 의미에서


이렇게 서양에서 신의 개념이 철학적 이론으로 자리 잡아 가는 과정을 살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