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 미얀마 아웅산 수지의 선거혁명 / 파리 테러 사태 / 올해의 혁신기술들

[지구촌개벽뉴스]

53년 군부독재 종식 수지 여사 선거 혁명 이뤄



지난 11월 8일 실시된 미얀마 총선에서 아웅산 수지 여사가 이끄는 야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ational League for Democracy, NLD)이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16일 투표의 90% 이상이 개표된 가운데 NLD가 현재까지 상원 135석, 하원 255석, 지방의회 491석을 차지해 상하원 의석 중 약 78%를 얻었다. 이로써 NLD는 단독 집권을 할 수 있는 선출직 상하원 498명의 67%를 훌쩍 넘어섰다. 1962년 3월 2일 네윈의 군사 쿠데타로 시작된 미얀마의 53년 군부독재가 사실상 마침표를 찍게 되었다.

이번 선거로 새 의회가 내년 2월 1일 출범하며, 새 의회는 출범하자마자 상원 및 하원 의장을 뽑고, 곧 대통선 선거를 실시하게 된다. 대통령은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선출되며, 상원과 하원, 군부 의원단이 각각 1명씩 3명의 후보를 낸 뒤 투표해 최다 득표자가 대통령이 되고, 나머지 2명이 부통령이 된다. 이대로라면 NLD 측 후보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예정대로라면 내년 3월 30일 새 대통령을 수반으로 한 민주 정부가 출범하게 된다. 그러나 승리의 주역 수지 여사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미얀마 헌법은 외국인 배우자·자녀들 둔 사람의 대통령 출마를 금지한다. 수지 여사의 남편은 영국인으로 지난 99년 사망했고, 두 아들의 국적도 영국이다.

따라서 NLD가 정권을 잡아도 군부와의 협력은 불가피하다. 미얀마는 군 통수권이 대통령이 아닌 군 최고사령관에게 있다. 내무부, 국방부 등 3개 부처 장관도 군 최고사령관이 임명한다. 군부의 막후 실세이자 수지 여사의 가택 연금 등을 주도한 탄 슈웨 전 국가평화발전위원회 의장은 퇴임했어도 영향력이 막강하다. 수지 여사가 대선에 나가려면 헌법이 바뀌어야 한다. 미얀마에서는 헌법 개정에 대해 상·하원 정원의 4분의 3(75%) 이상의 동의를 얻게 돼 있다. 미얀마 의회는 전체 정원이 상원 224명, 하원이 440명이다. 군부는 상하원에서 각각 56명과 110명의 의석(25%)을 우선 가져가기에 군부의 지지가 절대적이다. 헌법이 개정되지 않을 경우 수지 여사는 “장미는 다른 이름으로 불러도 여전히 아름다울 것(‘로미오와 줄리엣’ 대사)이라며 “대통령 위에 존재하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하며 수렴청정垂簾聽政 의욕을 내비쳤다. 나라 이름도 89년에 군부가 정한 ‘미얀마Myanmar’에서 야권이 선호하는 ‘버마Burma’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수지 여사는 지난 27년간 민주화를 위해 싸우면서 15년을 가택연금 상태로 지냈다. 그가 없었다면 ‘미얀마의 봄’도 오기 힘들었다. 국제사회의 압박과 관여도 큰 역할을 했다. 특히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국교를 정상화하고 직접 미얀마를 방문하기도 했다. 미얀마는 한반도 면적의 3배가 넘는 국토와 5100만 명의 인구를 가진 자원부국이다. 연 8%대의 고속성장 중인 미얀마 경제는 이번 선거로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난제들도 있다. 향후 민주화 과정에서 군부의 영향력이 축소되면 그들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종교, 소수민족(이슬람 로힝야족) 문제도 있다. NLD가 집권하면 경제를 잘 운영하여 민주화의 기반을 다져야 한다. 앞으로 미얀마의 민주화 체제가 순항하느냐 좌초하느냐를 결정지을 핵심요소가 바로 경제문제이다. ◎

2차 대전이후 가장 큰 공격 파리 6곳, 테러로 129명 사망


지난 13일 밤(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연쇄 테러가 일어났다. 테러범들은 모두 7명으로, 3개 팀으로 나뉘어 파리 시내 6곳에서 동시다발적인 테러를 저질렀다. 7명 중 2명은 중동 난민으로 위장하여 그리스에서 난민 신청을 한 뒤 EU에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 1명은 알제리계 프랑스 국적인이란 사실도 밝혀졌다. 이번 연쇄 테러로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15개국 출신의 129명이다. 부상자 약 100명도 매우 위독한 상황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에서 발생한 최악의 유혈 사태이다. 테러범 7명은 모두 사망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몸에 자살 폭탄을 두르고 있었다. 7명 중 6명은 자폭 사망했고 1명은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 그 중 한 명은 오후 9시 20분 경 파리 북부의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에 들어가려다 폭탄 조끼가 발각되자, 폭탄을 터뜨렸다. 당시 경기장에는 프랑스와 독일의 국가대표 친선 축구 경기가 열리고 있었고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하여 8만 명의 관중이 들어차 있었다. 만약 테러범이 경기장에 진입했다면 수천 명의 사상자가 더 발생했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1500명의 관객이 미국 록밴드 ‘이글스 오브 데스메탈’ 공연을 즐기던 바타클링 극장도 한순간 지옥으로 변했다. 9시 40분 경 극장에 난입한 테러범들은 종교와 국적을 묻고는 즉결 심판하듯 총을 쏘았다. 테러범은 “이게 다 올랑드가 세계 곳곳의 무슬림들에게 피해를 줬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3시간 뒤 경찰 진입 시까지 이곳 극장에서 89명이 숨졌다.

이번 테러를 프랑스 정부는 국내외 세력이 정교하게 설계한 ‘합작품’으로 파악하고 있다. 프랑스 내부의 도움을 받은 IS 세력이 준비, 조직하고 계획한 공격이라는 것이다. IS는 “이번 공격은 폭풍의 시작일 뿐”이라는 메시지를 공개했다. 지난 7월 공개한 동영상에서는 “파리 거리가 시체로 뒤덮이게 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테러를 13일의 금요일에 저지른 것은 공포의 극대화 전략으로 해석됐다. 13일의 금요일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처형당한 날로 서양에서 불운不運을 상징한다. 프랑스가 테러의 표적이 된 것은 서방 국가 중 미국과 함께 IS 공습에 가장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지난해 이라크 내 IS 공습, 올해 시리아 내 IS 공습에 가장 먼저 참전했다. 현재 프랑스에는 전체 인구 중 8%가 무슬림으로 유럽 국가 중 무슬림 비중이 가장 높다. 프랑스 내 무슬림들은 실업 등으로 사회 하층인 경우가 많아 IS 같은 해외 테러단체의 유혹에 쉽게 빠지기도 한다.

이번 테러로 유럽은 패닉 상태로 빠져들었다. 이번 테러를 계기로 유럽 통합을 상징하는 솅겐조약(EU 회원국 간 자유로운 국경 출입을 보장하자는 약속)은 효력이 일시 중단된 상태다. 유럽의 한 가운데에 있는 프랑스가 국경 봉쇄 조치를 내렸고, 이웃 나라들도 강도 높은 검문검색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용을 기반으로 한 유럽의 난민 정책도 벼랑 끝에 서게 됐다. 파리 테러를 계기로 무장 세력 IS가 난민 행렬에 섞여 있을 가능성 때문에 포용적 난민 정책은 코너에 몰렸다. 국제 사회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11월 15일 터키에서 개막한 G20 정상회의에서 IS의 테러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제2의 파리 테러’ 예방도 비상이다. IS 지지자들은 트위터에 “다음은 로마, 런던, 워싱턴”이라는 글을 퍼뜨리고 있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향후 미국은 IS 격퇴를 위해 중동에 지상군을 파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IS를 격퇴를 위해 나라간 공조가 더 깊어지면서 지구촌이 IS테러와 세계대전에 나서는 상황으로 갈 수 있다. ◎

미국 IT매체가 뽑은 올해의 혁신기술들


최근 미국 IT 전문 매체 테크인사이더Tech Insider는 ‘지난 1년간 개발된 흥미로운 혁신 기술’에서 40가지의 기술들을 소개했다. 여기에는 실생활에 유용한 기술을 비롯하여 앞으로 산업 지형을 바꿀 수 있는 혁신기술들도 많이 있다. 그 중 주요 몇 가지를 소개해 본다.

이미지 번역 앱 구글은 해외에서 뜻을 알 수 없는 외국어 간판 때문에 당황하는 여행자를 위해 올해 ‘이미지 번역’ 앱을 내놨다. 예컨대 러시아어 표지판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영어로 번역된다. 스마트폰 화면에 비치는 글자를 원하는 언어로 번역해 주는 게 장점이다. 온라인 접속을 하지 않고도 번역이 된다. 한국어·영어·중국어·아랍어 등 27개 언어로 번역해 준다.

베티젤 해조류를 이용해 만든 ‘베티젤’이라는 연고는 12초 만에 피를 멈추게 한다. 바르면 금세 지혈되는 베티젤을 발명한 사람은 뉴욕대를 졸업한 조 랜돌리나(22)다. 베티젤은 해조류를 잘게 쪼개 젤에 녹인 것으로 상처 위에 바르면 빠른 속도로 혈소판이 쌓여 피가 멎는다.

홍수 방지 콘크리트 1분 내로 3300~4000L의 물을 흡수하는 홍수 방지 콘크리트 ‘톱 믹스’는 영국·프랑스의 합작 시멘트 기업 ‘라파즈 타르맥’에서 발명했다. 주차장·도로·골프장 등에 사용되는 톱 믹스는 빗물이 튀어 넘치는 것을 막아주는 스마트 건축자재다.

1만원 PC 9달러 짜리 초소형 컴퓨터도 올해의 기술로 선정됐다. 미국 스타트업 기업 넥스트 싱(Next Thing)에서 제작한 컴퓨터 칩은 9달러, 칩과 배터리는 19달러(약 22,000원)에 판매된다. 칩 크기는 가로 5.8㎝, 세로 3.8㎝로 매우 작지만 모니터와 키보드만 연결하면 PC처럼 쓸 수 있다.

색맹을 위한 안경 올해 8월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에 있는 스타트업 ‘엔크로마’에선 색맹도 색깔을 볼 수 있게 하는 안경을 내놨다. 이 색맹 교정 안경의 가격은 329~699달러(약 38만~80만원)이며 현재는 콘택트렌즈형으로도 개발 중이다. 빛의 파장을 조절하는 이 안경을 끼면 색깔 구별이 한결 쉬워진다.

3D 프린팅으로 만든 의약품 미국에서 3D 프린터로 만든 의약품이 지난 8월 세계 최초로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FDA에 따르면 미 제약업체 ‘아프레시아’에서 만든 ‘스프리탐’은 뇌전증(간질)으로 인한 마비현상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테크 인사이더는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하면 의약품 제조 단가가 낮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3D 프린팅 코뿔소 뿔 바이오 신생기업 ‘펨비언트’는 올 1월 코뿔소 뿔의 성분인 케라틴과 단백질 등을 3D프린터에 넣어 출력하여 실제 뿔과 동일한 인조 코뿔소 뿔을 만들었다. 뿔을 만들기 시작한 건 코뿔소 멸종을 막기 위해서다. 3D 프린터로 만든 코뿔소 뿔은 강장제·해독제 등의 민간 의약품으로 활용될 수 있다. 제작자는 “인조 코뿔소 뿔은 암시장 거래 가격의 8분의 1에 불과하지만 성분은 동일하다”며 신기술 덕에 코뿔소 밀렵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모기 퇴치기술 영국 생명공학 회사인 ‘옥시텍’은 불임 백신을 넣은 유전자 조작(GMO) 수컷 모기를 개발했다. 몸속에 ‘자멸 유전자’를 지닌 GMO 모기와 야생 암컷 모기 사이에서 태어난 모기 유충은 성충이 되지 못하고 죽기 때문에 모기의 개체 감소에 도움이 된다. 올봄부터 브라질 상파울루주의 피라시카바에서 변형 모기를 풀어놓는 작업을 시작했다. 옥시텍은 이를 통해 파나마·브라질 등에서 모기 개체를 90% 이상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변기 물을 식수로 바꾸는 기술 지난 1월 세계 최고 부자인 빌 게이츠가 물 한 잔을 들이키는 사진이 언론에 공개됐다. 마시기 몇 분 전만 해도 이 물은 사람의 배설물이 들어간 ‘똥오줌 물’이었다. 그러나 올해 개발된 신기술 덕에 폐수는 깨끗한 식수로 변했다. 이것은 빌앤드멀린다게이츠 재단에서 자금을 대는 ‘옴니 프로세서’가 구현했다. 전 세계 20억 명이 청결한 화장실을 사용하지 못해 고통 받는 상황에서 나온 기술이다. 배설물을 고온으로 가열해 수증기만 걸러낸 뒤 이를 냉각시켜 물을 얻는다. 정수는 기본이고 걸러진 배설물로 전기도 생산한다. 물과 전기가 부족한 개발도상국에 특히 필요한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