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환단고기 콘서트 자원봉사를 마치고

[기고]
양섭용 / 전주경원도장


유럽의 중심에서 울려 퍼진 환단고기 북콘서트의 환호와 열기 뒤에는 이번 행사를 위해 자원봉사를 온 팀들의 헌신적인 활동이 있었다. 약 8천 킬로를 날아 온 한국의 자원봉사 팀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현지인들에게 언어의 장벽을 넘어, 온몸으로 진심을 담아 초대권을 전해주고 대학가와 시내 곳곳에 포스터 홍보를 하며 행사 당일 많은 분들이 참여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해주셨다. 독일국회의사당Reichstagsgebäude에 집중 홍보를 하러 갔었고, 베를린 중앙역Berlin Hauptbahnhof에서 유럽 환단고기 북콘서트를 알리는 피켓을 들고 다니며 홍보를 하기도 했다. 곳곳에서 관심을 보이는 독일인들에게 초대권을 나누어 주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다. 독일에 와서 그런 여러 가지 좋은 체험을 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다.

독일에 오기 전에 독일문화를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게 독일 사람들도 우리처럼 민족주의 성향이 강하다는 것이었다. 또 겉으로는 무뚝뚝하고 강해보이고 정이 없어 친해지기 굉장히 어려운데, 시간이 지나면서 친하게 되면 정말 둘도 없는 지기知己가 된다고 했다. 정말 그런 것이, 베를린 자유대Freie Universität Berlin에 활동을 하러 갔을 때 느낄 수 있었다. 독일의 현대적인 건물외형은 독일 사람들처럼 굉장히 딱딱했다. 학교 건물인데도 외벽에 철골 프레임으로 투박하게 디자인되어 있었다. 베를린 공대Technische Universität Berlin는 더 심했고, 훔볼트대Humboldt Universität Berlin 가 그나마 전통이 오래되어 고전적인 유럽의 건물양식으로 지어져 그런 느낌이 덜했다. 그런데 베를린 자유대 도서관 내부로 들어가서는 깜짝 놀랐다. 정갈하고 깔끔하며 밝고 환한 화이트로 정말 공부하기에 최적의 구조와 디자인으로 지어져 있었다. 훔볼트대 도서관도 마찬가지였다. 밖에서 보면 강철의 거무티티하고 직선적인 이미지였는데, 그 속은 180도 달랐다.

독일문화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홍보하면서 만난 서울상회 황사장님께서 차를 태워주시며 여러 가지 얘기를 해주셨다. 독일에서 30년 넘게 살면서 한국과 독일의 문화적 차이를 재미있게 얘기해주셨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게 독일 사람들은 집을 사기 위해 인생에 힘을 쏟기보다는 80% 이상이 자기소유의 주택이 없다고 했다. 오히려 여행을 다니며 인생을 여유롭게 보낸다고 했다. 그런 가치관의 차이는 파독 간호사와 결혼한 한독가정이 이혼하는 주요 문제가 되기도 했다. 한국 사람들은 내 집 마련이 인생의 전부여서 그런 문화를 이해하지 못했다. 더욱이 학교교육도 전액무료여서 자녀들 교육비에 들어갈 비용부담도 없었다. 생활도 아주 검소하게 하면서 일 년 중 일정 기간을 여행으로 삶을 충전하면서 느리게 살아가는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했다. 역동적인 우리와 너무 달랐다. 문화적으로는 서로 장단점이 있지만, 참고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사를 마치고 파견 온 몇몇과 독일남부를 다녀왔다. 베를린은 그야말로 독일의 일부였다. 포츠담Potsdam을 시작으로 뷔르츠부르크Würzburg를 지나 밤베르크Bamberg, 뉘른베르크Nürnberg, 오스트리아 잘츠버그Salzburg, 인스부르크Innsbruck, 퓌센Füssen, 로텐부르크Rothenburg를 거쳐 베를린Berlin으로 돌았다. 남부로 갈수록 자연경치가 굉장히 아름다웠고 도시들도 현대적인 베를린과 달리 고전적인 유럽의 건축양식으로 지은 집과 성당, 교회, 시청과 옛 성과 궁궐들을 볼 수 있었다. 건축물에서 기독교 문화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가는 곳곳에 세워진 동상과 솟은 지붕과 성들은 하늘을 지향한 기독교 문화의 상징이었다. 자연과 공존하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우리의 건축문화와는 전혀 달랐다. 경복궁이나 창경궁만 가더라도 서울의 인왕산과 조화를 이루며 산의 솟은 모양을 따라 나직하게 지붕을 올리고 우주원리를 형상화시켜 건축의 백미를 이룬다. 서양 사람들이 우리의 종묘나 경복궁에 와서 가장 감동을 받는 점이 자연과의 조화이며 여백의 미다. 그런 점에서 동서의 문화가 서로를 배우고 이해하며 인류가 진정으로 하나 될 수 있는 진리가 나와야 할 필요성을 깊이 느끼게 되었다. 이번 콘서트 준비 자원봉사 참가를 통해 단 한 번도 해외를 나가 다른 문화를 접해본 적이 없는 나의 안목과 사고가 얼마나 협소한 것이었는지도 되돌아 볼 수 있었다.

아울러, 독일을 돌아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 있다면, 동서독 분단의 상징인 베를린 장벽이었다. 행사를 마친 다음날 일행들과 저녁을 먹고 드라이브 겸 베를린 장벽을 찾았다. 늦은 시간이라 잠시 둘러보았지만, 같은 민족을 반 세기동안 갈라놓은 장벽 앞에서 수많은 생각들이 스쳐갔다. 이 세상에는 언어의 장벽, 제도의 장벽, 문화의 장벽, 이념의 장벽, 신앙의 장벽은 물론이고 나의 내면 깊숙이 자리잡은 마음의 장벽, 의식의 장벽 등 온갖 장벽이 넘쳐난다. 그 모든 장벽을 무너뜨려야 우리가 진정으로 하나가 되고 태일의 인간이 될 수 있다.

16세기 동서 문화의 장벽을 최초로 허물고 나아가 신도의 장벽마저 무너뜨린 마테오 리치 신부님이 독일에 있는 내내 떠올랐다. 지금의 우리가 가장 이상적인 모델로 삼아야할 분이 아닌가 생각한다. 상제님의 한 말씀으로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환단고기 북콘서트의 장정을 마친다.

신도 개방과 각 민족의 주신 지방신을 통일하심
1 선천은 삼계가 닫혀 있는 시대니라.
2 그러므로 각국 지방신(地方神)들이 서로 교류와 출입이 없고 다만 제 지역만 수호하여 그 판국이 작았으나
3 이제는 세계 통일 시대를 맞아 신도(神道)를 개방하여 각국 신명들을 서로 넘나들게 하여 각기 문화를 교류케 하노라. (도전 4: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