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홈 | 기사목록 | 되돌아가기

    [상생으로읽는세상]

    도道와 제帝

    도道와 제帝의 관계에는 인류의 진정한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가 담겨 있다.

    다시 말해 인간이 우주만물의 근원인 도道와 도道의 주재자主宰者인 상제上帝와 하나가 되어 이 세상을 태고의 황금시절로 되돌릴 수 있는 단서가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도와 도의 주재자는 이 땅위에서 인간이 우주적 이상세계를 실현할 수 있는 근원적 구심점이다.

    이 책은 동아시아 사상사에서 도道와 제帝의 관계가 어떤 역사적인 변천과정을 겪어왔고, 그 의미는 어디에 있는가를 살펴보려고 한다. 오늘날 우리가 지상에 이상세계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도와 도의 주재자, 양자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Chapter 1 왜 도道와 제帝가 문제인가


    도道와 제帝의 관계를 포괄적으로 해명한 것은 증산도이다.

    증산도에서 도道는 유불선의 동도東道와 서도西道를 초월하면서도 동시에 포함하여 동서문화를 하나로 융합하려는 무극대도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증산도에서 제帝는 천상에서 우주만물을 통치하는 주재자이면서도 동시에 인간으로 지상에 강세한 인존상제라는 이중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우리는 노자에서 증산도에 이르는 도와 제의 관계를 살펴봄으로써 서구 현대신학이 봉착한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인식과 발상의 전환을 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도와 제의 관계에 대한 논의가 인간을 포함한 천지만물을 정복하고 지배하려는 데 혈안이 되어 있는 현대문명을 그 뿌리에서부터 반성하여 온 생명이 독자적 자유와 공동체적 화해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이상적 꿈의 문명인 조화선경을 여는 데 결정적인 계기와 원동력을 제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도와 제의 관계를 문제로 제기하는 그 이유가 여기에 있다.

    Chapter 2 도가道家의 도道와 제帝


    도道는 동아시아 철학의 핵심개념이다. 동아시아 철학의 주류를 이루는 도교와 유교와 불교는 각기 길을 달리하기는 했지만, 모두 도道를 그 중심사상으로 삼고 있는 측면에서는 같은 길을 걸었다. 제帝는 동아시아 신학의 중심개념이다. 고대 동아시아에서 우주만물의 주재자를 뜻하는 것은‘ 제’ 또는‘ 상제’이다.

    ①노자
    고대중국의 도道와 주재자에 대한 새로운 사유의 길을 개척한 것은 노자이다. 노자는 고대의 신화사유를 바탕으로 도道를 제시하고, 기존의 전통적 지고신과의 관계를 새롭게 설정한다. 『노자』 「4장」에 도와 제의 관계에 대한 다음과 같은 논술이 있다.

    도는 텅 비어 있으니, 아무리 써도 다하지 않는 듯하도다. 깊구나! 만물의 근원 같도다. …… 그윽하도다! 있는 것 같구나. 내 누구의 자식인지 알지 못하노니, 아마도 상제보다 앞서는 듯하도다.


    노자에서 도와 제의 관계는 우주만물의 자연성과 지고신의 주재성의 관계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노자는 제帝를 비롯한 모든 사물이 도道에 근거하여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노자가 우주만물의 궁극적 주재자로 설정되던 제帝의 실재성을 부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노자는 그 당시의 인격적 주재자의 실재성을 인정한 바탕 위에서 우주 만물의 존재근원인 도道를 제시함으로써 우주만물의 생성과 변화의 역동적 과정을 이전보다 더 합리적으로 설명하려고 했다. 단지, 아쉬운 점은 노자가 도와 제의 관계를 분명하게 설명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②장자
    장자는 노자와 마찬가지로 도의 모순과 역설의 특성에 주목하여 도를 ‘형체 아닌 형체’(불형지형不形之形)를 지닌 것으로 규정한다. 장자는 「대종사」에서 도와 제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무릇 도는 실정이 있고 미더움이 있으나 함이 없고 형체가 없으니, 전할 수는 있으나 받을 수 없고 체득할 수는 있지만 볼 수는 없다. 스스로 밑둥이 되고 뿌리가 되어 하늘과 땅이 있기 이전에 예로부터 본래 존재하는 것이다. 귀신과 제를 신묘하게 하고 하늘과 땅을 생겨나게 한다.


    장자에서 도는 인간을 포함한 우주만물의 궁극적 존재근원이다. 도는 우주만물뿐만 아니라 귀신과 상제의 존재근거이기도 하다. 귀신과 상제도 도의 통일적 작용 속에서 비로소 존재할 수 있다는 말이다. 장자는 우주만물의 생성과 변화를 주재하는 존재로 제帝와 제가 머무는 곳인 ‘제향帝鄕’을 제시한다. 그는 「천지」에서 “천 년을 살다가 세상이 싫어지면 세속을 떠나 올라가 신선이 되어 저 흰구름을 타고 제향에 올라갑니다.”라고 한다.

    Chapter 3 도교道敎에서 도道와 제帝


    도가철학을 계승, 발전시켜 그것을 종교화한 도교철학은 자연학과 신학이라는 이중적 성격을 동시에 지닌다.

    첫째, 도교는 도가의 자연철학과 공부론을 하나의 구조체계로 융합한 양생론을 전개한다. 우주만물의 존재근원 및 생성과 변화의 과정을 설명하는 도道와 기氣의 사유방식을 공부론과 연결시켜 우주만물과 함께 살아가는 인생 최고의 경지에 이르고자 한다. 도道는 모든 생명의 존재근거이고, 기氣는 온갖 생명의 근원적 힘이다. 도교의 수련은 이 도와 기에 근거한다.

    둘째, 도교는 도와 기를 종교화 또는 신격화하여 비인격적인 존재인 도道와 기氣, 그리고 인격신인 제帝가 삼위일체성을 지닌 것으로 파악한다. 도교의 지고신은 도와 기를 온전하게 발현하고 주재하는 최고신이다. 도교의 신 계보는 도道와 기氣가 발현된 완성도에 따라 설정된 위계체계이기 때문에 최고신은 도와 기의 조화작용을 가장 완벽하게 구현하는 신을 말한다.

    남북조시기에 이르러 도교의 새로운 신 개념이 출현한다. ‘옥황玉皇’이 바로 그것이다. 옥玉은 본래 정미하거나 진귀하다는 뜻이다. 고대 사람들은 아주 아름다운 것을 옥으로 형용하였다. 옥은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고 몸을 보호하는 ‘호신부護身符’의 역할을 하고, 신과 소통하기 위해 바치는 제물이었으며, 세계의 기운을 조화롭게 다스려야 하는 왕권을 상징하는 신물神物이기도 했다.

    Chapter 4 동학의 도道와 제帝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조선 후기에 들어 도道와 제帝의 관계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새로운 세상을 열려는 시도가 줄기차게 일어난다는 점이다. 김일부의 역학과 최수운의 동학이 바로 그것이다.

    수운과 비교하여 볼 때, 일부는 상대적으로 상제를 인격적인 존재로 선명하게 부각하지 않고 있는듯이 보인다. 그것은 일부가 상제를 ‘천지무궁화무옹’,‘ 화옹’,‘ 화화옹’,‘ 보화일천화옹’ 등으로 호칭하여 상제의 특성을 주로 천지조화를 주재하는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수운은 동양의 유불선과 서양의 천주학을 하나로 융합하고 있는데, 그 근거는 천주와 천주의 가르침에 있다. 수운이 유불선의 하나인 선도를 포함하는 그 근거는 천주에 있다. 즉 자연조화의 존재근거를 이루는 ‘천주조화’이다. 수운이 보기에 모든 자연조화에는 그 조화를 주관하는 조화주 상제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불교와 유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불교의 해탈과 유교의 도덕은 모두 천주의 가르침에 근거할 때, 비로소 온전할 수 있다.

    수운에 따르면, 천지만물의 자연변화를 가능케 하는 그 바탕에는 모든 변화를 주관하는 조화주의 주재성이 전제되어 있다. 모든 변화는 ‘천주조화’의 자취가 온 천하에 뚜렷하게 드러난 것이다.

    천주가 우주변화를 주재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천지이법에 근거해서 이루어지는 것이지, 전제군주처럼 자신의 의지와 주관에 따라 마음대로 주재하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볼 때, 수운에서 모든 변화는 결국 ‘천주조화’의 주재성과 통치성에 근거해서 일어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Chapter 5 증산도에서 도道와 제帝


    증산도는
    “동방에서는 우주 삼계(천지인天地人)의 생명의 근원과 그 변화의 길을 일러 도道라 하고, 이 도의‘ 주재자 하느님’을 제帝 또는 상제上帝라 불러”(『도전』 1:4)
    왔다고 하여, 도道와 제帝의 관계를 문제로 설정한다.

    증산도에서 무극대도無極大道와 일기一氣(지기至氣)와 상제는 매우 밀접한 연관관계를 이루고 있다. 조화주 증산상제님은 조화의 도인 무극대도를 바탕으로 신도를 주재하면서 우주생명을 주재하고 통치한다. 증산상제님은 인간사회의 문명질서를 포함한 우주만물의 자연질서를 주관하는 무극대도의 주재자인 옥황상제를 말한다. 증산상제님은 우주만물을 ‘무위이화無爲以化’로 주재한다. ‘천지공사天地公事’가 바로 그것이다. 천지공사란 삼계대권의 조화권능을 지닌 우주생명의 조화주가 우주만물의 자연질서와 인간사회의 문명질서를 동시에 전환시키려는 새 조화문명의 설계도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때, 천지공사는 조화공사라고 부를 수 있다.

    증산도에서 도道는 천지조화의 존재근거인 무극대도이고, 제帝는 천지조화의 도인 무극대도에 의거하여 우주만물을 주재하는 조화권능을 지닌 조화주이다. 증산도에서 도道와 제帝는 삼위일체적 연관관계를 이룬다. 증산도는 삼자의 관계를 통해 자연과 문명이 새롭게 소통될 수 있는 새 생명의 다리를 놓음으로써 인류의 영원한 꿈인 신천지를 열려고 한다.

    Chapter 6 대도문화大道文化와 상제문화上帝文化의 복원을 위하여


    한민족의 삼신상제관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천天과 제帝의 관계뿐만 아니라, 도道와 제帝의 관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보여준 것은 증산도이다. 동학의 제가 천상의 주인인 옥황상제로 설정되고 있는 반면 증산도의 제는 동학의 제와 비교하여 볼 때 여러 가지 다양한 호칭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증산도는 불교에 대한 논점이 뚜렷하지 않는 동학과는 달리 조선 민중들의 간절한 소망을 담고 있는 미륵불교까지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도道와 제帝의 문제는 결국 제帝의 문제이다. 제의 인식은 결국 우주의 본질을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는가로 귀결된다. 제의 인식의 문제는 자신의 공부 정도를 가늠하는 바로미터인 것이다.

    “너희들이 내가 누구인지를 알기만 하여도 반도통은 되었느니라” (도전 3:18:3)


    이러한 문제에 대해 한번쯤 고민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모든 것이 총체적으로 열리고 깨달음을 얻어야 비로소 통이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도道와 제帝의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아 가는 정도正道일 것이다. (정리/장광주)



    <차례>
    들어가는 말
    Chapter 1 왜 도道와 제帝가 문제인가
    Chapter 2 도가道家의 도道와 제帝
    1) 노자
    2) 장자
    Chapter 3 도교道敎에서 도道와 제帝
    1) 도교의 기원과 전개
    2) 초기도교에서 도와 태상노군
    3) 수당 도교에서 도와 삼청존신
    4) 송대도교에서 도와 옥황상제
    Chapter 4 동학의 도道와 제帝
    1) 무극대도
    2) 상제
    3) 지기至氣
    4) 도道와 기氣와 제帝
    Chapter 5 증산도에서 도道와 제帝
    1) 무극대도
    2) 옥황상제
    3) 지기至氣와 일기一氣
    4) 도道와 기氣와 제帝
    Chapter 6 대도문화와 상제문화의 복원을 위
    하여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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