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마지막 교황〉에서 전하는 서양의 미래 (1)
[진리코드로 문화 읽기]
마지막 교황(THE LAST POPE) 다큐 소개
〈마지막 교황(The Last Pope?)〉
은 WND(WorldNetDaily) Films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로, 아일랜드의 성인 말라키Malachy(1094~1148)의 예언과 파티마 제3의 예언을 탐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STB 상생방송에서도 방송되어 큰 관심을 끈 바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바티칸, 제네바, 벨파스트, 미국 등 다양한 장소에서 촬영되었으며, 말라키의 예언이 어떻게 400년 동안 바티칸 도서관에 숨겨져 있었는지, 그 예언이 현대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그리고 파티마의 성모 마리아 예언과의 공통점에 대해 다룬다.
특히 현 교황 프란치스코Franciscus가 말라키 예언에 따른 마지막 교황일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며, 로마의 파괴와 세상의 종말에 대한 예언을 탐구한다. 다큐멘터리는 역사적 배경과 함께 교회의 미래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며, 시청자들에게 매우 흥미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말라키 예언과 파티마의 메시지
는 900년의 차이가 있지만 교황 프란치스코의 재임 기간에 다가올 무서운 종말을 암시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교황의 단절, 로마 파괴, 세상의 종말을 다룬 다큐의 내용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건강이 악화된 2025년 현재,
가톨릭의 핵심 화두
가 무엇인지 엿볼 수 있게 해 준다.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사임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출
2013년 2월 로마 가톨릭 교회 역사상 전례 없는 일이 벌어졌다. 교황 베네딕토 16세Benedictus XVI가 사임한 것이다. 그동안 죽을 때까지 교황직을 유지하는 것은 교황의 신성한 임무라는 것이 암묵적인 합의였다. 베네딕토 16세의 생전 사임 발표는 600년 만에 있는 일이었다. 현직 교황이 생전에 사임한 것은 1415년 그레고리오 12세 이후 59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전 세계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10억이 넘는 가톨릭 교도들은 사임 사유를 궁금해했다. 『마지막 교황』의 저자 로버트 하우얼스는 가톨릭 교회를 둘러싸고 재정 문제나 부패와 관련해 폭로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교황이 사임을 발표한 후 기자와 혼란에 빠진 가톨릭 교도들이 성 베드로 광장을 가득 메웠다. 전 세계가 대응책을 기대하며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때 커다란 징조가 나타났다.
교황이 사임을 발표하고 불과 몇 시간이 지나자 하늘이 갈라지면서 벼락이 성 베드로 대성당의 둥근 지붕을 맹렬히 내리쳤다. 두 번째 벼락도 같은 곳에 떨어지자 구경하던 사람들은 할 말을 잃었다. 예언과 성경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이것이 모두 말라키와 파티마의 메시지에서 예언된 하느님의 계시라고 말했다.
교황 사임 후 2주가 지나지 않은 2013년 3월 12일 새 교황 선출을 위한 모임인 콘클라베Conclave에 추기경들이 모였다. 24시간 동안 다섯 번의 비밀 투표를 거친 후 피어오르는 연기가 검은색에서 흰색으로 바뀌었고 새 교황이 탄생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선택에 깜짝 놀랐다. 로마 가톨릭교회의 추기경 호르헤 마리오Jorge Mario 주교로 성은 베르고글리오Bergoglio였다. 아르헨티나 추기경 호르헤 베르고글리오는 남아메리카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가톨릭교회의 수장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바티칸 정치와 동떨어져 있는 사람이었다.
추기경들은 새 교황이 더러움을 씻어 주길 바랐다. 베네딕토 16세의 재임 기간이 내분과 재정 비리로 얼룩졌기 때문이다. 호르헤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은 여러 면에서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교황이다. 최초로 아메리카 대륙 출신이자 예수회 출신 교황이며 프란치스코를 교황명으로 택한 교황이다.
하늘이 갈라지면서 벼락이 성 베드로 대성당의 둥근 지붕을 맹렬히 내리쳤다.
사람들은 이것이 모두 말라키와 파티마의 메시지에서 예언된 하느님의 계시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이것이 모두 말라키와 파티마의 메시지에서 예언된 하느님의 계시라고 말했다.
말라키의 예언
그런데 900년 전 사망한 아일랜드 성인 말라키의 예언을 연구한 이들은 교회의 신뢰를 회복하려는 최초의 교황이 ‘#마지막 교황#’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말라키 예언은 가톨릭계에서 중대한 예언으로 인식되고 있다.
성 말라키는 누구일까? 말라키는 아일랜드 교회에 가톨릭 규율을 들여온 인물이다. 이런 행적으로 시성諡聖(성인으로 선언)되었다. 아주 독실하고 영적인 사람이었으며 유명한 치유자이기도 했는데 예언자豫言者로서 더 알려져 있다. 성 말라키는 교황 인노첸시오 2세Innocentius II를 만나러 로마로 가던 중 멈춰 서서 바티칸을 내려다보다가 갑자기 미래 예언적 환시를 경험했다고 한다. 그는 어느 날 저녁 해 질 무렵에 자니콜로 언덕에 서서 로마를 바라보고 있다가 갑자기 울기 시작하더니 무아지경에 빠졌다. 이 환시에서 영감을 받은 예언들은 ‘#교황 예언#’으로 알려졌으며 훗날 바티칸에 충격을 주게 된다.
성 말라키는 많은 예언을 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건 ‘최후 심판일’까지의 교황 목록을 적은 것이다. ‘교황 예언’에는 112개 어구가 있는데 후대 교황 112명의 단서가 담겨 있다고 한다. 학자들은 말라키 이후 112번째 교황이자 예언에 나오는 마지막 교황이 프란치스코라고 얘기한다. 말라키 예언은 수 세기 동안 대중의 상상 속에 남아 콘클라베가 있을 때마다 사람들은 이 예언에서 차기 교황에 대한 단서를 찾고는 한다.
성 말라키는 후대에 즉위할 모든 교황을 이름이 아니라 짧게 암호화된 두세 단어 묘사로 예측했다. 그리고 말라키가 정확했다는 게 역사를 통해 계속해서 증명되었다. 수백 년간 이 예언은 감춰지거나 없어졌다고 여겨졌다. 바티칸 비밀 문서고에 보관돼 있었을 것이란 주장이 많이 있었는데, 말라키가 예언서를 쓴 지 약 4세기가 지난 16세기에 ‘아놀드 와이온Arnold Wyon’이라는 베네딕토회 학자가 이 문서를 자신이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와이온이 예언서를 출간하자 말라키 예언이 세계를 경악시키기 전에 바티칸 내부에서부터 먼저 파문이 일었다. 말라키 예언서에 등장한 109번째 교황은 라틴어로 ‘De medietate Lunae’(반달 가운데)라고 표현되어 있다. 말라키의 시대에서부터 109번째 교황은 교황 요한 바오로 1세Ioannes Paulus PP. I로 말라키가 예언을 쓴 시기로부터 약 800년 후에 태어난 인물이다.
요한 바오로 1세는 반달이 떴을 때 태어났다. 원래 이름은 알비노 루치아니로 ‘하얀 달빛’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다음 교황인 요한 바오로 2세Ioannes Paulus PP. II는 라틴어로 ‘De labore Solis’, 즉 태양의 노력, 태양의 신고辛苦로 해석할 수 있는 어구가 붙었다. 1920년 5월 18일에 태어났는데, 이날은 부분 일식日蝕이 있었던 날이었으며, 그의 장례식 날(2005년 4월 8일)에도 태양이 가려지는 일식이 있었다. 해설자는 일식은 보기 드문 현상인데 두 번의 일식이 한 사람과 관련된 건 정말 희한한 일이라고 했다.
베네딕토 15세Benedictus PP. XV의 경우에는 ‘Religio depopulata’(종교가 황폐해지다)인데 다큐에서는 ‘교도 수가 줄어든다.’로 풀었다. 실제 베네딕토 15세가 교황직에 있을 때 1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 많은 교회가 파괴되었고 유럽에 반종교 분위기가 확산되었으며 공산주의 혁명(특히 러시아 혁명)으로 무신론자들이 늘어났다.
요한 22세Ioannes PP. XXII에게 붙은 어구는 ‘De sutore osseo’(뼈로 된 구두장이)였다. 그의 성은 뼈를 의미하는 단어에서 유래했고 아버지는 신발 수선공이었으니 그는 제화공의 혈통이었다.
교황 바오로 6세Paulus VI는 ‘Flos Florum’(꽃 중의 꽃)이라고 썼는데 실제로 바오로 6세의 교황 문장에는 세 송이 백합(lilies)이 등장하는데 백합은 전통적으로 순결과 가톨릭 교리를 상징하는 꽃이다. 다큐에서는 말라키 예언이 이렇게 정확히 맞아떨어진다는 것을 강조한다.
바로 이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는 ‘Gloria Olivae’(올리브의 영광)라고 별칭이 붙어 있다. 올리브는 베네딕토회의 상징인데 교황이 되기 전 라칭거(베네딕토 16세의 출생 이름) 추기경은 그 소속이 아니었지만 베네딕토회 창립자의 이름을 따 교황명을 지었기 때문에 ‘올리브의 영광’이 됐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예언의 영향력 때문에 일부 추기경들은 교황 자리를 노리고 말라키의 예언에 자기 자신을 짜 맞추려 했다는 내용도 소개한다. 그중에서도 1958년의 스펠먼 추기경이 유명하다. 해당 어구가 ‘목자이자 선원’이었는데 스펠먼은 주임 사제였지만 뱃사람은 아니었다. 스펠먼 추기경은 배를 구해 테베레강을 따라 로마를 지나갔는데 예언 속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건 말라키 예언의 영향력이 여전히 강했다는 점이다. 참고로 1958년 교황으로 선출된 요한 23세Ioannes PP. XXIII는 베네치아 총대주교였으며, 베네치아는 해양 도시이므로 ‘Pastor et Nauta’(목자이자 선원)이라는 표현이 적절하게 맞아떨어졌다.
마지막 교황에 대한 말라키 예언
“로마 교황 베드로가 환난 속에서 양 떼를 이끌 것이다. 그리고 그 일이 다 끝나면 일곱 언덕의 도시는 파괴될 것이며 그의 백성들에게 가혹한 심판이 내려질 것이다. 종말이다.” - 성 말라키
112번째 교황에게 붙인 수수께끼 같은 이름은 ‘Petrus Romanus’(Peter the Roman, 로마의 베드로)로 ‘
로마 교황 베드로
’란 의미이다. 이것은 마지막 교황에 대한 단서를 주려고 한 것인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명이 일단 베드로가 아니다. 말라키 예언의 지지자들은 프란치스코가 교황명으로 ‘베드로’를 선택할 거라고 기대했다. 사도 베드로는 초대 교황으로 여겨지는 인물이다. 예수는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라고 말했다. 예수가 선택한 사도를 존경하는 마음에서 역대 어느 교황도 ‘베드로’를 교황명으로 선택하지 않았다.
그런데 다큐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로마 교황 베드로’라는 건 바로 쉽게 알 수 있다고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할 때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Saint Francis of Assisi)를 기리며 교황명을 ‘프란치스코’로 정했다.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는 가난과 평화의 상징이며, 교황 프란치스코도 ‘가난한 자들을 위한 교회’를 강조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1181년 이탈리아 아시시Assisi에서 태어난 성 프란치스코는 프란치스코 수도회(Franciscan Order, 1209년 설립)를 창립했는데, 본명이 프란체스코 디 피에트로 디 베르나르도네Francesco di Pietro di Bernardone로 이름에 Pietro, 즉 베드로가 이미 들어 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프란치스코 교황은 ‘로마의 베드로’라는 상징에 정확히 들어맞고 있다.
다큐는 112번째 교황이 환난과 관련이 있다는 예언은 상징적이든 문자 그대로든 확실해 보인다고 말한다.
로마가 파괴되고 최후의 심판일이 다가온다
는 것이다. 그런데 말라키의 이 불길한 예언과 비슷한 또 다른 예언이 있다. 바티칸이 인정한 것으로, 역시 교황의 불길한 운명과 인류의 운명을 암시한다. 그것은 파티마 예언이다.
학자들은 말라키 이후 112번째 교황이자 예언에 나오는 마지막 교황이 프란치스코라고 얘기한다.
다큐는 “로마가 파괴되고 최후의 심판일이 다가온다.”라고 말한다.
파티마 예언과 말라키의 마지막 교황 예언은 분명한 유사성이 있다.
다큐는 “로마가 파괴되고 최후의 심판일이 다가온다.”라고 말한다.
파티마 예언과 말라키의 마지막 교황 예언은 분명한 유사성이 있다.
파티마 예언
1917년 5월 13일, 포르투갈의 빈촌 파티마Fátima에 사는 세 어린이 - 루치아(10세), 루치아의 사촌 여동생인 야신타(7세), 야신타의 오빠인 프란시스코(9세) - 앞에 눈부신 흰빛을 뿜으며 성모 마리아가 나타나 인류의 운명과 직결된 세 가지 대예언을 하였다고 한다. 성모 마리아는 매월 13일에 여섯 번을 계속하여 출현하였다.
특히 10월 13일 수천 명의 군중 앞에 모습을 보였을 때는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다가 그치더니 태양이 나타나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비에 젖었던 사람들의 옷이 순식간에 마르고, 어떤 사람은 병이 치유되는 기적을 체험하였다고 한다. ‘태양의 기적’이라 불리는 이 현상은 아직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이때의 계시 가운데
제1의 계시
는 지옥의 생생한 모습과 1차 세계 대전의 종결, 제2의 계시
는 2차 세계 대전에 관한 내용이었다. 1959년 8월, 교황 요한 23세가 파티마 제3의 계시
를 처음으로 열어 보았지만, 1963년 재위 기간이 끝날 때까지 계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렇게 파티마 제3의 계시는 계속 감춰진 채로 있다가 바오로 6세(1963~1978 재위)에 이르러서야 그 일부가 공개되었다. 이 계시의 전문을 읽은 그는 너무도 충격을 받아 의자에서 떨어져 실신할 정도였다고 한다. 다큐에서 정리한 제3의 계시는 이렇다.
“교황으로 추정되는 흰옷을 입은 주교가 다른 주교들과 수녀, 사제들을 거느리고 가파른 산을 오르고 있었습니다. 주교와 사제, 가톨릭교도들의 시신이 있는 곳을 지나서 산꼭대기에 다다르자 교황이 십자가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군인들에게 죽임을 당했죠. 천사들이 순교자들의 피를 모았어요.” - 루치아(다큐)
또한 루치아가 밝힌 바에 의하면 세 명 중 야신타가 계시받을 당시 영적 능력을 얻어서 다음과 같은 소식을 전했다고 한다. 제3의 계시 내용과 거의 같은 묘사이며 더 처참하다.
아 가엾어라, 법왕님! 법왕님이 층층대를 내려오시며 수많은 시체를 넘을 때 사람들이 돌을 던지며 욕설을 내뱉었고 법왕님은 손을 이마에 대고 울고 계셨다. - 야신타, 『이것이 개벽이다』 상上
그런데 『이것이 개벽이다』 상권에는 이와 거의 같은 충격적인 내용이 또 실려 있다. 교황 비오 10세Pius X(1835~1914)가 1909년 프란시스코 수도회 총회를 응대하는 자리에서 갑자기 실신 상태에 빠졌는데, 얼마 후 의식을 회복하자마자 공포에 질린 채 이렇게 고백했다고 한다.
오오, 얼마나 무서운 광경인가! 나 자신일 수도, 나의 후계자인지도 모르지만, 그는 로마 법왕의 자리에서 내려와 바티칸을 떠날 때에 ‘사제들의 시체를 밟아 넘으며’ 걷지 않으면 안 되었다. - 교황 비오 10세, 『이것이 개벽이다』 상上
이 다큐에 등장하는 많은 학자들은
파티마에서의 예언과 900년 전 말라키가 후대 모든 교황에 대해 짧은 어구로 작성한 예언 사이에 분명한 유사성이 있다
고 인정한다. 말라키의 ‘교황 예언’ 마지막 절에는 최후의 심판 때 일곱 언덕의 도시인 로마가 파괴되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교황과 로마가 등장하는 파티마의 비밀에는 그 모습이 훨씬 더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다음 호에는 다큐 2부의 내용과 2020년 개봉한 영화 〈파티마의 기적〉을 묶어서 가톨릭 사회에 이 예언들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실제 상황을 정리해 볼 예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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