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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만은 꼭]

    도올의 교육입국론


    저자 소개 | 김용옥(金容沃, 1948.6.14 ~ )
    본관은 광산光山. 호는 도올檮杌이다. 천안 대흥동에서 출생하여, 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국립대만대학교, 일본 도쿄대학교, 하버드대학교를 수학하여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대학교수, 철학자, 사상가, 언론인, 한의사, 연출가, 시나리오작가, 희곡작가 등의 다양한 정체성으로 활동하였고, 동·서양 철학과 종교 사상까지 다양한 학문적 탐구와 수많은 저작 활동을 벌이고 있다.

    책의 구성


    『도올의 교육입국론』은 2014년 6월 17일부터 23일까지 5회에 걸쳐 《한겨레》에 연재되어,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애독하였고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 책은 《한겨레》의 논설을 보강하여 좀 더 정밀한 담론으로 완성한 책으로, 도올 김용옥은 혁신 교육감 시대에 혁신 교육을 창출하고 추동해 나갈 주체들에게 교육 일반에 대한 올바른 방향과 철학적 기반을 제공하려는 의도로 집필하게 된 것이라 한다. 때마침 이 땅의 교육 환경에 대한 냉엄한 평가와 성찰이 필요하게 되었고, 저자 자신의 교육론도 좀 더 정밀하게 보완시켜야겠다는 자각이 생겨 새로운 교육감 선거의 해인 2018년을 맞이하여 기존 책의 2배 분량의 원고를 새로 추가하여 증보 신판으로 새롭게 출간한 것이다.

    이 책은 총론을 포함하여 공부론, 제도론, 교사론, 회고와 전망 등 전체 다섯 개의 주제로 나눠져, 혁신 교육감 시대의 도래가 우리에게 던지는 역사적 사명이 무엇인지 살피는가 하면, 공교육의 혁신교육화가 입시 제도와 대학 체제를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한다. 공자의 교육론과 풍류의 의미를 정리하고 나아가, 혁신은 창조적 전진이며, 해체 아닌 형성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책 엿보기


    저자의 교육 철학은 인간론으로 시작한다. 우리 아이들 교육에 좌. 우의 이념이 아닌, 인간 그 자체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초·중·고등까지의 교육은 성숙한 시민을 만들어 내는 것이고, 이념의 문제는 그다음 성숙한 인간끼리의 공정한 게임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여기서 도올의 교육론은 교육의 문제뿐만 아니라 향후 우리 역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총체적 가치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아래 서문에서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국가의 근본은 교육에 있다. 철학도 크게 보자면 교육론 속에 포섭되는 것이다. 국가의 혁명은 궁극적으로 교육의 혁명에 종속되는 것이다. 학교는 사회적 기관이며, 공동체적 삶의 축소판이며, 형식이며, 사회 진보와 사회 개혁의 궁극적 방법이다. 교육은 인간의 사회적 삶과 진보의 기록이며, 문명의 자산을 형성하는 가치의 원천이다.”
    - 증보신판 서문에서


    책 돋보기(전체 내용)


    이 책에서 새로 쓴 “나의 교육신념”이라는 증보신판 서문은 저자의 교육 신념을 새롭게 조직하여 천명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해 일주일간 잠을 자지 않았다고 전한다.
    증보신판 서문은

    1. 인간이란 무엇인가?
    2. 우리는 어떻게 아는가?
    3. 진리란 무엇인가?
    4. 선善이란 무엇인가?
    5. 학교의 목적이 무엇인가?
    6.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7.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8. 학생은 어떻게 평가되어야 하는가?
    9. 자율과 디시플린은 어떻게 조화되어야 하는가?

    라는 아홉 가지의 틀 안에서 집약적으로 논의를 진행시키고 있다. 매 주제마다 논쟁거리가 많은 문제들로, 이 글에서는 방편적으로 진보적 입장과 보수적 입장으로 각각의 주장을 정리하고, 저자의 관점에서 모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도올은 실사구시를 중시하고 있으며, 거듭 말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교육에 있어서는 진보와 보수, 좌와 우의 이념으로 접근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교육은 아이들을 성숙한 인간으로 키워 내는 것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교육의 주체는 교사임을 강조하며, 교사가 자긍심과 책임감을 가지길 역설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 도올은 인간의 전인적 교육의 목표로 ‘인의예지’라는 전통문화가 강조한 주요 덕목과 성숙한 시민으로서의 책임감을 말하고 있다.

    나는 이러한 문제와 관련하여 학교의 목표는 진보와 보수의 주장이 다 수용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만큼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교육과정의 함량이 이전 어느 때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수용성을 지니고 있다. 나는 인간의 전인적 교육의 목표로서 전통문화가 강조해 온 4가지 주요 덕목(인의예지仁義禮智)을 다시 상기시키려 한다.

    첫째, 인仁은 윤리적 판단을 포섭하는 심미적 감수성을 의미한다. 둘째, 의義는 사회적 정의감이다. 셋째, 예禮는 사회적 질서감이며 대의를 구현하기 위하여 소아小我를 버릴 줄 아는 사양지심辭讓之心이다. 양보를 모르는 인간은 인간이 아니다. 넷째, 지智는 전통적으로 시비지심으로 규정되었으나, 나는 이것을 냉철한 진리, 현대 과학에서 말하는 진리의 개념으로 재규정한다. 그리고 이 4가지 덕목 외로 시민의 책임감을 첨가해야 할 것이다. 시민의 책임감은 민주 사회의 원리가 개인의 자유가 아니라 협동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 나의 교육신념 장 48~50쪽


    또한 도올은 교육의 주체로 교사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 교학상장이라는 『예기』의 구절을 인용한다.

    교사는 교육의 주체요, 학교의 주인이다. 단 근대 교육의 장에 있어서는 교육의 주체인 교사가 학생이라는 존엄한 개체를 포섭하는, 다시 말해서 학생의 주체성을 포섭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사의 주체성은 학생의 주체성과 교섭하는, 일방적이 아닌 쌍방적인 역동성의 장에서만 존재한다. 교사의 권위는 전통적 권위주의의 산물이 아니라 근대 휴머니즘의 구현체로서의 권위가 되어야 한다. 교사의 권위는 보편주의적 사랑의 권위이며, 자기초월적인 모험의 권위이며, 끊임없는 배움의 권위이다.

    동방의 전통적 인문교육을 맹목적 권위주의로 전락시키는 해괴한, 천박한, 인상주의적 관념은 불식되어야 한다. 교사의 권위는 철저히 ‘교학상장敎學相長’, 즉 가르침과 배움이 서로를 성장시키는 그러한 권위였다. - 나의 교육신념 장 63~64쪽


    도올은 총론에서 혁명이라고 하는 역사의 대지진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교육 혁명을 수반해야만 역사의 변화를 근원적으로 이끌 수 있다고 말한다.

    정치적 혁명이야말로 역사에서 강렬하게 표출되는 진정한 전변의 계기인 듯이 보이지만, 대부분의 정치혁명은 권좌의 인간들을 환치시키는 데 그치고 말 뿐이며, 교육혁명을 수반하지 않는 한 좌절로 끝나 버리고 만다. 다시 말해서 정치혁명보다 교육혁명이 역사의 진로를 더 근원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 총론 장 94쪽


    공부론 장에서는 공부의 의미를 다루고 있으며 교육의 원리로 경敬을 강조하고 있다.

    일어나고, 세수하고, 밥 먹고, 걷고, 생활하고 독서하고, 놀이하고, 쉬고, 잠자는 모든 일상적 행위가 경敬의 대상이 되어야 하며, 그 진지함 속에 개인과 사회와 우주의 도덕성이 내재한다는 것을 교육의 원리로서 자각해야 한다. - 공부론 장 112쪽


    또한 교육의 의미에 대해 다음처럼 서술하고 있다.

    교육이란 그 교육이 처한 역사가 체현하고자 하는 인간의 이상적 상과 대체적으로 일치한다. 교육은 인간 형성(Human Building)이다. 빌딩에는 설계도가 있기 마련인데 그것은 그 역사 사회가 구현하고자 하는 이념의 체계를 반영하는 것이다. - 제도론 장 123쪽


    도올은 교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교사에 대한 새로운 인식만이 교육개혁에 성공할 수 있는 열쇠라고 한다. 이런 강조는 마지막 장에서 결정적인데, 모든 권력적인 전횡에 맞선 문명의 전사들을 교사라고 역설하며, 교사가 혁명가가 되어야 함을 밝히고 있다.

    교사는 교육의 알파이며 오메가이다. 교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없이는 우리는 교육개혁을 실현할 길이 없다. 교육개혁이란 결국 교사가 학생들의 교육 그 자체에 헌신할 수 있는 존귀함의 입지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 교사론 장 144쪽


    역사적으로 교육은 종교와 지배계급과 국가의 전횡의 도구였다. 이 전횡에 맞서 최소한의 인간의 도리, 즉 후마니타스를 가르친 문명의 전사들이 교사였다. 모든 교사는 혁명가이어야 한다. - 회고와 전망 장 159쪽


    1만 년 역사 대국인 우리 민족은 교육에 관한 한 지구상의 어느 민족에게도 뒤짐이 없는 전통을 지녀 왔다. 이미 단군조선 이전 신성한 소도蘇塗 옆에는 경당扃堂을 세워 문무를 겸전한 인재를 양성했던 전통이 있다. 이런 우리가 서구의 모델을 운운하면서 이를 추종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유구한 우리 민족의 교육 전통이 조선의 과거제도와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 교육 그리고 군사 독재 정권의 국가주의에 의하여 왜곡되었지만, 이제 그 무한한 가능성을 드러내고 있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의 교육열은 세계 문명사적으로 유래가 없다. 이제 그 교육의 방향에 있어 고운 최치원이 말한 풍류風流라는 현묘지도玄妙之道로 복귀하는 영원한 테제를 지니고 있다고 말하는 저자의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바람은 신성神聖을 의미하며 흐름은 실체적 정체성을 거부하는 역동적 균형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교육의 문제뿐 아니라, 우리 역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총체적 가치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교육의 현장에 있는 교사뿐만 아니라 부모들도 다음 세대를 길러 내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저자의 다른 책들
    저자의 다양한 관심과 정체성에 맞게 다양한 분야의 저서들이 있다. 먼저 동양 고전 해제로 1985년 출판된 《동양학東洋學 어떻게 할 것인가》를 시작하여, 《도올 논어》, 《도올선생檮杌先生 중용강의中庸講義》(上), 《대학·학기 한글 역주》, 《도올 김용옥의 금강경 강해》 등을 역주하거나 지었다. 최근 《스무살, 반야심경에 미치다》와 노자에 대한 종합적 연구 성과와 견해를 담은 《노자가 옳았다》를 출간하였다.

    그 밖에 기독교 및 서양 철학 서적으로 《요한복음강해》, 《도올의 로마서 강해》 등이 있고, 예술비평 및 작품집으로 동학농민혁명과 해월 최시형을 그린 《천명天命·개벽開闢》, 시나리오 《장군의 아들》, 의학 서적 《건강하세요》 등과 에세이 《여자란 무엇인가》, 《도올의 국가비젼》, 《우린 너무 몰랐다 : 해방, 제주 4·3과 여순민중항쟁》, 《도올의 중국일기》등 수십 종이 있다.



    콜레라의 발발과 동학의 성장 -도올의 ‘스무살 반야심경에 미치다’ 속 동학과 호열자(콜레라)
    도올 김용옥은 『스무살 반야심경에 미치다』 라는 책에서 반야심경을 만나기까지의 스토리와 그 이후 한국불교의 본질적 흐름, 성경을 스토리텔링으로 재밌게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경허 스님의 일화에는 콜레라와 관련된 이야기가 있다. 일화에서 나타난 죽음의 귀신, 호열자. 호열자라는 말은 본시 콜레라의 음역에서 생겨난 말로, 당시 세계 최대의 전염병이었던 콜레라가 우리나라에 대규모로 상륙한 것이었다. 이때만 해도 콜레라라는 이름은 없었고, <실록> 기사를 보면 ‘괴질, 윤질, 윤행괴질, 려질, 괴려, 습온’ 등의 표현으로 쓰였다고 책은 전하고 있다. 당시 콜레라의 크고 작은 유행으로 수십만의 사람들이 속수무책으로 넘어갔다는 것인데, 콜레라로 인한 민중들의 물리적 고통에 대해 예방법과 방향을 동학에서 제시했다고 밝히며 결국 호열자라는 괴질 귀신, 콜레라로 인해 동학이 성장하는 현상을 낳았다는 것이다. 결국 “호열자 괴질 귀신한테 당하지 않으려면 동학에 입도해라”는 명제가 동학을 성장시켰다는 것이다.

    책의 전문을 잠시 보도록 하자.

    “....동학의 창시자 수운 최제우는 1864년 대구 남문 밖 관덕당 뜰에서 처형당했습니다. 미국의 남북전쟁이 끝나갈 무렵이었죠. 그 당시 동학교도는 전체 3천 명 정도였고 교조의 죽음으로 뿔뿔이 흩어져 세력은 쇠미했습니다. 거의 제로에 가까웠던 동학을 홀로 걸머쥐고 30년 동안 동학을 갑오농민혁명의 전국조직으로 일궈낸 사람이 해월 최시형입니다. 이 비결이 무엇일까요? 탁월한 정신적 설법은 이지적 소수에게는 멕히지만 대중운동으로 확산되기는 어렵습니다. 30년 동학의 민중조직 건설의 비결은 다름 아닌 콜레라와의 전투였습니다. 희한하게도 괴질 귀신은 동학도들을 피해간다는 소문이 전국에 유포된 것이죠. 호열자 괴질 귀신한테 당하지 않으려면 동학에 입도하라”라는 명제가 들판에 버려진 민중의 소망이 된 것이죠.”

    자아! 동학 얘기는 이쯤 할까요? 하여튼 19세기 조선에 상륙한 콜레라는 한편으로 동학혁명의 기초를 구축시켰고 한편으로는 새로운 선불교의 정신혁명을 촉발시켰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스무살 반야심경에 미치다. (김용옥 저, 59쪽)


    동학의 2대 교주 해월 최시형의 삶을 그린 임권택 감독의 영화 <개벽>(1991)에도 콜레라가 등장한다. 당시 조선 사람들은 이 질병을 ‘괴질’이라 불렀다. 영화 속에서 최시형 선생은 백성들을 모아놓고 “괴질은 결코 요괴의 장난이 아닙니다. 섣부른 미신에 빠지지들 마십시오. 물은 반드시 끓여 먹을 것이며 가래침과 대변은 반드시 파묻으시고 가싯물을 함부로 버리지 말 것이며 찬밥과 새 밥을 섞지 말고 흘린 밥일랑 주워 먹지 마시고 누구에게든 먹던 밥이나 헌 반찬을 대접하지 마시고 밥을 지을 때 지성으로 씻으시오. 그리고 몸을 자주 닦으시오.”라고 말했다.

    발열과 함께 설사와 구토를 동반하는 콜레라의 원인이 물에 있음이 밝혀지면서 콜레라 시대는 전 세계적으로 공중 위생이 확립되는 계기가 되었다. 2021년 신축년은 이 땅에 콜레라가 처음 발발한 지 200년이 되는 해다. 병란의 시대에 들어선 이때 동학에 대한 관심과 동학의 본질적인 메시지가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래본다. (박찬화 기자)
    (한韓문화타임즈 2020.12.06 http://www.hmh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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