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로 문화읽기 | 테넷TENET, 2020

[칼럼]
한재욱 / 본부도장

■ 영화소개
‘테넷’은 제3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 미래의 공격에 맞서 현재 진행 중인 과거를 바꾸는 이야기이다. 현대물리학의 이론을 바탕으로 시간을 거꾸로 되돌린다는 개념을 도입해 영화를 만들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과거, 현재, 미래에서 동시에 협공하는 미래 세력에 맞서, 시간을 거스르는 인버전inversion(역변환)을 통해 시간을 이용하는 작전을 펼친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함께했던 노벨물리학상에 빛나는 세계적인 물리학자 킵 손Kip S. Thorne(미국)이 또다시 참여, 대본을 검토하며 오류를 바로잡아 주었다. 완전히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과학적인 사실에 기초한 작품이다.

“모든 물리학은 대칭적이다. 시간은 순행하기도 하고, 거꾸로 가기도 하고, 동시간일 수도 있다. 이론적으로 어떤 사물의 엔트로피 흐름을 거꾸로 되돌릴 수 있다면 그 사물에 작용하는 시간도 되돌릴 수 있다.” -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너무 비약일 수도 있지만 영화적으로는 훌륭한 아이디어다. 그런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이 놀라운 영화는 전체가 진리 주제로 가득 차 있다. 특히 이 영화는 마방진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마방진의 원조는 낙서다. 테넷은 낙서를 주제로 만든 영화다.

■ 마방진과 낙서


마방진魔方陣이란, 마법이 담긴 사각형의 신비한 구역을 뜻하는데 여러 개의 자연수를 정사각형 모양으로 나열하여 가로나 세로나 대각선으로나 그 합이 모두 같게 한 것을 말한다. ‘개똥아 똥쌌니 아니오’, ‘아이유 이휘재 유재석’ 등과 같이, 글자로 배치하는 놀이가 유행하기도 했다.

영화에서는 사토르 마방진이 그 핵심 내용이다. 사토르 마방진은 폼페이 유적에서 발견된 것이 가장 오래된 것인데, 1세기경에 이미 성립된 것으로 추측된다. 여주인공 캣의 아들을 폼페이로 잠시 보냈다는 이야기가 몇 번 등장하는 것으로 볼 때, 감독은 의도적으로 사토르 마방진으로부터 모든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라틴어로써 완벽한 대칭 속에서 잡귀를 쫓고 행운을 불러온다고 믿었다고 한다.


마방진의 원조는 동양 상징문화의 보물인 낙서이다. 낙서는 하도와 더불어 음과 양을 나타내는 한 쌍의 그림이다. 하도는 상생, 낙서는 상극이라는, 순順과 역逆을 보여주는 동양 정신문화의 보물이다.

미국의 수학자 프랭크 슐츠F. Swetz는 『낙서의 유산(Legacy of the Luoshu)』에서 ‘낙서는 비단길을 통해 동서양을 왕래한 아랍인들을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가 인도, 동남아, 중동, 유럽문화 등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2,500년 전 그리스의 수학자 피타고라스도 이것을 받아 보았다’고 했다. 철학자 화이트헤드는 오늘의 서양 과학문명은 끊임없이 피타고라스로부터 영감을 받아왔다고 했다. 그 피타고라스가 낙서로부터 우주의 수의 체계에 눈을 뜬 것이다. 그런데 이 낙서는 천부경에서 나왔다. (낙서 관련 박스기사 참조)

이 영화가 마방진, 낙서에 대한 영화라는 것을 짐작하게 하는 코드가 또 있다. 영화에서 인버전을 가능하게 하는 공식을 물건 형태로 나눠놓은 것을 알고리즘이라고 부른다. 미래의 천재과학자가 이 공식을 만들어내는데, 이것이 미래권력자들의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공식을 기계 형태로 9개로 나눠 보안이 철저한 과거의 핵보유국 9개 장소에 숨겨놓는다. 미래권력자들의 지원을 받는 사토르는 이미 9개 알고리즘 가운데 8개를 모았다. 마지막 한 개를 모으고 이를 막기 위해 주도자와 닐 그리고 테넷 조직이 움직이는 내용이다. 시간을 돌리는 알고리즘은 9개이다. 그런데 낙서는 9개의 숫자로 구성돼 있다. 그래서 이 영화의 설정이 우연이 아니라고 보게 되는 것이다.

■ 사토르 마방진



SATOR AREPO TENNET OPERA ROTAS

사토르 마방진의 이 다섯 단어는 영화의 핵심 뼈대다. 이 다섯 개의 라틴어는 사각형 대칭 모양 내에서 2차원 회문으로 배열된다. 전통적인 해석으로는 ‘농부 아레포가 바퀴를 굴리는 일(=밭을 가는 일)을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한다. 모든 마방진은 낙서에서 출발했다. 낙서는 천부경에서 나왔다. 천부경은 인류 최초의 계시록이며 선후천 개벽의 이치를 담고 있다.

선후천 개벽은 우주통치자 상제님께서 농부가 되셔서 인간농사를 짓는 우주 일 년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런 의미로 사토르 마방진의 해석은 진리와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상제님은 하늘과 땅을 밭으로 삼아 사람농사를 지으시는 삼계 우주의 절대자 하느님이시다. 그런데 상제님께서는 당신의 정체를 ‘서신西神’이라 말씀하셨다. 서신은 가을의 신(Autumn God)으로 인간 세상에 오셔서 인류의 선천문화를 추수하고 성숙시켜 온 우주를 통일하시는 우주의 추수신을 말한다. 사토르는 이 서신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왜 그런지 살펴보자.

■ 사토르와 아레포


사토르 마방진에서 사토르는 로마신화의 사투르누스를 말한다고 한다. 놀란 감독이 이러한 신화를 알고 영화의 설정에 넣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증거가 하나 더 있는데, 화가 고야의 그림을 위작하여 판 AREPO의 설정이 그것이다.

프란시스코 고야(1746~1828)는 18세기 스페인 회화의 대표 화가다. 당시 스페인 전역은 반도전쟁으로 프랑스군에 의한 학살과 죽음의 공포에 떨었다. 프란시스코 고야는 그림으로 전쟁의 참상을 고발했다. 전쟁이 끝나고 고야는 검은 그림(pinturas negras) 연작을 남겼다. 검은 그림들 가운데 〈자식을 삼키는 사투르누스〉가 가장 유명하다. 사토르, 아레포 모두 사투르누스를 가리키고 있다.

영화에서 사토르는 모든 시간을 인버전(역행)시키려 하는데 이것은 오행에서 목화의 생장기운을 금수의 수렴통일 방향으로 꺾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감독이 분명히 사토르를 사투르누스로 보고 만들었으니 여기엔 토생금, 토가 금을 생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사투르누스는 그리스신화에서는 크로노스Kronos에 해당한다. 크로노스는 시간 혹은 세월이라는 뜻이다. 크로노스가 모래시계를 들고 있는 노인의 모습으로 그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영화가 시간을 역행하는 내용을 주제로 삼은 것도 이 신화에 대한 것이라 생각된다. 고야의 그림에 등장하는 자식을 삼키는 사투르누스와 그리스신화에서 크로노스가 자식을 삼킨다는 것은, 존재하는 모든 것이 언젠가는 시간에 의해 소멸되어 버린다는 냉혹한 자연의 섭리를 상징한다. 또한 크로노스는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의 명줄을 끊어버리는 존재임을 나타내기 위해서 낫을 든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이상의 내용에서 알 수 있듯, 그리스·로마신화는 동양의 음양오행의 이치와 부합되고 우주의 창조와 변화를 상징하는 내용인 것이다. 영화 테넷은 이러한 신화를 차용해 우주운동의 반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고 해석할 여지가 다분하다. “황금의 사투르누스가 쇠로 변한다”는 구절은 레이포즈(서풍=가을바람)에 의해 모두 멸절할 생명을 구원하기 위해 화생토-토생금의 개벽운동을 일으키는 가을의 성숙한 조화기운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 TENET과 원십자


TENET은 미래, 현재, 과거로부터의 시간협공을 막는 미래조직인데 교리, 교의, 신념의 뜻으로 종교적인 의미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단어는 사토르 마방진에서 가로에서든 세로에서든 다섯 단어가 똑같이 읽히며 원십자형으로 나타난다. 서양문화에서 십자가는 구원자를 암시하게 되는데, 주인공이 세상을 구원한다는 것을 말한다. 실제 주인공은 미래에 테넷 조직을 창립하는 주도자가 될 운명이다.

영화 제목 테넷은 사토르 마방진에서 중앙에 원십자 형태로 배치돼 있다. 원십자는 로마인들이 죄수들을 형틀에 매달아 못을 박아 죽이는 십자가가 아니다. 가로세로 길이가 똑같은 원십자를 오리지날 크로스original cross라 하는데, 이 원십자의 상징성을 깨닫고 선포한 시원종족이 환국이다. 환단고기 문화에서 원십자는 태고 원형문화의 보편적 상징이다. 전 지구에 말을 타고 다니면서 원십자를 전파한 중간 매개종족, 전파종족이 유라시아 유목민이다. 이 유목민을 통해서 원십자가 전 지구에 걸쳐 시원문화의 상징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행복, 평안함, 자연과의 합일, 신과 인간, 대자연의 신성·본성, 이것이 원십자로 상징된다. 그리스 항해사들이 생명처럼 여긴 것이 네 개의 주요 방위이다. 유라시아에서 건너간 유목민 켈트문화의 원십자에는 정동서남북에 3수로 얽혀져 있다. 중앙에 원십자가 또 있다. 원십자의 중앙은 본체, 하나님의 마음을 상징한다. -러시아 환단고기 북콘서트, 종도사님 도훈



영화에 대해 도생님들과 도담을 나누던 중 프로그램 개발자 한 분이 TENET이란 글자를 TEN+NET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은가 하고 제안을 했다. 이러면 ‘10의 네트워크’란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하나님의 수 10이 대우주를 연결하는 초연결망의 중심에 있다는 의미다. 너무 좋은 해석이라고 동의했다. 종도사님께서는 ‘10은 시간과 공간, 인간과 만물을 조화시키고 성숙케 하는 수’라고 하셨다. 일찍이 십자가의 도를 보여준 예수 성자는 보병궁 복음서에서 ‘하나님은 10수이다(God is the Ten)’라고 했다. 사토르 마방진을 통해서, 이 영화는 낙서를 주제로 만들었고, 알고리즘 9개의 설정으로 낙서 9수의 세상을 얘기했는데, 결국 제목 테넷을 통해 10수를 드러냈다.

우주를 주재하는 절대자는 천지가 성숙하는 가을 시간대를 타고 오신다. 선천문명의 진화·발전 원리를 암시하는 낙서에는 중앙에 5토五土만 있고 10토十土가 빠져 있다. 이것은 새 세계를 개벽하는 우주의 통치자가 선천 시간대에는 직접 오시지 않고, 당신의 대행자(성자)를 내려보내 인간 세계를 교화시킨 후에, ‘선후천교역기’에 이르러 십무극 천지대운을 타고서 비로소 인간으로 오심을 암시한다. 제목 테넷은 지금이 하나님의 인간 강세 시대라고 말하는 것 같다.

■ OPERA와 ROTAS


영화의 첫 장면은 수많은 관중이 모인 오페라 극장의 작전 장면이다. 오페라는 대사에 음악을 붙인 것을 가수가 독창 또는 합창을 하면서 이루어지는 극을 말하는데, 수많은 관중을 두고 무대에서 공연이 펼쳐지는 것은 지구라는 무대 위에 펼쳐지는 인간 역사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OPERA의 철자를 뒤집으면 고야의 그림을 위작한 AREPO가 나오고 이는 또 사투르누스로 이어진다.

ROTAS는 시간역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인버전 장치로 나오는데 바퀴, 회전, 역행 등의 뜻이 있다. 영화 테넷이 우주의 시간 흐름을 다루고 있고, 사투르누스를 등장시킬 정도로 진리 세계에 접근한 것으로 볼 때 ROTAS도 그에 걸맞는 해석을 해볼 수 있다. 인버전 장치는 총 4개가 나온다. 각각 다른 모양으로 만들어졌는데 큰 것은 차가 들어갈 정도로 거대한 규모이다. 둥근 회전문回轉門의 형태로 이 문을 통과한 존재는 시간을 역행하게 된다.

사토르 마방진 자체가 회문回文(앞에서부터 바로 읽으나 뒤에서부터 거꾸로 읽으나 뜻이 통하는 글)이기도 한데, 노스트라다무스를 포함한 서양의 많은 예언가들은 예언을 전할 때 회문의 글자 재배치를 통해 비밀을 감추기도 한다. 또 회전문은 순환의 성격을 보여준다. 4개의 회전문을 통과해서 다른 질서 속으로 들어가는 것 자체가 우주원리의 12지지에서 진술축미의 4토의 작용을 떠올리게 한다.

가을에서 겨울로는 술토, 겨울에서 봄으로는 축토, 봄에서 여름으로는 진토, 그리고 이번 가을개벽기의 여름·가을 교차기에는 10미토가 작용한다. 놀란 감독이 이런 설정을 의도하진 않았겠지만 결과적으로 진리적 의미와 잘 부합된다. 또한 ROTAS는 시간을 뜻하는 크로노스, 즉 사투르누스(SATOR)를 뒤집은 글자다.

■ 인버전INVERSION


inversion은 ①전도轉倒, ②역逆, ③어순전도 도치법 등의 뜻이 있다.

영화에서 인버전은 사물의 엔트로피(무질서도 증가)를 반전시켜 시간을 거스를 수 있는 미래기술로 나온다. 미래에서 인버전된 무기를 현재로 보내 과거를 파괴할 수 있다. 주인공을 테넷 조직으로 끌어들이는 테넷 간부가 테넷의 상징으로 양 손가락 깍지를 보여주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미래로 흐르는 시간과 과거로 흐르는 시간, 두 개의 시간 흐름이 맞물려 있고 한쪽은 3차대전을 한쪽은 그것을 막으려는 두 개 세력의 충돌을 의미하기도 한다.

시간은 에너지의 한 형태이다. 이 세계에 있어서의 생명의 원천을 발견하기 위해서 우리들이 고찰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바로 시간의 속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 시간이야말로 가장 중요하고 또 가장 불가사의한 자연의 속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 시간은 우리들의 모든 것을 연결시키고 또 존재계의 모든 사물을 결부시키고 있다. - 코지레프 박사, 구소련에서 가장 저명한 천체물리학자


현대과학이 밝혀냈듯이, 우주의 조화생명[氣]이 스스로 지니고 있는 변화원리[理]의 흐름이 바로 시간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시간의 흐름은 현실적인 측면에서 보면 천지일월의 순환운동에 의해서 비로소 우리에게 인식된다. 그러므로 우리가 시간의 속성과 시간의 흐름에 관련된 우주의 법칙을 알려면 반드시 천지일월의 운행 법도를 깨쳐야만 하는 것이다.

시간이란 우주의 신(우주의 변화정신)이 현상계에 자신을 그대로 노출시켜 놓은 조화신의 자기 얼굴이다. - 안경전 종도사님


시간의 질서는 양의 역逆운동과 음의 순順운동을 한다. 음양변화를 다른 말로 ‘순역順逆’운동이라 한다. 봄여름철에 초목의 수액이 뿌리로부터 위로 올라가면서 가지와 나뭇잎이 벌어져 무성하게 자라는 것과 같이, 본래의 자리에서 멀어지면서 분열·성장해가는 양의 과정은 거스를 역逆 자의 ‘역운동’이다. 반면에 분열의 극에서 ‘극즉반極則返’하여 다시 본래의 자리로 돌아와 수렴되는 음운동은 순할 순順 자의 ‘순운동’이다. 이때 근원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원시반본原始返本’이라고 한다. 원시반본은 가을대개벽의 모든 문제를 바르게 보는 핵심 주제이다.

영화에서 인버전은 극즉반을 떠올리게 한다. 성장하는 양의 운동이 극에 달하면 정반대로 뒤집어져서 수렴하는 음의 운동을 한다. 영화의 인버전은 해당 물체나 사람의 시간만을 뒤집어 되감기를 하게 되지만, 극즉반은 양의 역운동을 음의 순운동으로 뒤집어 본래 자리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이것은 괘상에서도 느낄 수 있는데, 우주의 봄을 나타내는 복희팔괘와 여름을 나타내는 문왕팔괘는 괘의 방향이 안에서 밖으로 향하게 그려져 있다. 그런데 가을의 천지질서를 보여주는 「정역팔괘도」를 보면 천지의 조화기운이 수렴·통일 운동을 한다는 것을 암시하기 위해, 괘의 방향이 선천의 복희팔괘와 문왕팔괘와는 정반대인 안쪽으로 향하여 그려져 있다. 이는 밖으로 뻗어나가던 양기운이 안으로 수렴·통일되는 상이다. 이 또한 괘상에서 볼 수 있는 인버전이다. 우주 가을철에는 주역에서 정역으로 천지의 틀이 바뀌는 것이다.

■ 엔트로피와 네겐트로피


영화에서 미래의 어느 시점에 엔트로피를 역전시키는 이론이 개발되고 엔트로피 역전이 곧 시간 역행이라는 인버전 기술로 소개된다. 엔트로피entropy의 개념은 물리학자 클라지우스Clausiu가 1850년 열이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흘러가는 열확산의 끊임없는 증가량의 레벨을 엔트로피라고 부른 것이 시초가 되었다. 엔트로피는 닫힌계, 폐쇄계에서 에너지의 무질서한 정도를 나타내는 척도이다. 열역학 제2법칙을 엔트로피 법칙이라고도 하며, 자연계에서 에너지는 반드시 엔트로피가 낮은 상태(질서)에서 높은 상태(무질서)로 변한다. 속담으로 ‘엎질러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다’도 여기에 해당된다. 엎질러진 물은 억지로 모아서 컵에 담을 수 있겠지만 그러기 위해선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고, 결국 주변의 엔트로피를 크게 증가시킨다. 어떤 시스템(우주도 마찬가지)을 내버려두면 언젠가는 엔트로피가 최대 수준까지 증가해 그 시스템은 기능이 정지하거나 해체되어버리고 만다.

로봇공학의 삼원칙으로 유명한 아이작 아시모프의 SF단편소설 ‘최후의 질문(The Last Question)’은 엔트로피 증가법칙에 따른 우주종말에 관한 작품이다. ‘엔트로피를 역전시켜 우주의 열사망으로부터 구할 방법을 찾아라’라는 주제로 놀라운 얘기가 전개된다.

2061년 인류는 최고의 인공지능 컴퓨터를 만들어서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끌어 쓸 수 있게 되고 에너지 걱정을 하지 않는다. 친구 두 명이 우주 나이가 1조 년 정도 지나면 우주의 엔트로피는 최대에 도달하고 모든 것이 어둠에 잠길 텐데 이것을 바꿀 방법이 없을까라는 대화를 한다. 언젠가는 엔트로피의 증가로 우주는 열사망에 이를 텐데 그것을 바꿀 수 있냐고 인공지능 ‘멀티백’(당대 최고 인공지능)에게 물어본다. 멀티백은 자료 부족으로 대답할 수 없다고 한다.

아시모프의 이 소설에 대해 어쩌면 종도사님의 말씀 중에 답이라고 생각되는 도훈이 있다.

천지가 왜 영원히 무너지지 않는가? 천지 성경신이니까. 우주는 영원히 항존한다. 생명이 영원히 살기 위해서는 성경신이 아니면 안 되는 것이다. - 2019년 1월 16일, 대구경북지역 순방, 종도사님 도훈


天地誠敬信(천지성경신) (道典 9:218:4)


세상 어떤 것도 엔트로피 법칙을 벗어날 수 없다고 하지만 반대되는 현상이 있다. 생명체는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끊임없이 받아들이므로 개방계라고 부른다. 이러한 개방계에서는 엔트로피가 반대의 방향을 가질 수 있는데 이를 네겐트로피negentropy라고 하며 물리학자 슈뢰딩거Schrödinger가 규정하였다. 시간이 지나면 우주의 법칙은 질서에서 무질서로 변해가지만 생명체만은 반대로 무질서에서 질서로 역행한다. 자기 자신을 조직화하는 것이다. 이 사실은 태상종도사님의 말씀을 떠올리게 한다.

세상 만사가 순해야 하지만 지리와 수행법만은 역해야 한다. - 태상종도사님


이런 의미에서 이 영화의 엔트로피 역전은 수행의 역법을 떠올리게 한다. 인버전은 글자 그대로 역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생장염장의 자연법칙에 의해서 생로병사로 나아가지만, 생명을 건강하게 하는 법칙은 그것을 거꾸로 소급해서 역법逆法으로 가는 것이다.

엔트로피는 무질서도 증가의 법칙이다. 과학이론을 상제님 진리와 1:1로 매치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겠지만 이것은 마치 봄에 생명을 지상에 내치고, 여름에 생명의 기운을 흩뜨리는 방放·탕蕩의 모습만을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영화에서는 인버전되면 시간역행으로 되감기되는 것으로 그려져 수렴통일하는 시간대의 모습을 보여 주기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실제 우주의 가을·겨울은 신神·도道의 모습으로 조화와 근본으로 돌아간다.

春之氣(춘지기)는 放也(방야)요 夏之氣(하지기)는 蕩也(탕야)요
秋之氣(추지기)는 神也(신야)요 冬之氣(동지기)는 道也(도야)니
(道典 6:124:9)


상제님께서는 하늘이 지구에 생명을 창조·변화시키는 1년 사계절 각각의 특성을 ‘방放·탕蕩·신神·도道’라고 밝혀주셨다. 봄이 되면 하늘기운(생명과 성신)을 지상에 내쳐서(放) 만물을 소생하게 하고, 여름이 되면 생명의 기운을 흩뜨려서(蕩) 만물을 강렬하게 성장시키며, 가을이 되면 천지의 서신西神이 들어와 추살기운이 내리는 심판 속에 만물이 결실을 이루게 하고, 겨울에는 만물이 창조운동을 종결짓고 생명의 근본자리(道)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 맥스웰의 도깨비와 토土


주인공은 테넷의 과학자를 만나 인버전의 원리를 듣는다. 이때 연구실 칠판에 그림이 보이는데 이것이 맥스웰의 도깨비 사고실험(Thought experiment)이다. 이런 그림을 영화에 넣은 것으로 볼 때 놀란 감독은 도깨비(신)의 존재를 믿는 것으로 보인다.

맥스웰의 도깨비(Maxwell's demon)란 물리학자 제임스 맥스웰이 1871년 고안해낸 것으로 엔트로피의 감소가 가능한 조건을 가정해본 개념이다. 맥스웰은 분자의 운동을 완전히 꿰뚫고 있는 도깨비 같은 존재가 있다면 엔트로피의 감소가 가능할 것이라고 정리했다. 맥스웰은 항상 무질서한 방향으로 진행되는 세상에는 인간의 자유의지가 개입될 수 없는 결정론적 세계라고 보았다. 맥스웰은 구멍난 칸막이가 있는 상자에 기체를 넣고 중간에서 구멍을 열고 닫는 도깨비를 가정해 엔트로피를 감소시키는 생각을 했다. 맥스웰은 다음과 같이 그의 사고실험을 기술하였다. 이 기술을 잘 읽어보면 맥스웰은 마치 자연신으로서의 도깨비의 존재를 눈치챈 것처럼 보인다.

도깨비가 기체분자의 속도에 따라 문을 적절히 열고 닫으면 한쪽에는 운동속도가 빠른 기체, 다른 쪽에는 느린 기체를 모을 수 있다. 이렇게 두 기체의 속도 차이, 온도 차이가 생기면 그 계는 에너지를 계속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에너지를 공급하지 않아도 맥스웰의 도깨비만 존재하면 영구기관과 같은 일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과학은 도깨비가 일을 하려면 어떤 형태로든 에너지가 필요할 것이고 결국 공급해준 에너지보다 더 많은 일을 얻을 수 없고 그만큼의 무질서도가 증가해 열역학 제2법칙은 깨지지 않았다고 한다. 현대과학의 이론을 신도세계나 동양 정신문화와 백 퍼센트 일치되게 할 수는 없지만 비슷한 개념들을 떠올리게 된다.

상제님께서 “증가(甑哥)가 도깨비 성(姓)이니 내가 증가다.” 하시거늘 호연이 “증산은 무슨, 도깨비지.” 하매 “그래. 도깨비다, 도깨비.” 하며 맞장구를 치시니라. 이때 호연이 평소 상제님께서 도깨비를 친구라고 하신 말씀이 생각나 “도깨비보고 ‘막대기가 무슨 일을 하겠냐.’면서 그게 친구예요?” 하니 그저 웃기만 하시니라. (道典 4:78:8~10)

네가 만일 망량을 사귀려면 진(眞)망량을 사귈진저. (3:29:9)


상제님은 당신님이 증가라고 하셨다. 상제님은 조화 방망이를 휘두르는 진망량이시다. 상제님의 존호인 시루 ‘증(甑)’ 자는 모든 미완성된 것을 익혀서 성숙·완성시키는 조화정신의 표상이다. 망량은 천지의 중앙 토土 자리를 주재하며 천지의 음양을 다스리는 조화신이다.

맥스웰 실험은 한쪽은 에너지가 높고(火) 한쪽은 낮은(水) 두 개의 세계를 중앙에서 조절해서 끊임없이 순환이 이뤄지도록 하는 미지의 존재를 설정했다. 이 존재는 자연신으로서는 도깨비가 떠오르고 기운으로서는 토의 역할이다. 우주 일 년의 선천과 후천이 토를 변화 마디로 하여 순환이 이루어진다. 우주가 자율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것은 토가 자율적 변화의 요인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천과 후천이 모두 토에서 기운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토는 양을 음으로, 음을 양으로 전이시키는 역할을 하면서 우주를 영원히 순환하게 한다.’는 표현이 있다. 이 전이를 영화에서 말하는 인버전으로 생각해보게 된다.

■ 맺음말


시간을 주제로 한 영화에 관한 새로운 장을 연 놀란 감독은 이 아이디어를 20년 동안 생각해왔고, 테넷 시나리오를 쓰는 데만 6년이 걸렸다고 한다. 세월만큼이나 진리적인 많은 메시지를 담고 풍부한 해석의 요소를 담고 있다. 테넷은 사토르 마방진을 토대로 하여 낙서를 드러냈고 그 증거로 알고리즘을 9개로 설정하였다. 인버전과 엔트로피는 우주운동의 극즉반과 원시반본, 그리고 음양의 순역운동으로 해석하기 좋은 내용이다. 맥스웰의 도깨비는 동양문화의 도깨비와 토土에 연결되기에 좋은 내용이다. 주인공은 사토르에게 이런 말을 한다.

대사를 보는 순간 이것은 완전히 환부역조에 대한 경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테넷은 미래로부터, 과거로부터, 현재로부터의 시간공격을 역시 미래, 과거, 현재의 사람들이 시간협공으로 지켜낸다. 영화의 세부 설정이 어쨌든 어쩌면 증산도가 하고 있는 일과 같은 구조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과거의 수많은 원한 맺힌 척신의 시간 보복에 대해, 진리를 무기로 과거를 살았던 조상님들이 현재의 자손들과 힘을 합쳐 인류를 건지고 그 백대 조상까지를 건져내는 시간 구원이 아닐까. 많은 사람들이 영화 테넷을 해석하지만 시간 여행과 물리학, 액션과 촬영 기법 등에만 관심이 몰려 있는 것 같다. 이 속에 인류 원형문화와 증산도 진리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을 살피고 도담을 나눌 수 있는 요소가 있음을 발견하시길 바란다.



■낙서가 세상에 나오게 된 배경 (안경전 종도사님 도훈)
9년 대홍수에 관한 기록, 이 사건의 역사왜곡이 왜 심각한가?

단군왕검이, 재위 50년 정사년에 홍수가 일어나자 이듬해에 강화도 마리산 참성단에서 우주 지존자 삼신상제님께, 우주 통치자 하나님께 직접 천제를 올리셨다. 그 뒤에 중국에서 계속 대홍수가 일어나서 순임금의 왕조가 무너지려 했다. 반란이 일어나고, 중국 천하가 물바다가 되었는데, 바로 이 사건을 끌러주신 분이 누구인가? 오행치수법이라는 홍수를 다스리는 법을 적은 「홍범구주洪範九疇」 또는 금간옥첩金簡玉牒을 시조 단군왕검께서 태자 부루扶婁로 하여금 전하게 하셨던 것이다.

「홍범구주」는 무엇인가? 바로 나라를 열어서 경영하는 국가통치헌법 전문이다. 그 내용 중 다섯째에 황극皇極이 있다. 그래서 예전에는 제왕을 황극이라 부른 것이다. 우가 「홍범구주」를 전수받아서 9년 홍수를 다스리고 민심을 얻어 중국 고대 3대 왕조의 하나인 하夏나라를 연 것이다. 그래서 하우씨夏禹氏라 부른다.

「홍범구주」의 구수九數 사상은 어디에서 왔는가? 「천부경」의 9×9=81, 구수를 완성하신 분이 바로 단군조선의 시조 단군왕검이었다. 그 역사는 원래 ‘천지의 진리와 역사의 진실을 변증하는 글’이라는 뜻의 잃어버린 우리 역사서 『대변설大辯說』에 있던 것인데, 행촌杏村 이암李嵒이 그것을 『태백진훈太白眞訓』에 실었다. 이암의 현손인 이맥李陌은 『태백진훈』에 주석을 붙였다. 후대에 이기李沂(1848~1909)가 쓴 『태백속경太白續經』에도 관련 내용이 실렸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단군왕검이 아주 희귀한 금 거북이를 잡아서 그 등에다가 2·7·6, 9·5·1, 4·3·8, 낙서洛書를 써서 바다에다 띄우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네가 지동지서之東之西, 동쪽으로 가든 서쪽으로 가든, 네가 가는 대로 맡긴다. 이것을 얻는 자는 성인聖人이리라.” 그래서 바다에 보냈는데 낙수洛水라는 곳에서 해인海人 곧 어부에게 잡혔는데, 홍수를 다스리기 위해서 고민하던 우禹가 그 옆을 지나다가 그것을 얻었다. 그래서 우가 진짜 성인이 된 것이다. 단군왕검께서 천지의 구수, 바로 「천부경」과 하도河圖의 수의 이치에 도를 통해서, 금 거북이 등에다가 낙서의 숫자를 써서 띄웠던 것이다.

우주창조의 설계도, 상생으로 사계절이 돌아가는 하도의 음양 짝이 되는 것이 낙서이다. 왜 이 세상에 상극 전쟁이 있고, 고난이 있고, 억울한 죽음이 있고, 피의 역사가 있는가? 그 상극의 이치를 밝힌 것이 낙서이다. 하도는 상생 55수로, 일에서 십까지 있기 때문에, 앞으로 오는 새 우주 탄생을 이해하려면 하도를 알아야 된다. 지금까지 인류가 탄생해서 자라온 여름철까지의 변화, 선천 변화는 낙서에서 알 수 있다. 하도는 팔괘를 그리신 복희씨가, 낙서는 단군왕검이 완성했다.
- 2018. 5. 31(목), 세계환단학회 종도사님 도훈 요약 정리


■황금거북 발견되다 (서울신문)
한편 지난 8월 20일 서울신문에는 네팔에서 황금 거북이 발견됐다는 뉴스가 실렸다. 네팔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공개된 거북은 ‘인도 갠지스강 상자자라’ 종으로 추정되며, 이 중 마치 금처럼 짙고 밝은 노란빛을 띠는 ‘황금 거북’이 네팔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 희귀한 거북을 발견한 파충류 전문가 카멜 데브코타로는 “이 거북은 단순한 희귀동물 이상으로 영적인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힌두교에서는 황금색을 띤 거북을 힌두교 3대 신 중 하나인 비슈누의 제2현신으로 여겨 숭배한다고 한다. 황금 거북은 비슈누의 화신으로 거북의 형태로 인간 세계에 내려와 사람들을 구원한다는 믿음이 있다. 인도에서는 거북의 모습으로 세상에 내려온 신을 ‘쿠르마Kurma’라고 부르며 숭배한다. 거북은 신화에서 우주적 재난 속에서 인간을 구원하는 존재로 자주 등장하기도 한다.

동방 한민족 문화에서 거북은 북방 현무를 상징하는데, 인도에서도 신화적인 면을 보여주고 있다. 단군조선 시대에도 진리를 전해주는 메신저로서 황금 거북이 실제로 존재했음을 알려주는 기사라 하겠다.

■ 각 단어의 뜻과 심층적인 의미
SATOR는 악당이다. 영화에서 사토르는 췌장암 말기의 환자로 죽음이 얼마 안 남은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 자신이 세상을 못 얻을 바에야 이 세상도 같이 없애버리려 한다. 그와 뜻을 맞춘 미래권력자들은 현재의 사람들이 환경을 오염시켜 이상기후로 지구를 망치자, 악당 SATOR에게 인버전된 무기와 장비를 보내 현재와 과거를 지워버리려 한다.

AREPO는 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의 위작을 그려 파는 사기꾼 이름이다. 고야 작품에 정통한 사토르의 아내 캣(엘리자베스 데비키)에게 사기를 친다. 캣은 이 실수로 남편에게 얽매여 지낸다. 주인공 주도자는 이 그림을 미끼로 캣에게 접근한다.

TENET은 미래권력자들과 SATOR의 시간협공을 막는 미래조직이다.

OPERA는 영화의 시작 장면에서 테러가 일어나는 곳이고, 시간역행을 하게 해주는 알고리즘 중 하나가 처음 등장하는 곳이다. 또한 주인공이 시간공격에 대항하는 테넷에 적합한 인물인지 알아보는 테스트 장소이기도 하다.

ROTAS는 시간(엔트로피)을 뒤집는 인버전을 하는 회전문 장치를 말한다. 영화에서는 총 4개가 등장한다.

이 다섯 단어에 대한 좀 더 깊은 의미와 증산도 진리적인 해석을 해보고자 한다.

■노스트라다무스의 ‘사투르누스’
떠나라, 떠나라, 모두 쥬네브를 떠나라
‘황금의 사투르누스’가 ‘쇠’로 변하리라
‘레이포즈’에 반대하는 자는 모두 절멸되리라
그 전에 하늘은 징조를 보이리라. - 노스트라다무스, 백시선(9:44)


이 내용은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에서 가장 신비한 구절이라 생각된다. 여기에 ‘황금의 사투르누스가 쇠로 변한다’는 미스테리한 내용이 있다. 사투르누스라는 말은 본래 로마신화(그리스신화에서는 크로노스)에 그 기원을 두고 있는데, 별을 가리킬 때에는 토성을 의미한다.

동양의 우주론으로 해석해 보면 크로노스, 즉 사투르누스는 오행의 토土에 대응한다. 더 구체적으로 말해서 십토十土에 해당하는데, 음과 양의 두 생명기운이 통일된 상태(무극)를 가리킨다. 토土는 색채로는 황금색이다. 그래서 노스트라다무스는 황금의 사투르누스라고 말하였다. 이 시에 나타난 쇠도 물질적인 금속이 아니라 오행의 금金을 상징한다.

우주의 조화기운이 성장기에서 성숙기로 대전환할 때에는 ‘화극금火克金’이라는 상극현상이 발생한다. 이때 통일의 조화기운인 십토十土가 중개함으로써 상극이 아닌 ‘토생금의 상생원리’가 작동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火生土, 土生金). ‘황금의 사투르누스가 쇠로 변하리라’는 말은 바로 사투르누스라는 10土가 금金기운을 낳음으로써 무사히 ‘완성의 새 시대로 전환’되는 것을 가리킨다.

지금은 우주의 봄여름이 바뀌는 하추교역기夏秋交易期, 금화교역기金火交易期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갈 때는 화극금火克金하기 때문에 개벽이 일어난다. 10미토十未土 상제님께서 오셔서 화생토火生土, 토생금土生金하여 여름과 가을을 이어주신다. 상제님은 상극相克 세상에서 상생相生의 세상으로 넘어가는 생명의 다리를 놓아주셨다. - 태상종도사님 도훈


■ [그리스 신화이야기] 크로노스→제우스→아테나→아폴론→무사이
신화를 살펴보자. 크로노스에 얽힌 이야기는 우주가 생성, 분화되어가는 과정을 인격화하여 전해주고 있다. 크로노스는 ‘씨 뿌리는 자’이며 그가 다스릴 때 세계는 결백과 순결의 황금시대였다. 그런데 그는 자식을 낳으면 마구 잡아먹어 버렸기 때문에 세계는 여전히 암흑이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 아내 레아는 아들 제우스Zeus를 낳아 기르는 데 성공했다. 그리스 사람들은 그를 인간과 만물의 창조자이며 통수자로서 상정했다. 제우스는 로마신화에서 쥬피터라고 하는데 별로는 목성을 가리킨다. 복희팔괘에서는 만물의 탄생기운을 진震괘로 나타내며 그것은 또한 번개[雷]로 표상되는데, 공교롭게도 제우스는 ‘번개를 지닌 독수리’를 총애하였다. 이것은 제우스가 만물의 탄생 과정에서 작용하는 조화기운인 ‘목木의 정신을 상징’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제우스는 아테나Athéna라는 딸을 낳았는데 그녀는 힘과 지혜를 겸비한 여신女神이다. 아테나가 수호와 지혜의 신이기 때문에 투구를 쓰고 창과 방패로 무장을 한 채 벼락같은 함성을 지르며 제우스의 머리에서 나왔다. 제우스는 아들도 낳았는데 그가 태양신 아폴론Apollon이다.

아테나 여신[陰]과 아폴론[陽, 태양의 신]은 우주생명이 분열운동하며 만물을 성장시켜가는 ‘화火의 단계’를 설명해 주고 있다. 아테나 여신이 제우스의 머리에서 나왔다는 것은 우주생명이 탄생[木]에서 성장[火]으로 처음 전환하는 과정에서는 반드시 화火가 목木의 머리에서 갈라져 나온다는 섭리를 상징한다. 또 아테나를 여신으로 나타낸 것은 생명의 분열과정인 화의 초기 단계인 2화[二巳火, 음]를 의미하며, 아테나가 무장을 하고 나온 이유는 분산의 최후 과정인 7화[七午火, 양]의 생명을 잘 수호하여 만물의 성장 과정이 마지막 단계(일곱 번째 큰 수)까지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생명의 신성神性을 표상하는 아폴론이 태양의 신이면서 동시에 제도와 형벌의 신으로 전해지는 신비한 원리는, 이러한 불(2·7火)의 시대에 우주의 불[火]기운을 쏘이며 성장해나가는 인간 세상이 분열의 극한 시대를 맞아 화형장과 같은 고통의 세상으로 화한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이것은 인간의 정신세계가 성장·발전해가는 원리를 나타내고 있는 문왕팔괘에서, 아폴론의 신성을 나타내주는 불이 태양 자체[남방, 離]를 상징하고 있음에서 뚜렷이 알 수 있다.

제우스는 또 기억의 여신인 므네모시네Mnémosyne와의 사이에서 노래, 시가, 예술, 학문을 관장하는 무사이Musai라는 이름의 아홉 여신을 낳았다. 무사이는 무사Musa의 복수형이다. 이는 뮤즈Muse를 의미하고, 음악을 뜻하는 뮤직music과 박물관을 의미하는 뮤지엄museum이라는 말의 어원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크로노스 → 제우스 → 아테나 → 아폴론 → 무사이’로 이어지는 탄생의 순서가 바로 동양의 우주원리로 볼 때, 인간의 영혼(정신)이 창조되어 진화·발전하는, 선천에 우주생명이 순환하는 과정을 말해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개벽이다』 상권, 우주원리로 풀어보는 그리스 신화 요약 정리)

■아이작 아시모프의 SF소설 : 〈최후의 질문The Last Question〉(단편)
질문 : “어떻게 하면 우주 전체의 엔트로피 총량이 대량으로 감소할 수 있을까?”
멀티백 : “자료 부족으로 대답이 불가능함”


긴 시간이 흐르고 인류는 별들의 모든 에너지를 쓸 수 있는 인공지능을 만들어 같은 질문을 한다.

마이크로백 : “자료 부족으로 대답이 불가능함”


2만 년 후 인류는 은하 에너지를 모두 쓸 수 있는 인공지능에게 같은 질문을 한다.

은하 AC : “자료 부족으로 대답이 불가능함”


까마득한 미래의 어느 순간 인류는 질문한다.

“우주 AC여! 어떻게 하면 별들이 죽지 않을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엔트로피를 역전시킬 수 있는가?”
우주 AC : “아직 자료가 부족하여 대답할 수 없습니다.”


우주는 10조 년에 걸친 멸망 과정을 거쳐 어두워져 갔다. 진화한 인류는 AC와 하나가 되었고, 우주는 절대 영도를 향해 치닫고 있었다. 거의 무한한 시간이 흐른 후 AC는 마침내 엔트로피의 방향을 역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알아냈다. AC는 말했다.
“빛이 있으라.”

■ [도인의 삶] 상제님의 12포태법과 관왕도수
인간의 생명을 유지해주는 2대 동력원인 내 몸의 물과 불의 순환, 그것을 ‘수승화강水昇火降’이라 한다. 인간 생명의 상징은 심장의 화火기운과 신장의 수水기운이다. 불은 위로 날아가고, 물은 아래로 가는 것이 자연이치이지만 그대로 두면 생명은 소멸해버린다. 그래서 수승화강, 수행을 통해서 물기운을 역으로 끌어올리고 불기운을 아래로 내려 수화가 교구交媾될 때 우리 몸의 생명 활동이 건강하게 지속될 수 있는 것이다.

정精이 기화氣化되고 신화神化되어, 진정한 역법逆法의 수승화강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될 때 세계에서 천지와 더불어 하나로 조화되어 사는 진정한 도인이라 할 수 있다. - 종도사님 도훈


천지의 작용(用)은 ‘포태 양생 욕대 관왕 쇠병 사장’이니라. (道典 10:106:2)


12포태법에서는 인생을 포태胞胎, 양생養生, 욕대浴帶, 관왕冠旺, 쇠병衰病, 사장死葬으로 구분한다. 관왕은 인간이 성장하여 관례를 거침으로써 성년이 되는 과정으로 인생에서 가장 활동이 왕성한 시기를 일컫는다. 상제님께서는 우주 가을철을 맞아 인류문명이 성숙의 통일 과정으로 들어설 수 있도록 관왕도수로 천지공사를 처결해 놓으셨다. 그런데 이 12포태법을 뒤집어서 쓰신 공사가 있다.

9월에 상제님께서 양지 일곱 장에 좌서(左書)하시니 이러하니라.
病은 自己而發하나니
葬死病衰旺冠帶浴生養胎胞니라.
(道典 5:318:1~3)


좌서하셨으니 오른쪽과 왼쪽을 바꾸어 쓰신 것이다. 사토르 마방진이 좌우를 뒤집어도 의미를 갖는데 상제님도 뒤집어 쓰셨다. 여기서 더 나아가 상제님은 인간의 모든 병이 생명의 근원자리인 마음에서 발생한다 하시고, 후천에는 ‘포태(잉태하고)·양생(길러서 낳고)·욕대(목욕시켜 옷 입히고)·관왕(다 커서 의관을 차려입는 한창 시절)’만 남기고, 그 뒤 늙어서 병들고 죽어서 장사지내는 쇠병사장을 인간의 몸과 마음 속에서 없애 버림으로써 불로장생의 삶을 열어 놓으셨다. 후천에는 모든 인간이 태을주 주문을 읽고 생명개벽을 하여 조화선경의 선체仙體가 되는 길을 열어주셨다. [도전 10:106 가을문명의 관왕 도수, 7:4 지구촌이 한집안 되는 후천선경 참조]

■ 맥스웰의 도깨비(Maxwell's demon)
“너무 뛰어난 어떤 존재, 그래서 모든 분자의 움직임을 전부 알 수 있는 그런 존재를 생각해보자. 그 존재는 우리에게 불가능한 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균일한 온도의 공기로 차 있는 통 안의 여러 분자가 움직이는 것을 본다면 각 분자의 속도는 결코 균일하지 않을 것이다. 비록 많은 수의 분자를 취해서 각 무리의 평균속도를 낸다면 균일하지만 말이다. 이제 그 통을 A와 B 두 부분으로 나누는 것을 가정해보자. 그 사이에는 작은 구멍이 있다. 그리고 그 존재(각각의 분자를 모두 볼 수 있는)는 이 구멍을 열었다 닫는다. 빠르게 움직이는 쪽은 A에서 B로 가게 하고 느리게 움직이는 쪽은 B에서 A로 가게 한다. 그 존재는 즉 일의 지출 없이 B쪽의 온도를 높이고 A쪽의 온도를 낮추는 것이다. 이는 열역학 제2법칙에 위배된다.” [위키백과]

■ 토土는 신神과 같은 세계
토는 양을 음으로, 음을 양으로 전이시키는 역할을 하면서 우주를 영원히 순환하게 한다. 토土는 신神과 같은 세계다. 우주생명의 본성, 참모습이 토土이다. 그래서 토를 ‘중도실상中道實相’이라고 한다. 운동의 본체로 작용하는 이 토土를 선천과 후천으로 구분해서, 선천의 5토土는 ‘황극皇極’, 후천의 10토土는 ‘무극無極’이라 한다. 이 황극을 중심으로 선천의 분열운동이 이루어 나가고 무극에서 모든 변화가 수렴·통일되는, 변화의 궁극 목적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이 무극의 통일이 완전히 수렴하여 공으로 변화한 자리가 술戌이다. 이 술은 태극의 자리로 만물을 창조하는 우주운동의 본체 자리이다. - 『증산도의 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