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6월 홈 | 기사목록 | 되돌아가기

    [건강]

    한의학건강칼럼 | 음식의 다섯 가지 맛, 오미 제대로 알고 먹자(1)

    - 신맛과 쓴맛에 대하여


    한 국 / 상생한의원 원장

    오미와 육미
    지난 칼럼에 음식의 오방 색깔과 건강과의 관련성을 논했는데, 이번에는 음식의 다섯 가지 맛(신맛, 쓴맛, 단맛, 매운맛, 짠맛)과 건강에 대해 논해 보겠습니다. 우선 각 맛에 대해 세부적으로 살피기 전에 오미五味, 즉 다섯 가지 맛에 대한 얘기를 하겠습니다.

    흔히들 서양의 신경학적으로 미각 중 매운맛은 맛의 종류가 아니라고들 합니다. 서양 사람들은 매운 음식을 먹고 ‘It’s so hot’이라고 합니다. 맵다는 느낌은 뜨겁다, 아프다, 따갑다 등 통각이나 열감에 관련된 감각이라고들 하지만, 동양의학에선 음식의 오미에 대한 기운 반응을 포괄하여 오행으로 귀결시켰기 때문에 매운맛을 오미에 포함시켰습니다. 매운맛을 포함한 신맛, 쓴맛, 단맛, 짠맛을 다섯 가지 맛, 오미五味라고 했으며, 추가로 담미淡味, 즉 담백한 맛을 포함해서 육미라고 하기도 했죠.

    아래 표는 오미, 다섯 가지 맛의 작용과 귀속되는 오행 및 생성하는 장부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산고감신함酸苦甘辛鹹은 오미五味의 한자 표현이며, 수견완산연收堅緩散軟은 그 맛의 작용입니다. 풀어 쓰면 신맛은 거두고(收:거둘 수), 쓴맛은 견고(堅:굳을 견)하게 하며, 단맛은 완만(緩:늘어질 완)하게 하며, 매운맛은 발산(散:흩어질 산)하게 하며, 짠맛은 부드럽게(軟:부드러울 연)한다는 뜻입니다. 이 산고감신함과 수견완산연을 목화토금수, 간심비폐신에 빗대어 외우고 있으면 평소에 응용할 수 있으니 꼭 외워 두시기 바랍니다.

    이번 호에서는 신맛과 쓴맛이 내 건강에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신맛


    레몬처럼 아주 신맛이 강한 음식을 먹으면, 얼굴이 심하게 찌푸려지면서 온몸이 수렴되다 못해 정신이 위로 나갈 것처럼 참기 어려운 느낌이 드는데, 그 수렴되는 작용이 심하여 결과적으로 목 기운이 그 바탕으로 나오게 된다. 목 기운은 한 방향으로 내쳐지는 기운이기 때문에 수렴 작용으로 기운을 모으지 않으면 한 방향으로 기운을 밀어내기 힘들다. 어린 묘목을 처음 심고 나서 그 묘목의 키를 잘 키우려면 물을 잘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변의 흙으로 듬뿍 북주기를 해야 잘 크게 된다. 이처럼 신맛은 주변의 기운을 수렴해서 한 방향으로 목 기운이 잘 발양되게 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것이다.

    봄철 새싹은 신맛의 대표
    흔히들 신맛 하면 식초만을 떠올리기가 쉬운데, 아세트산발효를 통해 얻어진 각종 식초의 강한 신맛과 봄철 새싹의 상큼한 신맛은 둘 다 목 기운을 상징하고, 간의 형체를 생성하는 데 중요하지만 그 용도는 조금 다르다.

    봄철 새싹의 상큼한 신맛 속에는 파릇파릇한 생기를 머금고 있다. 우리가 봄에 흔히 먹는 무순, 돛나물, 세발나물, 달래, 미나리 등은 모두 상큼한 신맛이 있다. 이런 새싹들은 한 알의 씨앗에서 싹이 트는 시기에 성장을 위해 각종 영양소와 생리활성물질을 합성하므로 영양소 축적량이 많다. 그중 효소가 생과일 채소보다 100배 가까이 많다고들 한다.

    효소란 생체 내의 화학반응을 매개하는 단백질 촉매로서, 생체의 복잡한 여러 화학반응을 촉진한다. 우리 몸 오장 중에서 효소반응을 쉴 새 없이 가장 많이 하고 있는 장기는 바로 간이다. 간에서는 각종 효소반응을 통해 영양물질을 분해하기도 하며 합성하기도 한다.

    간에 발생할 수 있는 가장 흔한 질병은 바로 지방간이다. 대표적으로 알콜성 지방간이 있다. 사람마다 알코올 분해 효소가 한정적으로 존재하는데, 이 알코올 분해 효소는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로 전환되어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효소는 알코올 친화도가 훨씬 높기 때문에 알코올(술)과 지방질(안주)이 동시에 간으로 들어오면 알코올을 먼저 분해한다. 너무 많은 알코올이 한꺼번에 들어오면 지방질을 분해하지 않은 채 간에 쌓아 두게 되는데. 이게 바로 알코올성 지방간이다.

    ■알코올성 지방간
    지방간이 생기면 건강검진 상태에서 중성지방이나, 저밀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 수치보다 높게 측정되고, 초음파 검사상으로도 지방층이 많아 고에코(수분이나 혈액보다 지방이 많아 반사율이 높아져서 밝게 보이는 부분)가 심해지게 된다. 이때부터는 각성하고 몸 관리를 해야 한다. 당분간 금주하며, 지방질 섭취를 덜 하고 운동을 통해 간 속 지방을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

    이때 특히 중요한 것이 신맛이 들어 있는 효소 섭취다. 이 효소는 푸른 새싹이나 푸른색 나물, 푸른색 녹색 과일(풋사과, 키위 등)에 많기 때문에 이것들을 잘 섭취하면서 운동을 하면, 몇 달 후면 회복할 수 있다.

    간은 오장 중에서 가장 재생력이 좋은 장기이기 때문에 장기 절제 수술을 받아도 관리만 잘하면 정상 크기에 가깝게 회복된다. 하지만 회복에도 한계치라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간경화다. 간경화는 지방간이 심화되어, 간 속의 실질 세포가 많이 파괴되고 각종 모세혈관들이 경화되어 섬유화되고 딱딱해져 버리는 것인데, 한번 섬유화되어서 딱딱해진 간은 돌이키기 힘들다.

    간 기능 수치
    흔히들 간 수치라 얘기하는 것들은 간세포 기능에 관련되는 효소 수치이다. 대개 건강한 사람도 수명이 다한 세포가 죽고 새로운 세포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혈액에는 항상 소량의 GOT, GPT 등의 간 효소 수치가 존재하게 된다. 하지만 간세포가 파괴되면 이 간 속 효소 수치가 너무 많이 혈액에 흘러나오게 된다. 이 간 수치들은 활동성 B형 간염 환자의 경우 정상의 10배에서 100배 이상까지도 올라가기 때문에 흔히들 간 수치가 오르면 건강의 적신호로 여겨서 긴장을 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만성적인 간의 피로 상태는 간 수치에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간은 장군지관
    한의학에서는 간을 장군지관이라고 했다. 오장육부를 한 나라의 군주부터 각 관리에 비유했는데 간을 장군으로 비유한 것이다. 장군은 평시平時에나 전시戰時에나 항상 국방을 위해 바쁘다. 하지만 평시와 전시는 엄연히 다르다. 장군은 평시에는 언제 전쟁이 발생할지 모르니 군량미를 비축하며 에너지를 비축한다. 간도 평상시에 적당한 활동을 한 뒤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취하면 간의 에너지 합성, 호르몬 합성 작용은 정상적으로 되어 당을 글리코겐으로 합성해서 근육으로 보낸다든지, 호르몬을 합성해서 각 장기에 보내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전시에는 다르다. 장군은 전쟁이 나면 휴식을 취하지 못한 채, 밤낮 가리지 않고 전쟁을 치르느라 에너지를 소모한다. 하지만 장군들은 워낙 튼튼하고 참을성이 높아서 어지간한 피로를 견디고 전쟁을 계속해서 치른다. 하지만 너무 전쟁이 장기화되어, 과로가 누적된 장수는 전쟁 말엽이나 전쟁이 다 끝난 뒤에 발병하여 졸사하는 경우가 많다.

    간도 마찬가지다. 장군처럼 피로를 잘 견디고 참을성이 높았던 간은 평소에는 그 피로를 견디어 간 수치가 정상 범위에서 조금만 높아졌거나, 정상인 것처럼 보일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과로가 누적되면 갑자기 간경화가 오거나, 간의 면역 이상으로 외부의 균을 이기지 못한 채 감염성 간염, 또는 각종 패혈증으로 갑자기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피로가 누적되면 간이 건강해지지 못하여 아침에 일어나기 힘든 증세가 반복된다. 며칠 푹 수면을 취하고도 생기발랄함을 회복하지 못하는 사람은 간 건강에 적신호가 켜져 있는 것이다.

    새싹 효소 제품들
    목 기운의 생기 발랄함은 바로 새싹에서 취한다. “불사약은 밥이요 불로초는 채소니라”고 말씀하신 상제님의 말씀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 요즘은 일부러 발효를 시킨 보리 새싹 등 각종 새싹 발효 효소들이 다이어트 식품으로 유행하고 있다. 고농도의 발효 효소들이 내 몸의 간 속 노폐물이나 오래된 지방을 분해하는 데 크게 일조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새싹 효소 제품들은 다이어트뿐만 아니라 간 건강에 매우 도움이 된다.

    육고기나 생선 등 각종 요리에 식초를 활용해야
    간이 약한 사람은 평소에 새싹 채소를 먹어서 관리해도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유인즉 평소에 관리를 잘해도 한 번의 잘못된 식사로 컨디션에 치명타를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 B형 간염 환자는 비활동성이라고 하더라도 각종 유해 물질로부터 치명적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생선이나 조개류에 비브리오균이 있거나 각종 육고기에 살모넬라균이 있을 수 있으며 여름철에는 겉으론 멀쩡해 보이는 밥이나 과일, 빵 등에 황색포도상구균이 있을 수 있다. 모든 음식물은 장을 통해 간으로 들어오게 된다. 장에서 면역 장벽이 한 번 걸러 낸다고 하더라도 조금이라도 들어온 독소에 특히 간 면역이 제대로 되지 않은 사람은 치명적이다. 황색포도상구균으로 인한 장독소는 30분 100도 이상 끓였어도 없어지지 않고 내 몸에 들어와 염증을 일으킨다.

    술이나 식초에 재워 요리하는 습관을 들이면 각종 균 생성을 억제하기 때문에 미리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으니, 간을 지킬 수 있다. 서양인들도 포도로 만든 발사믹식초를 빵 먹는 데 사용하고 있다. 우리 동양인의 밥상에 빠지지 않던 전통 발효식초나 간장, 젓갈 등이 갈수록 없어지는 형국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간을 보하는 방법
    새싹 속의 신맛이든 인위적으로 만든 식초든 상관없이 신맛은 수렴 작용을 통해 목기가 발생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 낸다. 목기木氣는 위에서도 언급했듯 한 방향으로의 힘이다. 한 방향으로 힘을 내기 위해서는 기운을 모아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신맛은 기운을 한데로 모으는 집중력, 수렴력이 탁월한 것이다. 인체는 목 기운을 발생시키는 장기인 간의 형체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간 기운이 미약하여 피로감에 시달리는 사람은 비타민 C라도 챙겨 먹으며 간을 보해야 한다.

    나이가 드신 분들일수록 짠맛을 좋아하고 신맛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나이가 들어 가며 딱딱해지는 피부나 근육들의 유연성 부족을 짠맛을 통해 연하게 풀려고 하기 때문이며, 신맛은 수렴을 하므로 유연성에는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의 스트레스로 인해 간기가 울결된 환자나 화병 환자는 신맛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신 것을 먹으면 더욱 이마를 찌뿌리게 되며 기운이 상승되기 때문에 화가 더불어 같이 올라오기 때문이기도 하다.

    ■천연 발효식초의 유의점
    일선에서는 요즘 각종 천연 과일이나 열매들로 식초를 만드는 것이 한참 인기를 끌고 있어서 점점 주정식초나 빙초산 사용량이 줄고 있다고 한다. 속성으로 제조되는 주정식초(술을 이용해 속성 제조한 식초)와는 다르게 자연 농축 발효의 결과물인 각종 천연 식초는 오랜 시간 동안 발효되며 초산만이 아닌 다른 아미노산과 구연산, 호박산 등의 각종 유기산들을 생성한다. 살균력이 좋아 음식 저장이나 조리에도 좋고, 몸속 각종 염증 질환에 탁월하다. 특히 장 건강이나 간 건강 회복에 좋을 수 있다.

    하지만 천연 발효식초 제조는 알코올 발효를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알코올과 식초는 발효 온도와 환경 차이가 있을 뿐, 둘 다 발효 과정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조금만 잘못 발효되어도 독한 술이 되기도 한다. 또한 발효 과정 중에 가스(CO2)를 많이 빼 주지 않아서, 각종 탄산음료보다 더 강한 산이 되어 음용 시 위벽에 자극을 줄 수도 있다. 주변 환경이 좋지 않아서 몸에 좋지 않은 유해균들이 섞여 있어 다소 부패된 저질 식초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

    운전면허나 또는 의사나 한의사 등 의료인에 면허제도가 있는 것처럼 술 제조, 판매에는 면허제도가 있고, 주정식초 제조에도 술 제조면허가 필요하다. 하지만 자연 발효식초 제조에는 아직 민간의 영역이기 때문에 면허가 필요하지 않다. 집집마다 성행하던 전통주나 식초가 사라진 이유를 일제 때 조선총독부의 ‘주세령’이나 1965년 제정된 양곡법에서 그 원인을 찾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제는 술이나 식초 제조는 주먹구구식으로 할 게 아니라 현대화를 하고 표준화를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전통적으로 청국장, 간장 만드는 비법을 철저하게 딸과 며느리에게 체계적으로 가르쳐 왔듯이, 천연 식초 제조 등에 있어서는 협회 교육이나 인증 제도를 두고 현대적 환경에 맞게 체계적으로 교육시켜 관리 발전시키면 좋을 듯하다.

    단맛으로 완만하게 풀라
    환자 상담을 하다 보면, 어떤 분은 신 것만 먹으면 혼이 빠질 듯하고 머리가 어지럽다는 분도 있었다. 이런 분들은 약간 달달한 맛의 차를 마시며 속을 달래야 한다. 한의학의 바이블 황제내경에 ‘간고급肝苦急하면 급식감이완지急食甘以緩之하라’는 말이 있다. 간기는 급한 것을 고통스럽게 여기는데, 즉 간열이나 간화로 인해 고혈압이 오거나, 근육 경련이 오거나, 중풍전조증 등이 보이면 급히 단맛을 먹어 그것을 완만하게 풀라는 뜻이다.

    스트레스가 엉켜서 터지기 직전의 목木 기운 태과太過 상태를 단맛을 먹어서 잠시나마 달래서 풀어 주라는 뜻이다. 사람이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면 밥이나 면 등 탄수화물, 즉 단 음식이 당기는 이유가 그것이다. 이처럼 신맛이 간에 좋다는 말은 간이 허해서 피곤하거나 일을 못하게 되었을 때 해당되는 말이지, 간이 스트레스 받아서 얼굴이 벌겋게 되거나 간열증이 심하여 혈압이 오르거나 뇌출혈 등의 중풍 전조증이 올 때 하는 말이 아니다.

    이럴 때는 단맛으로 달래는 것이 오히려 나을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분들은 단맛을 통해 우선 간열을 식히고 달랜 뒤에 온몸을 스트레칭을 해서 근육을 풀어 주고 나서 신맛의 차를 많이 마시면 오히려 간 피로도 없어지고 더욱 건강해지고 젊음의 생기를 되찾을 수도 있다.

    쓴맛


    쓴맛은 혀뿌리 중심부에서 느끼는 맛이며, 인간이 갈수록 잘 섭취하지 않는 뿌리채소나 껍질류에 존재하는 맛이기 때문에 단맛, 신맛, 짠맛에 비해 감수성이 높다고들 한다. 신맛의 산성과는 다르게 알칼리성이라고 하는 각종 유기화합물이나 미네랄 등이 대개 쓴맛이다. 또한 식물 중 특히 독초에 해당하는 식물들은 알칼로이드 성분이 많은데 이 알칼로이드 성분이 250종 정도가 밝혀져 있으며 대개 질소를 포함하는 염기성 유기화합물이다.

    식물 자체도 외부의 균이나 미생물에 대한 방어기제로 뿌리가 상하면 안 되기 때문에 떫거나 쓴맛을 내보내어 자기 몸을 보호한다. 이와 반대로 동물들은 저런 자기방어 식물을 갑자기 섭취하면 구토 중추가 발휘된다. 너무 강한 알칼리는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메스껍게 해서 구역질을 하도록 만들어 내뱉게 함으로써 독극물에 대한 방어기제가 작동되는 것이다.

    독으로 독을 제거한다
    독극물은 아주 강한 쓴맛이 난다고 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치료약도 쓰다. 대부분의 한약은 쓰고 양약 또한 가루 내어 맛을 보면 엄청나게 쓰다는 사실에서도 볼 수 있듯, 독극물과 약물은 한 끗 차이일 뿐이다. 한의학에서는 약을 원래 독약毒藥이라 하였다. ‘이독제독以毒除毒’이란 독으로써 독을 제거한다는 개념으로 약을 통한 치료의 원리는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몸을 반대 성질의 독약을 써서 균형을 잡게 하는 것과 같다.

    몸에 치명적인 독약이든 몸을 치료하는 약이든 모두 다 쓴맛이 나는 이유는 다양한 알칼로이드 성분과 미네랄을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근육과 혈액, 뼈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마그네슘, 칼슘 등의 미네랄도 모두 쓴맛을 포함하고 있다. 다만 독약이 되느냐 약이나 영양분이 되느냐의 차이는 인류가 데쳐 먹든지 끓여 먹든지 해서 독한 성분을 최대한 줄여 가며 먹어 오던 것인지 아닌지의 여부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마그네슘의 역할
    적당히 쓴맛은 몸을 견고하게 하며, 심장을 보하는 데 중요하다. 지난 호에서 마그네슘을 함유하고 있는 리코펜이 심장에 좋다고 하였듯, 끊임없이 쉬지 않고 박출하는 심장 근육에는 마그네슘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몸의 근육에도 마그네슘이 부족하면 경련이 일어나듯이 심장도 마그네슘이 부족하면 심정지 같은 마비가 올 수도 있는 것이다. 마그네슘 결핍은 심장질환의 가장 큰 예측 인자로 확인되었고, 세포 대사 기능과 미토콘드리아의 ATP(에너지)를 내는 데 관여하며, 세포 분열과 증식을 위해 염색체를 접는 데도 중요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불이 활활 타오르려면 장작을 모아 무너지지 않게 견고한 피라미드 모습이 유지되어야 하듯. 쓴맛을 통해 내 몸의 적당한 견고함이 있어야 평생 동안 심장 근육이 펌프질을 해낼 수 있는 것이다. 필자의 한의학 스승님은 이 견고함을 심장 근육의 쫄깃함이라고 표현하셨다.

    강인한 생명력을 키우려면
    순하고 연한 어린 새싹에는 새콤한 신맛, 상큼함이 있으나 머위나 쑥, 민들레, 곰취처럼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식물들은 쓰다. 이 식물들의 잎들은 자기 보호를 위해 짧은 잔털들이 만연하거나 잎끝이 톱니처럼 날카로운 특징이 있다. 이처럼 자기 보호가 강하고 생명력이 강한 나물들에는 독하디 독한 쓴맛이 있다. 심부전 치료제로 쓰이는 강심배당체 디곡신digoxin은 현삼과인 디기탈리스 잎에서 추출한다. 지독히 향이 강하고 쓴, 이 맛의 잎이 독초인 줄만 알았다가 심장치료제로 개발된 것을 보면 쓴맛이 심장과 상당히 관계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인 듯하다.

    몸에 털 하나 없이 무르디 무르고, 새하얀 피부를 가진 사람은 심장의 기능이 약한 사람이 많다. 또는 같은 나이 또래보다 피부가 연약한 아이들일수록 쓴맛이 나는 음식을 잘 안 먹는 경우가 많다. 심장이 약해서 잘 놀라는 아이들이 오면 보약 처방을 해 주면서도 평소에 적당히 쓴맛이 나는 취나물이나 머위나물을 넣고 비빔밥을 자주 해 먹으라고 조언하곤 한다.

    또한 요즘처럼 영양분이 넘쳐 나는 시대에 견고하지 못한 헛살이 찐 아이들에게는 아이스크림이나 빵 등 너무 달달한 음식으로 간식을 줄 것이 아니라, 쑥개떡처럼 약간은 쌉쓸하면서도 단맛도 있는 떡으로 대신하면 어떨까?

    쓴맛의 두 얼굴, 커피와 상추
    커피는 모닝커피, 상추를 비롯한 쌈 채소는 저녁에 먹자. 심장에 작용하는 것 중 심장 흥분에 관련되는 커피 또한 쓰다. 달달한 커피를 즐기는 분도 많지만, 이탈리아나 스페인 사람들처럼 쓴맛을 강하게 느끼도록 에스프레소를 원샷으로 마셔 보면 짜릿한 커피의 맛을 진정 느낄 수 있고, 식후 혼곤증이 순간 사라지며 정신이 빠릿빠릿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커피를 너무 늦은 저녁에 마시면 불필요하게 심장이 긴장되어 잠을 못 이루기도 한다. 커피는 모닝커피가 좋고, 오후에도 바삐 일을 해야 하는 직장인의 경우는 점심 먹고 오후 2시~3시 즈음 식곤증이 오기 전까지만 커피를 마시는 것이 좋을 듯하다.

    반대로 은근히 약간 쓴 상추는 숙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과 신경 안정 물질인 락투카리움이 들어 있어서 저녁에 쌈으로 싸 먹으면 불면증을 없앨 수 있어서 좋다. 전통적인 쌈 채소인 상추, 쑥갓, 깻잎, 호박잎, 배춧잎뿐만 아니라 치커리, 케일, 적근대, 청경채, 신선초 등 외래종 쌈 채소들은 모두 약간의 매운맛이나 단맛도 포함하고 있지만 모두 씹다 보면 모두 쌉쌀한 맛을 가장 많이 포함하고 있다. 이런 채소들을 저녁 식사 때 많이 먹으면 심장이 건강해져서 불안증, 불면증과 멀어질 수 있다.

    쌈 채소의 불 맛을 활용하라
    봄철 새싹들은 모두 상큼한 신맛을 포함하고 있었지만 여름으로 갈수록 점점 상큼했던 신맛이 태양 빛을 받으면 받을수록 쌉쌀한 맛으로 변해 가며, 좀 더 잎이 커져 한여름 철 무더위 날씨에 태양 빛을 받으면 받을수록 더욱 쓴맛은 깊어져 간다.

    강한 불로 익힌 음식은 약간 탄 듯 안 탄 듯한 느낌으로 쌉쌀한 맛을 느낄 수 있어서 불 맛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은 철판 요리를 잘하는 집을 찾아다닌다. 젊은이들이 철판 요리의 불 맛을 느끼며 정열적인 모임으로 심장의 강인함을 드러내듯, 여름철 활짝 벌어진 각종 쌈 채소들을 먹는 것이 태양 빛의 진정한 불 맛을 느끼며 여름철 늘어지기 쉬운 우리의 심장을 쫄깃하게(견고하게) 해 주어 몸도 마음도 튼튼해지지 않을까 하고 상상해 본다.

    우리 몸의 심장은 군주지관君主之官이라고 하였고 신명神明이 거기서 나온다고 하였다. 나라로 비유하자면 심장은 나라를 경영하는 주체인 임금으로 보았고, 같은 원리로 한 몸의 주체가 되는 영혼인 신명神明이 그 안에서 머문다고 본 것이다.

    심장은 한순간도 쉬지 않고 음양 박동을 하며 온몸의 기혈을 순환시킨다. 태양으로 비유되는 한 나라의 임금은 사실 한순간도 쉴 틈이 없기 때문에 고생하는 자리이다. 고생한다고 할 때의 ‘고苦’ 자는 쓸 고 자다.

    ■심장을 보하는 방법
    심장이 원래 약한 사람은 여름철 고온 환경에 노출되면 심장이 늘어지게 되어 심장 질환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때는 오미자차나 매실차처럼 신맛의 음료수를 통해 늘어진 심장 근육을 수렴하는 것이 심장병 예방에 좋다. 보심탕補心湯류에 오미자나 오매, 백작약, 산조인 등의 신맛의 한약재가 들어가는 이유이다.

    또한 반대로 심장이 원래 건강하던 사람이 너무 과로하여 심장의 화기가 넘쳐 나면 입에 쓴 내가 난다고 한다. 심장 화기가 너무 소모되어 혀가 바짝바짝 마르고 갈라지며 입이 쓴 사람들은, 심장이 원래 건강하였지만 워낙 과로하여 화기가 넘쳐 난 경우이기 때문에 사심탕류(반하사심탕, 삼황사심탕)의 약을 쓴다. 이 탕약들은 상당히 쓴 편인데, 이런 쓴 약을 통해 화기를 내려 심장을 다시 견고하게 해 주는 것이다. 사심탕瀉心湯류에는 황련이나 황금 등 아주 쓴맛의 한약재가 들어가는데 이는 사실 심장을 사하는 것이 아닌 심장의 형체를 견고하게 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하지만 너무 강하게 쓴 약을 장시간 복용하면 내 몸에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약은 적당히 복용하고 신장(콩팥)의 물기를 보해서 심장의 화기를 끌어당길 필요가 있다.

    신장과 심장을 보해주는 수행법
    신장을 보하는 것은 육미지황탕 같은 것도 좋지만 수행보다 좋은 것이 없다. ‘태을주는 수기 저장 주문이니라’ 하고 상제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신장 수기를 보해서 심장을 빠르게 안정시켜 열기를 식혀 주는 가장 좋은 수행법은 태을주 주문수행이다. 태을주 수행은 신장 수기를 보충시켜, 내 몸 안의 신명이 거하는 심장을 안정시켜서 마음을 안정시켜 주는 주문이기 때문에, 코로나19로 불안한 이 시절에는 더욱더 필요한 주문이다.

    훔치 훔치 태을천 상원군 훔리치야도래 훔리함리사파하
    반복, 또 반복해서 읽어 보자.



    월간개벽. All rights reserved.

    2020년 06월 홈 | 기사목록 | 되돌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