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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만은 꼭]

    부담 없이 다가오는 인도 이야기 - 인도, 신화로 말하다


    [저자 소개]
    현경미 - 중학교 시절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TV시리즈를 보며 감동받고, 고등학교 시절에는 세계 일주를 꿈꾸던 소녀. 결혼 후 런던에서 사진 공부를 했고 인도 뉴델리에서는 4년여를 보냈다. 이 책은 인도를 다녀온 후 4년 동안 서울에서 인도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썼다.

    인도 영화는 미국의 헐리우드처럼 발리우드Bollywood란 이름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다른 나라도 아니고 왜 하필 인도에서 영화가 번성하는 것일까? 여기에 대한 단서를 인도의 경전 문화에서 찾아본다. 인도의 경전(최소한 그 위치를 점한)들은 대부분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스토리텔링을 통해 가르침을 전한다. 옛날부터 인도는 이야기를 구성하는 데 남다른 재주가 있었던 것이다. 이 이야기 구성의 힘, 이것이 바로 발리우드를 탄생케 했다는 느낌이 온다.

    이야기를 통해서 가르침을 전하는 이러한 생활문화는 인도만의 개성을 지니게 만든 바탕이 되었다. 어떤 인위적인 행위에 의해서 교훈을 받는 것이 아니다. 그냥 그렇게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이야기를 하면서 교리도 전하고 법도 전하는 것이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자연스러움으로 다가서는 방식, 그것이 인도의 문화를 설명하는 색깔이라 할 수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책은 이런 인도에 대해서 조금의 맛이라도 안겨주기에 안성맞춤인 책이다. 여행기의 형식을 빌어서 인도의 구석구석을 소개한다. 부담 없이 인도 만나기를 시도해보기로 한다.

    책의 구성


    이 책은 1부 신화 속으로, 2부 생활 속으로, 3부 여행 속으로, 이렇게 세 파트로 나눠져있다.

    1부 신화 속으로에서는 힌두교의 대표적인 신들을 설명해준다.

    2부 생활 속으로에서는 인도인들의 생활문화에 대해 얘기한다.

    3부 여행 속으로에서는 주로 히말라야 근처 북인도의 명승지를 소개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각각의 파트에 있는 소제목들은 인도 문화 스토리로 안내하는 일종의 키워드라 할 수 있다. 신화 파트에서는 락슈미, 크리슈나, 하누만, 유디스티라, 카마, 사라스와티, 가네슈, 라트나카라 등이고, 생활 파트에서는 디왈리, 카스트, 보리수, 소, 악바르, 스와스티카, 야트라와 힌두교의 사후세계관 등이, 여행 파트에서는 히말라야, 내니탈, 타지마할 등이 그것이다.

    주목할 문장


    ■통통 튀는 언어
    창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애프터서비스까지 해주는 것이다. (22쪽)


    이 책이 통통 튀는 언어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한눈에 보여주는 문장이다. 브라만(창조신)에 대비해 비슈누(보존신)를 일상 언어로 바꾸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역사가 변화해가는 불변의 법칙
    그러나 견고했던 카스트 제도 역시 최첨단 IT문화 앞에서 조금씩 허물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휴대전화의 보급은 파급력이 크다. (129쪽)


    과학과 기술의 발전은 법을 넘어서 문화를 바꾼다. 아무리 견고한 인도의 카스트 제도도 휴대전화란 하나의 기기로 점점 입지가 좁아지는 것을 보여준다. 인사는 인위적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자연의 순리처럼 바뀌어가는 것이다.

    ■현장의 중요성
    진리는 하나인데 각자 표현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라는 말이 유일한 진리인가. 기독교의 십자가, 불교의 만자, 힌두교의 스와스티카가 같은 본질에서 출발해 지역에 따라 조금씩 변형되었다는 사실만 봐도 알 수 있다. (182쪽)


    세계를 돌아보면 말 없는 가르침을 얻는다. 여행을 통해서 지식과 견문을 넓힌다 함은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문헌의 그 어떤 자료보다도 더 큰 힘을 갖고 있다. 사실이기 때문이다. 십자가, 만자, 스와스티카 이 세 문양을 가지고도 진리는 하나라는 지극히 당연한 명제를 알게 된다. 현장에 답이 있다.

    ■재미와 교양을 동시에
    Q) 인간들의 습성 중 가장 기이한 것은 무엇일까?
    A)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영원히 살 것처럼 행동한다는 것 (194쪽)


    이 책에서 인도 경전 문화의 특성을 잘 알린 코너다. 사촌 간에 왕권을 두고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벌이는 이야기를 통한 가르침을 전함으로써, 경전의 위치에 있는 ‘마하바라타’의 내용을 Q/A형식으로 재구성해놓았다. 힌두 경전의 가르침은 직설적이다. 여러분들도 한번 풀어보시라.

    ■소제목에 숨겨놓은 키워드
    마음에 아주 쏙 드는 설은 단순히 죄를 지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곧장 지옥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생 동안의 행동 전부를 대차대조표에 기록해서 그 결과로 심판받는다는 것. (205쪽)


    책의 소제목이 “힌두교 관점에서 본 사후세계”이다. 필자만의 느낌으로 힌두교의 사후세계를 정의했다. 책 속의 소제목은 인도를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이다.

    1. 땅보다 무거운 것은?
    2. 하늘보다 더 높은 것은?
    3. 바람보다 더 빠른 것은?
    4. 들판의 지푸라기보다 많은 것은?
    5. 가장家長의 친구는 누구인가?
    6. 임종을 앞둔 사람의 친구는 누구인가?
    7. 인간으로 태어나 감사해야 할 최고의 자질은?
    8. 재산 중에서 최고의 재산은?
    9. 이익 중에서 최고의 이익은?
    10. 모든 기쁨 중에서 최상의 기쁨은?
    11. 무엇을 포기해야 인기 있는 사람이 될까?
    12. 무엇을 포기해야 부자가 될까?
    13. 세상에 만연해 있는 것은 무엇인가?
    14. 친구를 배신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15. 인간이 극복하기 가장 힘든 적은 무엇인가?
    16. 슬픔이란 무엇인가?

    답) 1. 어머니의 사랑 2. 아버지 3. 마음 4. 근심 5. 아내 6. 자선 7. 능력 8. 경전에 관한 지식 9. 건강 10. 만족 11. 오만 12. 욕망 13. 무지 14. 탐욕 15. 분노 16. 무지



    ■슬며시 경전 끼워 넣기
    [#고대 인도의 철학 경전인

    우파니샤드

    에 나온 이야기다. 나치케타라는 젊은이가 죽음의 신 야마에게 “우리가 죽은 다음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야마가 말하기를 “인간에게는 영원히 죽지 않는 영혼 아트마와 썩어 없어지는 육신 샤리라가 있는데, 인간이 죽으면 저승사자인 야마두타가 육신에서 영혼을 불러낸다”고 했다. (205쪽)#]

    이 책은 본문 드문드문 경전의 내용을 인용해놓았다. 자연스럽게 인도의 경전 문화를 접하게 한 것이다. 부담 없이 책을 읽게 하는 것, 이것이 이 책이 갖는 장점이다.

    ■작가가 독자에게 주는 선물
    내 인생의 모토, Do nothing, don’t get anything.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얻는 것도 없다. (231쪽)


    사람은 자신의 가치관에 의해서 인생을 산다. 생활신조로 여기는 자기만의 철학이 있다. 책을 읽다 어떤 한 사람의 인생 모토를 아는 것은 그 사람의 DNA를 아는 수확의 기쁨이다. 한 개인의 삶을 책임지고 있는 모토는 보기만 해도 득이 된다.

    나오는 글


    인도는 신화 내용이 그대로 삶 속으로 이어져 있다. 이 책이 신화를 서두로 이야기를 풀어낸 것은 이 이유인 것이다. 인도를 영성의 나라라고 하는 것도 이런 신화적인 요소들이 삶 곳곳에 살아 숨 쉬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7번째로 넓은 땅덩어리를 가진 인도를 300페이지가 안 되는 얇은 책으로 이해하려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지은이는 알고 있는 듯하다. 책 읽기는 결코 쉽지 않으며 책을 통해 정보를 전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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