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B다시보기 | [인터뷰] 문화와 인물(독립유공자유족회 김삼열회장)

[STB하이라이트]
프로그램소개
STB 〈문화와 인물〉은 역사, 문화, 지식, 예술 분야 전반의 전문인을 만나 대화하는 인물 인터뷰 프로그램입니다. 인터뷰를 통해 그 사람만의 진솔한 이야기와 연구 성과, 걸어온 길, 삶의 가치관 등 스토리텔링을 TV 화면 속에 담담히 담아내, 시청자들에게 우리 문화와 역사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한민족 9천 년 역사에서 가장 큰 시련을 겪어야 했던 일제강점기.

빼앗긴 주권을 되찾기 위한 항일 독립운동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활발하게 이루어졌습니다.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자신의 안위보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했던 독립운동가들의 생애와 애국정신을 되새겨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대한사랑 상임고문이자 독립유공자 유족회를 이끌고 계신 김삼열 회장님 모시고, 선조들의 독립운동과 인간의 기본 도리인 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가족이 모두 독립운동을 하셨나요?


저희 할아버지께서 남만주에서 홍범도 장군, 이범윤 선생과 함께 독립군 활동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아버지와 형님을 비롯한 가족들이 독립운동에 참여하게 되었고 할아버지, 큰아버지, 작은아버지 모두 독립운동으로 건국훈장을 받았습니다.

독립유공자유족회란,,,


저희 사단법인 독립유공자유족회는 광복 때까지 독립운동을 전개해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건국포장建國褒章, 대통령 표창을 수여받은 독립유공자 직계 후손들이 1964년 5월에 조직한 국가 보훈처 산하에 있는 단체입니다. 독립유공자 직계 후손 모두가 참여하는 단체이고, 전국에 6만여 명의 회원이 있습니다.

선조들의 독립운동 행적을 몰라 국가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요?


네. 그런 사례가 너무 많습니다. 광복을 이루기 위해 수많은 독립운동이 있었는데요. 해외에서 아직 돌아오지 못하고 계신 분들도 있고, 조명되지 않은 독립운동가가 너무 많습니다. 또 광복 이후에 역사 정의를 바로 세우고 독립운동사를 조명해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정신을 기렸어야 하는데 광복 후 우리 역사가 그렇지 못했습니다.

친일파들이 다시 정권을 잡은 채 많은 세월이 흐르면서 독립유공자들의 헌신과 희생을 포상하겠다는 의지가 매우 부족했습니다. 지금은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많은 나라에서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조국을 찾아오고 있지만 대부분 너무 가난하고 어렵습니다. 국내에 들어오면 살아갈 길이 없어서 식당에서 설거지를 하면서 어렵게 살아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나라를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 후손들에 대한 국가적 보훈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입니다.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그렇게 어렵게 살고 있나요?


네, 대부분 어렵게 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도 생활 보호 대상자, 차상위 계층에 속해 있어 기본 생활을 꾸려나가기 힘든 독립운동가 후손이 많습니다.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하고 매국을 하면 3대가 잘 산다는 말이 있는데 이건 역사 정의가 잘못된 것입니다. 역사 속에서 교훈을 얻고 다시는 치욕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사람들의 후손이 가난을 면치 못한다고 한다면 누가 나라가 어려울 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습니까? 후손들의 처우 개선이 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독립유공자유족회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시나요?


몇 년 전부터 한 국내 금융 그룹으로부터 재정을 지원받아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생계나 교육 지원에 기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외국에 사는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상황은 어떤가요?


외국에서 어렵게 살고 있는 독립운동가 후손들에 대한 관심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이 부분은 국가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저희 독립유공자유족회는 국가보훈처에 등록된 독립유공자의 후손들에게만 기금이 지원될 수 있기 때문에, 그분들에 대한 실태 파악이나 현실적인 지원이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2년 전 오희옥 애국지사가 광복절 기념식에서 애국가를 부른 장면을 기억하는데요, 현재 생존해 계신 독립운동가들은 몇 분인가요?


현재 생존해 계신 분은 33명입니다. 오희옥 지사님은 오광선 장군이라고 독립운동에 혁혁한 공을 세우신 분의 따님입니다. 오광선 장군이 평양 감옥에 갇혔을 때, 일본 순사들이 얼마나 고문을 심하게 했는지 대나무를 잘라 손톱 밑에 박아서 그 대나무를 때리면서 취조를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희옥 지사가 애국가를 부른 장면은, 아버지의 역사와 우리 독립운동사의 역사를 아는 분이었기에 더 가슴이 뭉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오희옥 지사님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에서 집을 해드렸는데 입주하신 지 한 달도 안 되어 뇌출혈로 쓰러지셔서 현재 병원에서 돌아가시기만을 기다리는 너무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매년 경술국치일에 행사를 개최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경술국치는 나라를 잃었던 날입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백범 김구 선생이 태어나신 날도 경술국치일인 8월 29일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나라를 잃어버리니 김구 선생이 태어나신 것 같다’는 의미를 부여해서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매년 8월 29일이 되면 대학생과 고등학생까지 골고루 참여하는 ‘독립운동선열 합동추념대회’를 진행하고 경술국치일의 의미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대한역사광복전진대회 축사에서 “역사광복의 의미가 시대정신을 구현해내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이 시대의 정신에 대해 좀 더 설명해 주십시오


시대정신이라는 것은 살아가는 그 시대의 정신입니다. 선각자들이 그 시대정신을 읽어내고 또 실현하기 위해 목숨도 바치게 되는 것입니다. 나라를 잃었을 때의 시대정신은 나라와 민족을 되찾는 것입니다. 오늘날의 시대정신은 (사)대한사랑에서 얘기하고 있는 역사광복운동이라고 봅니다. 역사 정립, 정체성 확립이 선행되지 않으면 우리 민족의 큰 과업인 통일이 되어도 무의미하기 때문입니다.

회장님께서는 (사)효세계화운동본부 이사장직을 맡고 계시죠?


효세계화운동본부는 이기적인 사회 속에서 어떻게 하면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인간성과 도덕성 회복을 위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각계각층 원로 115명이 뜻을 모아 1994년에 설립된 단체이고요, 인간의 기본 덕목인 효를 실천하는 문화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효孝 문화 운동은 어떻게 전개하시나요?


효 운동의 근본 목적은 인간이 인간다워지는 인간성 회복에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패륜 범죄가 증가하고 인간성이 실종되어가고 있습니다. 사람이 사람답지 않은 일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도덕 교육은 효孝로부터 시작하자는 구호 아래 초,중,고등학교에서 효孝 교육을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회장님께서도 어머니를 모시고 계시죠?


사람은 살아가면서 행복해야 하고 성공해야 하잖아요. 저는 부모님을 잘 모시는 길이 성공한 길이고 행복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님께 효를 행하게 되면 착하고 겸손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효를 잘 실천하면 행복해집니다.

모든 일의 첫 번째는 부모 공경이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저는 집에 가면 어머니를 안아드리고 절을 올립니다. 그리고 새벽에 2~3번 어머니께서 주무시는 방에 들어가 주무시는 숨소리를 확인합니다. 앓는 숨소리가 나는지 편안한 숨소리가 나는지를 습관처럼 확인하면서 어머니의 건강을 챙겨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머니의 행복은 어머니에 대한 자식들의 보살핌과 사랑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자님 말씀에도 ‘반의지희斑衣之戱’라는 말이 있습니다. 색동저고리를 입고 부모님 앞에서 춤을 추며 논다는 뜻으로, 늙어서도 효도를 다하는 것을 의미 하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효를 행하게 되면 밖에 나와서도 절대 남과 싸우지 않게 됩니다. 남이 나에게 욕을 하거나 비평을 해도 참고 자기반성을 하게 됩니다. 이런 남을 해치지 않는 마음가짐과 터전이 효孝로부터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효는 우리 인간 생활에서 중요한 덕목이자 철학입니다.

어머니를 위해 지으신 ‘시詩’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도 소개해 주세요.
네, 저는 아버님의 유훈을 받들어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길에 노력하면서 살 것이고요, 끝으로 부모님을 잘 모시면 행복하고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부모님께 효도를 하면 하늘로부터 큰 상과 복을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