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과 무극대도 | 용봉도수龍鳳度數를 상징하는 주역 42번째, 풍뢰익괘風雷益卦

[기고]
한태일 (인천구월도장, 녹사장)


천둥 번개가 심한 해 풍년 든다


익益 자는 접시[皿] 위에 음식을 수북이 담은 모양을 본뜬 상형 글자로 ‘더해지다’ 혹은 ‘많다’라는 뜻을 나타냅니다. 세상을 유익하게 해준다는 풍뢰익괘는 바람을 뜻하는 손巽(☴)괘가 위에 있고, 우레를 나타내는 진震(☳)괘가 아래에 있습니다. 그런데 왜 바람과 우레가 이롭다는 ‘익益’이 되는 걸까요?

“천둥 번개가 심한 해 풍년 든다.” 혹은 “뇌우 많은 해 풍년 든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모든 생명체는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단백질 등 유기물을 섭취해야 합니다. 식물이 필요로 하는 원소 중 질소는 대기 중에 약 80%가 가스 형태로 존재하지만 정작 생물들은 이 질소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소나기가 내릴 때 번개가 일으키는 방전에 의해 대기 중의 질소 가스가 암모니아로 합성되어 빗물로 땅에 내리면 질소가 공급되어 작물의 생육을 왕성하게 합니다. 이처럼 번개와 우레가 바람과 작용하여 작물에 필요한 영양물을 만들어 주니 얼마나 많은 이익을 주는 것입니까!

* 상제님께서 “금년 농사를 잘되게 하여 백성의 생활을 넉넉하게 하리라.” 하시고 우레와 번개를 크게 일으키시니 수일이 지나지 않아 충재가 그치고 이 해에 농사가 크게 풍등豐登하여 온 들에서 풍년을 노래하더라. (道典 3:58:3~4)


우레와 바람, 두 기운이 합하면 만물을 이롭게 하는 덕德이 되며, 위에 있는 바람은 아래로 내려오고, 아래에 있는 우레는 위로 올라가 만물을 동요, 진작시켜 줍니다.

풍뢰익괘와 계룡산


풍뢰익괘는 널리 사람들에게 이로움을 준다는 신시 배달국의 개국 이념 ‘홍익인간弘益人間’과 ‘계룡산鷄龍山’이란 이름과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또한 『주역』 「계사전」을 보면 배달국 시대 신농씨가 이 풍뢰익괘를 취해서 나무를 깎아 보습(쟁기, 극젱이, 가래 따위 농기구의 술바닥에 끼우는, 넓적한 삽 모양의 쇳조각)을 만들고, 나무를 구부려 쟁기를 만들어 농사의 이로움을 천하에 가르쳤다고 합니다.

계룡산의 유래에 대해 살펴보면, 조선 개국 초에 계룡산으로 도읍지를 옮기려 할 때 무학대사無學大師(1327~1405)가 계룡산의 산세를 보고 평하길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이며 ‘비룡승천형飛龍昇天形’이라고 한 데서 ‘계鷄’와 ‘룡龍’ 두 글자를 따와 계룡산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또 다른 유래는 풍뢰익괘 명칭에서 풍風은 손괘(☴)로 동물로는 닭[鷄]이며, 뢰雷는 진괘(☳)로 우레이며 동물로는 용龍을 상징하니 ‘#바람은 닭[鷄] 우레는 용[龍]#’으로 계룡산이 됩니다. 계룡산이란 명칭도 연이은 능선 모습이 ‘닭 벼슬을 닮은 용의 형상’과 같다 하여 그렇게 불리고 있습니다.

계룡鷄龍은 용봉龍鳳


풍수에서 최고의 명당터에는 반드시 ‘용龍’자나 봉鳳‘자가 붙습니다. 봉황鳳凰은 상상의 동물이지만 현실에서는 ‘금닭(금계金鷄)’을 봉황과 닮은 것으로 보고 금계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무학대사도 계룡산의 산세를 평하면서 봉황이 알을 품고 있다는 의미로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계룡鷄龍’은 다른 이름으로 인사人事의 두 분 지도자를 상징하는 ‘용봉龍鳳’을 뜻하며, 계룡산은 두 분의 지도자에 의해 열리는 후천 선경세계의 터전이 되는 신령스런 영산靈山입니다.

이는 후천개벽을 마무리 짓는 중요한 공사이기에 상제님께서도 친히 ‘용봉龍鳳’이란 글자를 써 주시며(도전 6:8) 공사로 확정하셨습니다.

* 상제님께서 무극대도의 열매를 수화水火(:감리坎離)의 조화 기운을 열어 주는 태극과 황극의 일월용봉 도수日月龍鳳度數에 붙이시어 신천지 도정의 진법도운을 여시니라. (6:2:1~4)


종도사님께서는 “용은 천지의 물의 조화 신성神性을, 봉은 불의 조화 신성을 상징하며 인사의 두 추수자가 수화일체水火一體로 용사하여 도성덕립을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6:8:2 측주)”라고 용봉도수에 대해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상제님께서는 충청도에만 계룡산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전라도에도 계룡산이 있다며 음양 짝으로 말씀하셨습니다.

* 계룡산은 수계룡이요 모악산은 암계룡이라. (4:70:6)


모악산은 후천 선경세계를 건설하는 옥동자를 분만하는 어머니 역할을 하는 암계룡입니다. 모악산 자락에도 계룡산이 있는데 계룡 마을의 이름이 안양동安養洞, 즉 안씨를 기르는 마을입니다. 수계룡인 계룡산은 그 옥동자가 자라서 상제님의 꿈과 이상을 완성하는 용봉도수의 주인공과 그 일꾼들을 가리킵니다.

* 일후에 사람이 나면 용봉기를 꽂아 놓고 잘 맞이해야 하느니라. 용봉기를 꼭 꽂아 두라. (11:365:3)


계룡산 또한 산태극山太極과 수태극水太極이 음양 짝으로 짜여 있습니다. 즉 백두대간이 마이산에서 대둔산을 거쳐 계룡산으로 산태극의 형세를 이루고, 마이산에서 발원한 금강은 태전과 공주와 계룡산을 휘감으며 서해로 빠져나가 수태극의 형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종도사님께서는 “태전은 판이 공주, 조치원, 천안, 군산까지 다 태전이다. 그중에서 원중핵이 충청도 수계룡산이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태극의 땅, 태전太田(대전)은 태극제인 대두목이 성사재인成事在人하는 현룡재전見龍在田의 씨를 뿌린 성지聖地이며, 계룡산은 상제님의 대행자가 천지사업의 핵심 일꾼들을 길러서 결실하는 성산聖山입니다. 구체적으로는 후천 선경세계 건설의 주역, 일만 이천 도통군자를 길러내는 ‘계룡산 천황봉 태을궁 대신전’입니다.

* 상제님께서 하루는 금산사로 가시는 길에 계룡봉鷄龍峰 옆을 지나시며 말씀하시기를 “태전太田은 현룡재전見龍在田이요 여기는 비룡재천飛龍在天이니라.” 하시니라. (3:84:2~3)


지구에서 가장 큰 신전


그런데 계룡산 태을궁 대신전 터를 보면 이미 천하사의 본처로 예정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대신전이 위치한 ‘충남 논산시 상월면 석종리’라는 지명에 그 실마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로부터 ‘논산論山’은 산이 연이어 있다 하여 ‘연산連山’으로 불렸으며 연산은 주역에서 산이 거듭 있다는 ‘중산간重山艮괘’에 해당합니다.

또한 주역에서 석石은 간艮으로 풀며 종宗은 종가, 본가가 되어 ‘석종리石宗里’는 그야말로 ‘간 중에서도 간[艮中之艮]’으로 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간방艮方인데 그 간방 중에서도 핵심 간방이라는 말은 바로 이 터가 80억 세계 인류를 살려내는 천하사 일꾼 ‘태을랑의 밑자리’라는 것입니다.

또한 상제님께서도 이미 천지공사로 질정해 놓으셨는데, 바로 최창조 성도가 맡은 ‘새울 도수’가 인사로 현실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 ‘새울’은 봉황새가 알을 품은 형국으로 가을 천지의 영원한 생명을 상징한다. 새울 도수는 가을철 인종씨를 추리는 상제님의 의통구호대가 근본신앙을 혁신하여 사상적, 문화적 역량과 역사의식을 키워 현실 역사 속에서 구체적으로 조직을 짜 들어가는 도수이다. 실제로는 ‘태을주 공사’이며 그 바탕은 ‘시천주侍天主’다. 인간으로 강세하신 상제님을 제대로 모시는 시천주 신앙에서 태을주의 화권이 열리며 새울 도수를 통해서 숙구지 도수를 완성한다. (6:110:15. 측주)


즉 계룡산 태을궁 대신전은 봉황새가 일만 이천 도통군자를 상징하는 12,000개의 알을 품고 있는 성지聖地인 것입니다.

그러나 요즘 세상 사람들은 모두 철부지[節不知]들입니다. 지금이 어느 때인지 알지도 못하고 또한 전혀 알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우주의 여름에서 가을로 철이 바뀌는 환절기換節期라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의 변화에 귀를 기울이고 눈을 뜨면 곧 닥칠 엄청난 변국의 징후를 느낄 수 있습니다.

* 이제 보라! 천하대세를 세상이 가르치리라. 사람이 가르치는 것이 아니요, 이 세상이 갈수록 달라지나니 저절로 아느니라. 이언俚言에 ‘짚으로 만든 계룡鷄龍’이라 하나니 세상이 막 일러 주는 것을 모르느니라. (2:33:4~6)


익괘의 괘사를 보겠습니다.

益(익)은 利有攸往(이유유왕)하며 利涉大川(이섭대천)하리라
익은 가는 바를 둠이 이로우며, 큰 내를 건너는 것이 이로우니라


익益은 가는 바를 두어야 이롭고 큰 강을 건너기에 이롭다고 하였습니다. 가는 바를 둔다는 것은 인위적인 간섭이 전혀 없는 무위자연의 이법을 말합니다.

익괘의 괘사에는 이롭다는 ‘利’ 자가 두 번 나옵니다. 利는 천도의 사덕[元-봄, 亨-여름, 利-가을, 貞-겨울] 중 가을의 정신을 나타냅니다. 상제님께서는 이번 가을개벽기에 “서신西神이 천명을 맡는다[西神司命] (4:21)”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곧 가을의 정신인 ‘의義로움’을 지키며 살아가야 대천大川이란 후천의 강을 건너기에 이롭다는 것입니다.

* 앞으로 세상이 한바탕 크게 시끄러워지는데 병겁이 돌 때 서신사명 깃대 흔들고 들어가면 세계가 너희를 안다. 그때 사람들이 ‘아 저 도인들이 진짜로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되리라. (5:291:12~13)


위를 덜어서 아래를 더하니


단전을 보면 창생들에게 필요한 진정한 유익함이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彖曰(단왈) 益(익)은 損上益下(손상익하)하니 民說无疆(민열무강)이오 自上下下(자상하하)하니 其道大光(기도대광)이라
단전에 이르길 익은 위를 덜어서 아래를 더함이니 백성의 기쁨은 끝이 없음이요 위에서부터 아래로 내리니 그 도가 크고 빛남이라


利有攸往(이유유왕)은 中正(중정)하여 有慶(유경)이오 利涉大川(이섭대천)은 木道乃行(목도내행)이라
가는 바를 둠이 이롭다는 것은 가운데 하고 바르게 하여 경사가 있음이요
큰 내를 건넘이 이롭다는 것은 목의 도가 이에 행함이라


益(익)은 動而巽(동이손)하여 日進无疆(일진무강)하며 天施地生(천시지생)하여 其益(기익)이 无方(무방)하니
凡益之道(범익지도) 與時偕行(여시해행)하느니라
익은 움직이고 겸손하여 날로 나아감에 끝이 없으며 하늘은 베풀고 땅은 낳아서 그 이로움이 방소가 없으니 무릇 익의 도가 때와 더불어 함께 행하느니라


익괘는 한마디로 말하면 ‘손상익하損上益下’입니다. 위를 덜어서 아래를 더한다는 말은 나라의 곳간을 열어서 백성들의 주린 배를 채워 준다는 뜻이니 굶주림에 지쳐 있는 백성들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입니다.

‘백성들에게 유익함을 준다’는 이 구절을 상제님의 진리로 풀이해 보면 어떨까요. 근대 이후에 민주주의 정치체제가 도입되면서 국민들의 권리와 인권이 그나마 보장을 받았지만, 창생들의 진정한 유익함이 완벽하게 충족되는 때는 “후천 백성살이가 선천 제왕帝王보다 나으리라.(7:87:5)”라는 상제님 말씀처럼 후천 지상 선경시대가 도래하여야 가능함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상제님께서 죽은 아이를 살려 주시고(4:124), 곱사등이의 등을 펴 주시며 재생의 광명을 누리게 하신 공사(9:84)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무궁한 인존시대를 열어 주신 인존 천주님의 성은聖恩이 민초들의 아픈 곳을 쓰다듬어 주니 상생의 도道가 크고 빛나게 됨도 알 수 있습니다.

‘이유유왕은 중정하여 경사가 있다’는 구절에서 중정中正은 비사체秘辭體로 ‘中은 10무극’, ‘正은 1태극[一 + 止]’을 뜻합니다. 즉 가을의 정신, 의기義氣를 간직한 채 살아가는(利有攸往) 것은 ‘10무극과 1태극의 심법’을 지킴으로써 끝내 후천선경의 도성덕립을 누릴 수 있는 경사스러운 일이 있을 거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섭대천 목도내행’에서 후천이란 큰 강을 건널 수 있는 것은 가을의 정신[利] 때문이며 개벽 후 후천세상에서 펼쳐지는 도道는 다름 아닌 동방 땅으로 오시는 하느님[제출호진帝出乎震]의 도道 즉, 우리 동방 홍익弘益의 도가 만방에 펼쳐질 것을 암시하는 것입니다.

주역에서 ‘간방艮方’은 해 돋는 동북방, 우리나라를 지칭하며 간괘의 덕성은 ‘간도수艮度數’에 담겨 있습니다. 한마디로 ‘종어간시어간終於艮始於艮’입니다. 어두운 선천세상을 문 닫고 밝아 오는 후천 새 세상을 여는 하느님의 창조 섭리가 바로 간방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공자는 이에 대해서 ‘간도광명艮道光明’이라 하였습니다. 즉 간艮은 ‘광명’입니다. ‘대한민국은 광명’입니다. 9천 년 환국 이래 우리 동방 조선은 하늘의 광명인 ‘환桓’과 땅의 광명을 뜻하는 ‘단檀’을 체득하며 살아 온 인류 시원문화 민족입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우리 민족을 ‘밝은 땅(배달)’에 산다 하여 배달민족이라 불렀으며, ‘광명’을 추구해 온 민족이라 하여 ‘韓(인간 속의 광명)민족’이라 불러 왔습니다.

‘익은 동이손하여 일진무강’이란 말은 창생들에게 유익함을 펼치는 천하사 일꾼들이 상제님 말씀대로 “마음은 성인의 바탕으로 닦고, 일은 영웅의 도략을 취하는(2:58:6)” 것, 즉 성聖과 웅雄을 겸비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천시지생하여 기익이 무방하다’는 것은 후천개벽 후 우주의 중심, 10천十天인 지구에서 열리는 선경세계가 곤도坤道의 세상임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 천하사의 성패가 지덕地德의 후厚하고 박薄함에 있나니 성인의 심법과 영웅의 도략이 있더라도 지덕地德이 박하면 성공하기 어려우니라. (8:69:1~2)


‘범익지도 여시해행’은 천하창생을 구제하는 하느님의 무극대도가 가을개벽과 동시에 온 누리에 펼쳐진다는 것입니다.

* 내가 이제 천지를 개벽하여 하늘과 땅을 뜯어고치고 무극대도無極大道를 세워 선천 상극의 운을 닫고 조화선경造化仙境을 열어 고해에 빠진 억조창생을 건지려 하노라. (5:3:2~4)


개과천선改過遷善


이번에는 대상전을 보겠습니다.

象曰(상왈) 風雷益(풍뢰익)하니 君子(군자) 以(이)하여 見善則遷(견선즉천)하고 有過則改(유과즉개)하니라
대상전에 이르길 바람과 우레가 익이니 군자가 이를 본받아서 착한 것을 보면 즉시 행동으로 옮기고 허물이 있다면 즉시 고치느니라


익괘의 괘상은 바람과 우레로 되어 있습니다. 군자가 익괘를 본받아서 우레[雷]는 견선즉천見善則遷으로, 바람[風]은 유과즉개有過則改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착한 일은 우레처럼 빠른 것에 배속하여 남들의 착한 행동을 보면 즉시 따라 하라는 것이요, 허물은 바람과 연계해서 허물이 있다면 같은 실수를 두 번 다시 하지 않도록 바람에 날려 버리듯 고친다는 의미입니다. 이 구절에서 ‘지나간 허물을 고치고 올바른 길로 들어선다’는 의미의 ‘개과천선改過遷善’이란 말이 유래되었습니다. 상제님께서도 “개과改過는 무과無過니라.(8:38:6)”라는 말씀을 통해 자기의 허물을 반성하고 고친다면 허물이 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육효사 중 주요 효사를 보겠습니다.

初九(초구)는 利用爲大作(이용위대작)이니 元吉(원길)이라야 无咎(무구)하리라
초구는 크게 짓는 것이 이로운 것이니 크게 길하여야 허물이 없으리라


초구는 백성의 자리로, 세상에 도움을 준다는 익괘에서 ‘크게 짓는 것이 이롭다는 것’은 살아가는 데 가장 기본적인 먹거리를 해결해 주는 ‘농사짓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신농씨가 바로 이 익괘를 보고서 백성들에게 농사짓는 법을 가르쳤다고 합니다.

지금은 129,600년 만에 찾아온 ‘인간농사’ 지은 것을 ‘결실하는 때’입니다. 봄, 여름에 뿌린 것을 거둬들이는 가을 수확기, 우주의 하추 교역기입니다. 상제님께서는 씨를 뿌리고 길러 놓으시며 ‘모사謀事를 재천在天’하셨고, 우리들은 그 씨 뿌린 것을 거둬들임으로써 ‘성사成事를 재인在人’하는 천지의 농사꾼입니다.

상제님께서는 “천지에서 사람을 쓰는 이때에 참예하지 못하면 어찌 그것을 인생이라 할 수 있겠느냐!(2:23:3)”라고 하셨으며, 또한 “무한유사지불명無恨有司之不明, 맡은 바 일을 바르게 처리하지 못해 한恨을 남기지 마라.(8:113:1)”라고 하시며 천명 완수에 대해 엄중한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六二(육이)는 或益之(혹익지)면 十朋之(십붕지)라 龜(귀)도 弗克違(불극위)하고 永貞(영정)이면 吉(길)하니 王用享于(왕용향우) 帝(제)해야 吉하니라
육이는 혹 도움을 주는 이가 열 명의 벗이라. 거북점을 쳐도 능히 어기지 아니하고 오래도록 바르게 하면 길하니 왕이 상제께 제사를 올리는 것같이 해야 길하니라.


육이六二는 음이 음 자리에 있으며 중도를 잘 지켜[中正] 신하의 본분에 충실하여 주변에서 도와주고 싶어 합니다. 그래도 못 미더워 신령스런 거북점을 쳐 봐도 결과는 똑같습니다. 구오 군왕의 신임을 받아 벼슬자리에 오르지만 유약한 음 자리에 있으므로 끝까지 바르게 나아가야 길합니다. 육이가 나라의 큰 동량이 되기 위해서는 마치 왕이 상제님께 천제를 올리는 그런 정성스런 마음처럼 국정에 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고대 중국에서 최고의 예와 정성을 올리는 것이 바로 천제天祭입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임금에게 충성을 다해야 길하다는 것입니다.

육이는 천하사 조직의 중간 관리자, 포감 등 육정 간부에 해당하는 상제님 천지사업의 핵심 일꾼입니다. 군인이 군 통수권자에게 충성을 다하듯 의통구호대 육임군六任軍 또한 육임군 사령관에게 절대 복종하는 조직 기강과 더불어 어떠한 역경도 뛰어넘을 수 있는 투철한 의지가 필요합니다.

* 천하사를 하는 자는 위태로움에 들어서서 편안함을 얻고, 죽음에 들어서서 삶을 얻는 것이니 일을 하는 자는 화지진火地晉도 해야 하느니라. (5:208:5~6)



세곡선을 정지시킨 관찰사


六三(육삼)은 益之用凶事(익지용흉사)면 无咎(무구)어니와 有孚中行(유부중행)해야 告公用圭니라
육삼은 유익함을 흉한 일에 쓰면 허물이 없거니와 미더움을 가지고 중도를 행하여야 공에게 보고할 때 신표[信標, 圭]를 쓰리라


육삼六三은 목민관 자리이며, 백성들이 어렵고 흉한 일을 당했을 때 그들을 먼저 살려 내어 위기 상황을 수습한 후 나라님에게 사후 보고를 드린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육삼의 정신을 현실 정치에서 구현했던 인물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조선 숙종 때 문신이며 <사노친곡思老親曲>이라는 가사를 쓴 이담명李聃明(1646~1701) 선생입니다.

1690년(숙종 16년) 7월, 선생이 경상도 관찰사로 있을 때 영남 지방에는 대기근이 발생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굶주림에 죽어 가고 있었습니다. 이때 선생은 낙동강을 거슬러 한양으로 올라가고 있던 세곡선을 정지시켜 배에 가득히 실린 곡식들을 배고픈 백성들에게 나눠 주었습니다. 이는 나라 세금을 중간에서 무단으로 착복한 중죄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이담명은 조정에서 문책을 받았지만, 하늘같이 백성을 사랑하는 그의 마음과 애민 정신이 임금을 움직여서 결국 아무 탈 없이 무사히 풀려났다고 합니다. 그 후 선정에 감복한 도민들은 1708년 경북 칠곡군 왜관읍에 선생의 덕업을 기리는 영세불망비永世不忘碑를 세워 주었습니다.

앞으로 이것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위급한 개벽 대환란의 상황 속에서, 상제님의 천하사 일꾼인 태을랑들은 하느님의 마패, 의통醫統 신권神權으로 허망하게 쓰러져 가는 가엾은 창생들을 널리 살려내야 하는 사명을 갖고 있음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 천하창생의 생사生死가 다만 너희들 손에 매여 있느니라. (8:21:3)



천년왕국, 계룡산 신도안新都內



六四(육사)는 中行(중행)이면 告公從(고공조)하리니 利用爲依(이용위의) 遷國(천국)이니라

육사는 중도로 행하면 공에게 보고해서 따르게 하리니 나라를 옮기는 것은 (여러 입지 조건 등에) 의거하여 (판단하는 것이) 이로우니라


육사六四는 구오 군왕 바로 곁에서 보필하고 있는 고위 관료입니다. 음이 음 자리에 바르게 있으며 중도로써 국정을 순리적으로 잘 집행하니 구오 군왕이 육사의 뜻에 잘 따라 주고 있습니다. 심지어 천도遷都 같은 국가 대사까지도 구오 군왕이 호응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육사와 관련한 야사野史로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가 익괘가 상징하는 ‘계룡산에 있는 신도안新都內으로 도읍을 옮기려고’ 초석까지 놓았던 일이 바로 ‘나라를 옮기는 것이 이롭다(利用爲依 遷國)’라는 이 구절에서 나왔다는 이야기가 전해 오고 있습니다.

주역에서는 아래에 있는 내괘는 선천을, 위에 있는 외괘는 후천을 나타냅니다. 후천개벽 사업을 주도하시는 용봉龍鳳의 지도자가 등장하는 시점이 바로 선말후초先末後初로 넘어가는 육사효입니다. 용봉도수가 본격적으로 집행될 때 ‘세운의 천국遷國’과 ‘도운의 천국’이 음양 짝으로 동시에 발동됩니다. 세운에서 국가기관들의 이전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이루어지고 있으며(3군 사령부, 둔산 청사, 세종 행정복합도시 등), 도운 또한 태극의 땅 태전에 증산도 본부와 교육문화회관(태을궁)이 둥지를 틀었으며 이제 계룡산 천황봉 태을궁 대신전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수계룡이 웅비를 펼칠 후천 시대의 새 서울에 대해 『도전道典』에는 “앞으로 태전太田이 서울이 된다(11:356:6)”는 내용과 함께 상제님께서 “후천선경 건설의 푯대를 태전太田에 꽂았으며 큰 서울이 작은 서울이 되고 작은 서울이 큰 서울이 된다(5:136:1~3)”고 하신 말씀이 나옵니다.

아주 오랜 옛날부터 계룡산은 모든 도인들의 이상향理想鄕이었습니다. 얼마 전까지도 새 세상을 열어 보겠다고 호언하던 자칭 진주眞主들이 얼마나 많이 계룡산에 터를 잡았습니까? 그렇지만 그들은 진주가 아니라 가주假主로 밝혀졌습니다. 상제님 말씀대로 그들은 나름 열다섯 수가 찼다고 생각하여 이 세상을 판몰이하려 했지만 결국 헛춤만 추었던 것입니다.

그럼 계룡산 시대의 진짜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계룡을 수로 풀어보면 닭은 십이지지十二地支의 10번째, 용은 5번째 동물로 그 수를 합하면 ‘15수數’가 나옵니다. 십오수는 ‘진주眞主’입니다. 십오 진주는 하도의 중앙 15토十五土 정신의 덕을 집행하는 상제님의 대행자를 일컫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십오 진주는 용봉도수의 주인공’입니다.

세운과 도운을 마무리 짓고 후천선경 건설의 대업을 완수하는 참주인(眞主)에 대해 종도사님께서는 “진주眞主는 자손 대대로 생명을 다 바쳐 온갖 형극의 길을 극복하고 새 시대를 여는 개척자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처녀지에서 쓰라린 고난과 매도 속에서 외로이 투쟁하며 고난 받는 분이다. 또한 인류 역사의 가장 큰 봉사자이며 불의하고 부도덕한 인물과는 결코 타협하지 않는 정의의 화신이다.(6:17:3 측주)”라고 하셨습니다.

이제야말로 계룡산 시대를 여는 진정한 주인이 나타났습니다.

‘용봉도수의 두 분 지도자’와 그분들을 모시고 뛰는 천하사 사업의 주역, ‘일만 이천 육임군 태을랑’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수계룡에서 지구촌 역사가 마무리된다. 후천 오만 년 지상선경을 건설하는 원바탕이 되는 중심지 사령탑이 된다.”는 종도사님의 말씀이 현실 역사에서 실현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