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안보 뒤흔들 위협 1위, 북한

[지구촌개벽뉴스]

미 외교협회 ‘세계 위협 순위’ 발표
올해 세계 안보 뒤흔들 위협 중 1순위 북한



미국외교협회CFR(Council on Foreign Relations)는 작년 12월 11일(이하 현지 시각) 올해 미국과 세계 안보를 위협할 최대 요소로 북한과 군사 충돌을 할 가능성을 꼽았다. 이 협회가 홈페이지에 실은 ‘2018년 예방 우선순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외교협회는 작년 11월 초 미국 공무원과 외교·안보 전문가 약 7000명에게 설문지를 보내고, 이들의 답 400여 건을 받아 2018년 글로벌 위협 요소들을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매년 보고서를 통해 위협 가능성과 미국 및 세계에 미칠 충격 정도를 예측해 위협 요소를 1~3등급으로 구분해 선정하고 있다.

1등급 위협 8개 중 첫째로 선정된 것은 북한이다. 핵·미사일 개발과 계속된 도발로 북한, 러시아, 중국 등이 미국과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올해 보고서의 표지도 북한의 ‘화성-12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사진을 담았다. 북한은 지난 2014년 조사 때부터 매년 1등급 위협으로 분류됐다. 다만 2014년엔 1등급 중 다섯째 순위였지만, 2015년과 2016년엔 넷째로 뛰어올랐고, 2017년에는 첫 순위가 됐다. 올해도 첫 번째 순위에 랭크되어 2년 연속 첫 순위를 기록했다.

북한 다음으로 임박한 위협으로는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간 고의적 또는 우발적 충돌 가능성이 꼽혔다. 러시아는 지난해 9월 벨라루스에서 냉전 이후 최대 규모인 10만 명을 동원해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였고, 나토는 이에 대응해 에스토니아 등 발트 3국과 동유럽 폴란드 등에 수천 병력을 추가 배치하면서 양측 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밖에 핵무기 문제를 놓고 이란과 미국 간의 충돌, 미국 기반 시설에 대한 사이버 공격,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필리핀ㆍ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 간에 벌어질 분쟁, 미국 본토 또는 동맹국에 대한 테러, 시리아 내전 격화, 아프가니스탄 테러 조직인 탈레반 세력의 확장에 따른 불안정성 증가 등이다. 특히 이번 보고서에서 중국, 러시아 등 전 세계의 초강대국이 모두 1등급 위협 대상이 됐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갈수록 세계 안보가 점점 더 위험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인류 역사를 보면 강대국과 강대국이 서로 대립할 때 그 주변부의 동맹국들에서 전쟁이 발생하여 대전쟁으로 비화하는 경우가 많았다.

2등급 위협으로는 중국과 일본의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 조직범죄가 횡행하는 멕시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갈등,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갈등 격화 등이 거론됐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문제가 2등급으로 선정된 것은 작년 12월 6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 이후의 상황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수도를 예루살렘으로 인정하고 미국 대사관을 이전하는 등의 제반 조치를 취한다.”는 내용의 선언을 발표했다.

예루살렘은 유일신 종교인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성지가 한데 모여 있는 곳이다. 이곳은 7세기 이후 각 종교 세력에 의해 점령과 탈환이 반복되면서 세 종교 간의 각축장이 되었다. 유엔에서는 1947년 예루살렘을 국제법상 어떤 국가에도 속하지 않는 지역으로 선포했다. 트럼프의 ‘예루살렘 선언’은 미국 내 강력한 유대인 세력의 지지를 끌어내고,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트럼프의 선언에 대해 가자 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하마스는 지옥문이 열렸다며 새로운 ‘인티파다Intifada(민중봉기)’를 주장하고 있다. 거의 모든 아랍권 나라들에서도 이번 선언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 밖의 2등급 요소로는 라이벌 국가인 인도·파키스탄의 정치적 갈등, 남미 베네수엘라의 정치 불안, 예멘과 소말리아의 내전, 미얀마의 소수민족 로힝야족 탄압 문제 등도 거론됐다.

3등급 위협으로는 나이지리아, 리비아, 사헬 지대, 남수단, 콩고민주공화국 등 아프리카 국가들의 내전이나 정치적 혼란이 선정됐다.
미국외교협회는 보고서에서 “세계적으로 무력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미국은 잠재적 군사 충돌 위험을 피하기 위해 전 세계 어느 곳에 주목하고 자원을 분배해야 하는지 현명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획기적인 정책 변화가 나오지 않는 한 올해의 국제 안보 환경이 작년보다 더 나빠진다는 쪽으로 예측하고 있다. 과연 올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 이후 동북아로 짙게 몰려든 먹구름이 물러나고 평화의 햇살이 비칠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