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耕田 증산도 종도사 戊戌(서기 2018)年 신년사

[종도사님 말씀]

한민족의 위대한 비전을 찾는 상생의 새해를 축원하며



한 해의 으뜸 날, 동지冬至 새벽 ―. 한겨울 찬 기운과 어제의 묵은 기운을
후드득 털어 내며 무술년戊戌年 새해가 떠오른다.
지구촌 일가 전 인류와 개벽일꾼 모든 태을랑에게
무술년의 새 빛, 새 기운이 한없이 무르녹아 내리기를
이 새벽 가장 먼저 기도한다.

무기戊己 한문閈門으로 성큼 들어서는 이 한 해는
한민족 분단역사의 운명을 판가름하는
절체절명의 험한 전기轉機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개벽기 한반도가, 그리고 온 세계가 갈등과 충돌 끝에
대전쟁의 비극으로 가느냐 상생과 조화의 위대한 평화의 길로 가느냐,
갈림길에 서 있다.

열강이 북핵을 둘러싼 채 하루가 멀다 부딪치고
한국 일본 중국을 비롯한 허다한 나라들이
저마다 역사의 종주권을 내세우며 충돌을 거듭하는
뿌리전쟁, 역사전쟁, 문화전쟁이 가열차다.
마냥 물 위에 흔들리는 부평초처럼
한민족은 제 자리조차 잡지 못한 채 그저 흔들리고만 있다.
요동치는 한반도와 동북아, 그리고 지구촌 …. 무엇이 문제인가.

한민족 그리고 온 인류가 그 뿌리를 잃어버린 데서 모든 문제는 비롯된다.
특히 우리는 면면한 9천 년 역사와 민족혼을
송두리째 잃어버리고 정신적 피폐에 허우적대며 방황해 왔다.
그러는 사이 저 밖으로부터 봇물 터지듯 밀려들어 온
불교문화, 유교문화 그리고 기독교문화가
지나온 오랜 시간 이 나라, 이 민족의 정체성을 하염없이 흔들어 댔다.

급기야 오직 힘만을 앞세운 저 중국과 미국 지도자들 사이에
“한국은 오랫동안 중국의 속국이었다”는,
참으로 천인공노할 궤변까지 거침없이 오가는 지경이 됐다.
그런데도 이 땅의 지도자 그 누구도 단 한마디 말이 없다.
도대체 어떤 비전으로 이 민족을 이끌어 나갈 것이며
도대체 무엇으로 통일을 이루어 나가겠다는 것인가.

천지 사방에서 우리를 짓눌러 오는 오늘의 숨 가쁜 숙제들을
과연 어떻게 어디서부터 끌러 낼 것인가.
음수사원飮水思源―, 한 모금 물을 마시며 그 근원을 생각하듯
모든 것을 돌아보고 다시 시작하자.

지구촌 인류가 맞고 있는 지금 이 시대는
만물이 제 뿌리로 돌아가 그 기운을 받아야만 내일을 기약할 수 있는
우주 천지질서와 인류문명의 대전환기, 곧 개벽기다.
잃어버린 뿌리와 역사를 바로 세우는 것은
한민족의 역사운동을 넘어 한반도 통일운동의 큰 비전이며, 나아가
동북아 역사의 진실을 드러내 치열한 한-중-일 역사전쟁을 판막음하고
마침내 궁극의 세계 평화질서를 가져올 대전제가 된다.
외래문화에 가위눌리고 외세에 의해 송두리째 잘라져
이제는 도대체 뭐가 뭔지 분간할 수조차 없게 돼 버린
한민족의 역사, 정신, 문화, 민족혼을 본래대로 복원하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 우리에게 맡겨진 제1사명이다.

동북아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저 뿌리전쟁, 역사전쟁, 문화전쟁의 참상 또한
오늘의 문명을 낳아 준 뿌리역사가 무지막지 뒤틀리고 가려진 탓이다.
한반도를 에워싸고 벌어지는 최후의 이 한판 상씨름은
과연 어디를 향해 치닫는가.

그 궁금증과 갈급증을 풀어 줄 한 소식이 150년 전 이 땅, 한반도에서 선포됐다.
질곡에 빠진 인류역사와 문명사의 모든 문제를 바로잡고
내일의 비전을 내어 주는 선명한 해답, 그것이 바로 ‘개벽開闢’이다.

상제님의 천명天命으로 수운 최제우 대신사가 문 연 동학이
그 일성으로 선언한 소식이 곧 “다시 개벽”이다.
그러나 우리 부모와 형제자매 근 일천만이 일제의 칼날에 무참히 희생되고
우리의 민족혼인 역사마저 마구잡이로 말살되는 비극 속에
동학은 새 세상을 열어젖히려던 자기 사명을 다하지 못했다.

시천주조화정侍天主造化定!
결국 상제님께서 이 땅에 오셨다. 증산 상제님이시다.
이제 증산 상제님께서 마련하신 역사의 운로運路를 따라
한민족과 지구촌 인류는 개벽을 넘어 새 역사, 새 문명을 열어 간다.
그것이 인류 앞에 제시된 위대한 비전, 5만 년 후천선경, 조화선경이다.

그러나 후천선경은 저절로 열리지 않는다.
거대한 시련, 개벽을 넘어야 한다.
우주 천지질서가 새로이 거듭나는 개벽은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숙명이요 주저할 수 없는 도전이다.
미답未踏의 눈밭에 첫 발자국을 찍듯, 상제님의 가르침 따라
우리 도꾼道軍들의 준비된 역량으로 모든 것을 헤쳐 가야 한다.
동학이 세상에 못다 한 그 사명 ― 개벽 소식을 세상에 외치고
뿌리를 찾아 역사를 바로 세우고 개벽의 험한 파고에서 사람을 살리는
증산도가 오늘의 참동학이다.

참으로 오랫동안 인류를 괴롭히던 상극相克의 묵은 질서가
이제 온갖 재난과 재앙, 전쟁과 질병으로 인류를 덮치며 마지막 기승을 부린다.
그러나 이제 가을철 원시반본原始返本의 위대한 섭리에 따라
뭇 생명이 자기 뿌리를 찾아 시원始原으로 돌아간다.

우리 역사문화의 고귀한 원본기록인 『삼국유사』는
역사의 모든 뿌리와 줄기를 ‘석유환국昔有桓國’ 네 글자로 담아낸다.
옛적에 환국이 있었다 ―.
한민족의 시원역사는 저 중앙아시아 대륙에 활짝 열렸던
광명한 첫 나라 환국桓國에서 발원해 배달과 단군조선을 거쳐
북부여 - 고구려 - 삼국 - 고려 - 조선에서 오늘 대한민국까지
장장 9천 년 아홉 차례 굽이쳤다.

석유환국昔有桓國 ―.
지도자는 물론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내 뿌리, 내 역사, 내 문화의
뿌리와 원형을 되찾을 때다.
무술년 새해는 한민족이 내 역사의 고향, 내 문화의 원형으로 돌아가
그 품 안에 깃드는 큰 전환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지구촌 형제자매 모두가 이제 묵은 상처를 다 해원解寃하고
오늘의 나를 있게 해 준 부모와 선령들에게 보은報恩하면서
누구도 남을 먼저 살리는 진정한 상생相生의 한 해가 되기를,
이 아침 두 손 모아 거듭 축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