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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촌개벽뉴스]

    미국 최악의 총기 사고,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서 수만 군중을 향해 무차별 총격

    미국에서 또다시 총격 사건이 일어났다. 사건은 지난 10월 1일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Las Vegas의 유명 관광지에서 일어났다. 카지노 거리에 있는 만델레이 베이 호텔Mandalay bay hotel에서 괴한이 호텔 앞 광장에 운집한 관중을 향해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 광장에서는 한창 컨트리 뮤직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어 수만 명의 시민들이 운집해 있었다. 범인은 호텔 32층의 방에서 광장을 향해 10분가량 기관총을 쏘듯 총기를 연사했다.

    범인은 창문 두 곳을 깨부순 뒤 거치대를 놓고 방 두 개를 오가며 최소 수백 발 이상을 난사했다. 공중에서 시야를 확보하고 사격을 가한 데다 콘서트 장에 엄폐물이 거의 없었던 점, 수만 명 군중들의 운집, 초기에 사격 소리를 폭죽 터뜨리는 소리로 착각하여 재빠른 대피가 이루어지지 못한 점 등으로 인해 많은 피해자가 발생하였다. 이번 사건으로 58명이 사망하고 500여 명이 다쳤다. 역대 최악의 총기 사고인 셈이다. 범인 스티븐 페덱Stephen Paddock(64)은 경찰이 습격하기 전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회계사 출신의 재력가로 폭력 전과나 정신 질환 병력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고 한다. 게다가 종교 단체 가입이나 정치적 성향을 띤 인물이 아니어서 경찰은 그의 범행 동기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사건 후 드러나는 정황에서 페덱은 사전에 치밀하게 범죄를 계획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건으로 미국에서는 총기 규제 논의가 재점화되고 있다. 원래 미국에서는 연발이 되는 총기는 민간인에게 판매가 금지되어 있다. 그런데 ‘범프 스톡Bump stock’이라는 개조 장비를 장착하면 연발 효과를 낼 수 있다. 분당 수십 발 사격에 불과한 반자동 소총을 수백 발이 나가는 대량 살상무기로 변환시켜 주는 것이다. 개조 장비 자체가 합법인 데다 가격도 100달러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미국 정치권과 전미총기협회 NRA(The National Rifle Association)에서는 사고 후 ‘범프 스톡’을 추가 규제 대상으로 포함시켜야 한다는 성명을 내놓았고 백악관에서도 이를 동의했다.

    미국에서는 총기 문화의 뿌리가 깊다. 미국 국립사법연구소의 2009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민간인들이 보유한 총기 수는 약 3억 1000만 정으로 추산된다. 미국인 100명당 평균 총기 보유 수가 89정이나 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1인당 총기 보유 수다. 미국인들에게 총은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는 상징이다. 유럽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이주자들은 서부 개척 시기에 총을 가지고 사냥을 했고, 원주민들과 싸웠다. 이어 그 총을 가지고 민병대를 조직하여 영국의 잘 훈련된 군대와 싸워 독립을 쟁취했다. 그리고 드넓은 미국 땅에서는 이웃의 도움에서 먼 곳에 사는 사람들이 많았다. 경찰력은 미비했고, 상비군은 20세기 초까지 드물었다. 이런 연유로 개인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총을 지니는 전통은 깊을 수밖에 없었다.

    미국 헌법에서도 총기에 대한 권리를 명문화하고 있다. 미국의 건국자들은 한 국가 안에 다양한 권력이 존재하면 중앙화된 독재를 막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무기를 지닐’ 권리를 지지했다. 수정 헌법 2조에서는 중앙 권력에 대한 견제 세력으로 지역 민병대를 유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 의회에서 전통적으로 공화당이 총기 규제에 소극적이다. 공화당 지지 주는 인구 밀도가 낮고 농업 의존도가 크며 총기를 지지하는 주가 많다. 게다가 미국 의회에 대한 NRA의 로비력은 맞설 자가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다. 오늘날 미국에서 총기는 연간 100억 달러짜리 산업이다. 동업 조합처럼 움직이는 NRA의 목표는 총기 생산자들을 보호하고 총기 판매를 늘리는 것이다.

    미국인들에게 총은 건국의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9.11 사태 때 죽임을 당한 3,000명 희생자들 수의 세 배가 매년 총기 사건으로 희생되고 있다. 외부의 적이 문제가 아니라 내부의 총기 사건이 더 문제다. 미국의 총기 규제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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