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꾼의 자기계발] 일꾼의 양생학 | 2 도인법導引法

[칼럼]

“다리 아프다고 꼭 오그리고 앉아 있으면 못 쓰고 자꾸 걸어봐야 하며,
일은 해 봐야 하고, 무서워서 못하는 것은 장부가 작아서 그러느니라.” (도전 5: 368)


허준이 지은 의서인 『동의보감』 내용 중에 ‘통즉불통通卽不痛 불통즉통不通卽痛’이란 말이 있다. 이 말은 혈관에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서 오는 증상으로 ‘막힌 것을 통하게 해주면 아픈 것이 없어지며, 막혀서 통하지 아니하면 통증이 생긴다.’는 의미이다. 즉 몸속에 흐르는 모든 것이 막힘이 없이 잘 통하면 병이 없이 건강하게 된다는 뜻이다.

사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상식 중의 하나가 몸에 좋은 것을 먹기만 하면 건강할 거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그것은 크나큰 오산이다. 실제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유지하는 데 섭생만큼 중요한 것이 내 몸의 기혈 순환과 소통이다. 그러기 위해서 필수적인 게 바로 운동運動이다. 그런 의미에서 섭생과 운동은 건강의 양 날개라 할 수 있겠다.

“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 는 격언은 중병에 걸린 암환자를 살리는 최후의 마지막 법방은 뛰어난 의술도 좋은 약도 아닌 자신의 의지와 정성으로 직접 몸을 움직여 막혀 있던(적체되어 있던) 기혈을 순환·소통시키면 몸의 자연치유력이 극대화되어 다시 소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건강의 필수 요소인 운동!, 그 운동법 중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운동법의 바탕인, 도인법導引法에 대한 내용을 공부해보기로 한다.

도인법導引法이란


도인이란 ‘끌어당기고 늘인다’는 뜻으로, 동양에서 수천 년 동안 전해져 내려온 전통 양생법養生法으로, 온몸의 기혈순환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자연 치유력을 극대화하는 건강체조를 말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털고, 두드리고, 문지르고, 틀고, 늘리고, 당기는 동작을 통해 근육의 인대와 관절을 부드럽게 풀고, 경락과 혈을 자극하여 온몸의 기氣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모든 것이 도인법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도인법의 핵심과 목적은 무엇일까? 도인법을 통해서 결국 이루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는데,

첫 번째는 경혈의 자극과 호흡법을 결합시키는 것이고,

두 번째는 기혈의 흐름을 활발히 하여 사기의 배설을 촉진하기 위함이다. 야만 제대 도인법을 하는 것이고,

사실 이 두 가지(도인법의 핵심과 목적)를 정확히 인식하고 동작을 취해야만 제대로 된 도인법을 하는 것이고, 그럼으로써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올바른 도인 체조법


정신 집중과 자기 수양을 이루고자 하는 공부工夫[kung fu]의 핵심은 크게 몸공부, 마음공부, 호흡공부의 세 가지로 나뉜다.
올바른 도인체조 또한 이 세 가지를 몸으로 터득하는 공부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올바른 도인 체조를 하는 것일까?

첫째, 몸 - 동작은 ‘정확하고 제대로’ 하는 것이다.
둘째, 氣 - 호흡은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다.
셋째, 心 - 마음은 한 곳에 집중하는 ‘의념(의식) 집중’이다.

위 세 가지 핵심 키포인트를 명심하고 동작을 취해야, 궁극적으로 몸과 마음, 동작을 일치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처음부터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꾸준한 연습을 통해 직접 몸으로 체득하여 자연스럽게 나오는 경계까지 가야 한다.

진단 행법- 도인체조에 들어가기 전
도인체조에 들어가기 전, 나의 몸 상태가 어떠한가를 체크해 볼 수 있는 간단한 진단 행법이 있다. 한번 직접 몸으로 해보고 내 몸의 상태가 어떤지 진단해 보자. 그리고 거기에 맞는 행법부터 실천해보자.

발 행법- 사람은 다리부터 늙는다
도가에서 <다리→남성기→눈>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노화가 다리에서 시작해서 점점 위로 올라간다는 것을 뜻한다. 즉 노화는 발, 다리에서 시작하여 진행되기 때문에 발, 다리를 젊게 하면 몸 전체도 젊어지게 된다. 몸 전체의 젊음의 열쇠를 쥐고 있는 발을 젊게 하는 행법을 소개한다.

발 행법
①두 다리를 죽 뻗고 앉는다. 오른발을 왼쪽 허벅지 위에 올려놓는다.
②엄지와 검지로 발가락을 거머쥐고 좌우로 수도꼭지를 비틀듯이 비튼다. 엄지발가락에서 시작해서 새끼발가락까지 30회쯤 비틀어댄다.
③발바닥의 움푹한 부분 즉 장심을 두 엄지손가락으로 두루 지압을 한다.
④오른 엄지발가락을 오른손으로 거머쥐고 발등 쪽으로 잡아당기고, 오른발 피부를 펴고 왼 손바닥으로 오른발 복숭아 뼈 밑에서 발바닥에 걸쳐 30회 이상 비벼댄다.
⑤오른 발목 약간 윗부분을 오른손으로 쥐고, 왼손으로 발목을 좌우로 각각 18회 이상 회전시킨다. 다음으로, 왼발을 오른쪽 허벅지 위에 올려놓고 같은 방법으로 되풀이한다.

허리 행법-허리는 현대인의 큰 약점
일어설 때에 ‘아이고’라는 소리를 내는 것은 허리 노화의 징조로 생각해도 무방하다. 이것은 다리와 허리가 약해진 증거이다.
허리의 노화란 우선 허리 근육의 노화이며, 허리의 기혈의 흐름이 나빠져서 근육이 굳어졌음을 의미한다. 또한 내장 특히 신장이 약해져 온 경우가 많다. 허리의 노화를 치료하여 근육을 더 젊게 하고, 동시에 내장을 젊어지게 하는 행법을 소개한다.

이것은 ‘진단 행법②’의 치료편이다.
①바르게 서서 입으로 숨을 내쉬면서 천천히 윗몸을 앞으로 굽혀 내려뜨린다. 사실은 손바닥이 땅에 바짝 닿도록 하는 것이지만, 처음에는 무리할 필요가 없다. 윗몸을 굽힐 수 있는 데까지 굽히면 된다.
②윗몸을 굽힐 수 있을 데까지 굽히면, 입을 다물고 코로 숨을 들이쉬면서 천천히 원래의 자세로 돌아온다. 이상의 ①~②를 1회로 하여 한번에 9~18회 반복한다.

이것은 ‘진단 행법④’의 치료편이다.
①두 다리를 펴고 앉는다. 그런 다음 다리를 굽혀 무릎을 모아 세우고 두 손으로 그것을 끌어안듯이 하여 입으로 숨을 내쉬면서, 두 손에 힘을 주어 천천히 두 무릎을 가슴에 가져다 댄다. 아래턱이 무릎 위에 닿도록 한다.
②입을 다물고 코로 숨을 들이쉬면서 천천히 다리를 펴서 원래의 자세로 돌아온다. 이상 ①~②를 1회로 하여 한 번에 3회 되풀이한다.

배 행법
①반듯이 누워서 두 무릎을 세운다. 배는 옷을 젖히고 드러낸다.
②배 전체를 직접 손바닥으로 20~30회 가볍게 비빈다.
③양손의 손가락을 모아가지고 그림과 같이 배 전체를 가로 세로 3등분한 것처럼 해서 아래에서 위로 천천히 차례차례 눌러나간다. 이 경우, 누를 때에 입으로 숨을 내쉬고, 손은 뗄 때에 조용히 코로 숨을 들이쉬도록 한다.
④마지막에 배 전체를 손바닥으로 20~30회 가볍게 비빈다. ③에서 손으로 눌렀을 때에 딴딴하게 느껴지는 곳이 있으면, 그것이 숙변이 괴어있는 곳이다. 두 손바닥을 포갠 채로 원을 그리듯이 천천히 여러 번 문질러서 풀어준다.

목 행법
①책상다리의 자세로 앉아 두 손을 포개어 손바닥을 가슴 밑에 댄다.
②고개를 천천히 오른쪽으로 돌리면서 입으로 숨을 내쉬고, 동시에 포갠 두 손을 몸에 댄 채로 왼쪽 위장胃臟 근처까지 자연스럽게 밀어 내린다. 이때 눈은 비스듬히 위쪽을 흘겨본다. 숨을 다 내쉬게 되면 입을 다물고, 얼굴은 정면으로, 두 손은 가슴 밑, 즉 원위치로 돌린다.
③이어 같은 방법으로 고개를 왼쪽으로 돌린다. 이번에는 두 손을 오른쪽 간장肝臟 근처까지 밀어 내린다. 숨을 다 내쉬게 되면 ①의 자세로 돌아간다.
이상 ①~③을 1회로 하여 한 번에 3회 되풀이한다.

①두 다리를 쭉 펴고 앉는다. 그림과 같이 왼손은 턱을 받치고 오른손은 뒤통수에 갖다 댄다.
②입으로 숨을 내쉬면서 손으로 얼굴을 천천히 왼쪽으로 돌리고, 눈은 비껴 위로 시선을 돌린다. 숨을 다 내쉬게 되면 입을 다물고 얼굴과 시선을 원위치로 돌린다.
③손을 바꾸어 같은 방법으로 얼굴을 오른쪽으로 돌린다. 이상의 ①~③을 1회로 하여 한 번에 3회 되풀이한다.

상제님께서는 큰 돌에 맞아 다리가 부러지고 힘줄이 떨어져 다리가 오그라져 굴신을 못 하는 18, 9세 된 소년 광부를 낫게 하실 때, “몸을 뛰어서 뼈마디와 혈맥에 충격을 주라.”고 하시니 소년이 몸을 한 번 솟구치매 오그라진 다리가 펴지며 곧 굴신을 마음대로 하게 되었다(도전 9:164)는 일화가 있다. 이처럼 상제님께서는 뼈마디와 혈맥에 충격을 주어 굴신을 못하는 몸을 스스로 움직이게 하여 낫게 하셨다. 이처럼 병을 낫게 하는 데도 기혈을 순환 소통시키는 운동이 핵심 중의 핵심이다.

요즈음 예방의학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병 고치는 약이 귀한 것이 아니요 병들지 않는 몸이 귀한 것이니라.”는 상제님의 말씀처럼, 평소의 건강관리로 스스로 몸을 잘 지켜 병들지 않는 몸을 유지하는 것이 최고의 의학이 아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돈 들이지 않고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운동(도인법)은 너무도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내 몸의 건강은 오직 나의 노력과 정성으로 얻어지는 결과물이다. 이 사실을 깊이 명심하여 변하지 않는 다이아몬드처럼 항상 빛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오늘부터 단 몇 분이라도 시간을 내서 도인체조를 꼭 실천해 보자.

퇴계의 건강관리법, 활인심방活人心方


젊은 시절부터 잔병치레가 잦았던 퇴계退溪 이황李滉(1501-1570) 선생이 평생 동안 실천하여 장수한 ‘활인심방活人心方’이라는 건강법이 있다. 활인은 ‘목숨이 다하는 순간까지 병 없이 건강한 육체와 정신으로 살아가는 사람’을 뜻하며, 심방은 ‘으뜸이 되는 건강법’이라는 뜻이다.

동의보감에 나오는 도인법
동의보감에 나오는 안마도인법按摩導引法(손으로 몸을 문지르고 두르려 주며 간단한 운동과 호흡을 조절해서 몸의 기혈을 잘 돌아가게 하는 양생법의 한 가지)

①입과 귀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위아래 이(齒)를 마주 쫏고 침으로 양치하며 입 안에 가득차게 한다. 이것을 삼킨 다음 숨을 멈추고 오른손을 머리 위로 넘겨 왼쪽 귀를 14번 잡아당기고 또 왼손을 머리 위로 넘겨서 오른쪽 귀를 14번 잡아당긴다. 이렇게 하면 귀가 밝아지고 오래 산다. -『양생서養生書』

②눈과 이마
손바닥을 비벼서 뜨겁게 한 다음 양쪽 눈을 비벼주기를 매일 20번씩 하면 눈에 예막(뿌옇게 흐려지는 막)이 자연히 생기지 않고 눈이 밝아지며 풍을 없앤다. 이마를 자주 문질러주는 것은 천정天庭 수양한다고 하는데 머리털이 난 곳에서 뒤로 쓰다듬기를 14번씩 하면 얼굴이 자연히 윤기가 난다. -『양생서養生書』

③코와 귓바퀴
가운데손가락으로 코 양쪽을 20~30번씩 문질러서 겉과 속이 다 뜨거워지게 한다. 이것은 소위 코에 물을 대서 폐를 축여준다는 것과 같다. 손으로 귓바퀴를 문질러 주기를 횟수에 관계없이 여러 번 하는 것은 귓바퀴를 수양해서 신기를 보하여 귀가 먹는 것을 미리 막고자 함이다. -『양생서養生書』



[참고문헌]
『증산도 도전』 (대원출판, 2003)
『건강도인술 백과』 (하야시마 마사오, 정신세계사, 2010)
『동의보감』 (허준, 동의과학연구소,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