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 네팔 지진참사 / 러시아 전승 기념 행사 / 눈 대신 뇌로 보다 / 무인 자율 주행차

[지구촌개벽뉴스]
虎兎龍蛇相會日(호토용사상회일)에 無辜人民萬一生(무고인민민만일생)이니라
호랑이(寅), 토끼(卯), 용(辰), 뱀(巳)이 서로 만나는 날에
아무 죄 없는 창생들이 무수히도 죽겠구나. (도전 5편 408장)
앞으로 오는 세월이 연(年)으로 다투다가, 달(月)로 다투다가, 날(日)로 다투다가,
시간(時)으로 다투다가, 분(分)으로 다투게 되리니 대세를 잘 살피라. (도전 7편 3장)




무너져 내린 세계의 지붕 네팔, 100년 만에 최악의 지진참사


지난 4월 25일 아시아 서부 내륙국 네팔Nepal에서 규모 7.8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이날 지진은 오후 12시 35분 에베레스트 산과 가까운 네팔의 남체바자르Namche Bazar 지역에서 서쪽으로 68km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 일주일 만에 사망자가 7천명을 넘어섰고 부상자는 1만 4천명 이상으로 집계되고 있다. 인근의 중국, 티벳, 인도 등지에서도 진동과 산사태로 수십 명이 사망했다. 지진으로 인해 에베레스트 산에서는 눈사태가 발생해 남부 베이스캠프에서 17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이번 지진의 전체 희생자의 절반이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Kathmandu에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1934년 카트만두에서 발생한 네팔-비하르 대지진으로 1만명 넘게 사망한 이후 최악의 참사다. 183년 역사를 가진 62m 높이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다라하라 타워Darahara Tower가 무너져 8층 전망대의 관광객 등 18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26일에도 규모 6.7의 여진이 발생하는 등 예상 피해규모가 계속 상향되고 있어 인명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큰 피해가 발생한 것은 암석파괴가 시작된 진원이 깊이 15km로 매우 얕았고, 건축물 대부분이 내진설계가 되지 않은 채 과도하게 밀집해 있었기 때문이다. 네팔은 1인당 GDP(국내총생산) 약 700달러로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데 지진에 거의 무방비 상태나 마찬가지이다. 철골이나 콘크리트 건물이 드물고 벽돌을 쌓아올려 만든 건물이 대부분인 탓에 지진이 강타하자 속절없이 건물들이 무너져 내려 희생자가 많았다.

네팔 지진은 지진발생 약 1개월 전에 프랑스 연구진에 의해 예측되었다. 그들은 현장조사를 통해 지진의 역사적 패턴을 발견하였고, 수도 카트만두를 강타한 이번 지진과 정확히 일치하는 지역에서 큰 지진이 일어날 것을 예측하였다. 지진 발생 2주일 전 관련 내용이 네팔의 지질학회지에 실렸고, 1주일 전에는 50여 명의 지진학자와 사회과학자들이 모여 지진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이 더한다. 히말라야 산맥을 끼고 있는 네팔 일대는 지질학적 구조상으로도 지진이 자주 발생할 수밖에 없는 곳이다. 지구를 구성하는 거대한 지각판地殼板 중에서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충돌하는 지점이 히말라야이기 때문이다.

4월 25일 발생한 처음 지진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네팔에 본진本震과 비슷한 규모 7.3의 여진餘震이 5월 12일 다시 일어났다. 규모 7.3와 6.3의 강진에 이어 규모 5.6에서 규모 6.3에 이르는 강력한 여진이 최소 다섯 차례 잇따랐다. 네팔 내무부는 12일 현재 최소 42명이 숨지고 1,117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카트만두를 포함한 여러 도시에서 건물들이 붕괴된 것으로 확인돼 구조가 본격화되면 사망자 수가 급증할 것으로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지진으로 건물에 구조적 손상이 발생한 데 이어 이번 지진까지 겹치면서 추가 붕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진앙에서 서쪽으로 83km 떨어진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는 대혼란이 벌어졌다. 건물 붕괴를 우려한 주민 수천 명이 거리로 뛰쳐나왔고 부모들은 아이들을 안고 서둘러 대피했다.

미국 서부와 일본에도 지진에 대한 공포가 엄습했다. 네팔 지진 직전, “미국과 일본도 대지진 위험이 있다”는 연구 보고서가 잇달아 나온 탓이다. 미국 서부와 일본은 이른바 ‘불의 고리(Ring of fire)’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화산활동 지역에 속해 있다. LA타임스는 4월 22일 앞으로 30년 안에 캘리포니아 일대에 규모 8 이상의 대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학계에서는 지하 석유의 분포와 흐름을 밝힌 데이터를 토대로 고대 캘리포니아 해안선과 현대 해안선을 비교했다. 그 결과 이 지진대에서는 400~2400년을 주기로 대지진이 일어났으며, 마지막 대지진은 800년 전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이 지역은 소규모 지진이 빈발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세대 안에 이 지진대에서 시작된 지진이 주위 지진대로 연결돼 ‘메가 지진’으로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러시아 전승戰勝 70주년 기념행사


5월 9일 오전 10시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 2,000만 명의 영혼을 달래는 종소리가 울렸다. 러시아의 ‘대조국전쟁大祖國戰爭’(the Great Patriotic War) 전승戰勝 70주년 기념행사가 시작된 것이다. 러시아인들은 1812년 모스크바를 침공했던 나폴레옹과의 전쟁을 ‘조국전쟁’, 제2차 세계대전 시 나치 독일과의 전쟁을 '대大조국전쟁'이라고 부른다. 이날 ‘승리의 깃발’로 불리는 옛 소련기를 앞세운 차량을 선두로 군인들이 줄을 맞춰 모스크바 ‘붉은 광장’을 가로질러 행진했다. 이날 군사 퍼레이드에는 전투기와 장갑차 수백 대와 군인 만 6천여 명이 동원되어 러시아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을 포함해 러시아 우방국 10개 나라의 군인들이 동참했으며, T-14 전차와 신형 대륙 간 탄도미사일 등 그동안 개발한 신무기들도 공개되었다. 이번 행사에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러시아의 개입을 이유로 서방 국가 정상들은 대부분 참석하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박근혜 대통령도 불참하는 등 러시아가 초청장을 보낸 68개국 정상 가운데 27개국 지도자만 자리를 함께했다. 이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앞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데에 이어 행사장에서도 나란히 앉아 긴밀한 협력 관계를 과시해 눈길을 끌었다.

러시아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이 5월 9일이다. 반면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서방은 5월 8일이다. 처음 독일은 1945년 5월 7일 프랑스 랭스 연합군사령부에서 “5월 8일 오후 11시부터 모든 군사행동을 중단한다”는 항복문서에 서명했다. 하지만 스탈린은 “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끈 결정적 역할은 소련군이 했고, 나치의 심장부는 베를린이기 때문에 항복 문서는 베를린에 있는 소련군사령부에서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를 받아들여 8일 오후 10시 43분 베를린 근교 소련군사령부에서 빌헬름 카이텔 독일군 총사령관이 게오르기 주코프 소련군 총사령관 앞에서 항복문서에 다시 서명했다. 이 시간이 모스크바 시간으로 9일 0시 43분이었다.

많은 이들이 2차대전을 미국과 독일이 싸운 전쟁으로 알지만 이는 냉전과 할리우드 영화가 만든 오해다. 미·영 연합군의 유럽 전선 전사자는 40만 명 정도였고 러시아군 전사자는 800만 명 이상이었다. 독일은 러시아 전선에 전력의 80~90%를 투입했고, 300여만 명이 전사했다. 미·영과 싸움에서 나온 피해의 4배가 넘는다. 소련군은 미국과 영국 연합군이 바다 건너서 구경하는 사이 동유럽 전선에서 고군분투했다. 러시아인들은 100만 명이 넘는 시민이 굶어 죽어가면서도 지켜낸 레닌그라드 봉쇄전, 독일군의 불패 신화를 깨뜨린 스탈린그라드 공방전, 쿠르스크 격전 등이 2차 대전의 승기를 잡는 분수령이었다고 믿는다. 1944년 6월 노르망디 상륙작전 이후 미영 연합군은 서부전선에서 독일군 56만 명과 싸웠을 뿐이지만, 소련군은 동부전선에서 홀로 450만 명의 독일군과 싸웠다. 전쟁 막바지 베를린 점령 작전에서만 소련군 1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소련 인구가 1억 6,000만 명이었는데 2,700만~2,800만 명이 전쟁 중 사망했다. 이런 이유로 러시아 전승기념일인 5월 9일이 공식적인 2차 세계대전 승전일로 인정받고 있다. 세계 제패를 꿈꾸던 최강 나치 독일군을 전 국민이 애국심으로 단결해 물리치고 세계도 구했다는 자부심으로 가득한 러시아는 아무리 경제 사정이 어려워도 매년 승전 기념일 행사만큼은 성대하게 치르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국제 역학관계상 주목할 장면은 중국 인민해방군 의장대 112명의 참석이다. 러시아 승전 기념일 군사 퍼레이드에 중국이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미국과 일본의 관계 강화에 맞서 러시아와 중국의 협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두 나라의 관계가 더 긴밀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국가 북한을 위에 두고 주변 4대 강국에 둘러싸인 우리나라로서는 썩 밝지 않은 그림이다. 상제님의 상씨름 천지대세는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 ◎

심봉사, 눈 대신 뇌로 보다
자기장 나침반으로 눈먼 쥐 스스로 길 찾게 만들어


일본 도쿄대 연구진이 뇌가 지구자기장을 인식하게 하는 방법으로 눈먼 쥐가 스스로 길을 찾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도쿄대 약학대학원 이케가야 유지池谷裕二 교수팀은 이 연구 결과를 4월 2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게재했다. 이케가야 교수팀은 동물의 뇌가 지구자기장을 나침반처럼 생각하고 몸이 어느 쪽으로 가는지 인식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쥐 실험을 진행했다. 철새는 태어날 때부터 체내에 고유한 자기장 나침반을 갖고 있어, 이동 시 지구자기장을 감지해 이동 경로를 정한다. 연구진은 눈먼 쥐의 뇌에 시각피질을 자극하는 전극을 2개 삽입한 뒤 머리에는 전자식 나침반을 얹었다. 쥐의 머리가 향하는 방향이 남쪽이면 왼쪽 전극이, 북쪽이면 오른쪽 전극이 실시간으로 뇌에 전기 자극을 줘서 방향을 알려주게 했다. 이 쥐에게 T자형 미로에서 먹이를 찾아 움직이게 하자 첫날은 20회 시도에서 11, 12회 정도 단번에 먹이 찾기에 성공했던 쥐가 이튿날에는 자기장 신호를 이용해 16번이나 길을 정확히 찾는 데 성공했다. 이후 이 쥐는 정상적인 시력을 가진 쥐와 길 찾기 실력에서는 차이가 없었다. 지구자기장을 이용해 미로 찾기에 성공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케가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뇌가 시각과 촉각, 후각, 청각, 미각 외에 새로운 종류의 자극을 인식하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면서 “특히 포유동물의 뇌가 자기장을 활용할 수 있는 잠재적인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활용하면 시각장애인의 지팡이에 지자기地磁氣 센서를 달고 이를 뇌와 연결하면 시각 기능을 대신하는 장치를 만들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구촌의 장님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

뜨거워지는 무인 자율 주행차 시장
자율 주행차 2020년까지 상용화



무인 자율 주행차 시장이 뜨겁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와 구글·애플 등 IT 기업까지 앞다퉈 뛰어드는 자율 주행차 시장에 현대차도 선전포고를 했다.
현대차는 2020년부터는 고속도로는 물론 도심에서도 사람이 손과 발을 사용하지 않고도 운전이 가능한 자율 주행 차량을 상용화한다는 목표이다. 현대·기아차가 2020년 자율 주행차 상용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선無線 통신망을 활용해 차량과 차량, 차량과 장애물, 차량과 신호등 등 각종 교통 정보를 종합적으로 인식하는 기술과 이 정보를 운행과 주차에 적용하는 소프트웨어와 구동시스템 개발이 필수적이다. 현대·기아차는 이를 위해 2018년까지 2조원의 연구·개발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자율 주행 기술은 고속도로 주행 시 차량과 차선을 인식해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는 단계까지 와 있다. 올 연말 현대차가 도입하려는 기술이 이 단계다. 하지만 앞으로 진정한 자율 주행차 상용화까지 가려면 두 단계를 더 거쳐야 한다. 운전자의 조작 없이 일정 부분 경로에 대해서만 자율 주행이 가능한 부분 자율 주행 단계와 시동을 켠 후 목적지에 도착해 주차까지 자동 완료되는 완전 자율 주행 단계가 그것이다. 벤츠, 아우디 등이 부분 자율 주행 단계까지는 시범 주행을 마쳤으며 현대·기아차 측은 “시험 주행까지는 못 갔지만 부분 자율 주행 기술 개발은 완료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완전 자율 주행 단계까지 가려면 기술 개발은 물론 규제 환경 등에서도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다. 무엇보다도 현재 자율 주행 차량을 허용하는 법제도가 없으며, 보험 적용 등에서도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는 “기술 개발과 규제 환경 개선은 시간이 지나면 점진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들”이라며 “자율 주행 차량이야말로 과감한 결단력과 우수한 IT 기술력을 갖춘 한국 기업들에 절호絶好의 기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