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시계’를 거꾸로 돌려라

[건강]
EBS ‘다큐 프라임’이 밝혀낸 회춘의 비밀

2013년 5월 27~29일 EBS 다큐 프라임에서 〈황혼의 반란〉 3부작이 방영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건강과 노화에 대한 전혀 새로운 시각의 실험을 제안해 화제를 모았다. 이는 미국 하버대 대학의 엘렌 랭어 교수가 1979년 시행한 ‘시계 거꾸로 돌리기 실험(Counterclockwise study)’을 한국판으로 재해석해 시행한 국내 최초의 건강심리 실험보고서이다.

시간여행 참가자들


‘시계 거꾸로 돌리기 연구’는 마음의 시계를 거꾸로 돌린다면 몸의 시계도 거꾸로 돌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설에서 출발한 연구이다. 앨렌 랭어 교수는 ‘시계 거꾸로 돌리기 연구’를 통해 8명의 노인을 20년 전의 환경에서 생활하게 함으로써 실제 그들의 신체나이와 지능 등을 50대 수준으로 향상시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 10월 26일부터 10월 31일까지 7일간 평균 나이 82.6세의 노인 5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그들을 30년 전인 1982년 10월의 환경으로 꾸민 공간에서 7일간 생활하게 한 것이다. 이들 참가자 5명은 다음과 같다.

시간여행후의 변화


첫날 자기소개도 1982년의 상황에 맞추어 78세의 가수 한명숙씨는 ‘저는 48살입니다’ 이런 식으로 시작했다. 저녁에는 이제는 추억 속의 드라마인 ‘전원일기’를 함께 시청하고 아침이면 1982년의 신문과 병우유가 배달된다. 신문뿐만 아니라 달력, LP판, 포스터, 잡지, 책, 전화기, 텔레비전, 사진기 등의 소품들도 철저하게 그 시대의 물건으로 꾸며졌다. 노인을 위한 안락의자, 안마기 등의 편의시설들은 없다. 7일간의 시간여행에서 지켜야 할 수칙은 다음 세 가지이다.

7일간의 여행수칙
1. 나는 지금 현재 1982년에 있습니다.
2. 나는 1982년에 맞게 말하고 행동합니다.
3. 나는 모든 일을 스스로 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7일간의 실험이 끝난 후 건강검진에서 이들 참가자들은 균형감각, 악력, 유연성, 시력, 청력 등의 신체기능에서 현저한 개선을 보였고 1분안에 ‘ㅈ’으로 시작하는 단어 말하기 같은 언어유창성이 월등히 좋아지는 등 인지기능에도 믿기 어려운 변화들이 일어났다. 특히 지팡이 없이는 서너걸음을 옮기기도 힘들어 했던 한명숙씨는 실험 후 지팡이 없이도 걸어다니는 모습을 보여줘서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 더불어 참가자들 대부분이 목주름이나 눈 밑 주름이 개선되어 수술을 받은 것과 같은 외모상의 효과를 보기도 했다. 마음상태에 따라 건강과 노화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회춘의 비밀, 젊어지는 3가지 조건!


우리가 행하고 있는 노화 방지와 수명 연장의 방법들은 옳은 것일까? 미국의 생물인구 통계학자 스튜어트 올샨스키는 그의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운동과 식이요법을 통해 건강과 생활의 질이 개선될 수 있지만, 그간의 연구 결과는 건전한 생활방식을 유지하고 있는 집단의 기대수명이 그렇지 못한 집단에 비해 불과 900일(2.5년) 정도밖에 길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회춘의 비밀, 세가지
의식의 집중
통제력
행복감


그러나 ‘시계 거꾸로 돌리기 실험’과 궤를 같이 하는 심리학 실험들은 마음이 신체에 영향을 미쳐 마음가짐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수명이 7년이나 늘어날 수 있다고 증명한다. 5명의 참가자를 노화에 역행하게 한 비밀은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만들어내는 세 가지 조건에 있다. 현재 나의 몸이나 기분의 변화에 관심을 갖는 ‘의식의 집중’, 습관적인 의존성을 버리고 스스로 판단하고 그에 맞게 행동하는 힘인 ‘통제력’, 그리고 의식의 집중과 통제력으로 만들어지는 ‘행복감’.

현재의 나에 ‘집중’을 하게 되면, 내 기분과 의사에 따라 하루를 구성하는 ‘통제력’이 생긴다. 그리고 무엇인가를 통제하고 해냈다는 ‘행복감’이 마음을 젊게 한다. 이는 또 다른 변화를 일으키는 요소로 작용해 선순환善循環이 만들어진다. 이 선순환은 ‘시계 거꾸로 돌리기 실험’에서 보듯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내가 젊었을 때의, 되고 싶은 그때의 마음가짐으로 마음의 시계를 거꾸로 돌려보는 작은 노력에서 시작한다.

EBS 〈황혼의 반란〉은 세월에 따른 신체의 변화보다 자신이 늙었다고 생각하는 정신적 노화가 스스로를 더 나이 들게 만들고, 반대로 젊은 시절의 환경과 생각으로 사는 것이 가장 강력한 항산화제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었다. 노인에 대한 고정관념과 나이가 들면 늙는다는 생각자체가 노화를 촉진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다.

내가 생각하는 그곳에 내 몸이 존재함을 명심하자.

“몸과 마음이 하나라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어디에 마음을 놓던지 신체 또한 그곳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다양한 일들이 나타나지요.”-엘렌 랭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