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 더 무서운 뇌중풍(뇌졸중)

[건강]
얼마 전에 타계한 철의 여인 마가렛 대처의 사인은 뇌졸중이었다. 우리나라의 신현종 양궁 국가대표팀 감독(53)도 지난 10월 세계선수권대회 8강전을 지휘하다 뇌중풍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수술을 받은 뒤 뇌사상태에서 사망했다. 당시 강풍으로 현지 환경이 좋지 않아 성적이 저조했고 신감독은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쌓여 뇌중풍으로 쓰러졌다.


사망률 1위 질환


뇌중풍은 국내에서 단일 질환으로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질병이다. 보통 기온이 떨어지면서 뇌중풍 발생이 증가한다. 뇌중풍은 크게 뇌경색과 뇌출혈로 나눌 수 있다.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힌 상태, 뇌출혈은 그 혈관이 터진 상태를 뜻한다. 1980년대 이전에는 뇌출혈이 더 많이 발생했지만 지금은 70% 이상이 뇌경색이다. 평소 서구식 식생활이 늘면서 비만이 심해지고 당뇨병이나 고혈압 환자가 늘어난 탓이다. 다음의 사례는 뇌졸중 초기 대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르쳐준다.

사례1 중견기업의 김 차장(49)은 지난해 초 갑자기 쓰러졌다. 몸의 오른쪽이 마비됐고 말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김 차장은 뇌중풍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가족에게 빨리 큰 병원 응급실로 데려다 달라고 했다. 20대부터 당뇨병을 앓고 있었는데 당뇨병이 뇌중풍의 위험인자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 이런 판단을 한 것이다. 쓰러지고 1시간이 안돼 응급실에 도착했다. 뇌경색이었다. 즉시 혈관을 뚫어주는 혈전용해 치료를 받았다. 적절한 치료결과 지금은 정상에 가까운 수준으로 회복됐다.

사례2 평소 산을 좋아하는 서모 씨(56)는 그날도 산에 올랐다. 귀가할 무렵 손발에서 힘이 빠지고 말이 어눌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쉬기 위해 잠시 눈을 붙였다. 잠시 후 팔다리는 물론이고 얼굴과 혀, 목구멍까지 마비됐다. 놀란 가족들이 부랴부랴 동네 의원으로 그를 데리고 갔다. 의사는 큰 병원에 갈 것을 권했다. 그제야 대학병원 응급실로 찾아갔다. 뇌출혈이었다. 하지만 늦게 병원을 찾은 탓에 치료가 힘들어졌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전신마비가 심해 직장도 그만둬야 했다. 서 씨는 그제야 회사 건강검진에서 고혈압이란 진단이 나왔을 때 신경 쓰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뇌혈관에서 피떡이 쌓이면 뇌경색, 터지면 뇌출혈이다.

뇌중풍 위험인자


뇌중풍은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전신마비나 언어·운동기능 장애 등 심각한 부작용이 따른다.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뇌중풍으로 쓰러져 목숨을 잃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뇌중풍 위험군’이란 사실을 모르고 있다. 40대 이후라면 ‘뇌중풍 위험인자’를 반드시 알아둬야 한다.

첫째 나이와 성별이다. 뇌중풍은 55세 이후 발생률이 높아진다. 10세가 증가할 때마다 병이 생길 확률은 2배씩 높아진다.

둘째 고혈압과 당뇨병이다. 이 질병으로 인해 혈관벽은 손상될 수밖에 없다. 고혈압 환자는 4~5배, 당뇨병 환자는 2배 정도 뇌중풍이 걸릴 확률이 높다.

셋째 각종 생활습관병이다. 고지혈증과 비만은 동맥경화의 큰 요인 중 하나다. 술과 담배도 위험하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2.5배 정도 뇌중풍 발병률이 높다. 만약 고혈압 환자가 담배를 피운다면 그 확률은 20배로 껑충 뛴다.

※참고자료 : 동아일보, 보건복지부

뇌중풍 예방 10계명(동아일보)
1. 담배는 미련없이 끊어라. 1년 금연하면 위험도가 50% 떨어지며 5년 금연하면 비흡연자와 거의 비슷해진다.
2. 술은 최대 두 잔까지만 마셔라. 주종과 상관없이 매일 7잔 이상 마시면 발병 위험이 3배 높아진다.
3. 과체중을 경계하라. 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위험인자를 만든다. 뇌중풍 위험도도 2~3배 높인다.
4. 매주 3회, 30분씩 운동하라.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혈관 탄력성을 키운다. 걷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이 추천된다.
5. 식단은 싱겁고 담백하게 하라. 소금 과다섭취는 혈압을 올린다. 보신탕 오리고기 등 고단백 음식은 뇌중풍 위험을 3~4배 높인다.
6. 스트레스는 그때그때 풀어라. 스트레스를 받으면 말초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높인다. 동맥경화도 심해진다.
7.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체크하라. 40대 이상은 최소 6개월에 한번씩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체크한다.
8. 만성질환을 방치하지 마라.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고지혈증, 뇌혈관기형 등의 위험인자는 꼭 치료해야 한다.
9. 응급상황 발생때 3시간내 병원으로 이송하라. 병원으로 후송하는 시간이 늦을수록 환자 상태가 악화돼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10. 한번 발병했던 환자는 재발방지에 노력하라. 한번 발병하면 4명 중 1명이 5년 안에 재발한다. 발병 후 첫 30일 이내가 가장 위험하다.

뇌졸중 경고 증상, 그러나 가볍게 여길 수 있는 증상
1. 편측마비: 한쪽 팔 다리를 움직이려고 해도 힘이 들어가지 않거나 감각이 떠어진다.
2. 언어장애: 발음이 어눌하거나 말을 잘하지 못하거나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3. 시각장애: 한쪽 눈이 안 보이거나 물체가 겹쳐서 두개로 보인다.
4. 어지럼증: 어지럽고 술 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리며 걷는다. 손놀림이 자연스럽지 않다.
5. 심한두통: 심한 두통이 있으면서 속이 울렁거리거나 토한다.

환자 발생 때 응급대처요령
1. 바로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병원으로 이동하는 게 가장 우선이다.
2. 함부로 청심환과 같은 약이나 음식을 먹여서는 안된다. 폐렴을 유발할 수 있다.
3. 눕힐 때는 잔등에 베개 등을 고이고 머리를 뒤로 젖혀 기도를 확보한다. 머리 밑을 고이면 호흡이 곤란해질 수 있다.
4. 입안에 토한 것이나 의치가 있으면 빼도록 한다.
뇌중풍이 발생했을 때 제때 치료해야 하는 ‘골든타임’은 3시간이다. 이 시간 안에 병원에 도착하고 조치를 취해야 생명을 구하고 장애를 피할 수 있다. 뇌경색이라면 막힌 혈관을 빨리 뚫어야 하고 뇌출혈이라면 뇌 안에 고인 핏덩이를 없앤다.